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the building owner RAW novel - Chapter (489)
회귀해서 건물주-489화(489/740)
491
“그게 정말인가?”
신춘오 회장은 조금 전 믿을 수 없는 말을 들었다. 그건 바로 병원의 운영 실태에 관한 보고였다.
현성이 병원을 유치하고 그곳에 8개의 병원이 입주한 지 3개월이 지났다. 그런데 그중 한의원에 환자가 종일 줄을 선다는 것이었다.
물론 처음부터 그곳 원장이 서울에 있을 때부터 침술이 뛰어나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인구수가 적은 시골에서 종일 환자들이 줄을 선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최진영 실장의 답변이 이어졌다.
“네, 사실이랍니다. 저도 처음엔 그 얘기를 듣고 아무리 침술이 뛰어나다고 하지만 그래도 시골이라 수적으로 한계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고 합니다.”
“이유는?”
“김 사장이 직접 나섰다고 합니다.”
“김 사장이? 아니 어떻게?”
신춘오 회장은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물론 현성의 능력이 남들보다 뛰어나다는 건 알지만 어디까지나 일반인일 뿐이다. 그런 그가 병원 일에 직접 나선다고 해서 할 일이 무엇이 있겠는가 싶었기 때문이다.
“차량을 투입했다고 합니다.”
“차량을? 그건 또 무슨 소린가?”
“김 사장이 식당에서 자체적으로 차량을 운행하는 건 회장님도 아실 겁니다.”
“그거야 물론이지. 25인승 버스 두 대와 봉고 세 대를 운영한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네. 그런데 그게 왜?”
“그 차량들을 모두 그곳에 투입했다고 합니다.”
신춘오 회장은 최진영 실장의 얘기를 듣고 이해 안 가는 게 있었다.
그건 바로 차량의 운행 방식이었다.
그 차량들은 어차피 식당에서 필요한 차량들이다. 그런데 그 차량들을 식당이 아닌 병원에 투입했다고 하니 얼핏 생각해도 이해가 안 갔던 것이다.
잠깐 생각을 하던 신춘오 회장은 바로 물었다.
“그 차량들은 식당에 오는 손님들을 데려오는 게 목적이 아닌가?”
“네, 맞습니다. 그런데 그 목적을 늘렸다고 합니다.”
“늘려?”
“네, 식당에 오는 사람을 태우고 오면서 그와 동시에 병원에 오는 환자들도 실어 나른답니다. 어차피 식당과 병원과의 거리는 10분밖에 안 걸리니까 말입니다.”
“그러니까 어차피 움직이는 김에 병원까지 10분을 더 움직인다는 겐가?”
“네, 바로 그겁니다. 그리고 더 좋은 건 그게 또 식당 영업에도 도움이 된다는 겁니다. 그게 어떤 식이냐 하면…….”
최진영 실장은 어떤 상황인지 자세히 설명을 이어갔다. 그의 설명이 길게 이어지자 신춘오 회장은 그제야 이해가 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의 설명이 끝나자 신춘오 회장은 바로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병원에 오는 손님 중에 절반은 식당에 들른단 말이지?”
“네, 그렇습니다. 그렇다 보니 병원은 물론이고 식당에도 도움이 된 답니다.”
“허허, 그거야말로 꿩 먹고 알 먹고가 아닌가. 마을 사람들을 위해서 봉사고 하고 식당 매출도 오르고 말이야.”
“그런 셈이죠. 하여간 정말 대단한 친구입니다. 그리고 한의원뿐만이 아니라 다른 병원들도 그 덕분에 환자들이 꾸준하답니다.”
“물론 그렇겠지. 시골이라 버스도 많지 않을 텐데 그걸 김 사장이 대신하고 있으니 말이야.”
신춘오 회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시골인 터라 자가용은 당연히 귀할 테고 버스 또한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전화만 하면 와서 데려가니 병원을 가려는 환자 입장에서는 그보다 더 좋은 교통수단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중에 반절은 또 식당에 들른다고 하니 식당 입장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고 말이다.
최진영 실장의 말이 다시 이어졌다.
“그리고 병원에 환자가 많은 이유는 또 있답니다.”
“또 다른 이유? 그건 또 뭔가?”
“처음 회장님께서 예상했던 쏠림현상입니다.”
“쏠림현상?”
“네, 처음에 회장님께서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시골에 제대로 병원이 없다 보니 만약 그곳에 병원 8개가 한꺼번에 들어오면 그 지역에 있는 환자들은 그쪽으로 몰릴 거라고 말입니다. 처음엔 그런 현상이 없었지만 이제 두 달쯤 지나다 보니 홍천 전 지역으로 그곳 소문이 났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몰린다?”
“네, 그렇습니다. 거기다 김 사장이 나서서 사람들을 실어 나르니 당연히 환자들이 몰릴 수밖에 없는 거죠.”
“결국은 서로가 윈윈인 셈이군. 거기다 김 사장 입장에서는 마을을 위해 봉사한다는 명분까지 가지게 되었으니 더 좋을 테고 말이야.”
