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the building owner RAW novel - Chapter (323)
회귀해서 건물주-323화(323/740)
323
“뭐라고? 5층?”
박영진은 최성필의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한두 평도 아니고 200평? 그런데 그게 또 5층을 짓겠다고 하니 황당했단 것이다.
바로 현성이 얘기다.
조금 전 최성필로부터 현성의 계획을 들었다. 그런데 그 계획이 너무나 황당해서 말이 안 나올 정도였다.
박영진은 다시 물었다.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저도 처음엔 너무 황당했는데 김 사장의 눈빛을 봐서는 전혀 헛말이 아닌 거 같더라고요. 계획도 너무 구체적이고요. 형님도 아시다시피 김 사장이 보통 꼬맹이는 아니지 않습니까?”
“아, 이 사람아. 아무리 김 사장이 특별하다고는 하지만 이게 말이 되냐고? 한두 평도 아니고 200평을, 거기다 뭐 철골로 5층을 올려? 이건 아니야, 이건 도저히 말이 안 된다고.”
박영진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러자 최성필이 박영진의 눈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작정한 듯 다시 말했다.
“형님, 제 말을 무시하는 겁니까?”
“무시가 아니라……, 아니, 좋아, 최 의원 말대로 설사 그 꼬맹이 말이 사실이라고 쳐. 그 돈은, 그 돈은 어쩔 건데? 공사비만 해도 엄청날 건데.”
“50억이요.”
“뭐, 50억?”
“네, 김 사장이 말한 예산입니다. 그 정도로 거기 건물과 주변 환경, 그리고 옥상까지 풀 세팅하는데 예상하는 금액입니다.”
박영진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다시 물었다.
“지금 50억이라고 했는가?”
“네, 그렇습니다. 저는 도저히 상상도 안 가는 금액인데, 김 사장은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하더라고요. 자기가 예상하는 금액이 그 정도라고 말입니다.”
“허허…….”
박영진은 그저 웃고 말았다.
50억, 말이 좋아 50억이지 그런 어마어마한 돈을 우리 일반인들이 어떻게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다른 말을 하자니, 최성필이 또 짜증이라도 낼까 봐 박영진은 그냥 헛웃음을 짓고 말았다.
하지만 그 의미를 모를 리 없는 최성필이 바로 말을 이었다.
“여전히 제 말을 안 믿으시는군요?”
“흠흠……, 미안하네, 난 도저히…….”
박영진은 더 이상 자신을 속일 수 없었다.
그때 최성필의 입에서 이상한 말이 나왔다.
“일산의 땅이요.”
“일산의 땅? 그 얘기가 갑자기 여기서 왜 나와?”
“그게 김 사장의 돈줄이랍니다.”
“돈줄?”
“네, 분명히 그렇게 말했습니다. 김 사장의 입으로 직접 말입니다. 그게 무슨 의미겠습니까? 전 솔직히 김 사장이 거기다 식당을 200평을 하든 10,000평을 하든 관심 없습니다. 저는 오로지…….”
“잠깐!”
박영진이 최성필의 말을 끊었다. 그리곤 바로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지금 최 의원 얘기는 일산의 땅이 그만큼 오른다는 얘기잖아? 그 말은 뭐야, 결국 일산이 진짜 신도시로 발표라도 난다는 거야?”
“2년이요.”
“2년?”
“네, 2년 뒤에 신도시로 발표가 난답니다.”
“뭐? 그게 진짜야?”
박영진의 목소리가 갑자기 커졌다. 왜 그렇지 않겠는가. 아까 최성필이 현성을 집까지 데려다주겠다고 했던 궁극적인 이유도 어떡하든 그 정보를 알기 위함이었다.
박영진은 급한 마음에 다시 물었다.
“그 꼬맹이가 직접 2년 뒤에 일산이 신도시로 발표가 난다고 그랬단 말이야?”
“네, 그렇습니다.”
“출처는?”
어쩌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정확한 정보가 맞는지 그것만 확인한다면 더 이상 망설일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박영진의 눈빛이 더욱 빛나는 순간이었다.
“그게…….”
“뭐야? 가장 중요한 순간에 왜 뜸을 들여? 출처가 어디야? 그게 가장 중요한 거잖아.”
“……없습니다.”
“없어? 그게 무슨 말이야?”
박영진은 순간적으로 최성필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조금 전에 분명히 그 꼬맹이가 2년 후에 일산이 신도시로 발표된다고 했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그 정보의 출처가 없다고 하니 당연히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때 최성필이 말을 툭 던지듯 말했다.
“생각이랍니다.”
“생각? 무슨 생각?”
