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the building owner RAW novel - Chapter (363)
회귀해서 건물주-363화(363/740)
363
“지금 고시반이라고 했는가?”
“네, 회장님.”
“그러니까 지금 김 군이 강상대에서 고시반을 만들고 있다는 얘기지?”
“네, 그렇습니다. 올라온 보고에 의하면 요즘 고시반을 만들기 위해서 거의 한 달째 정신이 없다고 합니다.”
“고시반이라…….”
신춘오 회장은 쉽게 이해를 못 하겠다는 듯 고개를 연신 갸웃거렸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이 알고 있는 현성의 꿈과 고시반과는 전혀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잠시 고민을 하던 신춘오 회장은 김영우 실장을 보며 다시 물었다.
“김 실장은 지금 김 군의 행동이 이해가 가는가?”
“저도 솔직히 이해가 안 가긴 합니다. 분명히 건물주가 꿈이라고…….”
“내 말이 그 말이야. 분명히 김 군의 목표는 건물주라고 했거든. 그런데 새삼스럽게 고시반이라니, 이게 말이 되냐고?”
“물론 그렇긴 합니다만, 제가 생각하기에는…….”
김영우 실장은 말끝을 흐리며 고심하는 티가 역력했다.
그러자 신춘오 회장은 김영우 실장이 미처 말을 하기도 전에 먼저 물었다.
“그래, 김 실장 생각으로는 김 군이 지금 왜 저런다고 생각하는가?”
“어디까지나 제 생각입니다만……, 둘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둘 중의 하나?”
“네, 그렇습니다.”
김영우 실장은 확신한다는 듯 고개까지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러자 신춘오 회장이 바로 물었다.
“그게 뭔가?”
“가짜 아니면 진짜입니다.”
“뭐? 가짜 아니면 진짜?”
“네, 그렇습니다. 말 그대로 현성 군이 진짜 고시 패스를 하기 위해서 고시반을 만드는 경우입니다.”
“음…….”
신춘오 회장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잠시 말이 없었다.
그러자 김영우 실장의 말이 바로 이어졌다.
“회장님께서도 아시다시피 현성 군의 실력이 뛰어나지 않습니까?”
“그거야 두말하면 잔소리지. 학력고사 310점이란 점수가 괜히 나온 건 아닐 테니까 말이야.”
“네, 맞습니다. 그래서 제 생각에는 고시도 직접 패스하겠다는 마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솔직히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할 수 있을 테니까 말입니다.”
“그거야 그렇긴 한데, 건물주가 되겠다고…….”
“별개라고 생각합니다.”
김영우 실장은 신춘오 회장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그러자 신춘오 회장이 고개를 갸웃하며 바로 물었다.
“별개? 그 말은 꿈과는 연관이 없다는 건가?”
“네, 그렇습니다. 건물주라는 꿈과 고시는 별개인 거죠. 고시 패스했다고 해서 건물주 되지 말라는 법은 없으니까 말입니다.”
“음…… 김 실장의 얘기를 듣고 보니 그 말도 일리가 있구먼. 고시 패스한다고 해서 건물주 되지 말라는 법은 없으니까 말이야.”
신춘오 회장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바로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김 군이 생각하는 고시는 어떤 거라고 생각하는가?”
“아무래도 법학과가 아니고 경영학과인 만큼 자격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CPA 말이지?”
“네, 그렇습니다.”
“음, 그렇군. 혹시 말이야……, 김 실장 생각에는 김 군이 만약 CPA를 준비한다고 했을 때 언제쯤이면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는가?”
“글쎄요,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현성 군 정도의 실력이면 졸업하기 전에라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군대 문제가 걸리긴 하지만 말입니다.”
“군대라…….”
신춘오 회장은 잠시 무슨 생각을 하는 듯 아무 말이 없었다.
그러기를 잠시.
신춘오 회장이 낮은 목소리로 김영우 실장을 불렀다.
“김 실장!”
“네, 회장님.”
“말이 나와서 말인데, 그 군대 말이야…….”
“네, 말씀하십시오.”
“김 군이 꼭 가야 할 필요성이 있는가 싶어서 말이야. 내 생각에는 굳이…….”
신춘오 회장은 말끝에 고개를 저었다.
그게 무슨 의미인지 모를 리 없는 김영우 실장이 바로 입을 열었다.
“현성 군의 의사가 중요합니다.”
“그 말은 김 군이 원하기만 한다면 굳이 안 갈 수도 있다는 얘긴가?”
“네, 그렇습니다. 서류가 복잡하긴 하지만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는 현성 군이 과연 그걸 원할지 모르겠습니다. 성격이 좀…….”
