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the building owner RAW novel - Chapter (483)
회귀해서 건물주-483화(483/740)
며칠 후.
현성의 2층 사무실.
똑똑.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부사장인 김일수였다.
“부르셨습니까? 사장님.”
“어, 어서 와. 그리고 우리 둘 뿐이니까 말은 편하게 하고, 그나저나 지난 4개월 동안 고생 많았다.”
“나야 늘 하던 대로 했을 뿐이고, 고생은 네가 많이 했지. 그나저나 병원 건물은 이제 완공된 거야?”
“응, 우리가 할 일은 오늘부로 끝났어. 내일부터는 병원 측에서 내려와 내부 인테리어 공사에 들어갈 거야.”
다행히도 모든 공사는 예정대로 두 달을 앞당겨 4개월 만에 공사를 끝낼 수 있었다. 이제부턴 병원 측에서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하게 될 것이고 늦어도 10월 말에는 병원을 개원하게 될 것이다.
“결국 우리 동네에도 드디어 병원이 들어오는 거네?”
“그렇지, 이제 아주 큰 병이 아니면 원주까지 나갈 일은 없을 거야. 특히 한의원이 들어와서 동네 어르신들한테 많은 도움이 될 거야.”
“그나저나 진짜 대단하다. 어떻게 이 시골에다 병원을 유치할 생각을 했냐?”
“가장 필요하니까.”
“물론 그거야 알지. 하지만 아무도 엄두도 못 냈던 일이잖아. 아니지,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일도 아니었지. 하여간 내 친구지만 너는 진짜 존경스럽다.”
현성이 처음 병원 건물을 짓겠다고 했을 때만 해도 많은 사람들은 그게 현실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물론 건물을 짓는 거야 돈이 있으니 얼마든지 가능하겠지만 문제는 누가 이 시골까지 내려와 병원을 열 것인지 그것이 관건이었다.
하지만 그 의구심은 2주 만에 완전히 해소되고 말았다.
마을 입구에 바로 현수막이 걸린 것이다.
-8개 병원 입점 확정.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일을 시도했고, 2주 만에 보란 듯이 그 결과를 이끌어 낸 것이다.
그런데 놀라운 건 그게 다가 아니었다.
처음 병원 건물을 착공할 때만 해도 완공 시기는 11월 말이었다.
하지만 중간에 변수가 생겼다. 유민철 부장과 현성이 동시에 공사에 투입된 것이다.
그 결과 공사는 두 달을 단축했고 이제 내일부터는 본격적으로 병원 내부공사가 시작된다고 한다.
그러니 어찌 대단하다고 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말이다.
현성의 대답이 이어졌다.
“사실 나 혼자 한 건 아니야. 모두가 함께 고생한 거지. 유 부장님은 물론이고 부사장인 너와 한 지배인님까지 말이야.”
“어쨌거나 내가 볼 때 가장 고생한 건 너야. 솔직히 어느 사장이 그렇게까지 직접 공사에 뛰어들어 벽돌을 나르겠냐? 그것도 하루 이틀도 아니고 4개월 동안이나 말이야. 그래서 말인데 혹시 그럴 만한 무슨 특별한 이유라도 있었던 거야?”
“특별한 이유?”
“응, 그래. 솔직히 그렇지 않고서야 네가 그렇게 까지 열심일 필요는 없었던 거잖아. 어차피 두 달 늦게 병원 문을 연다고 무슨 큰일이 나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솔직히 지켜보면서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었다.
어차피 지금까지 병원이 없던 마을이다. 그렇다면 이제 병원이 들어온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었다.
그런데 현성은 그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자신이 직접 공사에 뛰어들어 공사 기간을 두 달이나 앞당긴 것이다.
굳이 그렇게까지 무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는데도 말이다.
그래서 지금 그 이유를 물은 것이다.
현성의 답변이 바로 이어졌다.
“이유는 하나야.”
