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the building owner RAW novel - Chapter (479)
회귀해서 건물주-479화(479/740)
끼익!
터미널 옆 공사장에 도착한 승용차.
“원장님, 여깁니다.”
“생각보다 넓군요?”
“그러게요, 이 정도면 병원도 꽤 크게 나오겠는데요. 그나저나 이렇게 큰 공사를 그 어린 친구가 한다는 게 저는 이해가 안 갑니다.”
한석호는 말을 하면서도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의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공사의 규모가 얼핏 봐도 엄청났기 때문이다.
믿어지지 않는 건 조수석에 앉은 김민중도 마찬가지였다.
신문에서 광고를 볼 때만 해도 혹시나 했었다. 그런데 직접 눈으로 보고 나니 그 모든 광고가 사실임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의문이 드는 건 조금 전 한석호가 얘기했듯이 그 어린 사장의 역량이다. 어떻게 그 나이에 이런 일을 벌일 수 있는지 말이다.
솔직히 공사는 돈이 있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이해가 안 되는 건 그의 마인드다.
무상임대 조건.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지.
이건 돈이 있다고 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사람이란 원래 욕심에는 끝이 없는 법이다. 가지면 가질수록 더 갖고 싶은 게 사람의 본성이니 말이다. 그런데 어떻게……?
“이제 식당으로 갈까요?”
한석호가 조용히 공사현장을 바라보고 있는 김민중을 보며 물었다.
그러자 김민중이 고개를 살짝 저으며 말을 이었다.
“아니요, 일단 내려서 조금 더 가까이 가서 봅시다.”
“네, 알겠습니다.”
두 사람은 승용차에서 내려 공사현장으로 다가갔다.
바로 그때.
지나가던 사람의 대화 소리가 두 사람의 귀에 들려왔다.
“철희 엄마, 여기 이 건물 사장님 말이야, 아무리 생각해도 대단하지 않아?”
“맞아. 어떻게 이런 시골에 병원을 짓겠다고 하는지 말이야.”
“그런데 진짜 여기에 병원이 들어오긴 할까?”
“글쎄…… 한두 개도 아니고 여덟 개나 들어온다는데, 솔직히 나는 못 믿겠어. 미치지 않고서야 누가 이 시골까지…….”
두 사람이 멀어지자 입을 먼저 연 건 한석호였다.
“현지 사람들도 안 믿는데요?”
“허허, 그러게 말입니다. 아무튼 그런 거 보면 그 어린 사장이 대단하긴 합니다. 아무도 생각지도 못했던 일을 시작했으니 말입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막상 와보니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데요. 저기를 보십시오, 차들이 장난 아닙니다.”
한석호가 가리키는 방향엔 차들이 줄지어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건 그 차들의 넘버였다. 분명 이곳은 지금 강원도임에도 불구하고 그 차들의 넘버는 대부분이 서울과 경기였기 때문이다.
강원도인데 서울과 경기 차들이 더 많다?
이건 또 무슨 일이란 말인가?
한석호는 김민중을 보며 바로 물었다.
“원장님, 여기 이 동네 이상합니다.”
“네? 뭐가 말입니까?”
“저기 저 차들을 보세요. 대부분이 서울과 경기도 차예요. 분명히 지금 여기는 강원도인데 말입니다.”
“모르셨어요?”
“네? 뭐를 말입니까?”
“이곳이 대한민국에서 벚꽃으로 가장 유명한 곳 아닙니까? 아마 제가 알기로는 50만 평에 벚꽃이 가득한 걸로 알고 있는데요.”
“50만 평이요? 진짜 그 넓은 땅에 벚꽃이 가득하다고요?”
한석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김민중을 바라봤다.
그러자 김민중이 빙긋 웃으며 바로 말을 이었다.
“제가 어제 뭐라고 그랬습니까? 벚꽃이나 구경 가자고 하지 않았습니까? 바로 그곳이 이곳입니다.”
“혹시 그것도 그 어린 사장이……?”
