Return to super rich! RAW novel - Chapter 558
– 559화 –
2007년 2월 말.
디움이 발표한 세상을 바꿀 기술에,
세계 각지의 언론은 각기 다른 반응을 보였다.
– IT 산업의 지각변동이 가까워지다?
– 디움 서비스의 본질 그 자체를 바꾸다.
– 인터넷 서비스 시장의 게임 체인저, 디움!
– SF픽션에서나 보던 현상이 현실이 되려고 하다.
– 서비스 기업에 불과하던 디움, 이제는 전방통합을 통해 소비자를 기다리는 게 아닌 직접 소비자를 방문하려 시도!
– 구글을 포함한 미국 IT 기업의 쇠퇴기가 찾아오나? 세계 최고를 자랑하던 실리콘밸리, 연달아 혁신을 빼앗겨. 몇몇 급진적인 경제학자는 21세기 혁신국가를 남한으로 꼽기도!
– 이지 폴리틱스 리딩, 오늘의 토픽! 전쟁 후의 최빈국이 경제 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뤄내고, 이제는 IT의 선두주자로 나아간 남한의 정책을 뜯어보다!
아무래도 워낙 충격적인 발표였기 때문일까?
이번에 디움이 발표한 [스마트폰]은 사실상 3차산업인 IT 서비스와 2차산업인 제조업의 흔치 않은 융합이었던 만큼 여러 언론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심지어 몇몇 공격적인 스탠스를 유지하는 미국 언론의 경우. 실리콘밸리가 21세기 후반을 이끌었지만 이젠 그 패권을 뺏기는 게 아닐까 하는 우려 역시 보이기도 했고 말이다.
뭐, 저것도 마냥 불가능하지는 않은 게…
참고로 미국이라는 나라는 전체적인 교육 수준이 매우 낮은 국가다. 한국이야 거의 학생들을 학대에 가까운 수준으로 학교에 가둬놓고 야간 자율 학습과 사교육 뺑뺑이를 돌려댔던 까닭에 일반 상식 수준이 매우 높은 편에 속하지만…
미국은 질 나쁜 공교육-괜히 미국 영화에서 사립 학교가 멋들어지게 나오는 게 아니다-과 낮은 교육열. 타국에 대한 극단적인 무관심으로 인해 상식이 매우 떨어지는 편이었다.
까닭에 제아무리 실리콘밸리에서 혁신적인 기술을 발표해 봐야,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한참 걸리기 때문에 IT에 별 관심이 없는 미국인들 입장에선 저게 어떻게 보이냐면…
… 라고 보이기에 충분했다.
까닭에 이러한 사람들의 수요를 노린 몇몇 트러블 메이커 기질이 있는 언론사가 [남한이 실리콘밸리를 넘어서다!] 라는 자극적인 뉴스를 냈을 가능성이 농후했고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하나 중요한 점이 있었다면. 세계 언론들이 들끓을 정도의 화두 거리를 디움이 던지는 데 성공했고, 이는 모두 마케팅 효과로 돌아온다는 거였다.
그에 더해 몇몇 언론들은 [한국]이라는 나라 자체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아무래도 외환 위기로 작살난 게 불과 10년 전인데, 눈 떠보니 갑자기 훅- 커졌기 때문이리라.
특히 그 유명세의 중심에 IT 혁명을 타고 날아오른 디움이 있었으니, 외국인들 입장에서는 영 신기하게 보일 수밖에.
이러한 상황에 몇몇 네티즌들은 장난삼아 ‘이제 Do you know 클럽에 대영이랑 HG뿐만이 아니라 디움도 꼈다! 국뽕에 취한다!’라며 우스갯소리를 던지기도 했고 말이다.
물론, 그렇다고 좋은 얘기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 97년 아시아 금융위기와 01년 닷컴 버블을 예견한 [닥터 둠 콜러] 마크 파버! 이번에는 디움의 혁신에 정보 독점의 위험성을 예견? 그들이 확보한 소비자 데이터가 악용될 경우, 빅 브라더가 등장할 수 있다며 비판!
– (프랑스 신문에 실린 그림 칼럼. 다 부서져서 침몰하는 [PDA]라 적힌 배 위에, 양복을 입은 채 머리 대신 디움의 심볼이 박혀있는 사람이 올라타는 그림. 제목으로는 [천치 혹은 천재]라 적혀있음)
– 디움이 발표한 [스마트폰]이란 개념은 말장난에 불과하다. 이미 노키아는 1970년대에 스마트폰이라는 개념을 먼저 제시했다. 디움은 마치 본인들이 세상을 바꾼 것처럼 포장하는 사기꾼에 지나지 않는다.
– 디움 900$가량의 다기능 핸드폰 [디폰] 출시 예고! 구입하면 삶이 달라질 거라 주장했지만, 전문가들 반응은 ‘글쎄요?’가 다수.
