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the building owner RAW novel - Chapter (475)
회귀해서 건물주-475화(475/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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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건물입니다.”
“제 건물이요?”
“네, 8년 전에 산 건물 말입니다. 터미널 바로 옆에 있는…….”
8년 전 신춘오 회장으로부터 10억을 받았을 때 5억은 일산의 땅을 샀었고 나머지 5억으로는 지금 식당 근처의 25만 평의 땅과 터미널 옆에 있는 건물을 하나 샀었다.
오상철이 소유했던 바로 그 건물이다.
유민철은 지금 그때 산 그 건물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때 당시 건물의 가격이 5천이었다.
현성은 바로 물었다.
“그렇다면 지금 그 건물의 가격이 10억이 간다는 겁니까?”
“네, 맞습니다. 제가 어제 복덕방에서 확인한 가격입니다.”
“오르긴 진짜 많이 올랐군요.”
정확히 20배다.
전생과는 비교가 안 되는 금액이다.
전생의 경우에는 그곳 건물값이 오른 시기는 2000년도부터였다. 그 이유는 그때 횡성에서 서명까지 도로 확장공사가 끝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생에서는 지금처럼 20배가 아니라 겨우 2, 3배밖에 오르지 않았었다. 그만큼 지금의 가격은 전생과는 확실히 비교되는 금액이었다.
유민철의 말이 다시 이어졌다.
“근데 사실 따지고 보면 건물값이 오른 것이 아니라 땅값이 오른 겁니다. 더군다나 그곳이 바로 터미널 옆이다 보니 더 그런 거 같습니다.”
“건물값이 아니라 땅값이란 말이지요?”
“네, 사장님도 아시다시피 그 건물이 오래되지 않았습니까? 그렇다 보니 건물보다는 지리적 위치 때문에 땅값이 오른 셈이죠. 사장님도 어차피 처음부터 그 건물을 산 이유도 건물보다는 위치 때문에 사신 거잖습니까?”
물론 그 말은 맞다. 사실 그때 그 건물을 산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 번째 이유는 오상철 때문이었다. 자신을 못살게 괴롭히던 그 인간이 싫어서 일종의 복수 차원에서 그 건물을 샀었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지리적 위치 때문이었다. 어떻게 보면 터미널 상권에서는 가장 노른자라고 할 수 있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네, 맞습니다. 어차피 그곳은 건물보다는 터미널 옆이라는 위치가 중요했던 거니까요.”
“그래서 말인데요, 제가 볼 땐 이젠 그곳도 결정을 해야 할 거 같습니다.”
“결정이요?”
“네, 건물을 팔든지 아니면 건물을 올려야 할 거 같습니다. 그냥 놔두기엔 위치가 너무 아깝습니다.”
현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않아도 어느 정도는 생각하고 있던 문제였다. 그렇다고 건물을 팔일은 없을 것이고 결정을 한다면 건물을 새로 올리게 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건물을 올리기엔 대지가 너무 좁다는 것이다. 결국 그곳에 건물을 올리기 위해서는 옆에 있는 건물을 사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현성은 바로 물었다.
“혹시 제 건물 옆에 있는 당구장 건물 말인데요, 그 건물을 판다는 얘기는 없습니까?”
“제가 누굽니까?”
“네? 혹시 그 말씀은……?”
“네, 사장님이 어차피 건물을 파실 일은 없을 테고 그래서 이미 제가 알아봤습니다.”
“역시 부장님이십니다. 그래서 어떻게 됐습니까?”
현성은 유민철을 정면으로 바라봤다. 그만큼 그의 입에서 나올 말이 궁금한 탓이었다.
유민철의 대답이 바로 이어졌다.
“너무 셉니다.”
“그 말씀은 팔 의향은 있다는 얘기네요? 그래, 얼마랍니까?”
“15억을 부르더군요.”
“15억이요?”
