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the building owner RAW novel - Chapter (460)
회귀해서 건물주-460화(46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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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현성은 궁금한 마음에 한민구를 정면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현성의 궁금한 마음과는 다르게 한민구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바로 입을 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자 마음이 급해진 현성은 참지를 못하고 바로 채근했다.
“지배인님, 어떤 방법이요?”
“음…… 제가 생각을 좀 해봤습니다만, 무리를 하더라도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공사를 끝내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빠른 시간이요?”
“네, 어차피 추가 공사를 해야 한다면 공사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는 게 좋을 거 같다는 말씀입니다.”
당연한 얘기다. 둘레길을 폐쇄까지 하면서 공사를 하는데 하루라도 빨리 공사를 마무리 짓고 싶은 마음은 현성도 마찬가지였다.
문제는 방법이다.
어떤 식으로 공사 기간을 최대한 단축할 것인지.
현성 또한 그게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그래서였을까.
한민구를 부르는 현성의 목소리에 자연스럽게 힘이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까 그 방법이 뭐냔 말입니다. 지배인님!”
“24시간입니다.”
“24시간이요?”
“네, 그렇습니다. 조금 전에 사장님이 말씀하신 대로 공사를 하게 되면 아무리 빨리 한다고 해도 열흘은 걸릴 겁니다. 의자만 설치하면 끝나는 게 아니라 의자를 설치할 공간부터 확보해야 하니까 그 정도 기간은 소요될 겁니다.”
현성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한 얘기다. 사람이 다니는 길에 의자를 설치할 수는 없으니 우선은 길에서 벗어나 의자를 설치할 공간부터 확보하는 게 우선일 것이다. 그렇다 보니 공사 기간 또한 당연히 그 정도는 족히 걸릴 것이고.
현성의 말이 바로 이어졌다.
“그러니까 지금 지배인님 말씀은 밤낮으로 쉬지 않고 24시간 동안 풀로 공사를 하자는 말씀인 거죠?”
“바로 그겁니다. 그렇게 되면 공사 기간은 자연스럽게 반으로 단축될 겁니다. 물론 공사비용은 더 들어가겠지만 말입니다.”
공사비용은 어쩔 수 없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낮에 일하는 것과 밤에 일하는 것은 임금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낮에 1을 준다면 밤에는 1.5배를 주는 게 당연하니 비용이 늘어나는 건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건 공사비용이 아니다. 어떡하든 하루라도 빨리 공사 기간을 단축하는 게 가장 큰 목적이니 말이다.
탁!
잠깐 생각하던 현성은 바로 무릎을 내리쳤다.
“이제야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어차피 전기는 이미 둘레길 전체에 깔려 있으니 밤에 조명을 밝히는 것도 어렵지는 않을 겁니다. 게다가 아직 농번기 시작하려면 좀 더 있어야 하니까 사람을 구하기도 어렵지 않을 거고 말입니다.”
“맞습니다. 게다가 밤에 일을 하게 되면 어차피 1.5배의 임금을 주니까 일을 하겠다는 사람들도 많을 거고 말입니다.”
“그렇죠. 그리고 거기다…….”
현성의 설명이 길어지기 시작했다. 일의 방향이 정해지니 그다음은 일사천리로 술술 풀리기 시작한 것이다.
현성의 설명이 이어지고 한민구 또한 그때그때 필요한 얘기를 더하면서 두 사람의 대화는 한참 동안 이어졌다.
시간이 얼마쯤 지났을까.
현성이 마지막으로 한민구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역시 지배인님의 판단이 옳았습니다. 계획대로만 된다면 충분히 5일 안에 공사를 마무리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나저나 사장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네? 제가 뭘요? 저는 그저 지배인님이 말씀하신 대로 했을 뿐인데요.”
“아닙니다. 저는 그저 단지 ‘24시간’이란 말만 말씀드렸을 뿐입니다. 그런데 사장님께서는 나머지 일을 일사천리로 진행하지 않으셨습니까? 정말 대답하십니다.”
