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super rich! RAW novel - Chapter 594
– 595화 –
다음 날.
세계 언론에는 폭풍이 휘몰아쳤다.
– (미국 유명 일간지) (그림 칼럼. 이마에 디움의 심볼을 단 리퍼가 눈덩이를 굴리는 그림. 그리고 그 눈덩이에는 드문드문 반쯤 파묻힌 주택과 유명 IB들의 간판이 달려 있음. 그림 칼럼의 제목은 [디움, 역대급 배팅에 성공해 데스볼을 굴리다. 다음 타겟은 누구?]라고 적혀 있다)
– (중국의 일간지, 인민일보.) (헤드라인에 “자본주의 욕심이 낳은 허망한 파멸과 그 파멸을 저당잡아 돈을 번 기업들”이라 적혀 있다.) 최근 미국에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심상치 않은 사회 문제로 확대되는 가운데, 몇몇 기업이 이러한 기회를 이용해 큰돈을 번 것으로 밝혀졌다.
– 이러한 상황은 중국에서도 일어난 상해 증권 거래소 사태를 연상케 하며, 폭주하는 자본주의가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한 반증이다. 훌륭한 인민은 이러한 상황에 냉철하게 대응해야만 한다.
– (독일의 유명한 신문) 남한의 IT 기업 디움이 이번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배팅해 어마어마한 수익을 낸 것으로 밝혀졌다. 투자사가 아닌 일반 기업이 이러한 수익을 낸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며, 이러한 상황에 많은 경제학들이 해당 사례를 연구하고 있다.
– 이번 투자는 무섭게 성장 중인 디움에게 날개를 달아 준 격이 됐다. 이에 몇몇 사회학자들은 정보의 편중과 독점이 일어날 수 있다며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기도 했으나, 대다수의 투자 전문가는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퍼붓고 있다.
뭐, 언론의 저런 반응 역시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당장 자본주의의 망령 소리를 들어가며, 돈이라면 피도 눈물도 없이 온갖 짓거리를 벌여대던 미국의 금융권마저 와르르 무너지는 와중에…
정말 뜬금없게도 아시아의 작은 나라인 남한의 기업. 그것도 투자 전문 기업이나 은행이 아닌 일반 기업이 어마어마한 돈을 쓸어담아 갔으니 말이다.
이러한 상황에 많은 국가들이 놀라움을 지우지 못했고, 어마어마하게 성장해 나가는 디움과 ND 그룹을 향해 경외와 공포가 반씩 섞인 반응을 보여댔다.
물론, 세계만 저랬던 것은 아니다.
디움의 본진인 한국 역시 난리가 나 있었다.
– (KBC, MBS, SBC의 세 공중파 방송국 뉴스) : 디움이 이번 서브 프라임 사태에 CDS와 공매도에 투자해 약 28조 원의 수익을 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한국 역사상 단일 투자로는 최고 수준의 수익입니다.
– 또한, 디움이 속한 ND 그룹의 사돈 그룹인 교보 그룹 역시 비슷한 투자 방법을 통해 4조 원가량의 수익을 냈다고 밝혔습니다.
– (조앙일보 1면) 디움 사장 곽권영, “이번 투자는 모두 국가와 국민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약 1조 원가량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히다.
– 이러한 사회 환원에는 [네스트]의 바리스타 육성 기관 설립. [디움]의 IT 인재 육성 센터 지원. [넥스타]의 어린이 병원과 게임 박물관 설립 등이 있다. 한편에서는 이러한 사회 환원이 절세 효과를 노린 게 아니냐는 의견 또한 … … …
– (인터넷 게시판, ‘국뽕 최고조.jpge’라는 제목으로 디움이 어마어마한 투자 수익을 올렸다는 뉴스 캡처가 올라가 있음)
– 28조? 개 쩌네, 이거 레알?
– 디움이 이제 보니까 투자도 잘했나 보네.
– 키야, 주모! 여기 국뽕 한 사발! 오늘 주막 샤따 내려!
– 와… 디움이 그냥 메일링 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이렇게까지 컸냐. 무섭네, 무서워. 진짜 눈 뜨고 일어나면 커져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네.
아무래도 외환위기 이후 한국 경제 자체가 크게 내려앉으며 주춤했던 까닭일까? 한국 사람들은 세계를 향해 치고 나가는 ND 그룹의 뉴스가 나올 때마다 열광했다.
뭐, 워낙 이미지 자체가 좋았기에 가능한 일이리라.
…
그렇게 언론과 여론 모두 시끄러워져 있을 무렵.