“네, 그 영감이 도둑놈 심봅니다. 글쎄 냄새를 맡았는지 현 시세보다 5억을 더 부르더군요.”
“5억이라…….”
잠깐 생각을 하던 현성은 바로 말을 이었다.
“바로 거래하세요. 아니, 그럴 필요 없이 제가 바로 전화하죠.”
현성은 그 말을 끝으로 바로 전화를 걸었다. 그가 전화를 건 곳은 복덕방이었다.
-여보세요.
“박 사장님 접니다.”
-어? 이게 누구신가? 김 사장이 이 시간에 웬일인가?
“다른 게 아니라 제 건물 옆에 있는 …….”
거래는 일사천리로 이루어졌다. 어차피 지금으로선 시간이 돈이다.
물론 5억이란 돈이 절대로 적은 금액은 아니다. 하지만 그 위치라면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게 현성의 판단이었다.
현성이 전화를 끊자 유민철이 바로 물었다.
“그곳이 정말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겁니까?”
“만들어야지요.”
“네? 그 말씀은……?”
“지금은 비록 5억 비싸게 사는 셈이지만 앞으로 500억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내면 됩니다.”
“오, 오백억이요?”
“네, 그 방법은 나중에 말씀드릴 테니까 일단은 그 건물부터 사들이세요.”
“네, 알겠습니다.”
유민철은 군말 없이 고개를 바로 끄덕였다.
다른 사람이라면 5억이란 돈이 많게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현성의 경우는 다르기 때문이다.
1년이면 최소 천억 원의 순수익을 올리고 있으니 말이다.
그때 현성이 다시 물었다.
“그건 그렇고 2년 동안 마을의 경제적 가치는 어느 정도나 증가한 걸로 나왔습니까?”
“그게 막상 돈으로 환산하려니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을 하나 알아냈습니다.”
“중요한 거요? 그게 뭡니까?”
“그건 바로 인구수의 변화입니다.”
“인구수의 변화요?”
“네, 더 정확히는 인구수의 유입입니다. 홍천군에서 다른 지역 같은 경우는 다 줄었는데 우리 마을만 유일하게 인구수가 늘었습니다.”
현성은 또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 정도는 예상했던 부분이다.
식당과 농장 그리고 산나물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만 해도 2천3백 명이다.
물론 그중에는 서명면에 있는 사람들이 반 절 이상이지만 나머지는 외부에서 들어온 사람이다 보니 당연히 그 숫자만큼 인구수는 늘었을 것이다.
문제는 그 인원이 몇 명인지가 관건이겠지만.
“몇 명이나 늘었습니까?”
“2천5백 명입니다.”“네? 그건 말이 안 되는데요. 천 명까지는 예상을 했지만 어떻게 그 많은 숫자가 늘어난 거지요?”
현성으로선 이해가 안 가는 말이었다. 기본 천 명은 당연히 예상했던 숫자였다. 하지만 나머지 천오백 명까지는 예상을 못 했던 숫자였다.
유민철의 답변이 이어졌다.
“가족입니다.”
“가족이요?”
“네, 사장님도 아시다시피 이번에 2차로 농장 직원들을 뽑을 때 3, 40대가 제일 많지 않았습니까?”
“그거야 그렇지요. 아, 그러니까 그 가족들이 이사를 왔단 얘깁니까?”
“네, 바로 그겁니다. 그리고 그게 증명이 되는 게 국민학교와 중학교 학생 숫자가 확실히 늘었다는 겁니다.”
현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야 2천5백 명이 왜 늘어났는지 알 듯싶었기 때문이다.
전생과 비교하면 확실히 다른 변화였다.
이때쯤이면 학교에 학생 숫자가 줄어 반을 통합한다는 말이 나오던 시기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와 반대로 학생 숫자가 늘고 있다고 하지 않은가 말이다.
역시 농촌의 문제는 결국 일자리였다는 게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현성은 다시 물었다.
“인구수 문제는 그렇게 정리를 하고 그럼 이제 마을에서 가장 필요한 건 뭡니까?”
