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the building owner RAW novel - Chapter (134)
회귀해서 건물주-134화(134/740)
며칠 후.
현성은 가족들과 아침 식사를 하고 있었다.
어머니가 아버지를 보며 입을 열었다.
“여보, 얘기 들었어요?”
“무슨 얘기?”
“박 씨 아저씨 얘기요.”
“희철이 형님이 왜?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거야?”
아버지는 궁금하다는 듯 어머니를 빤히 쳐다봤다.
궁금하기는 현성도 마찬가지였다. 현성의 시선도 어머니한테 쏠리는 건 당연했다.
“어제부터 빌려줬던 돈을 회수하는데, 글쎄 이자를 안 받는다고 하더라고요.”
“그게 무슨 얘기야? 돈놀이하는 사람이 이자를 안 받는다니?”
“자세한 건 잘 모르겠고, 하여간 다음 달 15일까지 돈을 갚는 사람들한테는 그동안의 이자 없이 원금만 갚으면 된다고 하더라고요.”
현성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지금 어머니의 말대로라면 원금을 회수한다는 얘긴데…….
원금을 회수할 일이 뭐가 있을까? 그것도 이자까지 면제해주면서 말이다.
현성이 어머니를 보며 물었다.
“이유는 모르시고요?”
“그 이유까지는 모르겠고, 돈놀이하던 사람이 돈놀이 안 한다는 얘기는 다른 투자처가 나왔다는 얘기 아닐까?”
“다른 투자처요?”
“이자보다 더 많이 벌 수 있는 그런데 말이야. 그렇지 않고서야 그럴 일은 없을 거 같은데.”
사채 이자로 먹고 살던 사람이 사채 이자를 포기한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박희철이 그렇게 한다는 건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는 얘기다.
뭐가 있을까?
결국, 어머니 말씀처럼 새로운 투자처라도 생긴 걸까.
투자처라…….
투자처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박희철의 다음 투자처는 현성 자신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박희철 스스로가 했던 말이다.
라면 가게가 대박 나게 되면 자신의 전 재산을 투자하겠다고 말이다.
하지만 아직 라면 가게는 오픈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벌써 원금을 회수한다는 건…….
‘혹시…….’
신명순이 장사를 시작한 지 3일이 지났다. 어제는 이 만 원어치를 팔았다고 했다. 그것도 홀도 아니고 밖에서 종이컵에만 담아서 파는데 말이다.
최소한 300명 이상은 사 먹었다는 얘기가 된다.
박희철을 만난 건 이틀 전이었다. 그때 신명순이 장사 잘된다는 얘기는 이미 박희철도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답은 나왔다.
박희철은 마음을 이미 정했다는 얘기다. 현성이 가게도 오픈하기 전에 신명순의 매출만으로도 이미 답은 나왔다는 얘기가 된다.
돈에 대한 감각이 그만큼 남들보다 빠르다는 얘기다.
역시, 박희철이다.
현성이 하염없이 생각의 늪으로 빠질 때 동생 김지연이 갑자기 치고 들어왔다.
“오빠,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어? 아, 아니야.”
“아니긴 뭐가 아니야, 밥 먹다 말고 넋이 나갔는데.”“아, 잠깐 뭐 좀 생각하느라고.”
현성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먹던 밥을 다시 먹기 시작했다.
그러자 김지연이 다시 물었다.
“오빠 오픈 준비는 다 된 거야?”
“응, 이제 준비는 다 끝났고, 씬라면만 출시되면 바로 영업하는 거지 뭐.”
“그 씬라면이 언제 나오는데?”
“오빠가 얘기 안 했었니? 다음 달 2일이라고.”
“진짜 그날 나오는 거 맞아?”
김지연은 여전히 못 믿겠다는 투로 현성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현성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지연이 아직도 오빠 못 믿는구나?”
“못 믿는다기보다는 신기해서 그러는 거지. 진짜 그런 게 꿈에서 미리 나왔다고 하니까 마리야.”
“나도 그래.”
특별히 할 말이 없었기에 현상은 그렇게 둘러댔다.
그러자 김지연이 픽하고 웃더니 무슨 할 말이 있는지 현성의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그런 김지연을 보며 현성이 먼저 물었다.
“뭐야? 하고 싶은 말이?”“그럼 나 하나 물어봐도 돼?”
“뭔데?”
