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the building owner RAW novel - Chapter (214)
회귀해서 건물주-214화(214/740)
214
며칠 후.
교실에 도착한 현성.
“분위기가 왜 이래?”
평상시와 다른 침울한 반 분위기에 현성의 고개가 모로 돌아갔다.
그때 반장 이영민이 다가왔다.
현성이 먼저 물었다.
“야, 반 분위기가 왜 이래?”
“잠깐, 나 좀 봐.”
이영민은 현성을 데리고 복도로 나갔다.
복도로 나온 두 사람.
현성이 다시 물었다.
“무슨 일인데?”
“영석이가 돈을 잃어버렸대.”
“돈?”
“응, 조금 전에 담임도 왔다 갔어.”
현성은 그제야 반 분위기가 왜 그렇게 가라앉아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현성은 다시 물었다.
“얼마를 잃어버렸는데 담임까지 왔다 간 거야?”
“만 원.”
“만 원? 아니, 영석이는 무슨 그렇게 큰돈을 가지고 있었대?”
“엄마 약 살 돈이었나 봐. 그래서 아까는 막 울더라고.”
현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한두 푼도 아니고 자그마치 만 원이다. 학생의 입장에서는 큰돈이다. 더군다나 어머니의 약을 살 돈이라고 하지 않는가. 그 말은 결국 그 돈을 찾지 못하면 어머니의 약을 살 수 없다는 얘기가 된다.
그러기에 박영석이 우는 건 어쩌면 당연한 행동일 것이다.
“담임은 뭐래?”
“집에 가기 전까지 자수하지 않으면 오늘 한 사람도 집에 못 갈 거라고.”
“골치 아프게 생겼네. 그나저나 어떤 자식이…….”
그때였다.
현성의 머릿속에 아주 오래전 기억이 하나 떠올랐다.
바로 오늘 사건이다.
박영석이 돈을 잃어버렸고, 그 범인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그날 반 전체는 저녁 6시가 넘어서야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범인이 잡힌 건 일주일 후였다. 똑같은 일이 또 벌어졌고 담임이 안 되겠다 싶었는지 한 사람씩 다 뒤지기 시작했다. 가방은 물론이고 호주머니와 심지어는 신발 깔창까지 다 뒤진 끝에 범인을 잡아내고야 말았다.
이민우.
그가 범인이었다.
자리로 돌아온 현성.
이민우를 바라봤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은근 화가 치밀어 올랐다.
‘어떡하지?’
이대로 모른 척 넘길 수는 없다. 어떤 식으로든 밝혀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 방법이다. 모든 이들이 보는 앞에서 공개적으로 밝힐 것인가, 아니면 조용히 불러 해결할 것인가가 문제다.
잠깐 고민하던 현성은 시계를 확인했다.
수업 시작하기 5분 전이었다. 적어도 지금은 어느 방법이든 일단 뒤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4교시가 끝나고 점심시간.
도시락을 먹기 전에 현성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더 이상 기다리기엔 인내의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
저벅.
현성은 이민우의 자리로 걸어갔다.
도시락을 먹으려는 이민우를 향해 현성이 말했다.
“야, 잠깐 나 좀 봐.”
현성은 두 번째 방법을 선택했다. 물론 도둑질 그 행위 자체는 나쁘지만 그렇다고 모든 이들이 보는 앞에서 까발릴 수는 없었다.
우선은 확인이 먼저였기 때문이다.
“나?”
“그래.”
현성은 고개를 끄덕인 후 밖으로 나갔다.
그러자 고개를 갸웃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난 이민우는 현성을 따라나섰다.
밖으로 나온 두 사람.
이민우가 먼저 물었다.
“현성아, 무슨 일이야?”
“이민우, 지금 한가하게 밥이 입으로 넘어가냐?”
현성의 말이 거칠었다. 이유 불문하고 어찌 됐든 도둑질이다. 좋은 말이 나올 수 없었다.
현성의 태도에 놀란 건 이민우였다.
“야, 무슨 말이 그래?”
“왜 그랬어?”
“이 자식이 너 지금 도대체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야?”
이민우의 목소리가 커졌다.
그러자 현성은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결국은 내 입으로 말을 해야 인정을 하겠다는 거지?”
“너 진짜 자꾸 이상한 소리 할래?”
이민우의 목소리에 짜증이 묻어났다.
그때 현성이 다시 말했다.
“영석이 돈 말이야.”
“뭐?”
“설마 이렇게까지 얘기하는데도 모른 척하지는 않겠지?”
“아니, 너 …….”
