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the building owner RAW novel - Chapter (471)
회귀해서 건물주-471화(47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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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각.
“들었지?”
농장에서 상추 출하 작업을 하던 백두순은 옆에 있는 신유빈을 향해 확인하듯 물었다.
그러자 신유빈 또한 흥분된 목소리로 바로 말을 이었다.
“네, 팀장님. 저도 분명히 들었어요. 버스가 마을 입구에 도착했는데 그 끝이 안 보인다고 했어요. 도대체 몇 대나 온 걸까요?”
“그러니까 말이야, 도대체 몇 대나 온 거야?”
그때였다.
칙칙.
무전기에서 다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눈으로 파악되는 건 일단 스무 대 정도고 나머지는 좀 더 두고 봐야 알 거 같습니다. 이상!
백두순과 신유빈은 서로를 마주 보며 믿을 수 없다는 듯 입을 쩍 벌렸다.
그때 무전기에서 말소리가 다시 들렸다.
-지역 확인 바랍니다.
신유빈이 현성의 목소리임을 확인하자 바로 입을 열었다.
“우리 사장님은 지역에 관심이 많으시네요?”
“당연하지, 그게 바로 우리의 밥줄인데.”
“밥줄이요?”
“그래, 우리 사장님이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곳이 바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이거든. 그래서 작년부터 그렇게 열심히 여행사를 쫓아다니셨던 거고.”
“그러니까 그 말은 오늘 그 결과물을 확인한다는 거죠?”
“바로 그거야. 열심히 일 년 동안 쫓아다녔는데 아무런 효과가 없다면 굳이 힘들게 쫓아다닐 필요가 없는 거잖아.”
어쩌면 당연한 얘기다. 광고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열심히 했는데 그 효과가 안 나타난다면 굳이 그 멀리까지 쫓아다닐 필요가 없다는 결론이 나오기 때문이다.
칙칙.
주차요원의 답변이 바로 이어졌다.
-서울 경기, 인천입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서울 넘버가 가장 많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다음은 경기고 마지막으로 인천입니다.
백두순이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한다는 듯 말을 이었다.
“역시 사장님이 제대로 광고를 했다는 얘기네.”
“그러게요, 근데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 안 되는 게 있어요.”
“응? 뭐가?”
“우리 사장님 말이에요. 어떻게 그 나이에 여행사를 쫓아다닐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요.”
“그러니까 우리 사장님이지.”
백두순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 모습을 본 신유빈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러고 보면 우리 팀장님도 확실히 다는 사람들하고는 다른 거 같아요.”
“어? 그게 무슨 소리야?”
“그렇잖아요. 사장님하고 친구이면서도 질투 같은 거 전혀 안 느끼잖아요. 저 같으면 솔직히 힘들 거 같은데 말이에요.”
“지금 질투라고 그랬어?”
“네, 친구니까 당연히…….”
“하하…….”
백두순은 신유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큰 소리로 웃고 말았다.
그러자 신유빈이 고개를 갸웃하며 바로 물었다.
“왜 웃어요? 지금 웃을 상황은 아닌 거 같은데요?”
“내가 왜 웃는지 모르겠어?”
“네, 솔직히 어쩌면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는 상황인데 웃으니까 저로서는 그 이유를 모르겠어요.”
신유빈은 그 이유가 궁금하다는 듯 백두순을 바라봤다.
그러자 백두순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작업을 끝낸 상추 박스를 옮긴 후 바로 말을 이었다.
“자고로 질투라는 감정은 어느 정도 급이 비슷해야 느끼는 거야.”
“급이요?”
“그래, 어느 정도 처지가 비슷해야 그런 감정도 드는 거야. 그리고 난 처음부터 여기로 오기로 결심하는 순간 그런 생각 자체를 하지 않기로 했어. 어차피 사장님과는 비교 자체가 안 되니까 말이야. 그리고 친구 사이에서 굳이 자존심 같은 거 따진다는 것도 웃기고 말이야. 오히려 친구가 잘되면 좋은 거지. 내가 이상한 건가……?”