“네, 저는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그 모든 게 그 김현성이라는 어린 사장의 작품으로 알고 있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그곳은 농사를 짓던 곳이었답니다. 그런데 그 어린 사장이 그곳을 사들인 다음 벚나무를 심었다고 합니다.”
“저는 금시초문입니다. 그럼 지금 저 사람들이 다 벚꽃을 보러 왔다는 겁니까?”
“아마도 그럴 겁니다. 저번에 TV를 보니까 주말에 많이 올 때는 10만 명 정도 온다고 하는 거 같던데요.”
“헉, 10만 명이요……?”
한석호는 놀랍다는 듯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것도 잠시.
탁!
한석호는 갑자기 무릎을 내리치며 바로 말을 이었다.
“원장님, 이제야 알았습니다.”
“네? 뭐를 말입니까?”
“여기 병원 말입니다. 그러니까 그 어린 사장이 왜 이곳에 병원을 짓겠다고 했는지 말입니다. 이제 보니 다 이유가 있었던 겁니다.”
“이유요?”
“네, 그러니까 그건 바로…….”
한석호는 현성이 왜 이곳에 병원을 짓겠다고 했는지 자신의 생각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그의 얘기가 이어지자 김민중은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듣기만 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의 얘기가 끝나자 김민중은 바로 말을 이었다.
“아, 그러니까 이곳에 놀러 온 관광객을 보고 그 가능성을 봤을 거란 얘기죠?”
“물론 그게 다는 아니겠지만 그 사람들도 고려 대상은 됐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10만 명이 몰리면 그중에 병원을 찾는 사람들도 다수 있을 테니까 말입니다. 혹시 의료관광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의료관광이요?”
“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흔히 있는 일은 아니지만 일부 외국에서는 관광 상품으로 인기가 꽤나 높습니다. 물론 그러려면 그 병원만의 특색이 있어야 합니다. 한마디로 병을 잘 고친다는 소문이 돌아야 합니다. 아, 잠깐만요…….”
한석호는 말을 하다 말고 잠깐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무 말이 없었다.
그러기를 잠시.
그런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원장님한테는 딱 맞을 거 같습니다.”
“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저한테 딱 맞을 거 같다는 게……?”
김민중은 궁금하다는 듯 한석호의 얼굴을 정면으로 바라봤다.
그러자 한석호가 바로 말을 이었다.
“침술 말입니다.”
“침술이요?”
“네, 솔직히 원장님 침술이야 경동시장 내에서도 소문이 나지 않았습니까?”
“그거야…… 그런데 그게 왜요?”
“그게 왜라니요? 그거 하고 여기 벚꽃과 연계를 시키면 훌륭한 관광 상품이 될 거라는 얘깁니다.”
“관광 상품이요……?”
“네, 그건 저한테 맡기십시오. 어차피 그런 건 제 전공이니까 말입니다. 그나저나 어쩌지요?”
한석호는 안타깝다는 듯 김민중을 바라봤다. 그 눈빛엔 왠지 측은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자 김민중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다.
“그 표정은 또 뭡니까?”
“아무래도 이곳에서도 원장님은 바쁘실 거 같아서 그렇습니다.”
“혹시 그 말씀은 앞으로 의료관광을 우리 한의원에 접목시키겠다는 건가요?”
“네, 맞습니다. 바로 그겁니다. 지금 제 머리가 그쪽으로 뱅글뱅글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니 각오하십시오. 하하…….”
한석호는 기분 좋다는 듯 큰 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김민중의 말이 바로 이어졌다.
“사무장님, 이거 하나만 명심해 주세요. 저는 이제부터는 일주일에 이틀은 무조건 쉴 겁니다. 아무리 일이 많아도 말입니다. 그러니 적당히 하십시오.”
“적당히요? 그럼 저보고 직무유기라도 하라는 말씀인가요?”
“직무유기가 아니라 적당히 하자는 얘깁니다. 지금까지 열심히 했으니까 이제부터는 조금 여유 좀 즐기면서 살자는 얘깁니다. 쉬는 날이면 낚시도 가고 말입니다. 아시겠습니까?”
