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the building owner RAW novel - Chapter (230)
회귀해서 건물주-230화(230/740)
230
다음 날 저녁.
“이게 뭔가?”
박희철의 손에는 통장이 하나 들려있었다. 그 통장은 조금 전 현성이 내민 것이었다.
현성이 말했다.
“일단 확인해 보시죠. 그리고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갑자기 웬 통장을…….”
샤락.
박희철은 현성이 내민 통장을 한 장 넘겼다.
통장을 유심히 살피던 박희철의 동공이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곤 현성을 바라보며 물었다.
“이,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그게 사실은…….”
현성은 통장에 찍힌 돈에 대해서 설명하기 시작했다. 현성의 설명이 길어질수록 박희철의 표정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묘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현성의 설명이 끝나자 박희철이 바로 물었다.
“그러니까 자네 말은 지금 이 돈을 농씸 회장이 줬다는 얘기지?”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 이유가 종양을 미리 발견했기에 그 대가로 준 거란 말이지?”
현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박희철은 신기하다는 듯 다시 물었다.
“진짜로 손을 만지면 그 사람이 어디가 아픈지 느껴진다는 말이지?”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모든 사람이 다 해당되는 건 아닙니다. 게 중에는 안 되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아니,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그건 저도 모릅니다. 저도 처음엔 믿을 수 없었으니까요.”
“허, 참…….”
박희철은 어이가 없다는 듯 헛웃음을 짓고 말았다.
이게 말이 되는가 말이다. 사람이 어떻게 신체접촉만으로 상대방의 병을 알아낼 수 있단 말인가.
잠깐 말이 없던 박희철이 자신의 손을 현성 앞으로 쓰윽 내밀며 말했다.
“내 손도 한 번 잡아보게.”
“네?”
“하도 신기해서 그렇다네. 내 손을 잡아보고 혹시 어디에 이상이 있는지 한번 봐주게.”
“아니, 그렇다고 무슨…….”
현성은 얼떨결에 박희철의 손을 잡게 되었다.
잠시 후.
마치 한의사가 환자를 진맥하듯 현성은 박희철의 손을 잡고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웃긴 건 박희철의 태도였다.
마치 어린 아이가 의사 앞에서 진료를 보는 듯 잔뜩 긴장한 것이다.
그 모습을 보며 현성이 물었다.
“그렇게 긴장되세요?”
“허허, 나도 모르게 그만…….”
박희철은 무안한 듯 헛웃음으로 대신했다.
그러자 현성은 다시 집중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조용히 박희철의 손을 잡고 있던 현성이 입을 열었다.
“혹시 수술하신 적 있으세요?”
“3년 전에 맹장 수술을 한 적이 있는데, 그런 거까지 나오는가?”
“그냥 그런 느낌이 들어서요.”
“허허, 참 진짜 신기하구먼.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박희철은 신기하다는 듯 고개를 연신 갸웃거릴 뿐이었다.
그때 현성이 다시 입을 열었다.
“혹시 요즘 소화는 어떠세요?”
“그렇지 않아도 요즘 소화도 잘 안 되고 속 쓰림이 심해 어제 병원 갔더니 위염이 있다고 하더군. 그래서 지금 약을 먹고 있는 중이네. 그런데 그게 진짜 느껴진단 말인가?”
“네, 그렇습니다. 저도 신기한 건 마찬가지입니다.”
“혹시 다른 곳은 괜찮은가?”
“네, 제가 보기엔 다른 곳에는 이상이 없는데요. 그리고 심장 하나는 타고 나셨군요. 아주 건강합니다.”
“허허, 참…….”
박희철은 황당할 뿐이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처음 손을 내밀 때만 하더라도 기대를 하고 내민 것은 아니었다.
그저 단지 호기심에 확인하고 싶었을 뿐이다.
그런데 그게 사실로 드러나고 만 것이다.
박희철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현성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괴물이 따로 없군.”
“네? 괴물이요?”
“그렇지 않은가? 지난번엔 예지몽으로 사람을 놀라게 하더니 이번엔 또 신체접촉으로 상대방의 병을 알아낼 수 있으니 그게 괴물이 아니고 뭐겠는가?”
