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the building owner RAW novel - Chapter (443)
회귀해서 건물주-443화(443/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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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꽃이 활짝 핀 5월 셋째 주 금요일.
똑똑.
사무실로 들어온 한 사람.
그를 본 현성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이게 누구야!”
“전진! 김 병장님 저 왔습니다.”
“조 병장! 어서 와라!”
현성이 조 병장이라고 부른 이는 3개월 전까지도 한 부대에서 같이 근무를 했던 조한성이었다. 현성과는 3개월 차이가 나는 후임이었다.
“이쪽으로 앉아. 아니, 그러지 말고 나가자. 일단 뭐라도 먹어야지.”
현성은 조한성을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밖으로 나온 두 사람.
조한성이 먼저 입을 열었다.
“김 병장님 이게 다 뭡니까?”
조한성은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군대에 있을 때 현성으로부터 제의를 받았었다. 제대하고 나면 자신의 식당에 와서 버스를 운전하라는 것이었다.
솔직히 그의 말을 100% 믿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한두 번도 아니고 여러 번 간곡히 부탁을 하기에 알았다고 했다.
궁금하긴 했었다.
어느 정도의 식당이기에 자체적으로 버스를 운영한다고 하는지 말이다. 그래서 말년휴가를 나오자마자 달려왔던 것이다.
그런데 막상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나니 이건 뭐라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그 규모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이게 진짜 다 김 병장님 것입니까?”
“왜, 믿지 못하겠어?”
“솔직히 저는 믿지 못하겠습니다. 식당도 식당이지만 저기 보이는 유채꽃은 적어도 20만 평은 넘을 거 같은데 이게 진짜 다 김 병장님 소유란 말입니까?”
“자식, 그만하고 일단 밥부터 먹으러 가자.”
현성은 앞장서 걷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몇 걸음 못 가 설 수밖에 없었다. 그 이유는 당연히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했던 조한성이 그 자리서 꼼짝을 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왜, 안 따라와?”
“김 병장님 부탁이 있습니다.”
“부탁? 무슨 부탁?”
“밥 먹기 전에 이곳 구경 먼저 시켜주십시오. 솔직히 저는 지금 밥보다 이곳이 더 궁금합니다.”
“그게 진짜야?”
풉.
현성은 물으면서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고 말았다.
조한성이 누구인가.
신병 때부터 유독 식탐이 많았던 녀석이다. 오죽했으면 어쩌다 닭곰탕이라도 나오는 날에는 식판에 가득 두 번씩이나 곰탕을 먹던 녀석이 바로 조한성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명절 때면 나오는 특식을 먹는 날이면 기본 세 번은 식판을 들고 왔다 갔다 해야 식사를 끝내던 조한성이다.
그런 조한성이 밥을 마다한다?
현성으로선 당연히 믿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던 것이다.
조한성이 현성의 웃는 모습에 못마땅한 듯 살짝 인상을 쓰며 바로 말을 이었다.
“이거 왜 이러십니까? 아무리 제가 먹는 걸 밝히는 건 사실이지만 저의 미래가 달린 문젭니다. 당연히…….”
“오케이, 거기까지. 다라와!”
현성은 웃으며 앞장섰다.
누구보다도 식탐이 많은 녀석이 먹는 걸 마다하고 앞으로 자신이 일할 곳을 둘러본다는 말에 현성의 발걸음은 가벼울 수밖에 없었다.
잠시 후.
“자, 여기서 내려.”
현성이 조한성을 데리고 간 곳은 식당 건물 5층이었다. 생각 같아서는 옥상으로 데려가고 싶었지만 지금 그곳은 한창 카페 공사 중이라 혹시라도 작업에 방해될까 봐 5층을 선택했던 것이다.
“여기는 식당이 아니라 카페 같습니다?”
조한성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실내를 둘러보며 물었다.
그러자 현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바로 말을 이었다.
“맞아, 여기 5층은 카페야. 1층부터 4층까지는 식당이고 여기하고 바로 위인 옥상은 카페로 운영할 거야. 전망은 옥상이 제일 좋은데 거기는 지금 한창 조경공사 중이라 여기로 데리고 온 거야.”
