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the building owner RAW novel - Chapter (351)
회귀해서 건물주-351화(351/740)
351
쾅!
농씸의 신춘오 회장은 주먹으로 책상을 내리치며 소리를 질렀다.
“김 실장!”
“면목 없습니다. 회장님!”
김영우 실장은 고개를 숙인 채 꼼짝도 못 하고 있었다.
그러자 신춘오 회장이 다시 소리를 질렀다.
“도대체 무슨 일을 이따위로 하는 거야? 이게 말이 돼?”
“죄송합니다. 입이 열 개라도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후후! 물!”
신춘오 회장은 심호흡을 내쉬며 물을 찾았다.
그러자 빛의 속도로 물을 가져온 김영우 실장이 물컵을 내밀었다.
벌컥벌컥.
탁!
단숨에 물을 마신 신춘오 회장이 물컵을 내려놓으며 바로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김 군이 한국대에 등록을 안 했다 이거지?”
“네, 그렇습니다.”
“우리는 까맣게 그걸 모르고 있었던 거고?”
“네, 그렇습니다. 저는 당연히 합격을 했기에 등록할 줄 알고 원룸에 가구 등 살림살이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어차피 졸업식이 2월 둘째 주니까 그때쯤 서울로 올라올 줄 알았습니다.”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는 거야? 언제부터 그런 식으로 대충 일했어? 어!”
“죄송합니다. 회장님!”
김영우 실장은 다시 머리를 조아렸다.
그러자 신춘오 회장이 바로 물었다.
“그래서 지금 김 군이 어디 학교를 간다고?”
“강릉에 있는 강상대입니다.”
“강상대? 그런 학교도 있었어?”
“네, 저도 이번에 알았습니다. 강릉에 있는 유일한 국립대학교였습니다.”
“그럼 시험을 또 봤다는 얘기야?”
“네, 1월에 후기대 시험을 또 봤다고 합니다.”
“허!”
신춘오 회장은 어이가 없는지 헛웃음을 지었다.
그리곤 바로 다시 입을 열었다.
“성적은?”
“학교 수석이랍니다. 체력장까지 합쳐서 330점으로.”
“당연하겠지. 그 점수면 한국대도 장학생으로 가고도 남을 점수니까. 그나저나 이유가 뭐야? 도대체 왜 그 점수로 이름도 모르는 학교로 간 거야?”
“저도 그게 이상합니다. 아무리 알아봐도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더 이해가 안 가는 건 그럴 거면 처음부터 왜 한국대에 원서를 넣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음…….”
신춘오 회장은 무슨 생각을 하는 듯 잠시 아무 말이 없었다.
잠시 후.
신춘오 회장은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
“하하, 하하하…….”
“회장님?”
김영우 실장은 갑작스러운 신춘오 회장의 모습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조금 전까지도 노여움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 심정도 충분히 이해가 가고도 남는다. 철석같이 믿었던 사람한테 배신을 당했으니 왜 그렇지 않겠는가.
웃음을 멈춘 신춘오 회장이 김영우 실장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김 실장, 혹시 기억나는가?”
“네? 무슨…….”
“그날 점심 먹던 날 말이야. 그날 김 군이 분명히 그랬지. 자기는 한국대에 관심이 없다고 말이야.”
“아, 네. 분명히 그런 말을 했었습니다.”
분명히 현성이 그런 말을 했었다. 자신은 한국대에 관심이 없다고 말이다. 그래서 그렇다면 어느 학교에 갈 거냐고 물었을 땐 정작 입을 또 닫았었다.
그래서 서울로 올라오자마자 TF팀과 논의한 끝에 내린 결론이 교장을 통한 전방위적 압박이었다. 그런데 그 방법이 다행히도 통했던 것이다.
신춘오 회장의 말이 다시 이어졌다.
“우리가 당한 거야.”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자네와 나, 그리고 교장 선생까지도 우리 모두 그 녀석한테 농락당한 거라고.”
“네? 그 말씀은 처음부터 이미 그럴 생각이었다는 겁니까? 그렇다면 굳이 왜 한국대에 원서를…….”
김영우 실장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신춘오 회장이 다시 말했다.
