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the building owner RAW novel - Chapter (432)
회귀해서 건물주-432화(432/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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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빈입니다.”
“신유빈? 신유빈이라…… 처음 듣는 이름인데, 그게 누군가?”
신춘오 회장은 고개를 갸웃했다. 그 이유는 지금까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이름이기 때문이다.
최진영 실장의 대답이 바로 이어졌다.
“고3 학생입니다. 제가 조금 전에 말씀드렸던 그 맹랑한 아이입니다.”
“지금 고3이라고 했는가?”
“네, 이번이 고3이 된 여학생입니다.”
“여학생?”
신춘오 회장은 여학생이라는 말에 깜짝 놀랐다. 그렇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진 듯했다.
“회장님께서 많이 놀라셨나 봅니다. 목소리가…….”
“음, 사실이네. 조금 전에 최 실장이 맹랑한 녀석이라고 하기에 당연히 남자아이인 줄 알았네. 그런데 갑자기 여학생이라고 하니까 나도 모르게 그만.”
“저도 처음엔 보고 받고 많이 놀랐습니다.”
“그건 그렇고 고3 학생이 김 군하고 무슨 상관이 있다는 겐가? 얼핏 생각해도 두 사람의 접점이 있을 게 없는데 말이야.”
어쩌면 당연한 얘기일 것이다. 졸업을 한 것도 아니고 이제 고3인데 그 여학생이 현성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신춘오 회장으로선 이해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최진영 실장의 설명이 이어졌다.
“사실은…….”
최진영 실장은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시작이 되었는지 자세히 설명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그의 설명이 어느 정도 이어지자 그제야 알겠다는 듯 신춘오 회장은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의 설명이 끝나자 신춘오 회장의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가 싶더니 바로 물었다.
“그러니까 그 여학생이 결국은 김 군의 농장에 취직을 하기로 했다는 얘기지?”
“네, 그렇습니다. 어차피 농장 운영은 내년부터 시작이고 유빈이 학생 또한 내년이면 졸업을 하니까 바로 취업을 하겠다는 겁니다.”
“대학 대신 취업을 하겠다는 거고?”
“네, 그리고 그 여학생한테는 피치 못할 집안 사정이 있답니다. 사실은 그 여학생의 어머니가…….”
최진영 실장은 한 번 더 신유빈의 가정사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의 설명이 끝나자 신춘오 회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바로 말을 이었다.
“음…… 그런 사정이 있었구먼. 어린 학생이 어머니를 생각하는 마음이 기특하구먼. 그리고 한편으론 측은하기도 하고 말이야.”
“네, 저도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정작 본인은 아주 당당했습니다. 대학에 못 가는 게 아니라 안 간다고 표현을 하고 있을 정도로 말입니다.”
“그게 어디 진심이겠는가? 그 나이에 어느 누가 농장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것도 더군다나 여학생이 말이야.”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는데 그 여학생의 생각은 확고했습니다. 그 학생의 꿈은 농사를 제대로 짓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허허…… 꿈이 농사를 제대로 짓는 것이라…….”
신춘오 회장은 가볍게 웃었다. 얼핏 생각해도 쉽게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긴 하지만 어쨌거나 요즘 학생들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었다.
신춘오 회장이 다시 물었다.
“그런데 아까 그 맹랑하다는 말은 왜 나온 건가?”
“아, 그거요. 그건 바로 그 학생이 김 군한테 물은 첫 질문 때문입니다.”
“첫 질문? 그게 뭔데 그런 얘기가 나오는 건가?”
“농업의 미래입니다.”
“응? 뭐라고?”
신춘오 회장은 순간적으로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처음엔 맹랑하다는 표현에 머릿속에 얼핏 떠오른 게 월급이었다.
어차피 현실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문제라 그런 생각이 들었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 ‘농업의 미래’를 물었다고 하니 순간적으로 자신의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최진영 실장이 다시 같은 대답을 했다.
“우리나라 농업의 미래를 물었다고 합니다.”
