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the building owner RAW novel - Chapter (470)
회귀해서 건물주-470화(47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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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닥!
현성의 집에서 나온 백두순은 식당 앞에 있는 공중전화부스로 달려갔다.
10년은 있어야 어머니를 모셔올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빠르면 1년, 늦어도 2년 안에는 어머니를 모셔올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집을 떠나 있으면서 항상 걱정이 됐던 건 홀로 계신 어머니였다. 원래부터 장애가 있어 휠체어를 타고 생활하시는 탓에 그 걱정이 더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계획을 세웠던 것이 빨리 돈을 벌어 이곳에 집을 짓고 어머니를 모시고 오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10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이고.
그런데 조금 전 현성으로부터 상상하지도 못했던 얘기를 들었다.
올가을부터 공사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그건 바로 산나물 공장, 그리고 공장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산나물이 필요하기에 그것을 재배할 수 있는 농장을 만든다고 한다.
그뿐만이 아니라 직원들이 거주할 수 있는 단독 주택을 별도로 만든다는 한다.
물론 조건은 있다. 먼저 입주한 후 30년에 걸쳐 공사 원가를 부담한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공사 원가다. 땅값도 빼고 오로지 공사 원가. 그 말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집장사를 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그렇게만 된다면 어머니를 모셔오는 데 문제 될 건 아무것도 없다. 게다가 공장에 장애인들이 일할 수 있는 기회까지 주겠다고 했다.
이보다 더 좋은 조건은 있을 수가 없다. 나라에서도 할 수 없는 일을 개인인 현성이 하겠다는 것이다.
누구보다도 이 소식을 가장 좋아할 사람.
바로 어머니다.
백두순이 한걸음에 공중전화부스로 달려온 이유다.
디디디딕!
백두순은 동전을 넣기가 바쁘게 전화번호를 눌렀다. 신호가 두 번 울리자 어머니가 바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엄마!”
-두순이? 우리 두순이냐?
전화를 받은 백두순의 어머니인 이수진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지금 시간이 이제 겨우 7시 30분을 조금 넘었다.
사실 조금 전 전화벨이 울릴 때만 해도 아들한테 전화가 왔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었다.
지금까지 가끔 전화를 하긴 했지만 이렇게 이른 시간에 전화를 한 적은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네, 엄마. 저 두순이에요.”
-무슨 일이야? 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야?
“됐어요.”
-됐다고? 뭐가 됐다는 거야?
“엄마랑 이제 같이 살 수 있게 됐다고요.”
-그게 무슨 소리야? 같이 살 수 있게 됐다니, 무슨 얘긴지 알아듣게 천천히 설명을 해봐.
“엄마, 지금부터 제가 하는 얘기 잘 들으세요. 조금 전에 우리 사장님이랑…….”
백두순은 조금 전에 현성과 나눴던 얘기를 어머니인 이수진한테 설명하기 시작했다. 백두순의 설명이 이어지자 이수진은 숨소리도 죽인 채 그의 설명을 듣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백두순의 설명이 끝나자 이수진은 떨리는 목소리로 바로 물었다.
-그게…… 진짜야?
“네, 엄마. 그러니까 이제 조금만 더 참으세요.”
-아니,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가 있어? 집도 지어주고 나 같은 사람한테 일자리까지 준단 말이야?
“네, 엄마. 그러니까 이제부턴 아무 걱정 마시고 식사 잘하시고…….”
백두순의 말이 다시 길게 이어졌다.
그 순간 이수진은 어느새 자신의 입을 틀어막고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흐느끼는 소리가 수화기 너머 아들한테까지 전해질 듯싶었기 때문이다.
잠시 후.
뭔가 이상함을 눈치챈 백두순이 급하게 이수진을 불렀다.
“엄마!”
-…… 응, 응 그래.
“혹시…… 아, 아니에요.”
백두순은 다른 말을 하려다가 그만뒀다. 수화기 너머에서 겨우 들리는 목소리만으로도 지금 어머니가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있을 듯싶었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몇 마디 인사를 나눈 후 전화를 끊은 백두순의 눈가 또한 어느새 붉게 충혈돼 있었다.
그런 그의 시선이 향한 곳은 식당 옆에 있는 3층짜리 건물이었다. 그곳은 바로 조금 전에 현성과 아침을 먹었던 곳이다.
“고맙다, 현성아.”
백두순은 그 말을 끝으로 발걸음을 기숙사가 있는 방향으로 향했다.
***
오전 11시.
양복을 입은 두 사람이 조금은 초조한 듯 두 손을 비비며 식당 앞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그 두 사람은 바로 사장인 현성과 총지배인인 한민구였다.
먼저 입을 연 건 한민구였다.
