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the building owner RAW novel - Chapter (156)
회귀해서 건물주-156화(156/740)
“야, 너 이 자식 지금 뭐 하는 거야?”
“왜, 제 말이 틀렸습니까? 형님들은 여기 처음 들어올 때부터 이상했던 거 아십니까? 마치 저를 미리 알고 있다는 듯 확인하려고 했던 거 기억하십니까?”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현성에 관해서는 최민성으로부터 어느 정도 정보를 미리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사실을 현성한테 솔직히 얘기할 수는 없는 문제였다.
“그런 거 없어.”
어쩔 수 없이 이춘식은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게 정말입니까?”
“우린 그저 놀러 왔다가 라면 가게를 오픈했다는 말에 들렸던 것뿐이야. 물론 너에 관한 얘기는 소문으로 들었고 그래서 확인하고 싶었던 거고, 그게 다야.”
이춘식은 일일이 설명하면서도 이게 무슨 짓인가 싶었다.
순간의 실수로 꼬리를 밟히고 말았다. 그렇다고 그걸 인정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다 보니 궁색한 변명으로 초라해지는 건 자신의 몫이었다.
현성의 말이 다시 이어졌다.
“그러니까 누군가의 사주는 없었다는 거죠?”
“그런 거 없다니까.”
“정말이죠?”
“몇 번을 말해야 돼? 그런 거 없어. 그냥 우리가…….”
“알았어요. 믿어 드리죠.”
현성은 웃음이 나오는 걸 억지로 참았다. 무슨 바보들도 아니고 하는 짓이 너무 어설펐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 더 시간을 끌어봤자 현성 자신한테도 좋을 건 없다는 판단이었다. 이럴 땐 빨리 마무리 짓는 게 상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성의 말이 바로 이어졌다.
“라면 먹을 겁니까?”
“글쎄…….”
그 와중에도 안 먹겠다고는 말하지 않은 그들이었다.
현성의 말이 다시 이어졌다.
“그건 매워서 못 먹겠죠?”
“아무래도…….”
“그럼 제가 서비스로 고춧가루 안 넣고 씬라면 끓여드릴 테니까 그거 드시고 가세요.”
“…….”
마지막 자존심은 있는지 차마 대답을 못 하는 이춘식이었다.
“기다려요, 금방 끓여올 테니.”
현성은 그 말을 끝으로 주방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휴우.”
현성이 주방으로 사라지자 이춘식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자신들의 모습이 너무 초라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오히려 독이 되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순간의 실수가 지금 이런 상황을 만들어 버린 것이다.
그때 최희철이 이춘식을 보며 물었다.
“그나저나 최 사장한테는 뭐라고 말할 거야?”
“그건 나한테 맡겨. 어차피 확인되는 것도 아니고 대충 둘러대면 되지. 우리야 어차피 오늘 일당만 받으면 되는 거잖아.”
최희철이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현성을 턱으로 가리키며 다시 물었다.
“저 새끼는 어쩔 거야?”
“어차피 며칠 있다가 최 사장이 다시 부를 거야. 그때 보자고. 그땐 오늘처럼 실수 안 할 거야.”
“좋은 방법 있어?”
“나만 믿어.”
이춘식의 입가에는 어느새 비릿한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잠시 후.
“마지막 거는 제가 서비스로 드린 거니까 빼고, 라면이 아홉 그릇이니까 2,700원입니다.”
“여기.”
이춘식은 계산을 하면서도 인상을 쓰고 있었다. 어쩌다 보니 처음 들어올 때와는 다르게 완전히 찌그러진 자신의 모습에 화가 잔뜩 난 것이다.
“여기 잔돈 300원이요. 그럼 다음에 놀러 오시면 또 들러주세요.”
현성은 큰소리로 인사를 건넸다.
그러자 이춘식이 무슨 의미인지 현성을 보며 씩 웃고는 가게를 나갔다.
세 사람이 가게에서 나가자 현성의 표정에서도 웃음기가 싹 빠졌다.
현성은 바로 김일수를 불렀다.
김일수가 오자마자 물었다.
“그 자식들 갔어?”
“응, 그래서 말인데 나 잠깐 나갔다 와야겠다.”
“어디를?”
“이 자식들 아무리 생각해도 의심스러워. 아까는 일부러 참았는데 분명 누군가 뒤에 있을 거야.”
“알았어. 나도 단순하게 그냥 들어온 놈들은 아니라고 생각했었어. 그럼 조심히 다녀와.”
현성은 조금 전 세 사람이 사라진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현성의 가게를 나온 세 사람.
최희철이 이춘식을 보며 말했다.
“진짜 생각할수록 쪽팔려 죽겠네. 막판엔 애한테 라면까지 얻어먹고, 이게 뭐야?”
“조용히 해라. 나도 속상하니까.”
“그러게 왜 그런 실수를…….”
“야, 그만하라고 했지. 누군 지금 속이 편한 줄 알아?”
이춘식은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어 올랐다. 순간의 실수로 입장이 곤란해지는 바람에 찍소리도 못 하고 일방적으로 당하고 말았다.