일석이조가 아닌 일석삼조인 셈이다. 병원과 식당에 도움이 되는 건 기본이고 거기다 마을을 위한 봉사라는 명분까지 얻으니 말이다.
그때 최진영 실장의 말이 다시 이어졌다.
“그게 다가 아니랍니다.”
“응? 그 말은 뭐가 또 있다는 얘긴가?”
“터미널 상권이 하루가 다르게 번창하고 있답니다.”
“터미널 상권?”
“네, 병원이 터미널 옆에 바로 있다 보니 거기 상권이 요즘 들어 호황이랍니다. 그렇다 보니 요즘 그쪽에 건물들이 자꾸 늘어난답니다.”
당연한 얘기일 것이다. 사람이 몰리면 그 주변에 있는 상권이 살아나는 건 당연할 테니 말이다. 그렇다 보니 건물도 점점 늘어나게 될 것이고.
“그렇겠지. 사람이 몰리면 상권은 당연히 살아날 테니까 말이야. 결국은 김 사장의 판단이 또 한 번 옳았다는 게 증명되는 셈이군.”
“그런 거 같습니다. 병원 건물을 지을 때 했던 말이 바로 그 말이었으니 말입니다.”
현성이 병원 건물을 착공할 때 했던 말이 바로 상권에 대한 예측이었다. 병원이 살게 되면 이곳 상권도 같이 살아날 것이라고 말이다. 그러면서 마을 전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었다.
그런데 그 말이 불과 병원을 개원하고 두 달 만에 현실이 된 것이다.
신춘오 회장은 다시 물었다.
“그리고 예전에 얘기했던 그 의료관광은 어떻게 됐는가?”
“지금으로선 일단 보류했답니다.”“굳이 필요 없다는 얘기겠지. 그렇게 안 해도 환자는 충분하니까 말이야.”
“네, 맞습니다. 지금도 보통 진료를 받으려면 최소 한 시간은 기다려야 하니 굳이 그럴 필요성을 못 느끼는 거 같습니다. 그래서 요즘 김 사장이 고민이라고 합니다.”
“고민?”
“네, 병원을 더 늘리는 문제 말입니다. 다른 병원은 아직 그 정도는 아닌데 한의원 같은 경우는 지금도 그렇게 붐빈데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 더 붐빌 거라고 판단을 한 거 같습니다.”
당연한 얘기일 것이다.
개원한 지 이제 겨우 두 달이 지났을 뿐이다. 그런데도 진료를 받으려면 한 시간씩이나 기다려야 하니 앞으로 시간이 더 지나면 병원에 환자들이 더 몰리는 건 당연할 것이다.
게다가 지금은 겨울철이라 식당에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지 않지만 이제 봄이 되고 벚꽃이 피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지금보다 몇 배는 더 늘어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병원을 찾는 환자들도 늘어날 것이고.
최진영 실장의 말이 다시 이어졌다.
“그리고 재미있는 보고가 새로 올라왔습니다.”
“재미있는 보고라…… 그래, 그게 뭔가?”
“며칠 전에 김 사장이 그 한의원 원장인 김민중을 만나 물어본 말이 있답니다.”
“무슨……?”
“단지 조성에 관해서 말입니다. 바로 의료 단지 말입니다.”
“허허, 지금 의료 단지라고 했는가?”
신춘오 회장은 어이가 없었다.
의료 단지가 무엇인가?
결국 병원을 더 짓겠다는 것이 아닌가 말이다. 그것도 단지라고 한다면 한두 개도 아닐 것이고.
개인이 의료 단지를 조성한다?
이게 말이 되는가 말이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병원을 유치하기 위해 일간 신문에 광고까지 냈던 현성이다. 그런 그가 몇 달이 지나 이제는 또 의료 단지를 만들겠다니…….
신춘오 회장은 궁금한 마음에 다시 물었다.
“그래서 어떤 결정이 나왔는가?”
“한의원 원장이 좀 더 고민을 해보겠다고 했답니다.”
“그 말은 한의원 원장의 동의만 떨어지면 그 사업을 시행하겠다는 얘기가 아닌가?”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한의원 원장의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동의하기가 쉽지 않은 거 같습니다.”
“당연히 그렇겠지. 어차피 밥그릇 싸움일 테니 말이야. 문제는 그런 그를 어떻게 설득을 시키느냐가 김 사장의 능력이겠지.”
당연한 얘기일 것이다.
혼자 있다가 여럿이 들어오면 그만큼 경쟁은 심해질 테니 말이다. 결국 관건은 환자의 숫자일 것이다. 얼마나 많은 환자들을 유치할 수 있는지.
그것만 계산이 끝나면 그다음 일은 자동적으로 해결이 될 것이다.
최진영 실장의 말이 이어졌다.
“그래서 조금 전에 의료관광에 대해서는 보류라는 말을 썼던 겁니다. 만약 의료 단지를 조성하게 되면 아무래도 의료관광은 바로 시행할 거 같습니다.”
“그거야 당연하겠지. 그런데 한의원을 몇 개나 더 늘린다고 하던가?”
“최종 목표는 열 개랍니다.”