“하나? 그게 뭔데?”
“동네 사람들한테 하루라도 빨리 병원 진료를 받게 하고 싶었거든. 그 외에도 부수적인 이유도 있었지만 그게 가장 큰 이유였어.”
사실이다.
물론 민중한의원의 임대 기간 문제도 걸려있었지만, 그것보단 마을 사람들이 하루라도 빨리 진료를 받게 해주고 싶었다.
아예 없었을 땐 어쩔 수 없었지만 이왕 병원이 들어오기로 했다면 조금이라도 빨리 병원 문을 열게 하고 싶었다.
그게 마을 사람들을 위해서는 최선이라는 생각이었다.
전생에서도 가장 불편했던 게 바로 병원 문제였다.
의료 기관은 보건소 하나가 다였다. 그렇다 보니 의료 행위는 한정적일 수밖에 없었고. 그 불편함은 고스란히 마을 사람들의 몫일 수밖에 없었다.
몸이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는 현실, 그건 아픈 사람만이 느끼는 고통이라는 걸 현성은 너무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김일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하여간 정말 대단해. 참! 할머니가 고맙다고 하시더라.”
“할머니가 왜?”
“네 덕분에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을 수 있게 됐다고 말이야. 그렇지 않아도 요즘 허리가 다시 또 조금씩 아프다고 하셨거든.”
피식.
현성은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이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바로 이런 게 자신이 원하던 바였다. 누구보다도 병원이 가장 필요한 사람들은 바로 어르신들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김일수의 할머니뿐만이 아닐 것이다. 마을 사람들 중 5, 60% 이상은 한의원이 개원을 하면 가장 먼저 달려갈 것이다.
그만큼 노인 비중이 크다는 얘기다.
그리고 중요한 건 한의원 원장인 김민중의 침술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시골 어르신들을 위해서라도 그보다 더 잘된 일은 없을 것이다.
김일수가 다시 물었다.
“참, 날 부른 이유가……?”
“지난번에 얘기했던 직원들 문제 때문에 불렀어. 혹시 직원들 중에 무슨 문제가 있거나 애로사항이 있는가 싶어서 말이야.”
“특별한 건 없었어. 그렇지 않아도 한 달 전부터 모든 직원을 상대로 설문을 했었는데 특별한 건 없더라고. 솔직히 불만이 있으면 그게 말이 안 되는 거지. 안 그래?”
“응?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솔직히 우리 식당 같이 직원들 복지에 충실한 회사가 어디 있어? 직원들이 말하기도 전에 사장이 알아서 챙기는데 말이야.”
“그거야 모르지. 혹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게 있을지도. 하여간 직원들 문제는 부사장인 내가 책임지고 항상 신경 써라.”
“어, 그래. 알았어. 그렇지 않아도 무기명으로 직원의 소리함을 통해서 항상 신경 쓰고 있어. 만약 어떤 요구가 있거나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보고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
이젠 직원만 해도 2천3백 명이다. 그렇다 보니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김일수를 불러 확인을 했던 것이다.
현성이 이번엔 다른 얘기를 끄집어냈다.
“혹시 정우랑 요즘 통화해 봤냐?”
“어? 왜? 혹시 정우한테 무슨 일이 있어?”
“아니, 그건 아니고 내가 요즘 병원 건물 때문에 바쁘다 보니 4개월 정도 통화를 못 했거든. 그래서 혹시나 해서 말이야.”
“글쎄 나도 요즘 정우랑 통화한 지 한 달 넘었는데. 무소식이 희소식 이래잖아, 별일 없을 거야.”
“그렇겠지…….”
현성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도 왠지 마음이 찝찝한 건 사실이었다.
그건 다름 아닌 어젯밤 꿈 때문이었다.
처음이다.
어쩌다 꿈에 보이긴 했지만 그런 모습은 처음이었다.
어두운 방 안에서 혼자 울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다 보니 종일 신경이 쓰였던 것이고.