이민우는 얼마나 놀랐는지 벌린 입을 다물지도 못한 채 현성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자 현성의 말이 다시 이어졌다.
“할 짓이 없어서 친구의 돈에 손을 대냐? 그것도 어머니 약 살 돈을.”
“그, 그게 무슨 소리야?”
“뭐야? 지금 발뺌이라도 하겠다는 거야?”
“즈……, 증거라도 있어?”
이민우의 표정이 완전히 바뀌어 있었다. 그러면서도 끝까지 인정을 하지 않는 이민우였다.
그 모습을 바라본 현성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이민우를 바라봤다.
“지금 증거라고 그랬냐?”
“그래, 무슨 증거로 내가 영석이의 돈을 가져갔다고 그러는 거야?”
“이 자식이 진짜 끝까지…….”
현성의 주먹에 힘이 들어가는 순간이었다.
물론 스스로 인정하리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끝까지 당당하게 나올 줄은 몰랐다.
현성의 눈매가 더욱더 가늘어졌다.
“신발.”
“뭐라고?”
“신발 벗으라고, 이 자식아!”
현성의 목소리가 커졌다.
그러자 이민우가 당황한 눈빛으로 현성을 바라봤다.
“시, 신발은 왜…….”
“진짜 몰라서 물어?”
“…….”
현성이 소리치자 아무 소리도 못 하는 이민우였다.
잠시 후.
“……어떻게 알았어?”
이민우가 현성에게 돈을 내밀며 물었다.
“이 자식아, 지금 그게 중요해?”
“혀, 현성아 애들한테는…….”
“왜? 이제는 애들이 알까 봐 두렵냐?”
“…….”
고개를 푹 숙인 채로 아무 말도 못 하는 이민우였다.
그런 이민우를 바라보며 현성은 한숨을 내쉬었다.
“왜 그랬어?”
잠시 뜸을 들이던 이민우가 힘들게 입을 열었다.
“……동생이 아파서.”
“그게 무슨 소리야? 동생이 아프다니, 어디가 어떻게 아픈데?”
“사실은…….”
이민우의 설명이 이어졌다.
동생이 아픈 건 며칠 전부터라고 했다. 그런데 문제는 약은 둘째치고 먹을 게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먹을 것을 사기 위해 돈을 훔쳤다는 것이었다.
이민우의 설명이 끝나자 현성이 물었다.
“부모님은?”
“없어.”
“그게 무슨 소리야?”
“중3 때 아버지마저 돌아가셨어.”
“그럼 그때부터 너희 둘만 살았다는 거야?”
이민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전혀 몰랐던 사실이다. 전생에서도 이민우와는 별로 친하지 않았기에 알 기회 자체가 없었던 것이다.
현성은 다시 물었다.
“지금까지는 어떻게 산 거야?”
“후원금이 매달 조금씩 들어왔었는데 지난달부터 끊겼어.”
“왜?”
“우리는 모르지. 어느 날 갑자기 아무런 통보도 없이 끊기더라고.”
“…….”
할 말이 없는 현성이었다.
현성은 다시 물었다.
“혹시 나라에서 나오는 건 없어?”
“그런 거 없어. 그나마 우리는 집이 있고 땅이 조금 있다는 이유로 영세민 자격도 안 된다는 거야. 후원금도 어떤 개인이 보내줬던 거고.”
“후원금은 엄마나 들어왔었는데?”
“한 달에 3만 원.”
“그걸로 두 사람이 먹고산 거야?”
“응, 아껴 쓰면 그런대로 먹고는 살아. 그런데 그게 끊기니까 방법이 없더라고.”
휴우.
현성의 입에서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
그때 이민우가 물었다.
“어떡할 거야?”
“물론 네 사정은 알겠는데, 그렇다고 그냥 넘어갈 수는 없어. 일단 담임한테 가서 얘기해봐야지.”
“애들한테는?”
“담임이 결정할 거야. 그건 그렇고 오늘 당장은 어떻게 할 거야?”
“나도 몰라.”
이민우는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그 모습을 보며 현성은 다시 한숨이 흘러나왔다.
몰랐다면 모를까 일단 안 이상 신경이 안 쓰일 수가 없었다.
이민우를 뒤로 한 채 현성은 교무실로 향했다.
교무실에 도착한 현성.
“선생님 이거요.”
현성은 이민우로부터 받은 만 원짜리를 담임 신민호한테 내밀었다.
“이게 뭐야?”
“영석이 돈입니다.”
“영석이 돈? 그 말은 지금 범인을 잡았다는 거야?”
“잡기는 잡았는데, 그게…….”