백두순은 고개를 갸웃했다.
사실 이곳에 처음 와서 식당의 규모를 확인하는 순간 모든 마음을 비웠다. 아무리 군대 동기인 친구라고 하지만 자신과는 차원이 완전히 다르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래서였을까, 그동안 현성을 지켜보면서도 질투나 자존심이 상한다는 그런 쓸데없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오히려 그가 하는 일이 잘 될수록 진심으로 기뻐하고 응원하는 마음이 들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의 노력 덕분에 손님들이 몰려온다고 하니 또 한 번 그를 인정하게 되고 진심으로 즐거운 것이다.
신유빈의 말이 이어졌다.
“이상하다는 게 아니라 그 반대예요.”
“반대?”
“네, 오히려 보기 좋다고요. 쓸데없는 자존심에 친구를 질투하거나 시기하는 애들 보면 솔직히 한심했거든요. 그런데 팀장님은 그런 게 전혀 없어서 보기 좋다고요.”
“하하, 그런 거였어? 난 또 혹시 자존심도 없는 놈이라고 생각하는 줄 알고 은근 걱정했는데 말이야.”
백두순은 가볍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칙칙.
그때 무전기에서 다시 말소리가 들렸다.
-최종 확인된 버스는 총 30대입니다. 뒤에 있던 10대 중에 7대는 강원 넘버고 나머지 3대는 경남 넘버입니다.
무전기의 내용을 확인한 백두순이 놀란 표정으로 바로 말을 이었다.
“지금 버스 3대는 경남이라고 그랬지?”
“네, 저도 분명히 경남으로 들었어요.”
“이렇게 되면 전국에 이미 이곳 소문이 났다는 얘기가 되는데?”
“네? 그걸 어떻게 알아요?”
“사장님이 거기까지는 안 돌았다고 그랬거든. 강원도 지역과 서울 그리고 수도권만 돌았다고 했으니까 말이야. 와! 이렇게 되면 정말 이거 대박인데!”
백두순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도 밝았다.
그러자 신유빈이 다시 물었다.
“그렇게 좋아요?”
“당연히 좋지. 그만큼 우리의 미래가 밝다는 거니까. 물론 더 두고 봐야 알겠지만 이 정도면 거의 99% 희망적이라고 볼 수 있으니까 말이야. 솔직히 오늘 아침까지도 조금 불안했었거든.”
“불안했다고요? 왜요?”
“오늘이 그만큼 중요한 날이니까. 오늘 오는 손님의 숫자가 앞으로 이곳이 얼마나 발전할 수 있을지 예상할 수 있는 척도가 될 테니까 말이야. 그런데 지금 12시도 안 됐는데 전국에서 몰려오는 분위기로 봐서는 거의 확정적이라는 거지. 그러니 당연히 좋을 수밖에.”
“아, 네…….”
신유빈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생각까지는 안 해봤는데 막상 백두순의 얘기를 듣고 보니 그 말이 백번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신유빈은 뭔가 생각난 듯 급하게 물었다.
“참! 팀장님, 버스 30대면 총 몇 명이나 되는 거예요?”
“물론 버스마다 다르겠지만 보통 관광버스 정원이 50명 정도는 되니까 다 합치면 1500명 정도는 될 거야. 모르긴 몰라도 지금쯤이면 식당에선 아마 비상이 걸렸을 거야. 한 번에 1500명이 들이닥칠 테니까 말이야.”
“와! 한 번에 1500명, 진짜 대박이네요.”
“솔직히 기대된다.”
“네? 뭐가요?”
“오늘 저녁때 말이야. 과연 영업을 마친 후 최종적으로 몇 명이나 왔다 갔을지 말이야.”
바로 그때였다.
칙칙.
다시 무전기에서 말소리가 흘러나왔다.
-이번엔 승용찹니다! 역시 이번에도 끝이 보이질 않습니다!