“아, 네. 그런데 옥상을 카페로 운영한단 말입니까?”
“응, 전망은 거기가 최고거든. 더군다나 밤에 하늘을 보면 환상적이야. 별들이 금방이라도 막 쏟아질 거 같거든.”
“와! 정말 상상만으로도 황홀할 정돕니다. 그럼 완전 노천카페라는 말씀입니까?”
“그렇지. 야, 그나저나 너 이제 다음 주면 제대잖아? 그런데 무슨 말투가 그렇게 딱딱해? 이젠 부드러워질 때도 되지 않았어? 그리고 나 이젠 민간인이다.”
“그게 말입니다. 여기 오기 전까지도 안 그랬는데 김 병장님을 뵈니까 저도 모르게 자동으로 그렇게 나옵니다. 역시 김 병장님이 무섭긴 무서운가 봅니다.”
“야, 누가 보면 내가 너를 잡은 줄 알겠다.”
현성은 피식 웃고 말았다.
전생에서는 어떡하든 군기를 잡을 목적으로 심하게 다뤘었다. 그렇다 보니 가끔 구타도 있었고 굴리기도 많이 굴렸었다.
그땐 그게 또 자연스러웠기에 별문제는 되지 않았다.
그렇게 2년 정도 같이 근무를 하다 보니 인간적으로 많이 친해지게 됐었다. 그런데 어느 날 조한성이 물었었다.
신병 때는 왜 그렇게 자신을 잡았냐고 말이다.
할 말이 없었다. 그래서 한 말이 미안하다는 말이었다. 말뿐이 아니라 진심으로 미안한 생각이 들었었다.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나 하는 회의감이 많이 들었었다.
그래서 이번엔 그때와는 반대로 신병 때부터 그에게 잘해줬었다. 그런데 신기한 건 전생에서 군기를 잡을 때보다 오히려 자신을 더 무서워하는 것이었다.
조한성이 빙긋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게 이상합니다.”
“뭐가?”
“김 병장님도 아시다시피 김 병장님은 군 생활을 하는 동안 저를 때리거나 얼차려를 한 번도 준 적이 없습니다.”
“그게 이상하다고?”
“그건 아닙니다. 제가 이상한 건 저를 때리고 얼차려를 준 선임보다도 저한테 무조건 잘해준 김 병장님이 항상 더 무서웠습니다. 왜 그런지 아무리 생각해도 정말 이상합니다. 그렇다 보니 지금도 이렇게 바로 다나까 말투가 나오는 겁니다.”
조한성은 다시 한번 빙긋 웃고는 말을 이었다.
“말이 나온 김에 하나만 여쭤도 되겠습니까?”
“뭔데?”
“처음부터 김 병장님은 저한테 왜 그렇게 잘해줬습니까?”
“그게 궁금해?”
“네, 이제야 말이지만 그땐 정말 궁금했습니다. 왜 저한테 유독 잘해주시는지 말입니다. 제가 특별히 잘한 것도 없었는데 말입니다.”
“없어.”
“네?”
조한성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듯 현성을 빤히 쳐다봤다.
그러자 현성이 다시 말을 이었다.
“이유 말이야. 그런 거 없었다고. 그냥 네가 좋았어. 됐냐?”
“네? 아무 이유가 없었다는 말입니까?”
“그래, 인마.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데 꼭 이유가 필요한 건 아니잖아. 처음부터 네가 그냥 맘에 들었다고.”
한번 실수를 또 할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그 얘기를 본인한테 할 수도 없었기에 이유 없이 그냥 처음부터 좋았다고 했던 것이다.
“…….”
척!
잠시 말이 없던 조한성이 현성을 향해 갑자기 자세를 바로 잡았다. 그리곤 바로 경례를 했다.
“전진!”
“뭐야? 갑자기?”
“감사합니다. 언젠가는 정식으로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김 병장님 덕분에 저의 군 생활은 행복했습니다.”
“행복?”