“김 사장의 생각 말입니다. 자진의 생각으로는 일산이 2년 후에 신도시로 발표 날 거란 겁니다.”
“그러니까 지금 그 말은 어떤 정보에 의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김 사장 혼자만의 생각이다, 이 말인 거야?”
최성필은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박영진이 어이없다는 듯 다시 말을 이었다.
“지금 장난해?”
“저도 처음엔 황당해서 말이 안 나왔는데…….”
“그런데?”
“김 사장의 진지한 모습에 흔들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2년 후부터는 공사를 시작하겠다는 겁니다. 그 말이 무슨 말이겠습니까?”
“결국은 2년 뒤에 지금 일산의 땅이 현금으로 돌아온다는 얘기지?”
“그렇죠. 형님 말씀대로라면 김 사장한테 최소 500억이 생긴다는 겁니다. 최소 100배 말입니다.”
“이거야 원…….”
갑갑한 건 박영진이었다. 믿자니 이건 말이 안 되고, 그렇다고 무시하자니 왠지 찝찝하고. 이래저래 신경이 쓰이는 건 사실이었다.
그때 최성필이 다시 말했다.
“마지막에 김 사장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또 무슨 말을 했는데?”
“사람은 믿는 만큼 보이는 거라고 말입니다.”
“뭐? 믿는 만큼 보인다고?”
“네, 근데 그 말이 영 거슬립니다. 믿으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말입니다.”
“점점 모를 소리만 하는구먼. 믿는 만큼 보인다라…… 휴우!”
박영진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
잠시 후.
박영진은 최성필을 보며 말했다.
“담배 있어?”
“네? 아, 네. 여기 있습니다. 근데 형님 담배 끊으셨잖아요?”
“어차피 아까도 피웠는데 뭐, 담배라도 피워야 숨을 쉴 수가 있을 거 같아서 그래. 돈이 한두 푼이라야지, 1억만 묻어도 100억이라고 100억.”
딸깍.
후우…….
최성필이 담뱃불을 붙여주자 박영진은 담배를 깊게 빨아드린 후 길게 연기를 내뿜었다. 하지만 그것으로도 진정이 안 되는지 벌떡 일어나 복덕방 안을 서성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몇 분이 지났을 때였다.
“형님, 어쩌실 겁니까?”
참다못한 최성필이 결국 먼저 입을 열었다.
그러자 박영진이 힘들게 입을 열었다.
“며칠만 더 고민을 해보세. 아무리 생각해도 그 마지막 말이 마음에 걸려.”
“그렇죠?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분명히 그냥 한 말은 아닌 거 같습니다.”
“그러니까 말이야. 믿는 만큼 보인다라…….”
두 사람의 고민이 그렇게 다시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
그 시각.
“부르셨어요?”
신미숙은 현성의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말했다.
그러자 현성이 고개를 살짝 숙이며 말을 이었다.
“죄송합니다. 밤늦게 이렇게 오시라고 해서요.”
“아닙니다. 그렇지 않아도 전화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오늘 상가 사람들하고 얘기가 어떻게 됐는지 궁금했거든요.”
“상가 사람들하고 얘기는 잘 끝났습니다. 가장 먼저 간판과 선팅 작업이 끝나고 나면 바로 할인행사부터 시작할 겁니다.”
“할인행사요?”
“네, 업종 불문하고 무조건 할인율은 20%로 하고 기간은 3개월 동안 할 겁니다. 일단, 그 정도로 행사를 한 후 추이를 지켜볼 생각입니다.”
“물론, 그것도 사장님 머리에서 나온 거고요?”
신미숙은 미소를 살짝 지으며 물었다.
그러자 현성은 별일 아니라는 듯 말을 이었다.
“그건 이미 처음부터 생각하고 있던 겁니다. 가장 쉬운 방법이고요.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그다음이요?”
“네, 일단 그렇게 되면 상권의 분위기는 어느 정도 살아날 겁니다. 문제는 그 분위기를 계속 유지하고 발전시켜 더 많은 손님들이 올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필요할 겁니다.”
“쉬운 게 없군요. 그래서 그다음 방법은 또 뭔가요?”
“쿠폰과 배달입니다.”
“쿠폰과 배달이요?”
“네, 일정 금액 이상이면 쿠폰을 주고…….”
현성은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방법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현성의 설명이 이어지자 신미숙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마침내 현성의 설명이 끝나자 미소를 띤 채 말을 이었다.
“역시 사장님이군요.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가 있어요?”
“그냥 어쩌다 보니…….”
“하여간 대단하세요. 그래, 상가 사람들은 뭐라고 하던가요?”