“혹시, 그럼 나는 나중에 뭐가 되는지 그런 꿈은 안 꾸었어?”
“너의 미래?”
“응, 솔직히 제일 궁금하거든.”
궁금한 거로 따지면 현성이 훨씬 더 궁금할 것이다.
전생에서는 실업계 졸업하자마자 시집을 갔었다. 뭐가 그리 급한지 졸업과 동시에 동거를 하겠다는 것이었다.
일단 살다가 결혼식은 나중에 올리겠다고.
처음엔 아버지도 그렇고 너무 황당해서 말도 안 나왔지만 이미 마음의 결정을 내린 상태라 집에서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막내를 실업계로 보낸 아버지 어머니로서는 죄인처럼 동생이 원하는 대로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매제 되는 사람이 착실해서 큰 걱정은 없었다.
문제는 이번 생이다.
전생과 달리 이번엔 실업계가 아닌 자신의 꿈이었던 선생이 되는 길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현성으로서도 궁금하기는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당연히 꿈에 나올 리도 없고.
그렇다고 모른다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현성은 어쩔 수 없이 거짓말로 둘러댈 수밖에 없었다.
“일단 교대에 들어가는 것까지는 꿈에 나왔으니 아마 잘 되지 않을까 싶은데…….”
“진짜? 내가 교대에 들어간다고?”
“그렇다니까.”
김지연의 눈빛이 어느 때보다도 반짝였다.
그 모습을 본 현성의 입가에도 미소가 번졌다.
그때 옆에 있던 어머니가 무슨 의미인지 묘한 웃음을 지으며 현성을 바라봤다.
대충 감은 왔다.
“왜요? 어머니.”
“나는?”
“어머니 뭐요?”
“내 꿈은 안 꿨어?”
어머니의 눈빛이 뭔가를 갈망하는 눈빛이었다. 무엇을 갈망하는지는 말 안 해도 뻔한 거고.
어설프게 얘기했다가는 본전도 못 찾을 것이다.
이럴 때 대답은 정해져 있을 터.
“아직 이요.”
“아직? 그럼 언제쯤이나…….”
“그게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서 저도 언제라고는 말씀 드리기가 애매합니다.”
현성의 말을 들은 어머니의 표정이 다시 한 번 묘하게 변하는 순간이었다.
“나는?”
이번엔 아버지였다.
밥 먹다 말고 이게 뭐하는 건가 싶었다.
그렇다고 대답을 안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기다리세요. 제가 꿈꾸는 대로 다 말씀 드릴 테니까요. 그런데 언제 꿈꿀지는 저도 모릅니다.”
뭐든 과하면 독이 되는 법.
꿈도 이젠 그만 써 먹을 때가 된 듯싶었다.
그때 동생 김지연이 현성을 보며 말했다.
“오빠, 이러다 오늘 학교 늦겠다. 꿈 얘기 그만하고 어서 밥 먹어.”
“어? 어 그래.”
현성과 지연이 밥 먹는 사이 어머니가 김지연을 보며 피식 웃었다.
“요년 봐라, 지는 이제 교대까지 갔다 이거지?”
“엄만 뭐 그럴 걸 가지고 치사하게…….”
“치사? 이 년이 진짜 치사한 게 뭔지 맛을 봐야 알지.”
“엄마 쫌!”
소리를 빽 지르는 김지연이었다.
어머니의 불만은 여전한 듯 현성을 다시 바라봤다.
하지만 현성은 오로지 밥 먹는데 충실할 뿐이었다.
여기서 더 허점을 보였다가는 어머니의 궁금증 때문에 학교까지 늦는 사달이 일어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현성이 아침을 거의 다 먹었을 때였다.
“현성이 있는가?”
목소리만 들어도 누군지 알 수 있는 사람이었다.
방문을 열고 현성이 박희철을 맞이했다.
“아저씨, 아침 일찍부터 무슨 일이세요?”
“학교 가야지?”
“그렇지 않아도 이제 막 아침 다 먹었습니다.”
“오늘은 자전거 놔두고 내 차로 가세. 할 말도 있고 하니…….”
그렇지 않아도 확인할 것도 있던 차에 잘됐다 싶었다.
“네 알겠습니다. 잠깐만요…….”
현성은 서둘러 학교 갈 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섰다.
잠시 후.
현성이 먼저 물었다.