“그건 좀…….”
“아니요, 이제는 그렇게 살 겁니다. 지금까지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이제부터라도 다르게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
잠시 침묵을 하던 한석호가 고개를 끄덕이며 천천히 말을 이었다.
“네……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그동안 고생하셨는데 이제 좀 쉬시면서 하셔야지요. 그러고 보니 제가 또 습관처럼 일 욕심을 냈군요. 하여간 이 욕심은…….”
한석호는 자신의 머리를 툭 쳤다. 자신도 모르게 버릇처럼 일 욕심을 낸 것에 대한 자책이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평생을 그렇게 살아온 것을 말이다.
그 모습을 본 김민중이 씨익 웃으며 말을 이었다.
“자, 갑시다. 이제 그 어린 사장이 어떤 사람인지 만나러 가봅시다.”
“네, 알겠습니다.”
두 사람은 다시 승용차를 타고 식당을 향해 출발했다.
10분쯤 달렸을까.
“원장님, 저게 뭡니까?”
운전을 하던 한석호가 손으로 어느 한 곳을 가리켰다.
그곳은 바로 마치 바다처럼 보였다. 그것도 하얀빛으로 가득한 꽃바다, 바로 현성이 조성한 50만 평의 벚꽃 마을이었다.
“허허, 저도 보고 있습니다. 직접 눈으로 보면서도 믿을 수가 없군요. 여의도 윤중로 벚꽃은 비교도 안 되는군요. 어떻게 이럴 수가…….”
김민중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하지만 감탄도 잠시.
한석호의 입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그건 바로 식당 입구까지 밀린 차량들 때문이었다.
“원장님, 저 차들 보십시오. 저기 관광버스 말입니다. 저 차들이 지금 다 식당으로 가고 있는 거 맞죠?”
“허허, 아마도 그런 거 같습니다.”
“아니, 무슨…….”
한석호는 이번에도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그 모습을 본 김민중이 다시 입을 열었다.
“혹시 여기 식당 하루 매출이 어느 정도인지 아세요?”
“글쎄요, 이 정도면 모르긴 몰라도 몇 억은 되지 않을까요?”
“10억이랍니다.”
“네?”
한석호는 자신도 모르게 큰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그러자 김민중이 이번에도 씨익 웃으며 말을 이었다.
“1년 순수익이 자그마치 천억이랍니다.”
“…….”
“근데 그게 2년 전 얘기랍니다. 지금은 얼만지 저도 아직은…….”
“…….”
한석호는 여전히 아무 말도 못 하고 입을 닫고 있었다. 아니,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식당에서 천억을 번다는 얘기는 처음으로 들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총매출이 아닌 순수익으로만 말이다.
한 시간 후.
식당 주차장에 도착한 두 사람.
“정말 대단합니다.”
한석호가 지하 2층 주차장으로 들어서며 말했다.
그러자 김민중 또한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말을 이었다.
“주차장 규모가 정말 대단하군요. 그리고 20미터마다 주차 요원들도 그렇고 복장부터 시작해서 모든 게 웬만한 호텔보다 나은 거 같네요.”
“저는 그저 말이 안 나옵니다. 대한민국에서 이렇게 큰 식당이 있다는 게 말입니다. 이젠 그 친구가 정말 빨리 보고 싶습니다. 도대체 그 나이에 이 정도 규모의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말입니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건 그렇고 이제 밥이나 먹으러 갑시다.”
두 사람은 주차를 한 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에 내렸다. 메뉴는 이미 주차장 입구에서 나눠준 작은 메뉴판을 보고 한정식으로 이미 정한 상태였다.
“어서 오십시오. 두 분이십니까?”
“네.”
“경치 좋은 25번 테이블로 모시겠습니다.”
양복을 입은 매니저가 두 사람을 반갑게 맞자 그 뒤에 있던 다른 직원이 바로 두 사람을 테이블까지 안내했다.