“사장님도 긴장이 되는가 봅니다.”
“하하, 그러게 말입니다. 저라고 별수 있겠습니까? 솔직히 긴장이 많이 됩니다.”
긴장이 안 된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다른 날도 아니고 장사를 시작하고 모든 여건이 완벽히 갖춰진 첫 일요일이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자꾸 긴장이 될 수밖에 없었다.
어찌 됐건 오늘의 성적이 앞으로 식당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가늠자가 될 테니 말이다.
힐긋.
현성은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그때였다.
“사장님!”
한민구의 목소리가 다급하게 들렸다. 그와 동시에 그의 손가락이 어느 한 곳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곳은 바로 식당 입구 쪽이었다.
“드디어 옵니다!”
“네, 저도 확인했습니다.”
식당 입구에는 승용차가 한 대 들어오고 있었다.
“사장님, 또 옵니다!”
한민구의 흥분된 목소리가 더 크게 들렸다. 그의 말처럼 첫 차를 시작으로 그 뒤를 따르는 승용차가 연달아 들어오고 있었다.
-주차장, 곧 차 들어간다. 대기 바람!
한민구는 들고 있던 무전기를 켜서 긴장된 목소리로 말했다.
이곳에서 직원들 간에 소통을 위한 도구가 바로 무전기다.
모든 직원들이 무전기를 휴대하고 있기에 어느 한 사람이 얘기하면 모든 직원들한테 전달되는 형식으로 소통을 하는 것이다.
-지하 1층 주차장 대기!
지하 1층 주차장에서 바로 답신이 들렸다.
담당 직원의 목소리에서 그 또한 긴장하고 있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그건 바로 오늘이 주는 특별한 의미 때문일 것이다.
현성은 시계를 다시 확인했다.
시간은 어느새 11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시간을 확인한 현성의 시선이 향한 곳은 마을 입구 쪽이었다.
그러자 한민구가 바로 물었다.
“혹시 기다리는 분이라도 있으신 겁니까?”
“왜요? 그리 보이십니까?”
“네, 아까부터 자꾸 시간을 확인하시는 게 꼭 누구를 기다리시는 거 같아서 말입니다.”
“사람이 아니고 차량입니다.”
“네? 차량이요?”
한민구는 그 이유가 궁금하다는 듯 현성을 바라봤다.
그러자 현성의 답변이 바로 이어졌다.
“버스입니다.”
“버스라면 혹시…….”
“네, 관광버스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승용차는 정원이 기껏해야 4, 5명이지만 버스는 기본이 40명 아니겠습니까?”
현성이 1년 전부터 시간 날 때마다 찾아갔던 곳이 바로 여행사였다. 강릉, 원주, 춘천은 기본이고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까지 찾아갔었다.
그 이유야 뻔했다.
단체 손님을 유치하기 위한 방안이었다. 앞으로 식당을 운영하려면 개인 손님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단체 손님이 중요하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때였다.
칙칙.
무전기에서 주차 요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지하 1층 주차장, 승용차 5대 들어갑니다.
-지하 1층 1번 구역 대기.
승용차는 자연스럽게 지하 1층 1번 구역으로 주차 직원들에 의해 유도될 것이다. 직원 간의 모든 대화가 이런 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잠시 후.
또다시 무전기에서 음성이 흘러나왔다.
-손님 10명, 1층 한식.
-1층 대기.
엘리베이터 입구에서 지키던 직원과 1층 담당인 매니저와의 소통이다. 그렇게 되면 1층 한식 코너에서는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할 것이다.
현성은 다시 시계를 확인했다.
바로 그 순간.
칙칙!
드디어 무전기에서 현성이 그토록 기다리던 목소리가 들렸다.
-버스 2대 마을 입구에 도착.
그 말을 듣는 순간 현성의 시선은 자동으로 마을 입구 쪽으로 향했다. 드디어 그토록 기다리던 관광버스가 마을 입구로 들어오고 있었다.
현성은 바로 무전기를 켰다.
-버스, 지역 확인 바랍니다.
-서울입니다.
딱.
현성은 엄지와 중지를 튕겼다. 역시 지난 1년 동안 발품을 판 게 헛수고가 아니었음이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현성은 다시 무전기를 켜고 말했다.
-4층 매니저님 곧 세 분 올라갈 겁니다. 준비해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4층 접수 완료.
버스기사 두 사람과 가이드 한 명은 4층으로 안내될 것이다. 식당 측에서 제공되는 서비스다. 물론 식대는 당연히 무료다.
-버스 2대 지상 주차장에 도착.
현성의 눈에도 커다란 관광버스가 지상 주차장에 주차하는 모습이 보였다.
옆에 있던 한민구가 바로 물었다.