“이렇게 일찍부터 어딜 가시는 겁니까?”
“홍천 시내에, 오늘 누가 좀 일찍 보자고 하는 사람이 있어서 말이야.”
“그렇군요. 그런데 저는 왜 갑자기?”
“별 건 아니고 자네한테 미리 말할 게 있어서 말이야.”
박희철은 말하기 전에 현성을 먼저 바라봤다. 그런데 그 눈빛이 평상시와는 왠지 달라 보였다.
“무슨 일 있어요?”
“왜, 그리 보이는가?”
“네, 왠지 다른 때하고는 느낌도 그렇고 눈빛도 좀 다른 거 같아서요.”
“허허, 그런가.”
박희철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애써 웃음으로 자신의 감정을 감추는 듯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사람의 감정을 속일 수는 없을 터.
현성은 느낄 수 있었다. 지금 박희철에게 분명 무슨 일이 생겼다는 것을 말이다.
박희철과 몇 마디를 나누는 사이 승용차는 삼거리에 도착했다.
학교로 가려면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
하지만 박희철은 오른쪽으로 핸들을 돌렸다. 학교로 가는 방향이 아니었다.
현성은 바로 물었다.
“어디로 가십니까?”
“잠깐이면 되네.”
“이쪽은…….”
현성도 잘 아는 곳이다. 요즘도 가끔 하굣길에 들러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곳. 일전에 박희철이 자신에게 준 땅이 있는 곳이다.
현성의 예상은 맞았다.
승용차가 도착한 곳은 산 중턱에 있는 그 땅이었다.
“잠깐 내리지.”
“네.”
현성은 박희철을 따라 승용차에서 내렸다.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도착한 박희철은 발걸음을 멈추고는 뒷짐을 진 채로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현성도 자연스럽게 그의 옆에 섰다.
“참 좋은 곳이지…….”
“네.”
“내가 고른 땅이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잘 골랐단 말이야.”
“…….”
특별히 할 말은 없었다.
잠깐 마을을 구경하던 박희철이 현성을 보며 물었다.
“이제 드디어 다음 주면 오픈을 하는 건가?”
“네.”
“그래서 말인데, 혹시 내가 요즘 원금을 회수하고 있다는 얘기는 들었는가?”
“네, 그렇지 않아도 오늘 아침에 어머니한테 들었습니다.”
“궁금하지 않은가?”
박희철은 여유롭게 미소를 띠며 현성에게 물었다.
저 미소의 의미.
현성은 알 듯싶었다.
현성을 이곳까지 데리고 온 이유가 아마도 그것이리라.
이럴 땐 또 적극적으로 물어주는 센스가 필요할 터.
“그렇지 않아도 그것 때문에 궁금했습니다.”
“자네라면 대충은 감을 잡을 거 같은데……, 내 말이 틀렸는가?”
“혹시 미리 준비하시는 건 아닌지요.”
박희철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예상이 맞았다.
박희철은 신명순이 장사 되는 것을 보고 이미 판단을 한 것이다. 굳이 현성이 가게를 오픈할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역시 돈에 대한 감각은 타고난 것일까.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대담하게 결정할 사안은 아닐 텐데 말이다.
현성은 다시 물었다.
“쉽지는 않았을 텐데요?”
“신 사장이 그러더구먼.”
“정우 어머니가 뭐라고 그러셨는데요?”
“이 자리 확실하다고. 자신도 처음엔 사람이 죽어 나간 자리라 찝찝하고 영 꺼림칙했는데 막상 장사를 해보니 이만한 자리가 없다고 하더군. 자네의 선택에 놀랍다고.”
현성도 신명순으로부터 직접 들은 얘기다.
장사를 해보니 알겠다고 말이다.
그때 박희철이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다시 말했다.
“그렇다고 확정은 아니네.”
“네?”
이건 또 무슨 소리란 말인가?
확정이 아니라니…….
이미 검증은 신명순으로 끝난 줄 알았다.
현성의 눈매가 가늘어지는 순간이었다.
어쩐지 박희철의 여유 있는 모습에서 평상시와는 다른 이질감을 느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건 단지 가진 자의 단순한 여유 정도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지금 박희철이 말하는 것을 들어보면 그런 차원이 아니라 뭔가 다른 게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 다른 투자처를 찾기라도 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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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해서 건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