비록 긍정적인 여론에 비하면 소수였다마는…
몇몇 사람들은 디움이 내놓은 이번 혁신이 그저 말만 그럴싸한 과대광고 내지는 기업이 멍청한 투자자들의 돈을 끌어내기 위한 비즈니스 쇼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한, 어떤 사람들은 한때 권영이 걱정했던 것처럼 디움이 조금씩 제 비전인 [프레이밍을 통한 정보 독점]을 이뤄나가는 것을 경계. 한 기업에 수없이 많은 소비자의 데이터가 집중되는 것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고 말이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준성을 포함한 모두는 이미 이런 반응 따윈 모두 예상한 상태였기에 그저 가볍게 무시한 채 제 할 일을 해나갔다.
덤으로 미래에 대한 정보를 아는 준성은,
부정적인 의견을 내보내는 이들을 보며,
재미있다는 듯 조소를 머금었다.
‘원래 혁신은 누군가의 동의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 디움의 본질이 되는 것도 아니야. 그러니 굳이 휘둘려 줄 필요 따윈 없겠지.’
…
그렇게 한창 여론이 시끌시끌해졌을 무렵.
스마트폰으로 등장으로 난리가 난 곳이 있었으니…
바로 한국의 [이동통신 3사]라 불리는 존재들이었다.
서울 어느 호텔 내 비즈니스 홀.
고급스러운 회의실 안에 각각 [코리아나 텔레콤]과 [SD 텔레콤] 그리고 [HG 텔레콤] 측의 인물들이 마치 삼각형 모양으로 서로를 노려보고 있는 가운데.
퍽 낯이 익은 사람이 있었다.
바로 차기 HG그룹의 후계 후보이자,
HG전자 정보통신사업 본부장인 구윤모였다.
엄밀히 말해서 여긴 한국에서 사업을 영위 중인 [이동통신사] 관계자들이 모이는 자리였기에, 구윤모가 낄 곳은 분명 아니긴 했다마는… 그럼에도 그가 있는 이유는 간단했다.
‘… 디움이 [스마트폰] 시장의 문을 열었다. 리-포지셔닝을 통해 기존의 낡은 개념을 새롭게 바꿨고, 디움 특유의 압도적인 호환성과 매우 편리한 UI로 인해 소비자들의 심리장벽을 허물었어. 곧 파괴적 혁신이 다가올지도 모른다. 그러니 일단 거기에 올라타 HG 텔레콤을 살려둬야 할 필요성이 있다. 그래야 나중에 좋은 카드로 쓸 수 있을 테니까.’
현재 한국에서 가장 강력한 핸드폰 생산 업체는 단연 [대영]이다. 까닭에 유통을 담당하는 이동통신사는 자연스럽게 대영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고…
만약 일이 잘못 흘러간다면, 이 자리에 모인 이동통신사들은 대영의 보복을 생각해 스마트폰을 외면하는 일이 생길 터. 구윤모는 그런 일을 막고자 했다.
물론, 그렇다고 그가 완벽히 [스마트폰 시대]를 따라가는 쪽으로 생각을 굳힌 건 아니다. 아직 그는 본인이 스마트폰 개발에 박차를 가할지 말지도 결정하지 못했으니까.
다시 한 번 언급하지만,
지금 이 자리는 [이동통신사] 모임이다.
한 마디로 서비스 유통자들이 모인 거였다.
그리고 현재 구윤모의 직책은,
HG전자 [정보통신사업 본부장]이다.
한 마디로 통신장비 제조업자라는 얘기다.
어찌 보면 추후 스마트폰을 제조하게 될지도 모르는 HG가 정작 디움을 도와주게 되는 아이러니한 일처럼 보이는 게 사실이다마는… 꽤 자주 언급했던 말을 다시금 꺼내자면…
경영에서의 피아는 의미가 없다.
그저 이익과 효율만이 중요했을 뿐.
구윤모 역시 이 사실을 잘 아는 경영자였다.
‘어차피 디움의 스마트폰은 세계를 타겟으로한 혁신이다. 한국 시장 진입을 막아봐야 의미 없어. 손바닥으로 태양을 가리는 격이야. 차라리 그렇다면… 일단 그 혁신 위에 올라탄 뒤, HG 텔레콤을 1위로 급부상시키는 게 옳다.’
이후 HG 전자가 스마트폰 제작을 결정한 후. 후발 주자로서 디움의 경쟁자가 된다고 한들 딱히 큰 상관은 없다.
어차피 그때쯤이면 이미 HG 텔레콤이 급부상하며 높은 수준의 이익을 뽑아내 줄 테고, HG 전자는 그 통신망을 이용해 본인들의 제품을 한국에 저렴하게 뿌리면 되니까.
곧 제로섬이 아닌,
윈윈이라는 얘기다.
‘그러기 위해서 지금 이 자리에서는 일단 [담합을 유도]해서 코리아나와 SD의 스마트폰 유통을 막은 뒤. 뒤로는 HG가 디움과 직접 딜을 쳐서 [독점 유통권]을 확보해야 한다.’