“농업의 미래라…… 나로서는 왜 그런 질문을 했는지 쉽게 이해가 안 가는데, 혹시 그 이유를 알고 있는가?”
“네, 그 이유는 그게 바로 자신의 미래이기 때문이었답니다.”
“농업의 미래가 자신의 미래다? 이 말인 거지?”
“네, 맞습니다.”
“듣고 보니 그 말도 틀린 말은 아니군. 조금 전에 그 학생의 꿈이 농사를 짓는 것이라고 했으니 말이야.”
어쩌면 당연한 말일 것이다.
꿈이 농사를 짓는 것인데 그 농업의 미래가 밝다면 자신의 미래도 밝을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자신의 미래 또한 어두울 것이니 말이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 이유를 듣고 나서야 보통 학생이 아니란 걸 알았습니다.”
“그래서 김 군은 뭐라고 대답을 했다고 하던가?”
“한국 전체의 농업은 힘들 거라고 했답니다.”
“그 말은…….”
“네, 예상하시는 대로 전체는 힘들지만 자신은 자신이 있다고 했답니다.”
“물론 이유도 있을 테고?”
“네, 물론입니다. 그건 바로 준비입니다. 지금부터 미래에 대비해 준비를 하면 농업의 가치는 무궁무진하다고 했답니다.”
“음…….”
신춘오 회장은 잠시 무슨 생각을 하는 듯 아무 말이 없었다. 그런 그가 입을 연 건 1분이 채 지나기 전이었다.
“미래를 준비한다? 결국은 또 김 군의 특기가 나오는 건가?”
“네, 10년은 기본이고 20년, 30년 후까지도 예견을 하면서 그에 대한 준비를 하겠다고 했답니다.”
“허허, 지금 30년 후라고 했는가?”
“네, 틀림없이 30년 후라고 했답니다.”
신춘오 회장은 고개를 천천히 좌우로 저었다. 어느 정도는 인정해서 10년까지는 봐준다고 하더라도 30년 후라는 말에는 할 말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그게 또 궁금한 것도 사실이었다.
“그래, 김 군이 예상하는 30년 후는 어떻다고 하던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두 가지? 그게 뭔가?”
“하나는 유기농이라고 합니다.”
“유기농? 유기농이 뭔가?”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농사를 짓는 것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면 우렁이 농법이나 오리 농법 또는 미생물 농법 등이 있다고 합니다.”
“우렁이, 오리, 미생물? 이런 것들로 농사를 짓는단 말인가?”
신춘오 회장은 고개를 갸웃했다.
물론 그 말 자체를 모르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당연히 수확량은 줄어들 것이고 그렇게 되면 농산물 가격은 당연히 비싸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안 쓰니 사람 건강엔 좋을 것이다. 하지만 농산물을 팔기 위해서는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가격이다.
결국, 결론은 소비자들이 과연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그 유기농으로 키운 농산물을 구매할 것인가, 그것이 관건일 것이다.
그때 최진영 실장의 말이 이어졌다.
“30년 후에는 가격이나 모양보다는 오로지 건강을 최고로 중요시할 거라고 합니다. 값은 그다음이라고 했답니다.”
“값보단 건강이란 말이지?”
“네, 그렇습니다.”
“음…… 생각해 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 지금이야 당장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하지만 그때쯤이면 우리나라도 어느 정도 잘살게 될 테고, 그렇게 되면 당연히 건강에 신경을 쓰겠지.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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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오 회장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조금 전에 고민했던 부분이 깔끔하게 해결되는 순간이었다.
신춘오 회장은 다시 물었다.
“유기농 문제는 그렇게 해결하고, 그럼 그다음 또 한 가지는 뭔가?”
“배송이랍니다.”
“배송?”
“네, 미래에는 배송전쟁이 일어날 거랍니다. 누가 먼저 소비자의 식탁에 농산물을 올려놓느냐, 그게 관건이라고 했답니다.”
“잠깐만!”
