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the building owner RAW novel - Chapter (257)
회귀해서 건물주-257화(257/740)
257
며칠 후.
교장실은 찾은 현성.
“부르셨습니까? 교장 선생님.”
“어서 오게, 현성 군. 듣자 하니 삼거리에 경쟁 가게가 하나 생겼다고 하던데 영업에 지장은 없는가?”
“처음엔 저쪽에서 가격을 치고 나오는 바람에 지장이 있었는데 며칠 지나니까 손님들이 다시 많이 돌아와서 요즘은 크게 지장은 없습니다.”
예상이 맞았다.
처음엔 가격 때문에 움직였던 학생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둘 돌아오기 시작하더니 며칠이 지나자 거의 80%까지 돌아온 상태다.
역시 가격보다는 맛이 중요하다는 걸 이번 기회에 확실히 알게 됐다.
교장 박상현이 다시 말했다.
“하긴, 자네 해장라면 맛이 어디 보통인가. 오죽하면 TV에까지 나왔을까. 원래 음식이라는 건 가격보다는 그 맛이 중요한 것이네. 어쨌거나 영업에 지장이 없다고 하니 천만다행이구먼.”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저를 부르신 이유가…….”
“다름이 아니라 자네가 지난 학기에 얘기했던 3학년 학생들 진로 문제로 논의할 게 있어서 불렀네.”
“아, 네 그러셨군요.”
현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시골 학교의 가장 큰 문제점 중의 하나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진로 문제다.
시골이라는 특성상 학교는 하나밖에 없다.
이과나 실업계도 없고 오직 갈 수 있는 곳은 문과 하나다.
그런데 문제는 문과를 나와 대학에 가는 학생이 전기 후기 그리고 전문대까지 포함하더라도 겨우 3%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200명 중의 6명 정도가 대학에 진학할 뿐이다.
그렇다 보니 나머지 97%는 아무런 준비도 없이 사회로 나갈 수밖에 없다.
현성이 지난번에 지적했던 부분이다.
박상현이 다시 말했다.
“지난 학기에는 자네가 2학년이었으니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지만 이젠 자네도 3학년이 아닌가. 그래서 그 문제를 적극적으로 논의하려고 자네를 불렀네.”
“문제는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일 겁니다. 학교 차원에선 해줄 게 없다는 거죠.”
“물론 그 말은 나도 잘 알고 있네. 하지만 나름대로 방법을 찾아보면 뭔가 방법이 있지 않겠는가?”
“제가 생각할 때 방법은 한 가지밖에 없습니다.”
“한 가지? 그게 뭔가?”
“학생들 스스로가 하루라도 빨리 진로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박상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바로 말을 이었다.
“결국은 학생들 손에 달렸다는 얘기지?”
“네, 그렇습니다. 학교 차원에서 먼저 나설 수는 없는 입장이니까요.”
“그렇겠지. 학교 측에선 학사 일정이 있다 보니 그것에 충실할 수밖에 없을 테니까.”
“하지만 이렇게는 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말인가?”
“학생들이 하루라도 빨리 진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겁니다. 예를 들면 공무원 시험 제도나 중장비 학원 같은 정보 등을 제공하는 거죠.”
박상현은 흥미롭다는 듯 현성을 바라봤다.
그리곤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공무원 시험이나 중장비 학원?”
“네, 하지만 그건 단편적인 예에 불과한 것이고 직업을 찾자면 그 밖에도 여러 가지가 있을 겁니다. 요리사나 제빵사도 있을 것이고 미용사도 있을 테고 말입니다.”
“물론 그렇겠지. 그런 정보를 학교 차원에서 지원을 하자는 얘기지?”
“네, 그렇습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그 방법이 3학년의 취업을 위해서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생의 입장에서는 진로를 선택하고 싶어도 정보가 부족하다 보니 막상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면 망막하거든요.”
“음…….”
박상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현성이 다시 말을 이었다.
“그렇게만 해준다면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도움이 될 겁니다.”
“일단은 직업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는 얘기지?”
“네, 그렇습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대학을 안 가는 친구들도 졸업한 후 사회로 나가기 전에 나름대로 1년 동안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있을 테니까요.”