한민구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 24시간을 얘기할 때까지만 해도 솔직히 반신반의했었다. 과연 그 방법이 가능할지 확신이 안 들었었다.
말이 24시간이지 풀로 24시간 동안 공사를 한다는 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도 하루 이틀도 아니고 며칠씩이나 말이다.
하지만 현성은 확실히 달랐다. 24시간이란 얘기를 듣자마자 마치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 그다음 일정을 20여분에 걸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단번에 마무리까지 설명을 이어가고 만 것이다.
놀라운 건 그뿐만이 아니었다.
공사를 빨리 끝내려는 목적 또한 남들이 쉽게 생각할 수 없는 것이었다.
보통 사람들은 공사를 빨리 끝내려는 이유는 하나일 것이다.
어떡하든 공사를 빨리 끝내서 하루라도 빨리 손님을 받기 위함일 것이다. 즉, 하루라도 빨리 손님을 받아 그동안 손해 본 금액을 버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일 것이다.
장사하는 사람으로서 어쩌면 그게 당연할 것일 테니 말이다.
하지만 현성은 달랐다.
그는 매출 얘기는 꺼내지도 않았다. 그는 손님들이 하루라도 빨리 즐거운 마음으로 둘레길을 걸으며 진달래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게 해주고 싶다고 했다.
결국, 그는 매출이 목적이 아닌 사람들의 즐거움을 먼저 생각한 것이다.
물론 어떻게 보면 결과는 같을 것이다. 공사가 하루라도 빨리 끝날수록 매출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일 테니 말이다.
하지만 그는 접근하는 방식이 보통 사람들과는 확실히 달랐다.
무엇이 목적이냐는 것이다.
-사람이 먼저냐, 아니면 돈이 먼저냐.
확실히 그의 머릿속에는 돈보다는 사람이 먼저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혹시나 가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안 해본 건 아니지만, 그렇게 보기엔 말하는 그의 눈빛이 너무 맑았다.
현성의 말이 이어졌다.
“뭐든 처음 시작이 중요한 겁니다. 그런 면에서 이번 일은 지배인님의 순간적인 판단이 빠르고 훌륭했습니다. 저는 24시간 동안 일을 한다는 생각은 하지도 못했거든요. 어쨌든 이번 공은 지배인님의 것입니다. 저는 그저 지배인님의 밑그림에 색칠을 한 것뿐이고요.”
“저 그건…….”
한민구는 무슨 말을 하려다 입을 닫고 말았다. 어차피 여기서 다른 얘기를 한다고 하더라도 그의 말은 변함이 없을 거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어떡하든 다른 사람의 공까지도 가져가려는 다른 사장들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는 순간이었다.
한민구는 말 대신 현성을 슬쩍 바라봤다.
그런 그의 얼굴에 갑자기 알 수 없는 묘한 웃음이 번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 모습은 본 현성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다.
“지배인님, 그 웃음의 의미는 뭡니까?”
“네? 아, 별 거 아닙니다. 저는 그저 단지…….”
“그러니까요. 그 별 거 아닌 게 저는 궁금하네요. 조금 전 웃는 표정이 아주 재미있었거든요.”
“아이고 사장님도 참…….”
한민구는 난처하다는 듯 말은 못 하고 머리를 긁적일 뿐이었다. 그런데 어느새 그의 얼굴은 붉은색을 띠고 있었다.
그러자 현성이 다시 말을 이었다.
“어? 지배인님, 진짜 이상하시네요? 저는 별생각 없이 했던 말인데 얼굴빛까지 변하시고, 그러니까 정말 궁금하네요.”
“어? 그게…….”
“어어? 점점 이상해 지시네요. 진짜 뭐가 있는 겁니까?”
현성은 은근히 즐기기라도 하듯 한민구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당황스러운 건 한민구였다. 사실 조금 전에 현성을 보고 웃었던 이유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건 바로 그의 나이였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제 고작 스물다섯 살짜리가 하는 행동치고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자신을 처음 채용할 때도 그랬고 커피를 결정하는데 도움을 요청하는 낮은 자세 또한 쉽게 볼 수 없는 행동이었다.