틀린 말도 아니다.
현성 또한 신기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박희철이 다시 물었다.
“그건 그렇고 앞으로 그 돈은 어쩔 셈인가?”
“사실은 그래서 아저씨를 뵙자고 한 겁니다. 조만간에 일산에 한 번 더 다녀와야 할 거 같습니다.”
“혹시 땅을 더 사려는 것인가?”
“아무래도 5억 정도는 더 투자해야 할 거 같습니다. 그만한 투자처가 없으니까요.”
박희철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기야 그렇지, 자네 말대로라면 5억이 3년 뒤에는 500억이 될 텐데 여유만 있으면 무조건 집어넣어야지. 아니, 근데 왜 5억인가? 나머지 돈은 다른 데 쓸데라도 있는 건가?”
“네, 이 동네에서 건물하고 땅 좀 사려고요.”
“건물? 혹시 봐둔 곳이라도 있는가?”
“오 사장님이 건물을 매물로 내놓으셨더라고요.”
“상철이가 건물을 내놓았다고?”
박희철은 고개를 갸웃했다. 평생을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오상철이다. 그런 그가 건물을 내놓는다는 얘기는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간다는 얘긴데, 얼핏 들어도 이해가 안 갔기 때문이다.
현성의 대답이 이어졌다.
“며칠 전에 내놓았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은 이 동네를 떠난다는 얘긴가?”
“아마도 그럴 거 같습니다.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지만, 제가 듣기로는 장사도 장사지만 그보다도 동네에서 인심을 잃은 게 큰 이유인 거 같습니다.”
“혹시 명순 씨 때문인가?”
“아마도 그런 거 같습니다. 10년을 넘게 장사하던 사람을 하루아침에 쫓아냈으니 어쩌면 인과응보 아니겠습니까?”
박희철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않아도 동네에서 소문은 많이 들었다.
처음엔 몰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오상철이 신명순을 쫓아내고 그 자리에 같은 업종인 식당을 오픈하면서 구설에 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식당에 손님은 점점 줄게 되고 결국은 문을 닫는다는 소리를 들었다.
도시라면 달랐겠지만 좁은 시골이다 보니 어쩔 수 없는 현상이었다.
박희철이 물었다.
“얼마에 내놓았다고 하던가?”
“2천5백이요.”
“생각보단 싸게 내놓았구먼.”
“복덕방 박 사장님 말씀으로는 시세보다 150 정도 싸게 나온 거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계약했는가?”
“아니요. 아직 안 했습니다.”
박희철은 고개를 갸웃했다.
“150이나 싼데 왜 계약을 하지 않았는가?”
“괘씸해서요.”
“그건 또 무슨 소린가?”
“아주머니를 쫓아낸 것에 대해서 아직도 잘못한 걸 모르더라고요.”
“아니, 장사도 접고 건물까지 팔고 나가면서도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모른단 말인가?”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건물만 구경하고 그냥 나왔습니다.”
“참, 그 친구도…….”
박희철은 쉽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 처음에야 그렇다고 쳐도 건물까지 팔고 이사를 할 정도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이제는 알 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 안 한다는 것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었다.
박희철은 다시 물었다.
“그래서 어쩌려고?”
“2백 정도 더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려고요. 제가 볼 땐 내년 봄 전에는 떨어질 거라고 봅니다.”
“어차피 매매가 안 이루어질 거라는 거지?”
“시골에서 그 값에 그 건물 살 사람은 없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결국, 괘씸죄 때문에 2백이 날아간 셈이네?”
“아주머니만 생각하면 그것도 싸게 먹힌 셈이죠. 사람이 그러는 거 아니거든요.”
박희철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다시 물었다.
“건물은 그렇다 치고 땅은 어디 봐둔 곳이라도 있는가?”
“아저씨가 지난번에 주신 땅 있지 않습니까? 그 주변에 있는 땅을 다 사려고요.”
“주변에 있는 땅을 다 말인가?”
“네, 10만 평 정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뭐라고?”