“의리 때문이었을 거야.”
“의리요?”
“그래, 그 녀석이 항상 중요하다고 말하던 것 중에 의리도 있었거든. 그 밖에도 물론 기본이니 열정, 그리고 신의 등 여러 말이 있었어.”
“아, 그러니까 교장 선생과의 의리 때문에 한국대에 일단 합격을 했다는 거군요.”
“바로 그거야. 의리는 지켰으니까 말이야. 후배들한테도 희망을 준 건 사실이고.”
신춘오 회장은 목이 마르는지 물컵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러자 빛의 속도로 김영우 실장이 물을 가져왔고, 다시 단숨에 물을 마신 신춘오 회장이 바로 입을 열었다.
“그리고 합격은 하고 단지 등록만 본인이 원해서 안 한 거니까 어떻게 보면 한국대도 별거 아니라고 오히려 무시한 셈이 되는 거잖아?”
“아, 그럴 수도 있겠군요?”
“그렇지! 그렇다 보니까 교장이나 학교 측도 물론 아쉬움이 없진 않겠지만 그 녀석의 고집을 꺾지는 못했을 거야.”
김영우 실장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신춘오 회장이 머리를 슬쩍 긁은 후 바로 입을 다시 열었다.
“그런데 말이야…….”
“네? 뭐가 또…….”
“그래도 여전히 한 가지 의문은 남아.”
“목적을 말씀하시는 거죠?”
“그래, 굳이 왜 강릉에 있는 강상대를 갔냐 이거야? 용미사두가 목적은 아닐 테고 말이야. 그 정도 실력이면 한국대에서도 충분히 자신의 역량을 뽐낼 수 있을 텐데 말이야.”
“그러게 말입니다. 혹시…….”
“혹시 뭐?”
신춘오 회장이 바로 묻자 김영우 실장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작년 여름방학 끝날 때쯤 강릉에 갔었지 않습니까?”
“그랬지. 그런데 그게 왜?”
“그때 현성 군이 들렀던 곳이 세 군데입니다. 제일 처음이 초당 순두붓집이었고 그리고 나머지가 해상 구조대와 병원이었습니다.”
“맞아! 그때 해상구조대와 병원에 들른 목적은 알았는데 순두붓집은 이유를 몰랐지?”
“그렇습니다. 분명히 어떤 목적이 있어서 갔을 텐데 거기에 간 목적은 알아내지를 못했었습니다.”
신춘오 회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 보니 그때 다른 목적은 알아냈는데 그 순두붓집에 간 이유는 알아내지 못했다. 그렇다면…….
“김 실장!”
“네, 회장님.”
“아무래도 초당에 있는 그 순두붓집이 마음에 걸려. 앞으로 김 군이 강릉에서 무엇을 하는지 확실히 지켜보도록!”
신춘오 회장은 말끝에 힘을 줬다.
조금 전까지도 ‘그 녀석’이라고 부르던 말이 이제 다시 ‘김 군’이 됐다. 그 말은 신춘오 회장의 감정에 변화가 있다는 얘기다. 처음엔 배신감에 서운했었지만 다시 예전 감정으로 돌아왔다는 의미다.
그것을 모를 리 없는 김영우 실장은 고개를 숙이며 바로 대답했다.
“네, 알겠습니다! 앞으로는 조금의 빈틈도 없도록 확실히 24시간을 살피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지난번처럼 들키지 말고. 그리고 혹시 내가 모르는 다른 변화는 없지?”
“아니, 있습니다. 차를 샀습니다.”
“차를 사? 아니 면허증도 없는데 무슨 차를 사?”
신춘오 회장은 고개를 들어 김영우 실장을 바라봤다. 얼핏 들어도 이해가 안 가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차를 사려면 면허증이 우선이다. 물론, 면허증이 없어도 차를 살 수는 있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특별한 경우다. 적어도 지금 현성의 상황과는 맞지 않는다. 그렇다면 당연히 면허증을 따야 차를 살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그런데 면허증을 따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필기야 혼자서 공부를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실기는 다르다.