게다가 조금 전에는 또 둘레길 공사를 하는 문제 또한 그 나이에 보여주기 힘든 모습이었다.
겸손도 겸손이지만 일의 능력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 나이에 어찌도 그렇게 작업일정을 꿰고 있는지 아무리 봐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었다.
사실은 그래서 그의 얼굴을 보며 자신도 모르게 신기한 마음에 묘한 웃음이 나왔던 것이다.
그런데 이제 또 그 이유를 물으니 어찌 당황스럽지 않겠는가 말이다.
그렇다고 그걸 또 일일이 말할 수도 없는 것이고.
그때였다.
현성이 한민구 앞으로 봉투 세 개를 내밀었다.
“지배인님께 곤란한 질문인 거 같으니 제가 그냥 참지요. 그리고 이거 받으세요.”
“네? 아, 네 감사합니다. 근데 이게 뭡니까?”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아시죠?”
“물론입니다. 아, 혹시 이거 제 월급입니까?”
한민구는 그제야 현성이 내민 봉투가 월급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오늘이 월급날이라는 건 당연히 아침부터 알고 있었다. 월급쟁이의 가장 큰 낙이 월급날인데 어찌 그날을 모르겠는가. 그것도 더군다나 첫 월급이 아니던가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시간에, 그것도 사장이 직접 월급을 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에 조금 전 현성이 내민 봉투를 보고 의아해했던 것이다.
현성의 대답이 이어졌다.
“네, 맞습니다. 월급입니다.”
“그런데 이걸 경리부가 아닌 사장님이 직접 주시는 겁니까?”
“그러고 싶었습니다. 아니, 그래야 할 거 같았습니다. 생각 같아서는 모든 직원 분들한테 일일이 나눠주고 싶지만 그럴 수는 없고 몇몇 분이라도 직접 전해주고 싶었습니다.”
며칠 전부터 고민을 했었다.
첫 번째 고민은 월급의 지급 방법이었다. 현금으로 줄 것인지 아니면 통장으로 계좌이체를 할 것인지.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현금이었다. 그 이유는 한 달 동안 수고한 대가를 직접 피부로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더군다나 직원들 중에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취직한 직원들이 상당수다. 생애 최초로 받는 월급인 만큼 그 느낌을 고스란히 전해주고 싶었다.
두 번째 고민은 전달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생각보다 고민이 길지 않았다. 일이백 명도 아니고 자그마치 천 명이다. 물론 욕심 같아서는 한 사람 한 사람 얼굴을 보고 전해주고 싶었다. 어느 한 사람 소중한 사람이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게 자신의 욕심이란 걸 모를 리 없는 현성이었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몇 명을 제외하고는 일괄적으로 경리 직원이 전해주는 걸로 결정했다.
그 몇몇 사람 중에 한 사람이 바로 한민구인 것이고.
봉투 세 개를 받아 든 한민구의 대답이 이어졌다.
“사장님, 이걸 다 현금으로 준비하신 겁니까?”
“네, 일부러 현금으로 준비했습니다. 뭐니 뭐니 해도 돈맛은 현금 아니겠습니까? 봉투 하나에 백만 원씩 3백입니다. 기분이 어떻습니까?”
“하하, 하하하…….”
봉투를 들고 잠시 바라보던 한민구가 웃음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그리곤 바로 다시 말을 이었다.
“사장님, 기분 최곱니다. 제가 호텔에서 25년을 근무했지만 이렇게 많은 돈을 현금으로 받기는 처음입니다.”
“기분 좋게 받아주시니 제가 더 기분이 좋네요.”
“저는 당연히 통장으로 들어올 줄 알았습니다. 직원이 일이백 명도 아니고 천 명이니 말입니다.”