‘행복’이란 말에 현성은 고개를 갸웃했다. 물론 자신이 잘해준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행복이란 말까지 그의 입에서 나올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현성은 다시 물었다.
“행복했다고?”
“네, 정말입니다. 김 병장님은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중대원 중에 어느 누구도 김 병장님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김 병장님은 완벽했으니까 말입니다.”
“내가?”
“네, 그렇습니다. 김 병장님은 인간적으로 최고였습니다. 게다가 운전이면 운전, 사격이면 사격, 거기다 축구는 기본이고 달리기까지 잘하는 바람에 우리 중대가 체육대회에서 항상 우승을 하지 않았습니까?”
“체육대회는 다른 사람들이…….”
“아닙니다. 알고 보니 김 병장님이 오시기 전에는 항상 꼴찌 중대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모든 게 김 병장님의 덕분인 겁니다. 그리고 지난주에 있었던 춘계 체육대회에서도 우리 중대가 우승했습니다. 그것도 김 병장님 덕분이었습니다.”
“그건 또 무슨 소리야?”
현성은 한 번 더 고개를 갸웃했다.
사실은 지난주에 체육대회를 앞두고 중대원들을 보기 위해 면회를 갈까도 생각했었다. 하지만 어차피 제대를 한 상황에서 자꾸 미련을 둔다는 것도 남은 중대원들을 위해서도 좋을 게 없다는 판단하에 면회도 가지 않았었다.
그런데 우승도 자신 덕분이라니, 이게 말이 되는가 말이다.
조한성의 말이 이어졌다.
“그거 아십니까?”
“응? 뭐……?”
“김 병장님이 제대하고 며칠 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입니다.”
“왜, 무슨 일이 있었는데?”
“회식을 했습니다.”
“회식?”
“네, 김 병장님이 제대하면서 중대원들 회식하라고 백만 원을 주고 가셨지 않습니까? 그 돈으로 일요일에 회식을 했습니다.”
현성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생각 같아서는 제대하기 전에 회식을 하고 싶었지만 그럴 사정이 안 되어 어쩔 수 없이 돈만 주고 나왔었다.
“그날 회식을 하면서 중대원들끼리 한 가지 다짐을 했습니다.”
“다짐?”
“네, 바로 전통을 지키자는 거였습니다.”
“전통? 무슨 전통?”
“체육대회 말입니다. 체육대회에서 김 병장님이 세운 전통을 지키자고 말입니다. 우승 말입니다.”
물론 군 생활을 하는 동안 체육대회에서 2년 연속 우승을 한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그걸 전통으로 받아들일 줄은 몰랐다.
하지만 어쨌든 다음 말이 궁금했다.
“그래서? 우승을 했다는 거야?”
“네, 물론입니다. 하지만 진짜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승부는 마지막 게임에서 결정 났습니다.”
“마지막 게임이라면, 줄다리기?”
“네, 맞습니다. 김 병장님도 아시다시피 우리 중대에는 필살기가 있지 않습니까, 물론 그것도 김 병장님이 만들어 놓은 방법이지만 말입니다.”
줄다리기에서 필살기? 그건 의외로 간단하다.
50명의 힘을 어떻게 한순간에 폭발시키느냐 하는 것이다. 결국은 50명이 어떻게 하면 한 사람이 움직이는 것처럼 동시에 움직이느냐 하는 것이다.
방법은 하나, 그건 바로 연습밖에 없었다.
“연습을 많이 했다는 얘기네?”
“네, 점호시간마다 매일 그거 연습했습니다. 그 결과 결국은 우리가 우승을 하고 말았습니다. 덕분에 우승컵은 우리 중대가 영원히 소유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겠지, 3년 연속 우승을 했으니 말이야.”
“네, 그런데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십니까?”
“왜, 무슨 일이 있었어?”
“중대장님이 막걸리를 쐈다는 거 아닙니까!”
“그 짠돌이가?”
“그러니까 말입니다. 그날은 진짜 중대가 축제 분위기였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날 중대장님의 첫 건배사가 뭔지 압니까?”
“건배사?”
중대장의 건배사는 항상 정해져 있었다.