한 시간 후.
김일수와 헤어지고 집으로 퇴근한 현성.
종일 일을 한 터라 피곤할 법도 할 텐데 편히 쉬지를 못하고 거실을 서성이고 있었다.
잠시 후.
서성이던 현성은 도저히 안 되겠는지 결국 전화기 앞에 앉고 말았다.
그리곤 바로 전화를 걸었다.
-…… 여보세요.
한 템포 늦게 수화기 너머에서 이정우의 목소리가 들렸다.
기분 탓일까. 오늘따라 그의 목소리에 힘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색하기는 좀 이르다는 판단에 모른 척 평상시처럼 말을 이었다.
“나다. 뭐하냐?”
-어? 이게 누구야? 내 친구 김현성 사장님이잖아?
현성은 바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얼핏 들어도 평상시와는 너무나 다른 반응이었기 때문이다.
“뭐야? 너 혹시 술 마셨냐?”
-자식, 귀신이네. 역시 너한테는 못 속이겠구나. 그냥 조금 먹었다. 후우…….
말끝에 숨을 내뱉는 소리가 들렸다. 그런데 그게 단순히 길게 호흡을 한 게 아니란 걸 바로 알 수 있었다.
“야, 이정우. 너 언제부터 담배 피우는 거야?”
-어? 이 자식 진짜 귀신이네. 하여간…… 혼자 살다 보니 그렇게 됐다.
물론 담배를 피우는 게 크게 잘못된 건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6개월 전에 마지막으로 볼 때까지도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말은 그동안 나름 신경 쓸 일이 많았다는 얘기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 큰 녀석이 담배를 피운다는데 뭐라고 할 입장도 아니었다.
“작작 피워라. 뼈 삭는다.”
-어? 어쩐 일이야? 난 또 잔소리라도 한바탕 퍼부을 줄 알았는데?
“야, 내가 무슨 시어머니도 아닌데 너한테 잔소리를 왜 하냐? 어차피 다 큰 놈이 피우겠다는데.”
말은 그렇게 했지만 걱정이 안 된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건 이 녀석은 전생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생과 다른 게 있다면 공무원이 됐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공무원 생활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였다.
수화기 너머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고맙다!
“어? …….”
순간적으로 할 말이 없었다. 하지만 바로 정신을 차린 현성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물었다.
“갑자기 생뚱맞기는, 뭐가 고맙다는 거야?”
-그냥 다…….
확실히 평상시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결국 그 원인은 술일 테고.
“많이 마셨냐?”
-어쩌다 보니 좀 마셨다. 그런데 현성아…… 아, 아니다.
이정우는 무슨 말을 하려다 그만뒀다.
그걸 또 모를 리 없는 현성인 거고.
“야, 무슨 일이야? 왜 말을 하다가 말아?”
-아니다. 아무것도 아니야.
“거짓말하지 말고. 내가 너를 모르냐? 무슨 일이야? 사람 걱정하게 하지 말고 어서 말을 해봐.”
-아무것도 아니라니까.
“너 이 자식, 진짜 그럴 거야?”
현성은 자신도 모르게 큰 소리가 나오고 말았다. 얼핏 들어도 무슨 일이 있는 거 같은데 아무렇지도 않다고 하니 자신도 모르게 걱정이 앞선 탓이었다.
그때였다.
수화기 너머에서 이정우의 목소리가 작게 들렸다.
-…… 좀 아프……다.
“뭐? 어디가? 많이?”
-아니야. 그 정도 아니야. 그러니까…….
“야, 내가 지금 갈까?”
-미친놈. 여기가 지금 어디인 줄 알고 오겠다는 거야? 그러지 말고…….
이정우의 목소리가 계속 들렸지만 현성의 머릿속에는 어젯밤 꿈에서 봤던 그의 모습이 자꾸 떠올랐다.
그러던 어느 순간, 현성은 급히 이정우를 불렀다.