서울시 이태원 승사원. 마광위는 본인이 보고 있던 TV를 향해 리모컨을 집어 던졌다.
휘릭 – 빠악 – ! 쩡 – !
텅 – 터러덩 – 텅 –
그와 동시에 LCD 디스플레이에 둔탁한 소리와 함께 화면이 나가버렸고, 리모콘 역시 거기서 튕겨 나와 바닥을 굴렀다. 이에 피승원은 마치 로봇 청소기마냥 그걸 집어 조용히 제 품 안에 집어넣었고 말이다.
‘… 빌어먹을. 이준성 그놈이 미국에 있던 이유가 이거였나. 이 정도로 큰 수익을 낼 줄은 꿈에도 몰랐다. 벌어들인 돈의 액수가 커도 너무 커. 도대체 어떻게 한 게지…?’
분명 머릿속으로는 이준성이 보교그룹 방어가 끝난 뒤 미국에 남았다는 사실을 포착. 뭔가를 할 줄은 알고 있었다마는, 그게 이런 핵폭탄을 준비해 놨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가히 뼈아픈 실책이다.
물론, ND 그룹의 이번 배팅이 대영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줬다거나 한 것은 아니었다마는…
‘자그마치 28조다. 그것도 언제 어디에든 쓸 수 있는 현금으로 말이다! 게다가 기존에 디움이 비축해놨던 현금까지 생각한다면, 사실상 무적의 방패를 얻는 것과 다름없어.’
틀린 말은 아니다.
그걸 증명하듯 이번에 마광위가 보교그룹 경영권 공격을 통해 ND그룹에게 태우게끔 강요한 돈이 겨우 2조 아니었던가? 그나마도 준성의 가족관계를 이용해 절벽으로 밀어붙이고 나서야 가능한 일이었고 말이다.
까닭에 광위는 이후 추가적인 공격을 통해 디움이 비축해놨던 금고를 비워버리고, 이후 방패가 사라졌을 때 이준성의 목을 향해 화살을 직사로 쏘려 했지만…
지금에 와선 그게 모두 허사가 되어 버렸다.
간신히 2조를 태웠더니, 금세 28조가 추가됐다.
기껏 장갑 한 짝 벗겨냈더니 아예 갑옷을 장만하다 못해 장갑차를 마련한 꼴이 이러할까? 이에 마광위는 다 잡은 사냥감을 놓치는 기분이 들어 온갖 짜증이 솟아난 거였고 말이다.
‘… 그래, 인정해 주마. 이준성 네놈은 물건이다. 수완만 놓고 보면 나와 비등할 정도로구나. 하지만 이 싸움이 여기서 끝났다고 생각하지는 마라. 내게는 네가 겪지 못한 많은 경험과 강력한 적을 쓰러뜨려 본 경험이 있으니까. 너 역시 내 앞에서는 언젠가 쓰러질 장애물에 불과하다.’
마광위는 애써 침착을 되찾았다.
솔직히 일이 자꾸 꼬인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지만, 감정에 휘둘려서는 사냥을 망치게 될 뿐이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았기 때문이다.
마광위는 그렇게 생각하며 짜증을 흘려보내고는, 기존에 본인이 쓰러뜨렸던 재벌들을 생각하며 마음을 정리했다.
‘어차피 나도 이 싸움이 짧게 끝날 거라곤 생각 안 했다. 본디 재벌 간의 싸움은 끈질겨야만 이길 수 있는 법이지. 그러니 나 역시 끈질기게 네 목덜미를 물고 늘어져 주마.’
“승원아.”
그 말에 가구처럼 서 있던 피승원이 대답했다.
“예, 회장님.”
“준비했던 건 조금 더 서둘… 아니지. 아니야. 아예 직접 약속 잡아라. [그 녀석] 불러라. 밥 한 끼 먹자 해라.”
“죄송합니다만, 조금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지금 정치권에서 법조계 개혁과 더불어 재벌 쪽에서 빌미를 던져 주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딴 건 마광위도 잘 알고 있다.
애초에 정경유착으로 정치인과 법조계 인사들을 썩어 문드러지게 한 장본인이었으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광위는 그딴 것보다 준성이 먼저라는 듯 재촉했다.
“나도 알아. 그러니까 시키는 대로 해.”
“… 뜻대로 하겠습니다.”
…
비슷한 시각.
준성은 축제 분위기인 특투실과 갑작스러운 대박으로 난리가 난 디움을 뒤로한 채. 평소처럼 ND 빌딩 6층에 있는 네스트의 제 사무실로 출근했다.