-본부중대의 무궁한 발전과 영광을 위하여!
하지만 지금 조한성의 말대로라면 그게 아니라는 얘기가 된다.
현성은 조한성을 바라봤다. 중대장이 뭐라고 했는지 어서 말을 하라는 얘기였다.
조한성이 씩 웃으며 말을 이었다.
“‘지금은 비록 이 자리에 없지만 김현성 병장의 무궁한 발전과 영광을 위하여’라고 했습니다.”
“진짜야?”
“네, 저도 놀랐고 중대원 모두 깜짝 놀랐습니다.”
“하여간 짠돌이가 가끔…….”
현성은 말을 하다 말고 피식 웃고 말았다. 마지막 전역 신고를 하던 날까지도 제대하지 말고 말뚝 박으라고 말을 하던 중대장이었다.
어쨌든 제대한 마당에 중대원들 앞에서 자신의 이름을 거론했다는 자체가 그저 고마울 뿐이었다.
현성은 다시 물었다.
“그건 그렇고 아까 말했던 행복했다는 건 또 무슨 소리야? 솔직히 군 생활을 하면서 그런 감정을 갖는다는 게 쉽지는 않잖아?”
“물론이죠. 그게 조금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김 병장님 덕분이었습니다. 이렇게 완벽한 김 병장님이 저한테 각별했으니 말입니다. 솔직히 김 병장님과 군 생활을 또 하라고 하면 저는 군대 두 번도 가겠습니다.”
“야, 너 지금 뭐라고 했어? 두 번이라고 했냐?”
“네, 저는 얼마든지…….”
“그만!”
현성은 손을 번쩍 들어 조한성의 말을 끊었다.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두 번까지는 어쩔 수 없이 했지만 세 번까지는 도저히 자신이 없었다.
그 후로 현성은 한참 동안을 식당과 농장에 관해서 설명을 이어갔다. 조한성이 가장 궁금한 건 역시 버스의 운행이었다.
모든 설명이 끝나자 조한성이 바로 물었다.
“버스를 두 대 운행할 거란 말입니까?”
“그래, 25인승 두 대. 그리고 봉고로 3대 정도 더 운행할 생각이다. 일단 그렇게 시작하고 나중에 사정을 봐서 더 추가할 생각이다.”
“그럼 일단 다섯 명은 필요한 거 아닙니까?”
“그렇지.”
“…… 저기 김 병장님.”
잠깐 생각하던 조한성이 조심스럽게 현성을 불렀다.
“왜? 무슨 할 말이 있는 거야?”
“제 부탁 하나만 더 들어주시겠습니까?”
“부탁? 뭔데?”
“다름이 아니라 김 병장님도 아실 겁니다. 이상식 병장 말입니다.”
“상식이? 당연히 알지. 근데 상식이가 왜?”
“알고 보니까 이 병장 사정이 딱하더라고요. 그래서 말씀인데 상식이를 이곳에서 채용해줄 수 있겠습니까? 다행히도 대형 면허도 있으니 남은 버스를…….”
“오케이!”
현성은 바로 손을 들었다. 조한성이 무슨 얘기를 하려는지 바로 알아들었기 때문이다.
“정말입니까?”
“다른 사람도 아니고 조 병장이 얘기하는데 당연히 오케이지. 걔가 언제 제대하지?”
“5개월 뒤인 10월입니다.”
“알았어. 어차피 내년 3월부터 시작할 거니까 말년휴가 때 한번 왔다 가라고 해. 그리고 아끼는 애들 있으면 더 데리고 와도 돼. 내가 다른 사람은 못 믿어도 조 병장은 믿으니까 말이야.”
“감사합니다. 김 병장님! 전진!”
군인으로서 경례를 한다는 건 최고의 예의를 지키겠다는 얘기다. 그런 조한성은 보며 현성은 다시 말을 이었다.
“야, 이젠 네가 좋아하는 밥 먹으러 가자.”
“네, 알겠습니다.”
두 사람은 웃으며 발걸음을 옮겼다.
이렇게 해서 버스와 봉고 기사는 운전병으로 채용이 끝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