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the building owner RAW novel - Chapter (251)
회귀해서 건물주-251화(251/740)
251
2주 후.
“드디어 이틀 후면 3학년 시작이네.”
김일수가 현성을 보며 말했다.
그러자 현성이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기분이 어때?”
“기분? 글쎄, 막상 이제 3학년이라고 생각하니까 걱정만 앞선다.”
“무슨 걱정이 그렇게 많아?”
현성의 질문에 김일수의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할머니 때문에.”
“할머니가 왜?”
“너도 알다시피 졸업하면 요리학원 때문에 내가 서울로 올라가야 하잖아. 그렇게 되면 할머니 혼자 계셔야 하는데 그게 걱정이 돼서 말이야.”
“음……, 그렇긴 하겠다.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
휴우.
김일수는 한숨을 쉬었다.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
“그렇다고 할머니 모시고 서울에 가서 살 수도 없잖아?”
“물론이지. 돈도 돈이지만 할머니가 서울에 가서 못 사실 거야. 저번에 한 번 여쭤봤더니 당신은 시골에서 그냥 계시겠다고 하더라고.”
“할머니 건강은 어때?”
“요즘 들어 어디가 편찮으신지 식사도 제대로 못 하시더라고.”
“병원은?”
김일수는 고개를 저었다.
“할머니가 싫다고 하시더라고. 그래서…….”
“오늘 내가 할머니 좀 뵈러 갈까?”
“정말이야? 그렇지 않아도 할머니가 네 얘기 가끔 하시는데, 네가 가면 할머니가 좋아하실 거야.”
“알았어. 오늘 영업 끝나고 같이 가자.”
현성의 말이 끝나자 김일수의 얼굴에선 좀 전에 보였던 어두운 표정이 금방 사라졌다.
“그리고 참, 우리 할머니 진찰도 해 줄 거지?”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당연히 해드려야지.”
“근데 난 아무리 생각해도 네가 사람을 진찰한다는 게 이해가 안 돼.”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 보며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그날 저녁.
두 사람은 영업을 마친 후 김일수의 집으로 향했다.
“할머니!”
김일수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할머니인 신유복을 큰 소리로 불렀다.
“우리 일수 왔냐? 어? 이게 누구야? 두유 학생 아니야?”
신유복은 현성을 발견하자 반갑게 맞았다.
그러자 현성이 웃으며 말했다.
“할머니 그동안 잘 계셨어요?”
“응, 나야 잘 있었어. 두유 학생도 별일 없었지?”
“네, 할머니. 그리고 이거요.”
현성은 신유복 앞으로 두유 박스를 내밀었다.
그러자 신유복은 반색을 하며 말했다.
“이거 매번 고마워서 어쩌나?”
“자주 찾아뵙지 못해서 죄송해요.”
“별말을 다 하네. 이렇게 한 번씩 와주는 것만으로도 이 할미는 고맙지. 그건 그렇고 추운데 밖에서 그러지 말고 얼른 방으로 들어와.”
“네, 할머니.”
두 사람은 안방으로 들어갔다.
김일수가 신유복을 보며 말했다.
“할머니, 저녁 드셔야죠?”
“저녁? 글쎄 지금 같아선 생각이 없는데…….”
“아직도 속이 안 좋으세요?”
“요 며칠 계속 안 좋구나.”
신유복의 말이 끝나자 김일수는 현성을 보며 말했다.
“현성아, 우리 할머니 지금 진찰 좀 하면 안 될까?”
“응? 지금?”
“어, 할머니가 며칠 전부터 식사를 못 하시네. 병원에 가시자니까 병원에도 안 가시고, 좀 부탁하자.”
“응, 알았어.”
현성은 신유복을 보며 말했다.
“할머니, 여기 편하게 누워보실래요?”
“응? 갑자기 왜?”
“제가 어디가 편찮으신지 좀 봐 드릴게요.”
“그게 무슨 소리야? 학생이 그런 것도 할 줄 알아?”
신유복은 현성을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김일수가 신유복을 보며 말했다.
“할머니, 걱정하지 마시고 현성이가 시키는 대로 하세요. 현성이가 요즘 신기한 능력이 생겼어요. 할머니 병도 낫게 해줄지 모르니까 잠깐만 기다려 보세요.”
“그게 정말이야?”
“네, 할머니. 그러니까 얼른 바닥에 누워보세요.”