마을 입구에서 안내를 맡은 주차 요원의 흥분된 목소리였다. 그러자 사장인 현성의 목소리가 바로 들렸다.
-전 직원분들 긴장하시고 힘들 내십시오. 우리는 오늘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될 겁니다!
샤샥!
그 순간 백두순과 신유빈은 약속이라도 한 듯 눈빛을 교환한 다음 더욱 빠르게 손놀림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본능적으로 추가 물량이 있을 거라는 걸 바로 알았기 때문이다.
***
“지금 새로운 역사라고 했는가?”
“네, 회장님! 지금까지 대한민국 요식업계에서 이런 매출이 나온 적이 없었거든요!”
대답하는 최진영 실장의 목소리에서 그가 어느 정도 흥분했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신춘오 회장은 다른 말 대신 바로 물었다.
“그래, 얼마야?”
“10억입니다!”
“얼마?”
신춘오 회장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이게 말이 되는가 말이다. 물론 식당 규모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건 인정한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일주일도 아니고 하루에 10억이라니…….
신춘오 회장은 확인이라도 하려는 듯 다시 물었다.
“지금 10억이라고 그랬는가?”
“네, 회장님. 분명히 김 사장 입으로 그렇게 말했다고 했습니다.”
“허……!”
신춘오 회장은 할 말이 없었다.
물론 어느 정도 기대는 하고 있었다. 작년에 관광을 왔던 숫자가 있다 보니 올해도 어느 정도 사람들이 몰릴 것이라고 생각은 했었다. 하지만 그게 고스란히 식당의 매출로 이어질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 했었다.
최진영 실장의 말이 다시 이어졌다.
“관광버스가 500대 왔었다고 합니다.”
“500대씩이나?”
“네, 회장님도 아시다시피 작년부터 김 사장이 서울을 비롯해서 경기도와 인천에 있는 여행사라는 여행사는 모조리 찾아다니지 않았습니까?”
“물론 그랬지. 그래서 그 효과를 봤다는 얘기고?”
“네, 물론입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하루에 500대씩이나 몰릴 일이 없었을 테니까 말입니다.”
“결국은 김 사장의 판단이 맞았다는 얘기군.”
신춘오 회장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1년 전이었다. 현성이 서울에 올라왔다가 잠깐 들른 적이 있었다.
그가 서울에 올라온 이유는 광고 때문이었다.
광고의 대상은 여행사였다.
당연히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그 이유는 얼핏 생각해도 그게 과연 효과가 있을까 하는 부정적인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부정적인 판단이 들었던 이유는 하나였다.
그건 바로.
거리!
수도권에서 그 시골까지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멀었기 때문이다.
승용차를 가지고 움직이는 건 개인 취향이니 얼마든지 가능할 수 있겠지만 여행사를 통할 경우엔 다를 거라고 생각했었다.
이유는 개인이 아니라 단체라는 것.
여행사를 통한다는 건 단체로 움직인다는 얘긴데 그건 현실적으로 힘들 거란 판단이었다. 그만큼 사람을 모으기가 힘들 거란 판단 때문이었다.
하지만 현성의 생각은 달랐다.
거리는 문제가 안 될 거라고 했었다.
이유는 의외로 간단했다. 그건 바로 ‘최대’라는 자신감이었다.
벚꽃의 규모도 최대, 식당의 규모도 최대라는 것이었다.
현성이 노리는 건 사람의 심리라고 했다.
그건 바로.
호기심과 과시욕.
최대라는 말이 주는 호기심, 그리고 남들한테 자랑하고 싶은 과시욕 때문에라도 사람들은 거리와 상관없이 여행사가 내놓은 상품을 살 것이라고 얘기했었다.
그런데 그 결과가 오늘 나온 것이다.
관광버스 500대.
500이란 숫자는 현성의 판단이 맞았다는 걸 증명하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신춘오 회장으로서도 어쩔 수 없이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신춘오 회장의 말이 다시 이어졌다.
“결국은 여행사에서 기본적으로 2만 5천 명은 실어 날랐다는 얘기군.”
