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the building owner RAW novel - Chapter (481)
회귀해서 건물주-481화(48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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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신춘오 회장은 조금 전 믿을 수 없는 말을 들었다. 그건 바로 현성이 짓고 있는 병원이 거의 완공을 앞두고 있다는 말이었다.
처음에 보고를 받을 때만 하더라도 빨라야 6개월 걸린다고 했었다. 하지만 이제 공사를 시작한 지 겨우 4개월이 지났을 뿐이다.
그런데 벌써 완공이라니……?
신춘오 회장은 궁금한 마음에 최진영 실장한테 다시 물었다.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이건 말이 안 되잖아? 6개월 걸린다는 공사가 어떻게 4개월 만에 끝날 수 있단 말인가?”
“그게 그러니까…….”
최진영 실장은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의 설명이 이어지자 신춘오 회장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의 설명이 끝나자 바로 되물었다.
“그러니까 그 유민철 부장이란 사람이 직접 공사에 참여를 했다는 얘기지?”
“네, 그렇습니다.”
“거기다 매일 3시간씩 연장해서 공사를 하고?”
“네, 그렇습니다.”
최진영 실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을 이어가자 신춘오 회장 또한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유민철의 경우는 처음부터 설비일은 하던 사람이라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그래, 유 부장이야 그렇다 치고 문제는 김 사장인데……. 진짜 김 사장이 직접 공사에 참여를 했다는 게 사실인가?”
“네, 맞습니다. 저도 혹시나 해서 다시 알아봤는데 그게 사실이었습니다.”
“허허, 이거야 원…….”
신춘오 회장으로선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었다.
굳이 그럴 필요성이 있었느냐 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사장이 직접 공사에 참여할 정도로 시간적으로 촉박할 이유를 찾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처음 계획대로 6개월에 걸쳐 공사를 해도 아무 문제가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왜 굳이…….
잠시 생각을 해보았지만 신춘오 회장으로선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라 바로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유가 뭐라고 하던가? 내가 생각할 때는 굳이 그렇게까지 서두를 이유가 없을 거 같은데 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토록 서둘러서 공사를 단축했느냔 말일세. 다른 사람도 아니고 사장인 본인이 직접 공사에 참여할 정도로 말이야.”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고 합니다.”
“두 가지?”
“네, 그건 바로…….”
최진영 실장은 현성이 왜 그토록 공사기간을 단축하려 했는지 그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의 설명이 끝나자 신춘오 회장은 다시 물었다.
“그러니까 그 민중한의원이란 병원의 임대기간이 이달 말일까지라 이거지?”
“네, 그렇습니다. 그렇다 보니…….”
“잠깐만!”
신춘오 회장은 손을 들어 최진영 실장의 말을 끊었다. 그리곤 바로 다시 말을 이었다.
“난 이해가 안 되는 게 있네.”
“네? 뭐가 말입니까?”
“8개 병원 중에 그 병원 하나 때문에 그렇게까지 무리를 해서 공사를 할 필요성이 있느냐 하는 것이네. 혹시 그 민중한의원과 김 사장이 특별한 관계라도 되는 것인가?”
“그건 아닙니다.”
“그건 아니다? 그런데 왜 그렇게까지…….”
신춘오 회장으로선 여전히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었다.
특별한 관계도 아닌데 그 병원 하나 때문에 그렇게 까지 무리를 하면서 공사 기간을 단축한다는 게 말이다.
그때 최진영 실장의 답변이 이어졌다.
“김 사장이 8개의 병원 중에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게 바로 그 한의원이랍니다.”
“음? 그건 또 무슨 소린가?”
“김 사장을 처음 찾아온 것도 그 한의원이랍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그 한의원 원장의 실력이랍니다.”
“실력?”
“네, 침술 말입니다. 알고 보니 그 원장의 침술이 또 대단하다고 합니다. 경동시장 내에서는 누구도 그 사람을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실력이 뛰어나다고 합니다.”
“그래서 김 사장이 그 한의원에 그만큼 공을 들인다는 얘긴가?”
“네, 그렇습니다.”
최진영 실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을 하자 신춘오 회장은 바로 또 물었다.
“이유가 뭔가?”
“네? 무슨 이유를 말씀하시는지……?”
“그 민중한의원의 원장 밀일세. 그 실력이면 서울에서도 얼마든지 잘 먹고 잘 살 수 있을 텐데 굳이 왜 그 시골까지 내려가서 고생을 하려고 하는지, 그 이유 말일세.”
“그게 좀 애매합니다.”
“애매하다? 그건 또 무슨 소린가?”
“처음 시골을 선택했던 이유는 서울의 갑갑한 생활이 싫어서 내려갔던 건데 그게 결정적인 이유는 아닌 거 같아서 말입니다.”