“몇 명이나 탔을까요?”
“기본적으로 버스 한 대에 40명씩은 되지 않겠습니까?”
“확실히 승용차와 비교되는군요. 역시 사장님은 대단하십니다. 어떻게 여행사에 광고하실 생각을 하셨는지 정말 대답하십니다.”
그때였다.
칙칙!
-버스 한 대에 50명씩 100명 하차. 기사와 가이드까지 포함 총 103명.
무전기에서 그 소리가 들리자마자 한민구가 현성을 바라보며 바로 입을 열었다.
“사장님이 노리신 게 바로 이거죠?”
“네, 그렇습니다. 역시 일당백이군요. 다행입니다.”
어느 정도는 예상을 했지만 막상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식당으로 걸어오는 것을 보니 현성은 자신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슥슥.
그때 한민구가 수첩에 뭔가를 적기 시작했다.
현성은 바로 물었다.
“뭐하십니까?”
“관광버스만 따로 메모를 하고 있습니다. 힘들게 사장님께서 이룬 성과인데 그냥 1회용으로 쓸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앞으론 제가 특별히 관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역시 척이면 척이시군요. 이래서 제가 지배인님과 일하는 게 즐겁다는 거 아닙니까.”
현성은 한민구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일일이 지시를 한다면 지시하는 사람이나 당하는 사람이나 둘 다 피곤할 것이다. 하지만 한민구 같은 경우엔 그럴 필요가 없다 보니 현성으로서도 기분 좋게 바로 미소를 지었던 것이다.
“어서 오세요.”
일반 손님들을 반갑게 맞은 다음 현성은 맨 뒤에서 걸어오던 버스 기사 앞으로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
“먼 길 오시느라 수고들 하셨습니다. 4층으로 모시겠습니다.”
“4층이요?”
“네, 4층으로 올라가시면 준비돼 있을 겁니다. 편히 식사하시고…….”
현성은 친절히 설명을 이어갔다. 현성의 설명이 끝나자 버스기사 중에 한 사람이 현성을 보며 물었다.
“혹시 김현성 사장님?”
“어? 제 이름을 아십니까?”
“말도 마시오. 우리 여행사 대표님이 얼마나 사장님을 칭찬했는지 아시오?”
“네? 저를 말입니까?”
현성으로선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말이었다. 자신으로선 식당 영업을 위해 찾아갔던 게 다였다. 그런데 자신을 칭찬했다고 하니 당연히 이해가 안 갔던 것이다.
“젊은 사장이 대단하다고 합디다. 식당 영업을 위해서 여행사를 찾아오는 사람은 처음 봤다고 하면서 말입니다. 그런데 와 보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거 같네요.”
“네? 그 이유요?”
“규모 말입니다. 우리가 전국 안 가는 데가 없는데 이렇게 큰 식당은 처음 봅니다. 하여간 젊은 나이에 대단하네요. 게다가 우리 기사들까지 이렇게 챙기고 말입니다. 솔직히 어디 식당을 가도 우리를 챙기는 곳은 거의 없거든요. 그건 그렇고 어쨌건 이렇게 대우를 해주시니 우리로서는 감사할 뿐입니다. 다음에도 꼭 다시 왔으면 좋겠네요. 여기까지 와서 회를 먹을 줄이야…… 하하.”
버스기사는 기분 좋다는 듯 발걸음을 옮기며 큰 소리로 웃었다.
현성으로선 오히려 그런 그들이 고마울 뿐이었다. 물론 영업이 목적인 것은 맞다.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었다.
그들 또한 한 가정의 가장일 테고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고생을 하는 직업 중의 하나다. 그래서 식사라도 제대로 먹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계획했던 일이다.
일종의 위로라면 위로였다. 가장의 무게가 어떻다는 걸 이미 알고 있기에 말이다.
칙칙!
무전기에서 목소리가 다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번에 목소리 톤이 조금 전과는 확실히 달랐다.
-마을 입구에 버스 또 도착. 그런데 몇 대인지를 알 수 없습니다.
-그게 무슨 소린가?
한민구가 바로 물었다.
그 순간 현성의 시선은 이미 마을 입구 쪽으로 향해 있었다. 그런 현성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때 무전기에서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버스의 끝이 안 보입니다.
현성은 눈으로 직접 보면서도 믿을 수가 없었다. 분명히 버스가 맞는데 그 끝이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꿀꺽!
현성은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키고 말았다.
눈에 보이는 것만 해도 최소 20대는 넘는 듯했다. 그런데 확실한 건 그게 끝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현성은 무전기를 잡았다. 그리곤 바로 긴장된 목소리로 말했다.
-전 직원 긴장하세요! 이제부터 본게임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