“어? 어, 알았어.”
신유복은 고개를 갸웃하며 현성을 한 번 바라본 후 바닥에 누웠다.
그러자 현성은 신유복의 손을 잡은 후 눈을 지그시 감으며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현성은 누워있는 신유복을 보며 입을 열었다.
“할머니, 온몸이 쑤시고 설사도 하시죠?”
“응, 며칠 전부터. 그런데 진짜 진찰을 하는 거야?”
“저도 신기한데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습니다.”“진짜 신기하네. 그런데 어디가 탈이 난 거야?”
“장입니다. 장염이 심하게 왔네요. 그러니 뭐를 드시기만 하면 설사가 나오지요. 이 정도면 그동안 고통이 꽤 심했을 텐데 어떻게 참으셨어요?”
장염은 보통 여름에 잘 걸린다. 상한 음식을 섭취했을 경우 장염에 걸릴 확률이 높다.
그렇다고 겨울이라고 해서 장염에 안 걸리는 건 아니다. 이때는 보통 면역력이 떨어져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
신유복의 경우도 나이가 있다 보니 면역력이 많이 떨어졌을 것이다.
김일수가 말했다.
“우리 할머니가 장염에 걸리셨다는 거야?”
“응, 보통 겨울엔 잘 안 걸리는데 아무래도 할머니가 겨울이라 면역력이 많이 떨어지신 거 같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해?”
“장염에는 사실 금식을 하면서 미지근한 물을 많이 먹는 게 제일 좋은데, 할머니는 기력이 많이 떨어져서 금식은 안 될 거 같고 아무래도 죽을 쒀야 할 거 같다.”
“죽? 그거야 어렵지 않지.”
김일수는 현성의 말이 끝나자 자리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사라졌다.
그러자 현성은 신유복을 보며 말했다.
“할머니, 그대로 가만히 계세요.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제가 치료를 해볼 테니까요.”
“치료? 그런 것도 가능해?”
신유복은 신기하다는 눈빛으로 현성을 바라봤다.
그러자 현성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을 이었다.
“헤헤, 가끔이요. 하지만 장담할 수는 없으니까 너무 기대는 하지 마세요.”
“거참 신기하네.”
“할머니 다시 손 좀 줘보세요.”
현성은 다시 신유복의 손을 잡고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우선은 기력이 약해진 신유복의 몸부터 챙겼다. 그리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바이러스 주변으로 기를 불어넣기 시작했다.
꿈틀.
역시나 바이러스는 쉽게 물러나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현성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기를 불어넣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현성의 이마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간이 좀 더 지나자 현성은 감았던 눈을 떴다. 그리곤 신유복을 보며 물었다.
“좀 어떻습니까?”
“아니, 어떻게 이런 일이…….”
신유복은 신기한 체험을 했다. 처음엔 온몸에 따뜻한 기운이 퍼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러더니 어느 순간 그 따뜻한 기운이 어느 한 곳으로 몰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곳은 바로 배꼽 주변이었다.
시간이 지나자 조금 전까지도 느껴졌던 통증은 거짓말처럼 사라지기 시작했다.
신유복은 현성을 보며 다시 말했다.
“도대체 어떻게 한 거야?”
“제 나름대로 치료를 해보았습니다. 몸 상태는 좀 어떻습니까?”
“몸이 날아갈 듯 가벼워졌어. 그리고 조금 전까지도 여기가 아팠었는데 지금은 거짓말처럼 하나도 아프지 않아.”
신유복은 신기하다는 듯 자신의 배를 쓰다듬고 있었다.
그러자 현성이 다시 말을 이었다.
“죽 드시고 하룻밤 푹 주무시고 나면 괜찮을 겁니다.”
“정말 신기하네.”
그때였다.
김일수가 방으로 들어오며 현성을 바라봤다. 현성의 얼굴은 땀으로 흥건히 젖어 있었다. 그 모습을 본 김일수가 물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잠깐 할머니 치료 좀 했어.”
“진짜 그게 가능해?”
김일수는 말을 하면서도 믿을 수가 없었다. 물론 현성이 치료 능력이 있다는 얘기는 들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귀로 듣기만 했었지 이렇게 직접 눈으로 확인한 것은 처음이었다.
그때 신유복이 김일수를 보며 말했다.
“일수야 이 할미 지금은 날아갈 것 같구나.”
“진짜야 할머니?”