현성은 조금 전에 있었던 일을 신민호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현성의 말이 끝나자 신민호는 심각한 표정으로 현성을 바라봤다.
“어떻게 하면 좋겠어?”
“제 생각엔 일단은 영석이한테 돈은 돌려주고, 민우 일은 친구들한테 비밀로 했으면 좋겠습니다. 들어 보니 그 녀석 사정도 보통 딱한 게 아닌 거 같습니다.”
“음……, 그러게 말이다. 애들한테 비밀로 하는 거야 어렵지 않은데, 문제는 민우의 앞으로 생활이 걱정인데, 뭐 특별한 방법이 없다 보니…….”
신민호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현성을 바라봤다.
그러자 현성이 물었다.
“혹시 선생님은 민우의 사정을 알고 계셨습니까?”
“부모 없는 거야 알고 있었지만, 생활이 그렇게 어려운지는 솔직히 몰랐어.”
“무슨 방법이 없을까요?”
“글쎄다, 학교 차원에서는 특별히 도와줄 방법이 없다 보니…….”
신민호는 갑갑한 듯 한숨만 쉴 뿐이었다.
현성도 갑갑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잠시 말이 없던 현성이 다시 말했다.
“혹시 오늘 저녁때 시간 됩니까?”
“오늘 누구 좀 만나기로 했는데, 왜?”
“아니, 이대로 그냥 있을 수는 없고 민우네 집에 한 번은 가봐야 할 거 같아서요.”
“민우네 집에 간다고?”
“네, 몰랐으면 모를까 그 사정을 알고 어떻게 그냥 있을 수 있겠습니까?”
“음…….”
신민호는 잠깐 고민에 빠진 듯 아무 말이 없었다.
그러기를 잠깐.
신민호가 다시 입을 열었다.
“이따 같이 가자.”
“선약이 있다고 그러셨잖아요?”
“중요한 약속은 아니라서 다음으로 미루면 돼. 아무리 그래도 담임인데 그냥 있을 수는 없지.”
“네, 그럼 7시 10분에 학교 정문에서 만나요. 저는 영업 마치고 그때까지 정문으로 나오겠습니다.”
“그래, 알았다. 그럼 이따 보자.”
현성은 인사를 한 후 교무실을 나왔다.
교실로 돌아온 현성.
엎드려 있는 이민우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렇게 힘든 사정이 있는지 몰랐다. 전생에서야 알 수 있는 기회가 없어서 그냥 넘어갔지만 이번엔 다르다.
찾아보면 어떤 식으로든 방법이 있을 것이다.
자리로 돌아온 현성은 늦은 점심을 먹기 시작했다.
그날 저녁.
영업을 마친 현성은 창고에서 라면 한 박스를 들고 가게를 나섰다.
학교 정문에 도착하니 신민호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의 손에는 뭔가 들려 있었다.
“선생님, 그게 뭡니까?”
“아, 이거 쌀 좀 샀다. 사정을 모르니 일단 쌀이라도 좀 가져다주려고. 그러는 너는 그건 뭐냐?”
“저는 라면이요. 저도 일단은 라면이라도 좀 가져다주려고요.”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씩 웃고는 발걸음을 옮겼다.
30분쯤 지났을까.
“여기 같은데…….”
“그러게요, 주소로 봐서는 여기가 틀림없는데요.”
그때였다.
방문이 열리면서 이민우가 나왔다.
현성이 얼른 이민우를 불렀다.
“민우야.”
“어? 현성아, 선생님도 오셨네요.”
이민우는 얼른 두 사람을 방으로 안내했다.
“많이 누추하지만 이쪽으로…….”
방안에는 이민우의 동생 이진우가 누워 있었다.
두 사람이 들어가자 이진우가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며 고개를 숙였다.
그 모습을 본 현성이 이민우를 보며 물었다.
“동생은 좀 어때?”
“아까 네가 준 돈으로 감기약을 먹였더니 열은 조금 떨어졌어.”
“다행이네.”
그때 신민호가 물었다.
“저녁은 먹었니?”
“그게…….”
이민우는 머리를 긁적이며 말을 다 하지 못했다.
그러자 신민호가 쌀 봉투를 건네며 말을 이었다.
“이거 얼마 안 되지만 쌀이다. 우선 동생 밥부터 먹이자.”
그때였다.
이진우가 현성이 가져온 라면을 보며 말을 이었다.
“형, 나 저거 먹으면 안 돼?”
그러자 현성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이름이 뭐야?”
“이진우요.”
“이름 좋은데……, 진우야 이 형이 라면 끓여줄까?”
이진우는 빙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