“알았어, 알았으니까 최 사장한테 말이나 잘해. 괜히 거기서도 실수하지 말도.”
“걱정하지 마. 어차피 최 사장은 아무것도 모를 테니까.”
세 사람은 장미다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적당한 거리를 두고 세 사람을 뒤따르던 현성은 일단 멈췄다.
그들이 장미다방으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당장 배후가 누구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장미다방으로 들어가면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럴 수 없는 이유가 있다.
그 첫 번째 이유는 만약에 아무도 없을 경우다. 100% 배후가 있다고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막상 들어갔는데 아무도 없고 저 세 사람만 있다면 그것처럼 낭패는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다음은 설사 배후가 있다고 하더라도 지금으로선 그들에게 취할 행동이 없다는 것이다.
그들이 기분 나쁘게 행동하기는 했지만 직접적으로 피해를 준 것은 아직 없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앞으로다.
만약 배후가 있다면 이번 한 번만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기에 더욱더 조심해서 살펴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어?”
그새 녀석들이 다방에서 나왔다.
그 말은 단순히 차를 마시러 들어간 건 아니라는 얘기다. 만약 차를 마시러 들어갔다면 최소한 30분 이상은 그곳에서 머물렀을 것이다.
그게 아니라는 얘기는 역시 누군가와 만났다는 얘기다.
그때였다.
세 녀석 뒤로 곧이어 누군가 장미다방을 나왔다.
“어? 저 인간이 왜…….”
다방에서 나온 건 바로 최민성이었다.
가게로 돌아온 현성.
역시 예상대로 그 녀석들은 단순히 그냥 왔던 게 아니라는 게 밝혀졌다. 최민성을 만났다는 얘기는 결국 오상철이 뒤에 있다는 얘기다.
최민성은 어차피 오상철의 그림자이기 때문이다.
결국은 또 오상철이라는 얘긴데…….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렇게 자신한테 집착을 보인단 말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그 원인을 알 수 없는 현성이었다.
중요한 건 역시 앞으로다. 오늘이야 이렇게 쉽게 끝났지만 언제 또다시 불청객으로 다가올지 모른다는 것이다.
만약에 현성이 없는 시간에 올 수도 있는 문제고, 하여간 골치 아픈 건 사실이다.
현성이 오상철 때문에 고민할 때였다.
딸랑.
가게 문이 열리면서 누군가 들어왔다.
한명수와 김태진이었다.
현성이 한명수를 보며 물었다.
“너희가 여기 웬일이야?”
“섭섭하게 이거 왜 이러십니까? 선배님이 개업하는데 우리 잔디파가 빠지면 말이 됩니까? 당연히 우리가 축하를 하러 와야지요. 그리고 이거 받으십시오.”
“이게 뭐냐?”
“헤헤, 잘 풀리라고 휴지 좀 사 왔습니다. 학생이 무슨 돈이 있습니까? 얘들하고 조금씩 걷어서 이거 하나 사 왔습니다.”
한명수는 커다란 두루마리 휴지를 현성에게 내밀었다.
휴지를 받아든 현성은 피식 웃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녀석들의 호의였다. 그저 귀찮다는 이유로 멀리하려고만 했던 녀석들이다.
그런데 그런 녀석들이 이렇게 찾아온 것이다.
“자식, 고맙다. 그런데 너희 둘만 온 거냐?”
“아닙니다. 얘들은 밖에 있습니다. 가게 안 사정이 어떨지 몰라서 일단 밖에서 기다리라고 했습니다.”
“어서 다들 들어오라고 해.”
“넵, 선배님.”
문이 열리자 학생들이 우르르 몰려 들어왔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우르르 몰려 들어온 녀석들이 줄을 서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더니 맨 앞에 선 한명수가 현성을 불렀다.
“선배님 이쪽으로…….”
“어? 왜?”
“이쪽에 잠깐 서 계시면 됩니다.”
현성을 줄 앞에 세운 한명수는 갑자기 현성을 행해 허리를 90도로 굽히며 말을 이었다.
“선배님, 개업 축하드립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홀 안에 서 있던 나머지 녀석들도 동시에 허리를 90도로 굽힌 것이다. 그리고 그다음 나온 말도 조금 전 한명수가 했던 말을 그대도 복창하는 것이었다.
“선배님, 개업 축하드립니다!”
김태진을 포함한 29명의 목소리가 가게 안에 울려 퍼졌다. 한두 명도 아니고 그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소리를 질렀으니 그 소리가 오죽했겠는가.
주방에 있던 신명순과 김지숙은 그저 멍하니 현성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러자 현성이 바로 한명수를 불렀다.
“야, 한명수.”
“네, 선배님.”
“누가 이런 짓 하라고 그랬어?”
“네? 저희는 그저 단지…….”
한명수는 영문을 모르겠다며 현성을 바라봤다.
그러자 현성의 말이 다시 이어졌다.
“넌 이게 지금 멋있어 보이는 거지?”
“얘들이 꼭 해보고 싶다고 해서…….”
“뭐? 얘들이 이걸 해보고 싶었다고?”
한명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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