“사장님이시라면 제가 말씀을 안 드려도 아실 거 같은데 말입니다.”
“그래요? 음…….”
현성은 잠깐 생각하는 듯하더니 바로 말을 이었다.
“제 생각엔 병원 같은데……, 맞습니까?”
“네, 맞습니다. 이제 이 마을에서 가장 필요한 건 병원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시골까지 병원들이 들어올 생각을 안 한다는 겁니다.”
“그걸 해결하는 게 부장님과 제가 해야 할 일이 아니겠습니까?”
“네? 우리가 말입니까?”
유민철은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는 듯 현성을 빤히 쳐다봤다.
그러자 현성의 말이 바로 이어졌다.
“먼저 한 가지 여쭙겠습니다.”
“네, 말씀하세요.”
“의사들이 이 시골까지 안 들어오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거야 당연히 돈이 안 되니까 안 들어오는 거 아니겠습니까?”
맞는 얘기다. 돈이 된다면 들어오지 말라고 해도 알아서 들어올 테니 말이다.
현성은 다시 물었다.
“돈이 안 되는 이유는요?”
“그거야 인구수가 안 되니까요.”
“지금은요?”
“네? 그 말씀은…….”
“이제는 얘기가 다르지 않을까요? 물론 예전엔 인구수가 적으니 당연히 답이 안 나왔을 겁니다. 하지만 이젠 예전과 다르지 않습니까? 다른 지역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우리 마을만큼은 그 인구수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거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유민철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얘기다. 그 전에는 인구수가 부족하다 보니 당연히 병원이 들어오고 싶어도 들어올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다른 곳은 다 인구수가 줄었지만 이곳만큼은 그 반대다.
“상황이 바뀌었다는 말씀이군요?”
“네, 그렇습니다. 이젠 그 기본적인 인구수는 충족이 될 겁니다. 하지만 아직 부족한 게 있죠. 바로 여건, 즉 환경입니다.”
“환경이요?”
“네, 우선 가장 기본적인 건물이 없습니다. 부장님도 아시다시피 터미널 근처에 건물들을 보면 하나같이 다 오래된 건물들뿐입니다. 병원이 들어오고 싶어도 들어올 건물이 없다는 얘깁니다.”
유민철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현성의 말이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현성의 말이 다시 또 이어졌다.
“가장 먼저 할 일이 뭔지 아시겠죠?”
“혹시 건물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네, 맞습니다. 이제부터 저와 부장님은 병원이 들어올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겁니다. 그중에 첫 번째가 바로 건물이 될 겁니다.”
“건물이라면…….”
“네, 조금 전에 제가 통화했던 바로 그 건물입니다. 옆 건물까지 합치면 대지가 150평 이상은 될 겁니다. 거기다 5층을 올릴 겁니다.”
“조금 전에 500억의 가치를 만들겠다고 했던 말씀이 바로 그 얘기였군요?”
현성은 대답 대신 빙긋 웃었다. 그리곤 바로 말을 이었다.
“그 건물엔 병원들이 입주하게 될 겁니다.”
“네? 병원…… 들이요?”
유민철은 얼핏 이해가 안 가는 상황이라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현성은 분명히 병원이 아니라 병원들이라고 했다. 그 말은 병원이 한 개가 아니라 여러 개라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유민철은 궁금한 마음에 바로 물었다.
“지금 병원들이라고 하셨습니까?”
“네, 어차피 이곳 시골에 종합병원이 들어올 일은 없지 않겠습니까?”
“그거야 당연히…….”
“그래서 저는 그럴 바에는 차라리 여러 개의 병원을 유치하겠다는 겁니다. 내과부터 시작해서 정형외과, 이비인후과, 안과 그리고 피부과 등 가능하면 모든 과를 말입니다.”
“…….”
유민철은 그저 조용히 현성을 바라볼 뿐이었다.