신춘오 회장은 손을 슬쩍 들었다. 얼핏 생각해도 이해가 안 가는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최 실장, 자네는 지금 이 말이 이해가 가는가?”
“네? 뭐가 말입니까?”
“지금 배송이라고 그랬지?”
“네, 그렇습니다.”
“나는 지금 그 말이 이해가 안 간다는 말이네. 배송이란 결국 소포를 얘기하는 거 같은데 소포로 무슨 농산물을 보낸다는 말인가? 그것도 일일이 우체국까지 가서 말이야?”
어쩌면 신춘오 회장의 말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그때만 해도 물건을 보내려면 우체국을 통한 소포밖에 없었으니 말이다.
최진영 실장의 말이 이어졌다.
“그 부분도 설명이 있었습니다. 92년인 올해부터 한진에서 택배 사업을 시작할 거라고 했습니다.”
“한진에서 택배를?”
“네,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우체국에서 보내는 소포 개념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앞으로 택배 사업은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블루오션이 될 거라고 했답니다.”
“그게 정말인가?”
신춘오 회장은 물으면서도 믿을 수가 없었다.
최진영 실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음 말을 이었다.
“네, 그렇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의 특성 때문에 가능하다고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특성?”
“네, 바로 좁은 땅덩어리입니다. 그렇다 보니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가 그만큼 유리하답니다.”
“좁으니까 유리하다? 음…… 생각해 보니 그 말도 틀린 말은 아닌 거 같네.”
“올해를 시작으로 곧 대기업에서 택배 사업에 뛰어들면서 불과 몇 년 만에 대한민국은 택배 공화국이 될 거랍니다.”
“택배 공화국?”
“아, 말이 그렇다는 얘깁니다. 그만큼 택배 사업이 발전한다는 거죠.”
신춘오 회장은 고개를 끄덕인 후 다시 물었다.
“그래서 앞으로는 택배를 이용해 농산물을 판다는 거지?”
“네, 그렇습니다. 나중에는 주문하고 다음 날 새벽에 도착하는 새벽 배송에 이어 당일 배송까지도 가능해질 거라고 했습니다.”
“허…… 새벽 배송에 당일 배송까지…….”
신춘오 회장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몇 번 좌우로 저었다.
어쩌면 그게 신춘오 회장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반응일 것이다. 택배라는 개념조차 없는 시대에 살면서 새벽 배송과 당일 배송이란 말을 어찌 쉽게 받아들이겠는가 말이다.
신춘오 회장은 다시 물었다.
“그래서 결론은 유기농으로 재배한 농산물을 비싼 가격으로 새벽 배송이나 당일 배송으로 전국에 팔겠다는 거지?”
“그건 아닙니다.”
“뭐라고? 그게 아니라니…… 지금까지 그 얘기를 했던 거 아닌가?”
신춘오 회장은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최진영 실장을 바라봤다.
그러자 최진영 실장이 고개를 숙이며 바로 말을 이었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김 군의 다음 말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습니다.”
“음? 다른 말?”
“네, 그건 일반 농가들의 얘기라고 했습니다.”
“일반 농가? 그 말은 김 군은 그 사람들과 다른 방식으로 판로를 찾겠다는 건가?”
“네, 맞습니다. 김 군은 사람들이 직접 찾아오도록 하겠답니다.”
“직접 찾아오도록 하겠다고? 그 말은…… 아! 이제야 무슨 말인지 감이 잡히는 것 같네. 그래서 김 군이 그 마을에 그렇게 신경을 썼던 것이었구먼.”
신춘오 회장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심하게 끄덕였다.
현성이 땅을 사서 3년 동안이나 공을 들여 예쁘게 만들고 거기에 벚나무를 심고 그 사이에 또 유채꽃을 파종했던 이유는 당연히 사람들을 불러 모으기 위함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
그 이유는 당연히 대형 식당을 운영하기 위해선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최진영 실장의 얘기를 듣고 생각하니 그의 목적은 처음부터 그게 다가 아니었다는 얘기가 된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어느 시점이 되면 그 사람들을 상대로 또 다른 수익 창출을 하겠다는 얘기다.