박희철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이게 말이 되는가? 만 평도 아니고 10만 평이라니…….
박희철은 현성을 바라보며 바로 물었다.
“지금 10만 평이라고 했는가?”
“네, 그렇습니다.”
“아니, 도대체 그 많은 땅을 뭐에 쓰려고?”
“나중에 거기다 마을을 만들 겁니다. 공동주택도 만들고 운동장도 만들고 다 같이 모여서 살 수 있는 그런 마을 말입니다.”
박희철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현성을 바라봤다.
그러자 현성의 말이 다시 이어졌다.
“아저씨가 준 그 땅에는 대형 식당을 오픈할 겁니다. 그래서 일자리를 만들 겁니다. 먹고 사는 문제 때문에 시골을 떠나는 일은 만들지 않을 겁니다.”
“그 말은 나중에는 사람들이 시골을 떠나기라도 한다는 말인가?”
“네, 그렇습니다. 앞으로 10년 뒤에는 농촌인구가 많이 빠져나가기 시작할 겁니다. 그러다가 30년 뒤에는 시골에 진짜 사람이 많이 없을 겁니다. 그것을 막기 위해서는 미리 일자리를 만드는 수밖에 없습니다.”
“난 자네가 지금 무슨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네.”
박희철은 잘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현성을 바라봤다.
그러자 현성이 다시 말했다.
“저는 지금 농촌의 미래를 말씀드리고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자네 말은 지금 앞으로 농촌에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 거라는 거지?”
“아저씨가 생각하는 그 이상일 겁니다. 그래서 저는 미리 준비를 하겠다는 거고요.”
“하여간 무슨 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자네가 그렇다고 하니 난 자네를 믿겠네. 그래서 내가 할 일은 뭔가?”
박희철은 현성을 바라봤다.
그러자 현성이 말했다.
“저와 앞으로 같이 미래를 준비하시면 됩니다.”
“나 같은 늙은이가 무슨 도움이 된다고?”
“왜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제가 지난번에도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나이는 그저 숫자에 불과하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좀 전에 보니까 아저씨 심장은 마치 20대 심장과도 같았습니다. 앞으로 100세까지는 끄떡없을 겁니다.”
“허허, 그렇다고 100살은 너무 심했네.”
박희철은 웃으며 현성을 바라봤다. 오래 산다는데 싫다고 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박희철이었다.
그런 박희철을 보며 현성이 말했다.
“도와주실 거죠?”
“글쎄, 자네가 그렇게까지 얘기하는데 당연히 도와주기는 하는데 혹시나 짐이나 되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되는구먼.”
“왜 그런 말씀을 하세요? 그런 걱정하지 마시고 지금처럼만 하시면 됩니다.”
“알았네, 앞으로 내가 할 일이 있으면 그때그때 얘기해주게.”
박희철은 고개를 끄덕이며 현성을 바라봤다.
잠시 후.
박희철이 현성을 보며 물었다.
“혹시 말일세, 치유 능력은 없는가?”
“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신체 접촉만으로 상대방의 병을 알 수 있다면 그 반대로 그 병을 치료할 수는 없는 거냐고?”
“글쎄요, 저도 그거는 생각 안 해봤는데요.”
“내 생각엔 왠지 그것도 가능할 거 같아서 말이야.”
“글쎄요…….”
현성은 고개를 갸웃했다.
그리곤 생각했다.
‘치유능력이라…….’
박희철의 말이 전혀 틀린 말은 아니다.
신체접촉만으로 상대방의 병을 알아낼 수 있다면 그 반대로 그 병을 치료할 수도 있지 않을까?
어차피 초능력이다.
처음부터 신체접촉만으로 상대방의 병을 알아낸다는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얘기다. 그런데 그게 가능하다는 얘기는 그와 반대로 그 병을 치료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될지도 모른다.
현성은 박희철을 바라봤다.
그러자 박희철이 현성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자신의 손을 내밀었다.
“밑져야 번전 아니겠는가?”
“그죠!”
현성은 박희철의 손을 양손으로 잡고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감았던 눈을 뜬 현성은 박희철을 보며 물었다.
“좀 어떻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