“그런데 단순하게 정보만 가지고 의미가 있을까?”
박상현은 고개를 갸웃하며 현성을 바라봤다.
그러자 현성이 바로 말했다.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그 분야에 있는 분들이 직접 학생들 앞에서 강의를 해주시는 겁니다. 그렇게만 해주신다면 더 바랄 게 없지요.”
“강의?”
“네, 그만큼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현실적으로 다가올 테니까요.”
“그러기 위해서는 누군가 그 사람들을 섭외를 해야 한다는 얘기가 아닌가?”
박상현의 표정이 조금 전보다 진중해졌다.
그러자 현성의 말이 바로 이어졌다.
“물론입니다. 그렇다고 너무 어렵게 생각하실 건 없을 겁니다.”
“무슨 좋은 방법이 있는가?”
“선배님들께 부탁을 하는 거죠.”
탁.
현성의 말이 끝나자 박상현은 자신의 무릎을 치며 바로 말했다.
“그거 좋은 생각이군. 학교를 졸업한 졸업생 중에서 나름 자리를 잡고 있는 사람들을 섭외하면 되겠군.”
“그렇습니다. 각 분야에서 자리를 잡은 선배님들을 초청하는 겁니다.”
“아주 좋은 생각이야. 근데 연락처는 어떻게…….”
“동문회장님이 계시지 않습니까? 조합장님이 동문회장님이니까 그분께 부탁하면 그 문제는 바로 해결이 될 겁니다.”
“허허, 역시 자네를 부르길 잘했구먼. 그렇게 하면 그 문제는 해결이 되겠군.”
박상현은 만족스럽다는 듯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현성이 다시 말했다.
“그리고 긴히 말씀드릴 게 있는데요.”
“나한테 말인가?”
“네, 그렇습니다.”
“허허, 뭔데 현성 군이 이렇게 진지할까?”
“그게…….”
현성은 바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자 박상현이 바로 물었다.
“뭔데 그렇게 말하기가 어려운 건가? 그러지 말고 어서 말해보게.”
“저……, 기부를 할까 합니다.”
“기부라니?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인가? 지금 자네가 기부를 하겠다는 건가?”
“네.”
박상현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놀란 표정으로 현성을 바라봤다.
왜 그렇지 않겠는가. 학생의 신분에서 기부를 한다는 자체가 일반적으로 말이 안 되기 때문이다.
박상현이 다시 물었다.
“그게 정말인가?”
“네, 그렇습니다.”
“허허, 참……. 그래, 기부는 어느 정도나…….”
“천만 원입니다.”
“얼마?”
박상현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이게 말이 되는가 말이다. 학생의 신분에서 기부를 한다는 자체도 믿기 어려운 상환인데 그 금액이 천만 원이라니.
박상현은 현성을 빤히 쳐다보며 다시 물었다.
“아니, 자네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건가? 천만 원이라니…….”
“자세하게 모든 걸 다 말씀드릴 순 없지만 제게 우연치 않게 큰돈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그중에 일부를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으로 기부하고 싶습니다.”
“난 도대체 지금 자네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네.”
박상현은 여전히 현성의 말을 못 믿겠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러자 현성은 안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 박상현에게 내밀었다.
“이것부터 확인해 주십시오.”
“이게 뭔가?”
“부모님이 직접 써주신 동의서입니다. 아무래도 필요할 듯싶어 미리 준비했습니다.”
“부모님께서도 동의를 하셨다는 말인가?”
“네, 그렇습니다. 이미 며칠 전에 말씀드렸고 제 뜻에 동의를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동의서까지 직접 써주셨습니다.”
박상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현성이 내민 동의서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잠시 후.
박상현이 입을 열었다.
“음……, 부모님 동의서는 잘 확인했네. 그나저나 자네한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라 나로서는 솔직히 많이 당황스럽네.”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리고 죄송하지만 한 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부탁? 그게 뭔가?”
“기부금은 익명으로 처리해 주십시오.”
“허허, 익명으로…….”