“저도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고민을 좀 했습니다. 하지만 수고스럽더라도 현금으로 하는 게 낫겠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물론 이유는 있으실 테고요?”
“네, 그렇습니다. 사실 직원들 중에는 이번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취직한 친구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아, 그 친구들 때문이었군요?”
“네, 그 이유가 제일 컸습니다. 인생에서 처음으로 받아보는 첫 월급이라 일한 보람을 직접 느끼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정말 잘하셨습니다. 그 친구들은 평생을 두고 오늘의 기억을 잊지 못할 겁니다.”
한민구는 대답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이란 말이 괜히 있는 말은 아닐 것이다. 더군다나 사회에 나와서 처음으로 받는 월급의 의미는 더욱더 특별할 것이고.
그런 차원에서 오늘 받는 첫 월급, 그것도 빳빳한 현금으로 받는 그 기분은 평생을 두고 잊히지 않을 것이다.
사장인 현성은 그 평생의 기억을 선물로 주고 싶었을 테고.
하여간 아무리 생각해도 그의 마음 씀씀이에 한 번 더 놀라울 뿐이었다.
그때 현성이 한민구 앞으로 봉투 하나를 더 내밀었다.
“이건 제가 개인적으로 드리는 겁니다.”
“이건 또 뭡니까?”
“이번에 막내 아드님 대학 들어갔다고 하셨죠?”
“그걸 또 기억하고 계셨습니까? 그냥 지나가는 말로 했던 거뿐인데…….”
면접이 끝나고 잠깐 얘기하던 끝에 나온 말이었다. 그런데 그걸 또 기억하고 있을 줄은 미처 몰랐다.
“많지는 않습니다. 책값에 조금 보태라고 하십시오.”
“사장님…….”
한민구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호텔에서 해고되는 순간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했었다. 다시는 가족들 앞에서 웃음을 보일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지금 어떤가.
한 손에는 백만 원짜리 봉투를 세 개씩이나 들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그것도 빳빳한 신권으로.
게다가 또 한 손에는 막내 책값에 보태라고 사장이 준 봉투까지.
얼마 전까지도 더 이상의 희망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날이 다시 돌아올 줄이야…….
물론 이 모든 건 한 사람의 덕분인 거고.
잠시 입을 다문 채 아무 말이 없던 한민구는 자리에서 일어나 현성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
한민구가 나간 후 현성은 바로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잠시 후.
똑똑.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유민철 부장이었다.
처음부터 창단 멤버인 만큼 현성이 안 챙길 수가 없는 사람이다. 누가 뭐라 해도 지금의 이곳을 만든 사람은 유민철이기 때문이다.
“어서 오세요, 부장님!”
현성의 목소리에서 그에 대한 마음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이거 받으세요.”
월급봉투를 받아 든 유민철은 놀란 눈으로 현성을 바라봤다.
“사장님, 봉투가 왜 세 개씩이나 되는 겁니까?”
“이번 달부터 세 사람은 월급이 같습니다. 지배인님과 부사장님 그리고 부장님까지 말입니다.”
앞으로 이 식당을 함께 운영해 갈 세 사람이다. 그러기에 세 사람의 월급을 동일하게 맞춘 것이다.
물론 그만큼 그들에겐 책임감도 함께할 것이다.
유민철이 인사를 하고 나가자 그다음 들어온 사람은 부사장 겸 주방장인 김일수였다.
그 또한 현성이 내민 월급봉투의 의미를 모를 리 없었다.
“사장님, 고맙습니다. 충성을 다해서…….”
“됐고, 오늘 끝나고 술이나 한잔 하자. 한 달 동안 고생했다. 그리고 다음 달부터는 진짜 바빠질 테니 잘 부탁한다.”
“여부가 있겠습니까, 사장님. 헤헤…….”
환하게 웃는 김일수의 손에는 역시나 봉투 세 개가 들려 있었다. 뭐니 뭐니 해도 역시 맛 중에 최고는 돈맛이라는 걸 그의 표정에서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