물론 그건 유기농으로 만든 농산물은 기본일 것이고 어쩌면 그 농산물로 직접 반찬을 만들어서 팔 수도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렇게 되면 그냥 파는 것보다 부가가치가 몇 배는 더 늘어날 테니 말이다.
신춘오 회장은 미소를 지으며 다시 물었다.
“혹시 말이야, 김 군이 나중에 그곳에다가 공장을 만들겠다는 얘기는 없던가?”
“어? 알고 계셨습니까?”
“당연히 모르지.”
“그런데 어떻게?”
“이 사람아, 나도 평생을 장사꾼으로 살아온 사람이야. 돈이 보이는데 뻔한 거 아닌가? 그리고 어차피 김 군도 타고난 장사꾼이고 말이야.”
“로컬 푸드 백화점을 만들겠답니다. 그곳에서 유기농 농산물도 팔고 반찬도 팔겠다고 했답니다.”
“허허…… 역시 그 친구는 우리보다 항상 앞서 가는구먼.”
신춘오 회장은 즐겁다는 듯 기분 좋게 웃었다.
그 모습을 본 최진영 실장이 다시 말을 이었다.
“이제 다시 신유빈 학생 얘기를 마저 보고 드리겠습니다.”
“응? 아직도 뭐가 남았는가?”
“지금부터가 더 재미있습니다.”
“그래? 잠깐만…….”
신춘오 회장은 냉장고에서 주스 한 병을 꺼내 컵을 두 잔 가져와서는 따랐다.
“자, 마시게.”
“저한테 말씀을 하셨으면 제가 준비를…….”
“됐네, 이 사람아. 나도 자꾸 이렇게라도 움직여야지 그렇지 않으면 녹이 슬어서 안 되네. 자 마시자고.”
최진영 실장은 신춘오 회장을 향해 고개를 숙인 후 주스를 마시기 시작했다.
잠시 후.
신춘오 회장이 주스 잔을 내려놓으며 다시 물었다.
“그래, 그 재미있는 얘기 좀 어디 들어보세.”
“유빈이 학생이 아이들을 모으고 있답니다.”
“아이들을 모아? 그건 또 무슨 소린가?”
“그러니까 그게…….”
최진영 실장은 신유빈이 요즘 무엇을 하는지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의 설명이 이어지자 신춘오 회장은 연신 실소를 하며 재밌다는 듯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마침내 그이 설명이 끝나자 바로 물었다.
“그러니까 그 신유빈이란 학생이 자신과 같이 일할 학생들을 모으고 있다는 얘기지?”
“네, 그렇습니다. 어차피 내년이면 취업을 해야 하니까 아무래도 많은 학생들이 신유빈 학생의 말에 솔깃한가 봅니다.”
“음…… 그렇겠지. 어차피 취업을 할 거라면 굳이 다른 데로 나가는 것보다 고향에서 일하는 게 나을 테니 말이야. 그나저나 몇 명이나 하겠다고 한다고 하던가?”
“이제 이틀 지났는데 30명이 넘었답니다.”
“허허, 이틀에 30명이라…….”
신춘오 회장은 그저 웃음밖에 안 나왔다.
처음부터 현성이 했던 얘기가 일자리 창출이었다. 이런 식이라면 연말쯤 가면 졸업생 중 대학에 가는 친구들을 빼고 나면 거의 모든 학생들이 현성이 운영하는 식당이나 카페 그리고 농장에 취직하게 될 것이다.
결국, 그가 목표로 했던 일자리는 확실하게 이루게 되는 것이다.
이제 그의 나이 고작 스물넷이다.
과연 앞으로 그가 할 수 있는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아니, 한계가 있기는 할까……?
잠깐 생각하던 신춘오 회장의 입가에 미소가 번지기 시작했다. 그런 그가 천천히 고개를 젓기 시작했다.
한계는 없을 거라는 게 신춘오 회장의 생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