“응, 조금 전까지도 여기 배가 아팠었는데 지금은 하나도 안 아프고 속이 그렇게 편할 수가 없구나.”
신유복의 말이 끝나자 김일수는 현성을 바라보며 물었다.
“진짜 그게 가능한 거였어?”
“나도 아직은 뭐라고 말할 수 없는데 그냥 느낌으로 치료를 하는 거야.”
“느낌으로? 근데 얼굴에 그 땀은 뭐야?”
“치료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온몸에 땀이 이렇게 나더라고. 아무래도 그만큼 체력소모가 많은 거 같아.”
김일수는 신기하다는 듯 현성을 바라봤다.
그러기를 잠깐.
김일수가 다시 말을 이었다.
“어쨌거나 고생 많았다. 덕분에 할머니 얼굴이 많이 편안해 보인다.”
“할머니 죽은 다 쒔어?”
“응, 흰죽으로 쒔는데 괜찮지?”
“그럼, 장염에는 흰죽이 최고야. 그거 드시고 하룻밤 주무시고 나면 괜찮으실 거야.”
현성의 말이 끝나자 신유복이 김일수를 보며 말했다.
“일수야, 이 할미 배고픈데…….”
조금 전까지도 속이 아프다며 식사 자체를 거부하던 신유복이다. 그런 그녀가 현성의 치료가 끝나자마자 배가 고프단다.
믿을 수 없는 일이었지만 현성의 능력을 한 번 더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김일수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말을 이었다.
“할머니 잠깐만 기다리세요. 제가 금방 죽 가져올게요.”
김일수는 바로 부엌으로 향했다.
그때 신유복이 서랍장에서 뭔가를 꺼내 현성에게 내밀었다.
“이거…….”
“이게 뭐예요?”
“내가 가장 아끼는 사탕이야. 너무 고마운데 내가 줄건 이거밖에 없어서…….”
신유복이 내민 건 하얀 박하사탕 두 개였다.
현성은 잠시 신유복이 내민 박하사탕을 바라봤다.
어찌 생각하면 그저 슈퍼에서 살 수 있는 흔한 박하사탕이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 이 순간 신유복이 들고 있는 저 박하사탕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가장 귀한 사탕일 것이다.
현성은 신유복을 보며 말했다.
“할머니 잘 먹을게요. 그리고 다음번에 올 때는 제가 박하사탕 꼭 사 올게요.”
“호호, 그러라고 주는 거 아닌데, 난 그저 고마워서…….”
“네, 알아요. 저도 할머니 그 마음이 고마워서요.”
현성은 신유복을 보며 빙긋 웃었다.
그러자 신유복의 얼굴에도 어느새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그때 김일수가 부엌에서 저녁 밥상을 들고 들어왔다.
저녁을 먹은 현성과 김일수.
두 사람은 안방을 나와 김일수의 방으로 들어갔다.
김일수가 먼저 말했다.
“그나저나 고맙다. 네 덕분에 한시름 놨다. 요 며칠 할머니 때문에 신경이 많이 쓰였었거든.”
“그나마 그만하길 다행이다. 그런데 할머니 기력이 많이 떨어지셨더라.”
“그럼 어떡해 해야 해?”
“아무래도 당분간은 좀 잘 드셔야 할 거 같은데, 내가 내일 사골이라도 좀 사 줄 테니까 당분간 할머니 좀 끓여드려.”
현성의 말이 끝나자 김일수는 미안하다는 듯 머리를 긁적이며 말을 이었다.
“매번 이렇게 도움만 받아서 어떡하냐?”
“별소릴 다한다. 우리 사이에 그런 말을 왜 해?”
“지난번 병원비도 그렇고 매번 고마워서 그렇지.”
“그런 소리 하지 마. 나야말로 네가 있어서 얼마나 든든한데. 그리고 저번에도 말했지만 앞으로 같이 식당을 하다 보면 네 도움이 많이 필요할 거야. 그때 잘 부탁한다.”
“알았다. 그건 걱정하지 마라. 내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더라도 네가 부탁하는 건 내가 무조건 다 할 테니까.”
김일수는 자신의 가슴을 두드리며 다짐하듯 말했다.
그때였다.
현성의 눈에 책상 위에 있는 두꺼운 노트가 눈에 들어왔다.
현성이 물었다.
“이건 뭐야?”
“어? 아, 그거 …….”
김일수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을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