“손님, 주문 도와드리겠습니다. 밥은 어떤 걸로 하시겠습니까?”
두 사람이 자리를 잡고 앉자 여종업원이 물었다.
그러자 한석호가 바로 되물었다.
“반찬은 다 똑같고 밥만 다른 거죠?”
“네, 손님. 그렇습니다.”
“밥은 다섯 가지 중에 고르면 되는 거고요?”
“네, 손님. 혹시 밥 중에 모르시는 거 있으시면 제가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아, 그래요? 두릅이나 더덕 그리고 송이와 표고까지는 알겠는데 여기 이 곤드레 밥은 생소해서 말입니다. 설명 좀 부탁드릴까요?”
요즘이야 곤드레 밥이 전국적으로 알려졌지만 그때만 해도 일부 지역에서만 해 먹던 토속음식이라 한석호나 김민중이 모르는 어쩌면 당연했을 수도 있다.
여종업원의 설명이 바로 이어졌다.
“국화과에 속하는 다년생초로 ‘고려엉겅퀴’라 부르지만 여기서는 ‘곤드레’라고 부릅니다. 꽃은 엉겅퀴처럼 생겼으며 어린 순을 채취해서 나물로 먹는데 독이 없고 맛이 달며 이뇨, 해독, 소염 작용이 있어 건강 음식으로 좋습니다.”
“오! 그래요? 난 그러면 그걸로 주세요.”
먼저 반응을 보인 건 김민중이었다.
그러자 한석호가 빙긋 웃으며 주문을 했다.
“설명 감사합니다. 저는 강원도에 왔으니 송이 맛 좀 봐야겠습니다. 저는 송이밥으로 주세요.”
“네, 손님. 밥은 10분 정도 걸립니다. 그동안 미리 나온 음식들 드시면서…….”
여종업원이 사라지자 한석호가 바로 입을 열었다.
“여긴 일반 식당이 아니라 호텔입니다.”
“그러게 말입니다. 음식에서 종업원까지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네요. 그리고 저기를 보십시오. 저게 다 벚꽃입니다.”
“정말 장관입니다. 50만 평에 벚꽃이라…….”
두 사람의 시선은 어느새 창밖에 보이는 벚꽃으로 향해 있었다.
한 시간 후.
두 사람이 다시 자리를 잡고 앉은 곳은 5층 카페였다.
한석호가 앞에 놓인 커피를 한 모금 마신 후 입을 열었다.
“5층에서 내려다보는 벚꽃은 또 다르네요.”
“그러게요, 완전 꽃바다가 따로 없는 거 같습니다. 정말 감동입니다.”
“그나저나 곤드레 밥은 어떠셨습니까?”
“아주 좋았습니다. 나물의 은은한 단맛과 향이 밥에 베어 최고였습니다. 게다가 양념장이 또 압권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먹어본 한정식 중에서는 최고였습니다.”
김민중은 말을 하면서도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한석호가 빙긋 웃으며 말을 이었다.
“진짜 고민입니다.”
“네? 뭐가 말입니까?”
“다음번엔 뭘 먹을지 말입니다. 원장님께서 곤드레밥이 최고라고 하시니 말입니다. 사실 송이밥도 환상적이었거든요. 분명히 지금 송이가 날 때가 아닌데도 그 향이 최고였습니다.”
“하하, 그렇습니까? 그럼 저도 다음번엔 고민이 생길 거 같습니다. 송이도 먹고 싶고 더덕도 마찬가지고 말입니다. 사실 강원도 산더덕도 그 향이 만만치 않거든요.”
“하하, 이거 어쩌지요?”
두 사람이 행복한 고민으로 웃고 있을 때였다.
띠링!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서 양복을 입은 남자가 카페로 들어섰다.
바로 현성이었다.
누군가 자신을 찾는다는 소리에 바로 달려온 것이다.
저벅.
현성은 종업원의 안내를 받아 창가 쪽으로 걸어갔다.
“드디어 그분이 오시는 거 같습니다.”
한석호가 김민중을 보며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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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해서 건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