아무리 간단한 코스와 주행시험이지만 처음 차에 올라타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그래서 학원이 필요한 거고. 최소한 기본적인 감각만 익힌다 하더라도 보통 한 달 정도는 기본이다. 그것도 운이 좋았을 때다.
그런데 지금 현성이 같은 경우는 그럴 시간적 여유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차를 샀다고 하니 당연히 이해가 안 갔던 것이다.
김영우 실장의 답변이 바로 이어졌다.
“지난주에 한 번에 바로 면허를 땄답니다.”
“한 번에? 그게 가능해?”
“제 말이 그 말입니다. 학원을 다닌 것도 아니고 어떻게 하루에 그냥 단번에 땄는지 모르겠습니다. 그것도 필기도 실기도 모두 만점을 맞았답니다.”
“아니 무슨…….”
신춘오 회장은 황당 그 자체였다.
필기야 열심히 하면 그럴 수 있다고 하지만 학원도 안 다녔으면서 실기까지 만점을 맞았다고 하니 당연히 황당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김영우 실장이 고개를 흔들며 다시 말을 이었다.
“아무리 봐도 현성 군은 괴물이 틀림없습니다. 어떻게 그걸 한 번에…….”
“뭐? 괴물?”
“네, 저 같은 경우는 그 면허를 따기 위해 3개월이나 걸렸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학원도 안 다니고 만점을 맞습니까? 그렇다고 그전에 운전을 한 것도 아니면서 말입니다.”
“괴물이라…… 하하, 하하하…….”
신춘오 회장은 다시 큰 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잠시 후.
웃음을 멈춘 신춘오 회장이 다시 물었다.
“그래, 무슨 차를 샀는가?”
“그게 또 이해가 안 갑니다.”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어떤 차를 샀기에?”
“트럭을 샀습니다. 현대에서 나온 포토, 1톤 트럭 말입니다.”
“1톤 트럭?”
신춘오 회장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가 모로 돌아갔다. 얼핏 생각해도 학생한테 트럭이 왜 필요한지 이해가 안 갔기 때문이다.
그때 김영우 실장의 말이 다시 이어졌다.
“진짜 아무리 봐도 현성 군은 괴물이 틀림없습니다. 제 머리로는 대학도 그렇고 트럭도 그렇고 하나부터 열까지 이해가 안 가는 일뿐입니다.”
“…….”
쩝.
신춘오 회장은 입맛을 다실뿐 잠시 아무 말이 없었다.
그런 그가 입을 연 건 5분쯤 지났을 때였다.
“김 실장.”
“네, 회장님.”
“어쩌면 말이야……, 이 친구는 처음부터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그런 부류의 존재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어.”
“처음부터 말입니까?”
“그래, 지금 와서 되돌아보니까 그런 생각이 드네. 어린 친구가 라면 가게를 한다는 것부터 말이 안 되는 상황이었지 않은가? 어디 그뿐인가, 내 병을 고친 건 또 어떻고…….”
김영우 실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신춘오 회장이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아빠 없는 어린 딸들을 위해서 그 엄마한테 아무 조건 없이 체인점을 열어준 것도 보통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 그리고 또 은혜를 입었다고 해서 1년 만에 찾아간 해상구조대와 택시 기사 얘기도 그렇고 말이야.”
“회장님 말씀을 듣고 나니 확실히 보통 사람들과는 차원이 다른 거 같습니다.”
“맞네. 그 친구는 처음부터 그런 친구였던 거야. 그런 친구를 우리 틀에 맞추려고 하니 자꾸 어긋날 수밖에. 한국대도 그렇고 트럭도 마찬가지고 말이야.”
“아, 네…….”
김영우 실장은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신춘오 회장의 말을 듣고 보니 처음부터 지금까지 손으로 물을 움켜잡으면 빠져나가듯이 현성의 모습이 그랬다.
그 말은 결국 신춘오 회장이나 자신이 감당할 그릇은 아니라는 얘기가 된다.
신춘오 회장의 말이 다시 이어졌다.
“우리의 기준에서 감당할 친구가 아니란 생각이 드네.”
“저도 그런 생각이 듭니다.”
“김 실장.”
“네, 회장님.”