“성격이? 김 군 성격이 왜?”
“회장님도 아시다시피 나이답지 않게 고지식한 데가 있어서 말입니다.”
“하긴, 그 친구가 그런 면이 있긴 하지.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군대 문젠데 고집을 피울까?”
“글쎄요, 그건…….”
김영우 실장은 확답을 못 하고 그저 말끝을 흐리고 말았다.
그러자 신춘오 회장이 다시 물었다.
“김 실장 생각은 어떤데?”
“원치 않을 거 같습니다.”
“음…… 그럴까? 하루 이틀도 아니고 햇수로 3년인데, 그걸 원하지 않는다? 글쎄…….”
신춘오 회장은 고개를 갸웃하며 잠시 생각하는 듯했다.
그러자 김영우 실장이 바로 입을 열었다.
“회장님, 그 문제는 본인한테 직접 물어보는 게 어떻겠습니까?”
“직접?”
“네, 그렇습니다. 다음에 혹시 연락 오면 그때 직접 물어보는 겁니다. 그래서 만약 본인이 원한다고 하면 그땐 제가 직접 준비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음…… 그래, 알았네. 그 문제는 그렇게 하면 되겠구먼. 그건 그렇고 그 고시반 얘기로 다시 돌아가서, 김 군이 왜 갑자기 앞에 나서게 된 건가?”
“본인이 원했다고 합니다. 처음엔 지도교수가 전면에 나서려고 했답니다. 그런데 현성 군이 그걸 말렸다고 합니다.”
“말려? 그 이유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는 없다고 했답니다.”
“똑같은 실수? 그게 무슨 말이야? 언제 또 그런 일이 있었는가?”
신춘오 회장은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바로 물었다.
그러자 김영우 실장의 설명이 이어졌다.
“5년 전에도 그런 일이 있었답니다. 그 지도교수란 사람이 이미 5년 전에 고시반을 만들어 운영을 했었는데 실패를 했다고 합니다.”
“그런 일이 있었어? 그런데 그땐 왜 실패를 했다고 하던가?”
“학생이 중심이 아닌 교수가 나서서 이끌다시피 한 거 같습니다. 그렇다 보니 아무래도 결과가 안 좋았던 거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교수가 아닌 학생을 중심으로 운영한단 얘기지? 그 중심에 김 군이 있는 거고?”
“네, 맞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게 있습니다.”
“이상한 거? 그게 뭔가?”
신춘오 회장은 궁금한 듯 김영우 실장을 빤히 쳐다봤다.
그러자 김영우 실장이 빙긋 웃었다.
“그 웃음의 의미는 뭔가?”
“현성 군 때문입니다.”
“김 군이 왜? 또 무슨 일을 저지르기라도 했다는 건가?”
“아니, 무슨 일을 저지른 게 아니라 일하는 속도 때문입니다. 마치 미리 준비를 하고 있던 것처럼 일을 빠른 속도로 진행했다고 합니다.”
“얼마나 빨랐기에 김 실장이 그 정도로 놀라는가?”
“이제 이틀 후에는 출범한다고 합니다.”
“출범? 고시반 말인가?”
신춘오 회장은 김영우 실장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러자 김영우 실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그렇습니다. 이제 고작 한 달이 지났을 뿐인데 모든 준비가 다 끝났다고 합니다. 그러니 제가 어떻게 놀라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 그리고 또 놀라운 건 이틀 전에 선발 시험을 치렀는데 본인도 똑같이 시험을 봐서 당당하게 선발됐다고 합니다.”
“본인이 고시반을 만들면서도 다른 학생들과 똑같이 시험을 봤다는 거지?”
“네, 그렇습니다. 하여간 보통 성격은 아닙니다.”
“그게 바로 김 군의 장점 아니겠는가? 그래, 김 군은 선발 시험해서 몇 등이나 했다고 하던가?”
“선발 시험은 영어 한 과목만 봤는데 1등 했다고 합니다. 만점이랍니다.”
“만점이라…… 하하, 하하하…….”
신춘오 회장은 기분 좋다는 듯 큰 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잠시 후.
신춘오 회장이 다시 물었다.
“총 몇 명이나 선발됐다고 하던가?”
“7명입니다.”
“7명? 생각보다 적군. 난 적어도 20명은 될 줄 알았는데. 어쨌거나 러키세븐은 됐군. 그래, 과는 어디 어디라고 하던가?”
“법학과 3명, 회계학과 2명, 경영학과 2명이랍니다.”
“음…… 그렇단 말이지. 김 실장!”
신춘오 회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김영우 실장을 불렀다.
그러자 김영우 실장이 고개를 숙이며 바로 대답했다.