박상현은 헛웃음밖에 안 나왔다.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고등학생인 신분에서 기부금을 낸다는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그 기부금을 내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또 그 기부금의 액수다. 이자만 따져도 1년에 2백만 원이 넘는 큰 금액이다. 원금은 놔두고 이자로 10만 원씩만 준다고 하더라도 20명에게 줄 수 있는 금액이다.
그런데 이제는 그마저도 익명을 요구한다.
박상현이 더 이상 할 말이 없는 이유다.
그때 현성이 수표 한 장을 박상현에게 내밀었다.
“여기 있습니다.”
“…….”
“장학금 운용은 교장 선생님께서 알아서 해주십시오.”
“…….”
여전히 말이 없는 박상현이었다.
그러자 현성이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며 고개를 숙였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럼 저는 이만…….”
“앉게!”
아무 말이 없던 박상현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현성은 어쩔 수 없이 다시 자리에 앉았다.
현성이 자리에 앉자 박상현이 다시 말했다.
“이유가 뭔가?”
“네? 무슨 이유를 말씀하시는지…….”
“바보 같은 질문일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기부를 하는 이유가 뭔가?”
“나누고 싶은 마음입니다.”
“나누고 싶다?”
“네, 그렇습니다. 세상은 혼자 사는 게 아니라 더불어 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얼마 전에 마음속으로 다짐한 게 있습니다. 그게 바로 나눔입니다. 나누면 나눈 만큼 세상은 따뜻해지고 행복해진다고 믿고 있습니다.”
회귀하면서 생각했던 것이다.
혼자만 잘 먹고 잘사는 것이 아니라 함께 더불어 같이 살아가는 그런 모습을 생각했었다.
그리고 농씸의 신춘오 회장 또한 돈을 건네면서 같은 말을 했었다.
세상은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이다.
박상현이 현성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나눔의 행복이라 이건가?”
“네, 그렇습니다. 하나를 나누면 그 몇 배로 더 많은 사람들이 웃을 수 있고 행복해진다고 믿고 있습니다.”
“음……, 나 자신이 부끄러워지는군.”
“왜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교장 선생님이 저희한테 얼마나 큰 사랑을 주시는데요.”
박상현은 고개를 저으며 말을 이었다.
“아닐세. 창피한 얘기지만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그런 생각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네.”
“…….”
“오늘 다시 나를 돌아보게 되는군. 그건 그렇고 이 돈은 어떻게 운용을 했으면 좋겠는가?”
“그건 교장 선생님께서 알아서 하시면 됩니다.”
“허허, 그건 아니지. 그래도 자네가 한 마디는 해줘야지.”
“제가 드릴 말씀은 한 가지밖에 없습니다. 장학금 목적에 맞게 공정하게 쓰이면 됩니다.”
현성의 말이 끝나자 박상현은 씨익 웃으며 말을 이었다.
“알았네, 이 문제는 나 혼자 결정할 게 아니고 빠른 시일 내에 학교 운영위원회를 소집해서 논의하도록 하겠네.”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참, 그 익명으로 처리하는 문제 말인데.”
“네…….”
“꼭 익명으로 해야겠는가?”
“네, 물론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장학금을 받는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불편할 겁니다.”
박상현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학생들이 불편하다고?”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장학금을 주는 사람이 같은 학생이라고 생각하면 자존심도 상할 수 있고 상대적인 박탈감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은 장학금을 받을 학생들을 위해서 자신을 숨기고 싶다는 얘기지?”
“그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 이름 석 자가 뭐가 중요하겠습니까? 그나마 어려운 친구들한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저는 그걸로 족합니다.”
“알겠네. 자네 뜻이 그렇다면 그 뜻을 존중해야지. 어쨌거나 자네의 오늘 결정이 어려운 학생들한테 큰 도움이 될 걸세. 그뿐이겠는가? 이 학교를 위해서도 정말 큰일을 해줬네.”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아닐세, 학교를 대신해서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네.”
박상현은 현성을 보며 고개를 살짝 숙였다.
교장실을 나온 현성은 교실로 향했다.
드르륵.
현성이 교실로 막 들어섰을 때였다.
“이 병신 새끼가!”
현성의 시선이 소리가 나는 쪽으로 홱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