“그 말은 결정적인 이유는 따로 있다는 얘긴가?”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최 실장은 지금 그 결정적인 이유를 모르겠다는 것이고?”
최진영 실장은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바로 또 말을 이었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한 가지? 그게 뭔가?”
“김 사장이 뭔가를 그 원장한테 건넸답니다.”
“뭔가를? 그게 뭔가?”
“그걸 모르겠습니다. 건네는 거까지는 확인했는데 그 내용물은 확인을 못 했습니다. 그래서 애매하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그게 뭔지는 모르겠는데 그걸 원장이 보고 최종적으로 시골로 내려가기로 결정을 했다는 말이지?”
“네, 그렇습니다.”
최진영 실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신춘오 회장은 무슨 생각이라도 하는 듯 잠시 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잠시 후.
신춘오 회장이 고개를 갸웃하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게…… 뭘까?”
“그러니까 말입니다.”
“그게 뭔데 그걸 받고 그 유능한 한의사가 시골로 내려갈 생각을 한 것일까?”
“죄송합니다. 그거까지는 알아낼 수가 없었습니다.”
“아니, 그렇다고 최 실장이 죄송할 거까지는 없고, 그냥 개인적으로 궁금해서 그러네. 그 원장의 마음을 움직인 그게 뭔가 싶어서 말이야.”
“그건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도대체 그게 뭐기에…….”
두 사람은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고민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
민중한의원의 원장실.
한석호 사무장이 고개를 갸웃하며 김민중 한의사를 보며 말했다.
“정말 대단하지 않습니까? 어떻게 공사를 한 달도 아니고 두 달씩이나 단축할 수 있었을 까요?”
“그러게 말입니다. 저도 오늘 그 연락을 받고 깜짝 놀랐습니다.”
“하여간 그 친구 정말 놀랍습니다. 얘기를 들어보니까 본인이 직접 벽돌을 날랐답니다.”
“그러니까 말입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저로서는 쉽게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
이건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얘기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그렇게 큰 규모의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이 뭐가 아쉬워서 직접 나서서 벽돌까지 나르면서 공사 일정을 단축하려 하겠는가 말이다.
“그뿐만이 아니랍니다.”
“네? 뭐가 또 있습니까?”
“글쎄 공사에 투입된 전 인부에게 백만 원씩을 더 주기로 했답니다. 아무리 돈이 많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인부 전원에게 일이십만 원도 아니고 백만 원씩이나 더 준다는 게 말이 됩니까?”
“그러게 말입니다. 짧은 시간 동안 얘기를 나눠봤지만 역시 우리가 생각하는 보통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런 친구는 처음 봅니다.”
김민중의 말이 끝나자 한석호가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바로 입을 열었다.
“참! 그것도 그거지만 저는 원장님께 궁금한 게 하나 있습니다.”
“네? 저한테요?”
“네, 김 사장이 원장님께 드렸던 그 서류 말입니다. 그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원장님께선 그 서류를 보신 후 바로 결정을 내리시지 않았습니까?”
“아, 그거요?”
“네, 솔직히 저로서는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지금까지는 참았는데 저의 인내가 여기까지인가 봅니다. 죄송하지만 이제라도 그게 뭔지 알려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4개월 전 원장인 김민중과 현성이 운영하는 식당을 찾았을 때였다.
갑자기 자신의 사무실로 데려간 현성이 대화를 하던 중에 잠깐 나갔다가 온다면서 10분 정도 자리를 비웠었다.
그리곤 돌아오자마자 김민중한테 서류 봉투를 내밀었었다.
그런데 이상한 건 그 서류를 보고 난 후 김민중의 행동이었다.
어찌 됐건 서울에서 한의원을 운영한 세월이 20년이다.
미련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런데도 그는 서울의 모든 생활을 접고 병원 건물이 완공되는 대로 바로 내려가겠다는 것이었다.
도대체 그 서류 봉투 안에 뭐가 들어있었기에 그런 결정을 할 수 있었단 말인가.
당연히 그 이유가 궁금했었다.
하지만 참고 있었다.
때가 되면 김민중이 가르쳐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는 그 후로 그 부분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참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가 얘기를 하지 않는다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거란 판단 때문이었다.
하지만 결국 인내의 한계에 부딪히고 말았다.
시골에 있는 현성으로부터 연락이 왔기 때문이다. 이제 며칠 후면 병원 건물이 완공된다고 말이다.
그 얘기를 듣고 나니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예의에 벗어나는 줄 알면서도 물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
한석호의 질문에 김민중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기를 잠시.
그런 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궁금하셨군요?”
“네, 솔직히 많이 궁금했습니다. 그게 도대체 뭐기에 원장님께서 그 서류를 보자마자 바로 결정을 하셨는지 말입니다.”