그렇게 구윤모는 생각을 정리한 뒤.
본인의 전략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HG 텔레콤의 사장을 마치 제 꼭두각시처럼 부리며…
대영에 이어 제2의 핸드폰 생산 기업인 HG가 PDA에 실패했다며 스마트폰에는 미래가 없다는 식으로 얘기해 [스마트폰 유통을 금지] 시키자는 쪽으로 얘기를 모은 것이다.
뭐, 방법은 너무나도 간단했다. 그저 대영이 가진 영향력을 이용해, 각 업체들의 공포를 자극하면 됐으니까.
그 결과…
– SD와 HG 측의 의견은 잘 알았습니다.
– 디움이 갑작스레 제조업에 참가해 핸드폰을 출시하긴 했지만, 아직 데이터 통신량에 대한 BM이 미비와 더불어 대영과의 오랜 관계. 그리고 갑작스러운 변화를 통한 국민의 혼란성 등을 고려해 함부로 노선을 틀기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 하지만 저희가 지금 이 자리에 모인 이유는 담합이나 카르텔을 형성하기 위함이 아닌 말 그대로 의견을 공유하는 자리인 만큼. 저희 코리아나 텔레콤은 복귀한 뒤 검토해 추후 통보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뭐, 말은 그럴싸했지만…
요약하자면 ‘우리는 공기업이니까 바로 알겠다고는 못 하겠고, 대충 구색 맞춰볼게!’ 정도 되는 발언이었다.
덤으로 SD 텔레콤 역시 그룹의 금고 역할을 하는 회사인지라, 괜한 변화로 인한 경쟁으로 이익에 타격이 오는 것을 원치 않았던 걸까? 딱히 별다른 말은 안 했지만, HG 측이 제시한 거짓 담합에 못 이기는 척 승낙했다.
그렇게 이동통신 3사의 만남이 끝난 후.
각자 회사들끼리 뭉쳐 돌아가는 길.
구윤모는 무리의 선두에 선 채 옆에 있던 HG 텔레콤 사장에게 마치 명령하듯 입을 열었다.
“이 사장.”
“예, 본부장님.”
“귀환하자마자 바로 스마트폰 유통 검토해.”
그 말에 HG 텔레콤 사장은 총이라도 맞은 듯 제 눈을 부풀리기도 잠시. 워낙 충격적인 명령이었던지라, 법과도 같은 오너 혈통의 명령에 반문했다.
“무, 무슨 말씀이십니까? 방금 그 자리에서 스마트폰을 유통하지 말자는 쪽으로 얘기를 주도하지 않으셨습니까? 혹시 배신하라는 말씀이십니까?”
정답이다.
구윤모도 긍정을 담아 침묵했고 말이다.
“하, 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 저희가 먼저 치고 나가면 이 아슬아슬한 동맹이 틀어질지도 모릅니다! 자칫 과잉 경쟁이 일어나서 비효율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HG 텔레콤의 사장의 말 또한 틀리지 않다.
제아무리 경쟁자라고 한들, 매번 치고받는 것보다 어느 정도 휴식기를 가지며 서로 눈을 감아주는 게 훨씬 이익을 남기기 쉬웠으니 말이다. 하지만 구윤모의 생각은 달랐다.
“동맹? 그럴싸한 말로 포장하지 마. 저들과 동맹을 맺은 게 아니라 종속되어 끌려다닌 거겠지. 당신의 무능한 능력이 HG 텔레콤을 이렇게 만든 거다. 하지만 이제부턴 아니야. 우리는 이 혁신에 올라타서 HG 텔레콤을 1위로 만들 거다.”
“너, 너무 리스크가 큽니다! 자칫 잘못하면 지금의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습니다! 그랬다간 다시는 추월할 기회를 찾지 못하게 될 수도 있…”
이에 HG 텔레콤 사장이 당황하며 말리기도 잠시. 구윤모는 제 눈에 HG의 심볼 컬러를 연상시키는 붉은 아우라를 아주 연하게 흘리며 일축했다.
“이미 회장님께 말씀드렸고, 허락 또한 얻었다. 결과에 따른 모든 책임은 내가 져. 그러니까 내 지시에 따라. 안 그러면 당신의 무능을 회장님께 말씀드릴 테니까. 알겠어?”
워낙 유해 보이는 인상에서,
갑자기 제왕의 기질이 뿜어져 나왔기 때문일까?
텔레콤 사장은 잠시 굳는가 싶더니 이내 긍정했다.
그렇게 HG에 한국 이동통신 사업 역사에 길이 남을 역대급 배신을 장전한 뒤. 구윤모는 마치 수를 계산하듯 제 왼쪽 손바닥을 오른쪽 검지로 두드리며 생각했다.
톡 – 톡 – 톡-
‘디폰의 출시는 5월인가. 시간이 빠듯해. BM, 마케팅, 유통 전부 내가 직접 처리해야겠어. 일정에 맞추려면…’
답은 하나였다.
‘내가 직접 이준성 총수를 만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