“정우야, 기다려. 나 지금 바로 출발한다.”
-뭐? 야, 너 미쳤어? 여기가 지금 어디라고 온다는 거야? 야, 야, 여보세요. 여보세요…….
이정우는 큰 소리로 아무리 불렀지만 수화기 너머에서는 더 이상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이미 전화가 끊긴 것이다.
이정우는 그저 어이가 없을 뿐이었다.
지금 이곳은 강원도 화천이다. 현성이 있는 곳과는 100킬로 이상 떨어져 있는 곳이다. 아무리 빨리 온다고 해도 최소한 두 시간 반은 걸릴 것이다. 그만큼 도로 사정이 안 좋다는 얘기다. 더군다나 이 야밤에 말이다.
이정우는 빈 수화기를 천천히 내려놓으며 벽에 걸린 시계를 바라봤다.
한편, 전화를 끊은 현성은 바로 집을 나와 트럭에 올라탔다. 그리곤 화천을 향해 힘차게 액셀을 밟았다.
부르릉!
현성을 태운 트럭은 순식간에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두 시간 후.
화천 군청 근처의 주택가에 도착한 현성은 트럭을 세우고 한 원룸으로 향했다.
딩동, 딩동.
벌컥.
현성이 벨을 누르기가 바쁘게 현관문이 열렸다. 물론 그 입구에는 이정우가 서 있었다.
먼저 입을 연 건 이정우였다.
“야, 이 미친놈아.”
“자식, 잘 있었냐?”
“야, 여기가 어디라고 이 시간에 달려와?”
“야, 조용히 해라. 동네 사람들 깰라. 일단 들어가자. 들어가서 이거나 먹자.”
현성의 한쪽 손에는 족발이 들려있었다.
현성이 자리를 잡고 앉자마자 이정우가 다시 도끼눈을 하고 현성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너 진짜 이럴 거야? 거기서 여기가 어디라고 이 시간에 달려와?”
“야, 그만해라. 어차피 이제 끝난 얘기니까.”
“인마, 그러다가 사…….”
이정우는 말을 하다 말고 자신의 입을 틀어막고 말았다. 차마 자신의 입으로 사고가 날 수도 있다는 말을 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 전화를 끊고 두 시간이 마치 20년을 기다리는 심정이었다. 그만큼 그 시간이 길게 느껴졌던 것이다.
“야, 한잔 마시자.”
현성은 두 개의 술잔에 소주를 따른 다음 술잔을 들었다.
그러자 그 모습을 지켜보던 이정우도 어쩔 수 없다는 듯 자신의 앞에 있는 소주잔을 들었다. 그리곤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래, 마시자. 마셔. 내가 너 때문에 제 명에 못 살 거다. 자, 건배.”
챙.
두 사람의 잔이 허공에서 만나며 경쾌한 소리를 냈다.
잔을 비운 현성이 먼저 물었다.
“야, 너 왜 이렇게 말랐어?”
6개월 전과는 너무도 다른 모습에 현성은 깜짝 놀랄 정도였다. 그때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었다. 최소한 5킬로 정도는 빠진 듯했다.
“요즘 나 다이어트하잖아.”
“미친…… 그 몸에 무슨 다이어트? 너 무슨 일 있지?”
“일은 무슨…….”
“너 내가 귀신인 거 알지? 다른 건 몰라도 너에 대해서만큼은…….”
“현성아!”
현성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정우가 그의 이름을 불렀다. 그런데 그런 이정우의 표정이 범상치 않았다.
그 모습을 본 현성은 바로 알 수 있었다.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쪼르륵.
현성은 말 대신 그의 빈 잔에 소주를 따랐다.
어차피 지금은 채근하기보다는 잠시 그의 말을 기다리는 게 나을 거란 판단이었다.
그때였다.
소주잔을 비운 이정우가 천천히 입을 열기 시작했다.
“그게 사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