“네, 그런 셈입니다. 이건 진짜 누구도 생각할 수 없는 방법이었습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게 또 있습니다.”
“또? 그건 또 뭔가?”
“버스 기사들 얘깁니다.”
“버스 기사들?”
신춘오 회장은 고개를 갸웃하며 최진영 실장을 바라봤다. 그 이유는 얼핏 생각해도 이 상황에서 버스 기사를 언급한다는 게 이해가 안 갔기 때문이다.
“네, 버스 기사들이 대만족이랍니다.”
“대만족? 그건 또 무슨 말인가?”
“김 사장이 글쎄…….”
최진영 실장은 현성이 버스 기사들을 접대한 얘기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의 설명이 이어지자 신춘오 회장은 그저 미소를 지을 뿐 조용히 듣고만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의 설명이 끝나자 신춘오 회장은 기다렸단 듯 바로 말을 이었다.
“기가 막히는군.”
“네? 그게 무슨……?”
“김 사장 말일세. 결국은 버스 기사들의 환심을 사서 장사를 하겠다는 목적이 아닌가. 역시 김 사장은 천성 장사꾼일세.”
“아, 네. 그런데 그게 말입니다…….”
최진영 실장은 여운을 남기며 말을 끝까지 잇지 못했다.
그러자 신춘오 회장이 바로 물었다.
“어? 지금 그 뉘앙스는 뭔가? 내 말이 틀리기라도 했다는 얘긴가?”
“물론 회장님 말씀이 전혀 틀린 건 아닙니다만 그게 또 꼭 장삿속으로만 그런 것은 아닌 거 같습니다.”
“음……? 그건 또 무슨 소린가? 장삿속이 아니면 다른 게 또 뭐가 있다는 얘긴가?”
“김 사장이 글쎄 기사들한테 …….”
최진영 실장은 현성이 기사들한테 했던 말을 그대로 말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신춘오 회장의 표정이 처음과 달리 어느 순간부터 묘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최진영 실장의 설명이 끝나자 바로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김 사장이 기사들한테 한 가정의 가장이기에 드리는 작은 선물이라고 했다는 말이지?”
“네, 그렇습니다. 가족들을 대신해서 드리는 선물이니까 드시고 힘들 내시라고 했답니다. 그리고 가족분들 또한 지금 이 시간에도 여러분을 응원하고 있을 거란 말도 잊지 않았답니다.”
“허허, 이거야 원 참…….”
“정말 대단하지 않습니까? 이제 겨우 스물다섯 살짜리가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생각을 했는지 말입니다. 솔직히 저는 그 말을 듣고 여기가 찡했습니다.”
최진영 실장은 그 말끝에 자신의 가슴을 가볍게 몇 번 두드렸다.
“…….”
신춘오 회장으로선 할 말이 없었다.
버스 기사들한테 식사를 대접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땐 당연히 장삿속이라고만 생각했었다.
대접을 받은 기사들이 여행사에 적극적으로 홍보를 할 테니 말이다.
하지만 나중에 현성이 기사들한테 한 말을 듣고는 그게 다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말이다.
가족을 대신해서 선물을 주고 싶다는 말.
물론 그 목적이 아무리 장삿속이라고 하더라도 그 말 자체를 한다는 자체가 그저 놀라울 뿐이다.
그런데 어쩌면 그 말 또한 장사를 위한 거짓이 아닌 진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또 뭔지…….
다른 사람도 아니고 그게 현성이라면 말이다.
그나저나 어떻게 그런 생각을…….
신춘오 회장이 잠시 생각에 잠기려 할 때 최진영 실장의 입에서 또 다른 말이 나왔다.
“회장님 놀랄 일이 또 있습니다.”
“또?”
“네, 이 또한 놀라운 사실입니다. 이건 김 사장도 예상을 못 했던 일이라고 했습니다.”
“김 사장도 예상을 못 했다? 그래, 그게 도대체 뭔가”
“그건 바로…….”
최진영 실장의 설명이 또다시 길게 이어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