“저는 좀 더 나중에 보여드리려고 했었는데…….”
“네?”
난처한 건 한석호였다.
지금까지 기다리다 용기를 내서 얘기를 한 것인데 김민중은 좀 더 나중에 보여주려고 했다고 하니 당연히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지금 그 말은 처음부터 김민중은 계획이 있었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걸 못 참고 자신은 얘기를 한 셈인 것이고.
“음…… 잠깐만요.”
잠시 고민을 하던 김민중은 의자에서 일어나 자신의 책상 서랍에서 뭔가를 꺼내 한석호 앞으로 내밀었다.
“직접 보시죠.”
“이건…….”
김민중이 내민 건 처음 현성이 건넨 바로 그 서류 봉투였다.
예정대로라면 지금 바로 이 서류 봉투를 확인하는 게 맞는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지금은 이 서류 봉투를 자신의 손으로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민중은 처음부터 이 서류 봉투를 비밀로 할 생각이 없었다. 단지 그 시기를 좀 더 나중으로 미루고 싶었을 뿐이다.
조금 전까지는 그 사실을 몰랐지만 지금은 그게 아니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이 서류 봉투를 직접 확인하는 건 김민중의 신뢰에 대한 배신이 아닌가 말이다.
좀 더 기다렸다면…….
아쉬움이 남지만 이미 지난 일이다.
하지만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 김민중을 믿고 좀 더 기다릴 수 있는 기회.
스윽.
한석호는 서류 봉투를 다시 김민중 앞으로 밀었다. 그리곤 고개를 저으며 바로 말을 이었다.
“안 보겠습니다.”
“네? 왜요?”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원장님이 저한테 안 보여주실 땐 그만한 이유가 있었을 텐데 제가 그걸 못 참고 입을 가볍게 놀렸습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반성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무장님!”
한석호의 말이 끝나기 전에 김민중이 그를 불렀다. 그리곤 바로 말을 이었다.
“괜찮습니다. 보셔도 됩니다. 어차피 그 땅의 50%는 사무장님 겁니다.”
“네? 땅이요? 그게 무슨…….”
한석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게 도대체 무슨 얘기란 말인가. 땅은 무슨 소리고 거기다 또 50%는 자신의 땅이라니…….
잠깐 고민하던 한석호는 다시 물었다.
“원장님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땅은 무슨 얘기고, 거기다 50%는 또 무슨 얘깁니까?”
“직접 확인해보세요.”
“아니, 그러지 마시고 그게 무슨 말씀인지…….”
스윽.
김민중은 한석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서류 봉투에서 서류를 꺼내 한석호 앞으로 내밀며 말을 이었다.
“어쩌면 제 생각이 짧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저 사무장님께 집을 선물해주고 싶어서…….”
“잠깐만요, 원장님!”
한석호는 다급하게 손을 들어 김민중의 말을 끊었다. 그리곤 그가 내민 서류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서류를 확인한 한석호는 바로 말을 이었다.
“이건 땅문서가 아닙니까?”
“네, 맞습니다. 김 사장이 우리한테 준 땅입니다.”
“김 사장이 우리한테요?”
“네, 그 땅에다…….”
“잠깐만요!”
한석호는 다시 김민중의 말을 끊었다. 그리곤 바로 말을 이었다.
“혹시 이 땅 때문에 원장님께선 아무 미련도 없이 바로 결정을 하신 겁니까?”
“글쎄요…….”
“글쎄요? 그건 또 무슨 말씀이십니까?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닌 거지.”
“왜, 그러면 안 되는 겁니까?”
“…….”
한석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말도 말이지만 변한 건 그의 표정이었다. 얼핏 봐도 화가 잔뜩 난 듯한 표정이었다.
그런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원장님, 죄송하지만 확실히 말씀해 주십시오. 저한테는 중요한 얘깁니다. 진짜 김 사장이 준 이 땅 때문에 그렇게 아무 미련도 없이 바로 결정을 하셨던 겁니까?”
빙긋.
김민중은 대답 대신 화를 내고 있는 한석호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곤 바로 다시 입을 열었다.
“뒷장을 보세요.”
“뒷장이요?”
샤락.
한석호는 바로 페이지를 넘겼다.
땅문서 뒤에는 편지 한 장이 있었다.
한석호는 조용히 편지를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손으로 꾹꾹 눌러쓴 글씨가 하얀 백지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편지 내용은 길었지만 핵심은 하나였다.
도와달라는 것.
수십 년을 제대로 된 병원 없이 고생한 마을 사람들을 위해서 병원 혜택을 주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니 제발 도와달라는 간청이었다.
편지를 다 읽은 한석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