“네, 회장님. 말씀하십시오.”
“지원해주게.”
“네?”
“고시반 말이야. 뭐가 필요한지 알아보고 지원해 주라고. 지도교수한테 연락해서 우리 의견을 전달하게. 그리고 지켜보게. 나중에라도 우리 회사에 필요하거든 연락할 수 있도록 말이야. 지방대라고 무시하지 말고. 무슨 말인지 알겠지?”
“네, 회장님. 알겠습니다.”
“그리고 김 군한테는 우리가 뒤에서 지원한다는 거 비밀이네. 괜한 오해는 사기 싫으니까 말이야.”
“그건 걱정하지 마십시오. 지도교수한테 확실히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김영우 실장의 말이 끝나자 신춘오 회장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뭔가 생각난 듯 한쪽 손을 들며 말했다.
“참! 그리고 며칠 전에 얘기했던 그 삼총사 얘기는 뭔가?”
“아, 그거 말입니까? 다른 게 아니라 요즘 현성 군이 그 친구들과 거의 같이 생활을 하고 있답니다. 그중 한 명이 바로 이번에 고시반에 들어갔고요.”
“그래?”
“네, 바로 조영민이란 친굽니다. 그리고 다른 친구는 오정수라는 친군데 그 친구도 이번에 시험을 보긴 했는데 선발이 안 됐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현성 군이 요즘 제일 가깝게 지내는 친구가 조영민과 오정수, 이 두 사람이란 얘기지?”
“네, 그렇습니다. 거의 같이 생활하다시피 한답니다. 수업이 없는 날은 현성 군의 자취방에서 살다시피 하고요.”
김영우 실장의 말이 끝나자 신춘오 회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친구들을 빨리 사귀었군?”
“네, 그렇습니다. 누가 보면 10년은 사귄 것처럼 세 사람이 친하게 지내고 있답니다.”
“허허, 그런가. 하긴, 그땐 또 친구만큼 좋은 게 없지. 그리고 또 뭐 특이한 건 없는가?”
“오늘 자취방에 전화를 놨습니다.”
“전화? 그거 듣던 중 반가운 소리군. 이젠 언제든지 연락을 할 수 있겠군.”
“하지만 아직은 먼저 연락을 할 수 없습니다. 물론 전화번호는 알고 있지만 현성 군이 전화를 할 때까지 기다리셔야 합니다.”
“그렇겠지. 내가 먼저 전화를 하게 되면 우리가 지켜보고 있다는 게 들통이 날 테니까 말이야.”
“네,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일단은 며칠만 기다려 보십시오. 전화를 놨으니 현성 군도 회장님께 안부 전화는 하지 않겠습니까?”
“하하, 과연 그럴까?”
신춘오 회장은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전화번호를 알고 있으면서도 전화를 할 수 없는 상황이 조금은 웃긴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달리 방법이 없으니 기다릴 수밖에.
신춘오 회장은 그저 전화기를 한 번 바라보고 피식 웃었다.
***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뚝.
전화를 끊은 손민호의 얼굴에 묘한 웃음이 번졌다.
그도 그럴 것이 조금 전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곳이었다.
바로 농씸 본사였다.
용건은 고시반 지원에 관한 얘기였다. 앞으로 고시반에서 필요한 물품에 관해 전적으로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고시반 학생들의 체력 유지를 위해서 회식비를 지원하겠다는 것이었다.
사실 학교 측으로부터 고시반 운영에 관한 승인을 받으면서도 공간을 제외한 다른 그 어떤 것에 대해서도 지원을 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이미 작년에 폐지하기로 했던 고시반을 다시 운영하는 일인 만큼 예산을 배정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당연히 예상했던 일이었기에 놀랍지도 않았다. 그저 공간을 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울 뿐이었다.
그런데 조금 전 농씸 본사에서 고시반을 지원하겠다고 전화가 온 것이다.
“이상하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간다.
농씸에서 어떻게 알았을까 하는 거다. 고시반은 아직 출범도 안 했다. 이틀 후에나 정식으로 출범한다. 그런데 어떻게 알고 전화를 했을까?
그런데 정작 더 이해가 안 가는 건 현성에 관한 의문이다. 농씸에서 그의 이름이 나왔다는 것이다.
“도대체…… 농씸에서 왜?”
그때였다.
똑똑.
“네.”
문이 열리면서 누군가 들어왔다.
“어서 오게, 현성 군.”
“네, 교수님. 식사는 하셨습니까?”
“식사가 문제가 아니라 이쪽으로 앉아보게. 물어볼 게 있네.”
현성이 자리를 잡고 앉자마자 손민호가 바로 물었다.
“자네 누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