사실 그 역시 28조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투자 수익을 낸 게 기쁘지 않다면 거짓말이었으나…
그와 별개로 생각해야 할 게 있었던 탓이다.
바로 호적수인 [대영]과 [스타벅스]와의 전쟁을,
이제 슬슬 마무리해야 할 단계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이 28조 원은 앞으로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동안 ND 그룹의 군자금이 되어 줄 소중한 자원이다. 그러니 이제는 돈 생각 안 하고 싸움에만 집중할 수 있겠어.’
솔직히 기쁘다기보다는,
홀가분한 마음이 더 컸다.
‘회귀 이후로 대영만을 바라보며 달려왔고, 내 첫 기업인 네스트를 설립하면서부터 목표로 잡아 온 스타벅스에게 당도하기까지 걸린 시간. 10년인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하지만 저 시간 따위가 뭣이 중하랴.
요는 이제 곧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는 거다.
물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몇 개 더 남아 있었다. 까닭에 준성은 머리를 싸맨 체 그러한 변수와 더불어 전략을 짜내기 시작했다.
사각- 사각- 사각-
‘일단 대영과의 싸움 먼저 생각하자.’
‘곧 5월이 다가온다. [디폰]이 런칭되며 이 세상의 법칙이 다시 쓰일 거다. 이 파괴적 혁신은 대영전자의 핵심 산업 중 하나인 핸드폰 사업부를 완벽하게 매장할 수 있겠지.’
‘근데 그게 쉽지는 않을 거다. 마광위도 바보가 아닌 이상에야 마창수를 시켜서 혁신을 추적할 테니까. 그러니 그사이에 선점 효과를 누려 최대한 시장을 정복해놔야 한다.’
‘이 전략과 마광위가 앞으로 날려 올 음지 전략에 대해서는 추후 조금 더 생각을 해봐야겠어. 특히 5월쯤에 엄청나게 큰 건이 날아올 거다. 반드시 방어해야만 해.’
‘게다가 이제 디폰이 런칭됐으니, 묻어 뒀던 [대영 백혈병 사건]을 통해 대영에 불을 지를 때가 왔어. 머지않아 우동민에게 명령을 내리고, 정선을 뒤에서 푸쉬해야겠군.’
대충 대영에 대한 전략은 이 정도면 되겠지.
다음으로는 스타벅스에 대한 생각을 정리했다.
사각- 사각- 사각-
‘스타벅스와의 멸망전은 순조롭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맥도날드와의 연합. 그리고 던킨 역시 가격 경쟁 합류로 인해 시장의 판도는 이미 젊고 쾌활한 감성의 중저가로 넘어왔고, 소비자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생각했던 [비싼 커피]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며 제 손으로 심리 장벽을 부숴버렸다.’
‘하지만 짐 스키너의 말에 따르면 하워드와 주빌로스트가 뭔가를 준비하고 있어. 각각 중국과 남미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됐다고 했던가… 둘 다 개도국으로서 인구는 많지만 아직 성장이 덜 된 국가들이다. 게다가 커피의 산지이기도 하고.’
‘마음 같아선 짐 스키너를 앞세워 맥도날드를 방패로 삼고 싶긴 하지만, 반응을 봤을 때 곧 전쟁이 끝날 것을 생각해 마냥 호의적으로 나와줄 것 같진 않다. 결국, 내가 막아야 돼.’
‘게다가 윤일남의 몸 상태를 생각했을 때, 최대한 속전속결로 끝내야 할 필요가 있다. 비단 약속뿐만이 아니라, 그가 은퇴하면 네스트의 관리가 어려워져. 그러니 좋은 내부 관리자가 있을 때 전쟁을 끝내놔야만 한다.’
‘하워드…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냐.’
이후 준성은 여태까지 스타벅스가 어떤 공격을 했는지를 되짚기 위해 그간 잘 정리해 뒀던 전략 보고서를 살펴보기도 잠시. 갑자기 품에서 진동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개인용 핸드폰에 전화가 온 것이다.
우으으응 – 우으으응 –
이에 누군가 싶어 들여다보니,
신창호 회장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딱히 길게 고민할 것 없이 즉시 받았다.
“예, 장인어른.”
– 자네 지금 많이 바쁜가?
“아뇨. 괜찮습니다. 미국 투자 건 마무리돼서 잠시 시간을 내서 전략 복기 좀 하고 있었습니다. 무슨 일이신가요?”
– 그래. 바쁘지 않을 것 같아서 전화했다네. 내 머지않아 사람을 보낼 테니, 잠깐 나오게나. 할 말이 있으니까. 나름 중요한 건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