조용히 있고 싶어서가 아니라 할 말이 없었기 때문이다. 굳이 이유를 말하자면 지금 현성이 한 말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한 개도 힘들 거 같은데 여러 개를 유치하겠다고 하니 말이다. 그렇다고 대놓고 부정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 그저 입을 다물고 있었던 것이다.
“왜 아무 말이 없습니까?”
“네? 그게 저…….”
“제가 거짓말이라도 하는 거 같습니까?”
“그건 아니지만 솔직히…….”
“믿지 못하시는군요?”
“…….”
유민철은 어쩔 수 없이 또다시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차마 자신의 입으로 믿을 수 없다는 말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어차피 말만 안 했을 뿐 그 의미를 충분히 전달한 셈이니 말이다.
현성의 말이 이어졌다.
“병원은 한 층에 두 개씩 총 8개가 들어올 겁니다. 물론 병원은 2층부터 입점을 하게 될 겁니다. 1층에는 약국이 들어올 테니까요.”
“병원이 8개요?”
“네, 한의원까지 포함할 겁니다. 아무래도 어르신들은 침이나 뜸이 더 필요할 테니까 말입니다. 그리고…….”
“사장님!”
현성의 말을 끊으며 유민철이 현성을 불렀다. 그리곤 바로 다시 말을 이었다.
“솔직히 저로서는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이런 말씀은 끝까지 안 드리려고 했었는데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안 되겠습니다. 지금 무슨 근거로…….”
유민철의 말이 예상외로 길어졌다. 아무래도 지금까지 참았던 말을 다 하려는 듯했다.
말은 길었지만 하고자 하는 얘기는 하나였다. 자신의 생각으로는 아무리 인구수가 늘어났다고 해도 시골인 만큼 병원 한 개를 유치하는 것도 힘들 거 같은데 8개씩이나 유치하겠다고 하니 믿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유민철의 말이 끝나자 현성이 바로 그의 말을 받았다.
“그게 궁금하셨던 거군요?”
“네, 그렇습니다. 솔직히 끝까지 참으려고 했는데…….”
“아닙니다. 잘하셨습니다. 괜히 궁금한데 참고 있으면 마음의 병만 생깁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이제 설명해 주십시오. 도대체 무슨 방법으로 그 많은 병원을 유치하겠다고 하는지 말입니다.”
“네, 알겠습니다. 그럼 말씀드리겠습니다.”
꿀꺽.
긴장한 탓일까. 유민철은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그때 현성의 말이 바로 이어졌다.
“저는 임대료를 안 받을 겁니다.”
“네? 지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유민철은 자신의 귀를 의심할 정도였다.
이게 말이 되는가 말이다. 건물주가 임대료를 안 받겠다니…….
“무료로 건물을 사용하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모르긴 몰라도 이곳에 병원을 개원하겠다고 하는 사람들은 줄을 서게 될 겁니다.”
“그게 말이 됩니까?”
“안 될 게 뭐가 있습니까? 제가 그렇게 하겠다는데 말입니다. 물론 조건은 있습니다.”
“조건이요?”
“네, 5년입니다. 5년 동안만 무료로 사용하게 할 겁니다. 어차피 돈도 많은 분들인데 굳이 공짜로 쓰게 할 생각은 없습니다. 제가 판단할 때 5년 후에 이곳을 떠나겠다고 하는 병원은 아마도 한 군데도 없을 겁니다. 모르긴 몰라도 손님들로 넘쳐날 테니까요.”
틀린 말도 아닐 것이다. 어차피 그때쯤 되면 인구수는 지금보다도 훨씬 늘어날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이곳으로 관광을 오는 손님들이 하루에 5만 명이 넘는다. 그 사람들 또한 얼마든지 병원을 이용하게 될 것이다.
단지 지금 필요한 건 처음이다 보니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것이고, 그걸 또 현성은 마을의 미래를 위해서 기꺼이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
잠시 말이 없던 유민철은 현성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