“그냥 지켜보세. 이 친구가 어떻게 앞으로 살아가는지 그냥 지켜보자는 말일세. 우리의 판단과 우리의 기준으로 생각하지 말고 말이야. 우리가 담을 수 있는 그릇이 아니라는 얘기네. 무슨 말인지 알겠는가?”
“네, 회장님. 적어도 회장님이 실망하는 일은 없을 거 같습니다.”
“음…… 그래, 그냥 지켜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 그럼 우리 현성이 잘 부탁하네.”
“네! 회장님!”
김영우 실장은 양손을 가지런히 한 채 고개를 숙였다.
***
현성은 어머니를 보며 말했다.
“어머니, 아침저녁으로 하루에 두 번 약 챙겨 드시는 거 잊으시면 안 됩니다.”
“그래, 알았어. 그 약을 먹어서 그런지 확실히 갱년기 증상이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진 거 같아. 몸에 열도 덜 나고 식은땀도 마찬가지고 말이야.”
“다행입니다. 그렇게 꾸준히 드시면 갱년기 증상도 많이 완화된다고 했으니 앞으로도 큰 걱정은 없을 겁니다.”
“그래, 고맙다. 우리 아들 덕분에 이 어미가 아무래도 갱년기를 잘 넘길 거 같구나.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때 놓치지 말고 꼭 밥 잘 챙겨 먹고. 알았지?”
“네, 알았어요. 저 원래 음식 만드는 거 좋아하니까 그런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그때 옆에 있던 아버지가 아쉬운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전화 자주 하고…….”
“네, 아버지. 그리고 참! 아버지는 제가 사다 드린 그 약 하루에 한 알만 드시는 거 아시죠? 그거 괜히 욕심내서 두 알 드시면 그날은 잠 못 주무십니다.”
“그 정도야?”
“네, 요번에 새로 나온 약인데 남자한테 그렇게 좋답니다.”
“허허, 그렇단 말이지?”
아버지의 표정이 묘하게 변하는 순간이었다.
그러자 현성이 바로 입을 열었다.
“그거 드시고 어머니 괴롭히시면 안 됩니다.”
“내가?”
“네, 밤에 잠 안 온다고 말입니다.”
“뭐? 이 녀석이…… 아비를 놀려?”
“놀리는 게 아니라 아버지 눈빛이 지금 그렇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적당히…….”
현성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아버지가 다시 입을 열었다.
“알았어, 알았으니까 그만해. 그리고 말은 바로 하자. 난 네 엄마를 괴롭히는 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탁!
그때였다.
어머니가 아버지의 등을 때리며 말했다.
“이 이가! 지금 현성이 앞에서 무슨 소리를…….”
“아니, 나는 그게 아니고 이 녀석이 뭔가를 오해하는 거 같아서 말이야.”
“오해는 무슨, 됐어요.”
“허허, 참…….”
그때 현성이 웃으며 바로 말을 이었다.
“네, 알았어요. 저는 이만 갈 테니까 오해든 사해든 두 분이 푸세요.”
“하하, 그래 알았다.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어서 가거라. 운전 조심하고.”
“네, 아버지. 그럼 저는 이만…….”
현성은 인사를 한 후 바로 차에 올라탔다.
부릉!
키를 돌리자 추운 한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시동은 한 번에 걸렸다. 역시 새 차라 확실히 엔진 소리부터 달랐다.
스르륵.
조수석 창문을 연 현성은 큰 소리로 말했다.
“아버지, 어머니 저 갑니다. 추운데 얼른 들어가세요.”
“그래, 조심해서 가. 운전 조심하고!”
“밥 잘 먹고!”
어머니가 출발하는 차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부릉!
집에서 멀어질 때까지 두 사람은 손을 흔들고 있었다.
스르륵.
현성은 다시 운전석 쪽 창문을 열고는 왼팔을 번쩍 들어 올려 흔들었다. 그러자 아버지와 어머니는 양손을 번쩍 들어 흔들기 시작했다.
5분쯤 달렸을까.
현성은 라디오를 켰다.
그러자 바로 송창식의 고래사냥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자, 떠나자! 동해바다로~~~
현성의 대학 시절이 시작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