“다들 좋다고 하셨습니다. 그 문제는 그렇게 하기로 했고요, 사장님을 이렇게 늦은 시간에 오시라고 한 건 오픈 이벤트 때문입니다.”
“아! 맞아요. 저도 그게 궁금했어요. 저번에 사장님이 오픈 이벤트로 뭐가 좋겠냐고 생각하라고 그랬는데 제 머리로는 도저히 생각이 안 나더라고요.”
신미숙은 멋쩍게 웃으며 현성을 바라봤다. 그렇지 않아도 그 문제 때문에 여러 날을 고민해봤지만 도저히 생각나는 게 없었다.
그때 현성의 말이 바로 이어졌다.
“제 생각엔 무료 시식이 제일 좋을 거 같습니다.”
“무료 시식이요?”
“네, 일단 맛을 봐야 사람들이 그 맛 때문에 올 거니까요.”
“음…….”
신미숙의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그 모습을 본 현성이 바로 물었다.
“왜요? 무슨 문제라도 있어요?”
“아니, 그게 아니고…….”
“괜찮으니까 말씀해보세요. 혹시 다른 좋은 방법이 있으시면 얼마든지 …….”
“반은 안 될까요?”
현성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신미숙의 입에서 다른 말이 나왔다.
“반이요?”
“네, 50%요. 무조건 무료 시식하지 말고 반이라도 받으면 안 될까요?”
“글쎄요, 안 될 거야 없지만 오히려 효과가 반감할 겁니다. 며칠을 하는 것도 아니고 오픈하는 날 하루만 하는 거니까 그냥 하는 게 좋을 거 같은데요. 어차피 이런 건 한방에 터트려야 효과가 극대화되거든요.”
“그럴까요?”
“네, 물론입니다. 사람 심리가 공짜라면 무조건 오겠지만 반값이라도 받게 되면 아무래도 망설이게 될 겁니다. 더군다나 어쨌건 라면이다 보니 사람들이 관심을 크게 가지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무료라고 하면 얘기가 달라지지요. 특히 학생들한테는 더 그럴 겁니다.”
현성의 말이 끝나자 신미숙은 잠시 생각을 하는 듯 아무 말이 없었다.
그러기를 잠깐.
신미숙이 다시 입을 열었다.
“대충 몇 명이나 올까요?”
“제 예상으로는 기본 300명 많게는 500명 정도 예상합니다.”
“그렇게나 많이요?”
“어쩌면 그보다 더 올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사람이 많이 오면 올수록 사장님한테는 도움이 되는 겁니다. 물론 포기해야 하는 금액이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원가로 따지면 그렇게 많은 금액도 아닙니다. 그러니까 그게 아깝다는 생각은 하시면 안 됩니다. 광고비를 한방에 썼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현성은 신미숙이 무엇 때문에 소극적인지 알기에 솔직한 자신의 생각을 얘기했다.
그러자 신미숙이 머리를 긁적이며 입을 열었다.
“역시 제 생각이 짧았나 봅니다. 솔직히 저는 그 금액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물론 적은 금액은 아닌데 또 반대로 생각해 보면 그렇게 많은 금액도 아닙니다. 500명 온다고 칠 때 원가로 계산하면 대충 7만 원 정도 나옵니다. 그 정도는 광고비로 써도 된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사장님 입장에서는 쓰시는 그 광고비의 수십 배의 효과는 있을 겁니다.”
“수십 배요?”
“네, 그러니까 이왕 하시는 거 기분 좋게 하십시오.”
“그래요, 알았어요. 제가 괜히 잠깐 헛소리를 했군요. 그냥 사장님 말씀만 믿으면 되는 건데 말입니다. 호호…….”
신미숙은 무안했던지 말끝에 웃고 말았다.
그리곤 바로 다시 입을 열었다.
“이제 본론으로 넘어갈까요?”
“본론이요?”
“네, 체인점 말입니다. 저는 그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어떤 식으로 체인점을 운영하실 건지 말입니다. 제가 대충 알아보니까 체인점을 하려면 가맹비도 있고 인테리어는 기본이고 매월…….”
신미숙은 일반적으로 체인점의 운영방식에 대해서 설명하기 시작했다. 의외로 많이 알아본 듯했다.
신미숙의 설명이 끝나자 현성의 대답이 바로 이어졌다.
“사장님, 저는 체인점 안 합니다.”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이제 와서 안 하시겠다니…….”
“이게 제 대답입니다.”
현성은 신미숙 앞으로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이게 뭡니까?”
“일단, 보시죠.”
신미숙은 현성이 내민 종이의 내용을 유심히 살피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순간 신미숙의 손이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