“허허, 열 개라…….”
열 개라는 말에 신춘오 회장은 자신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오고 말았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현성의 생각은 미처 따라갈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 시골에 한의원을 열 개나 유치를 하겠다니 이게 말이 되는가 말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소리가 또 그냥 하는 소리는 아닐 거라는 거다.
신춘오 회장은 최진영 실장을 바라보며 물었다.
“최 실장 생각에는 그 시골에서 한의원 열 개를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건…… 휴우!”
최진영 실장은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짓고 말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다.
물론 현성의 능력이 남들과 다르다는 건 알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서 그 시골에서 한의원을 두세 개도 아니고 열 개씩이나 유치해서 정상적으로 운영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최진영 실장이 한숨을 짓자 신춘오 회장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결국 최 실장의 판단으로는 비관적이라는 거지?”
“솔직한 심정은 그렇습니다. 하지만…….”
말끝에 여운을 남기는 최진영 실장이었다.
그러자 신춘오 회장이 바로 물었다.
“하지만? 그 말의 의미는 뭔가?”
“그게 김 사장이라는 게 마음에 걸립니다.”
“마음에 걸린다? 결국 그 말은 김 사장이기 때문에 무조건 비관적이라 말할 수 없다는 얘긴가?”
“네, 그렇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현실적으로는 말이 안 되는데 그게 또 다른 사람도 아니고 김 사장이다 보니 무조건 비관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는 겁니다. 그동안 김 사장이 한 일이 있으니 말입니다.”
사실은 처음부터 그 시골에 병원을 유치한다고 했을 때부터 말이 안 되는 경우였다. 한두 개도 아니고 8개씩이나 병원을 유치하겠다고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는 보란 듯이 일간신문에 광고를 낸 지 단 2주 만에 8개의 병원을 유치하고 말았다.
그렇다 보니 지금도 머릿속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데 그렇다고 무조건 안 된다고 말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신춘오 회장의 말이 이어졌다.
“결국은 이번에도 우리로서는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얘긴가?”
“죄송하지만 다른 방법이…….”
“솔직히 나도 최 실장과 같은 생각이네. 분명히 말이 안 된다는 건 알겠는데 그렇다고 무조건 안 된다고 단정 짓기에는 그 대상이 다른 사람도 아니고 김 사장이기 때문이네. 최 실장도 알다시피 지금까지 그 친구가 마음먹어서 못한 일이 없으니 말일세.”
최진영 실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자신의 생각과 신춘오 회장의 생각이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자 신춘오 회장이 다시 물었다.
“만약 병원을 또 짓는다면 그 부지는 어디 인가?”
“지금 한의원 바로 옆이랍니다. 이미 그곳은 벌써 공사에 들어갔답니다. 내년 4월에 완공이랍니다.”
“한의원 원장이 동의도 안 했는데 벌써 공사에 들어갔다는 얘긴가?”
“네,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한의원 원장이 동의도 안 했는데 그 건물에 병원을 짓는 건 아니고 일단 일반 상가로 짓고 나중에라도 원장의 동의가 떨어지면 그곳을 병원으로 쓰겠답니다.”
“음…… 그렇겠지. 김 사장이 경우에 어긋나는 일은 안 할 테니 말이야.”
신춘오 회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바로 다시 말을 이었다.
“그래, 그 문제는 좀 더 지켜보기로 하고 이제 학원 문제로 넘어가서 학원 강사들은 다 구했다고 하던가?”
“지금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영어 강사는 모교인 강상대에 얘기를 해놨고 일어 같은 경우는 박범수 씨가 맡기로 했답니다. 그리고 한문과 한글은 회장님께서…….”
“잠깐만!”
신춘오 회장은 손을 들어 최진영 실장의 말을 끊었다. 그리곤 바로 다시 말을 이었다.
“그 한문과 한글 말인데, 아무래도 그게 나한테 벅찰 거 같아서 말이야.”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그건 이미 몇 년 전부터 확정되었던 거 아닙니까? 그런데 이제 와서 벅차다고 말씀하시면……?”
“그래서 나도 요즘 그 문제만 생각하면 잠이 안 온다네. 이 일을 어쩌는가? 휴우!”
신춘오 회장은 말을 끝내자마자 한숨을 내쉬었다. 그만큼 고민이 많았다는 얘기일 것이다.
그 모습을 본 최진영 실장이 바로 물었다.
“처음엔 한문과 한글 두 과목 다 할 수 있다고 하셨지 않습니까?”
“그때는 그랬지.”
“그런데요?”
“지금은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라는 생각이 드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겁니까?”
“자신이 없어. 최 실장도 알다시피 내 나이 이제 몇 년만 더 있으면 70이 아닌가. 아무래도 체력적으로 자신이 없네. 그래서 말인데…….”
신춘오 회장은 말끝에 조심스럽게 최진영 실장을 바라봤다.
그러자 최진영 실장이 그 시선을 의식한 듯 묘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회장님, 왜 저를 보십니까?”
“최 실장이 나를 좀 도와주면 안 되겠는가?”
“제가 말입니까? 제가 어떻게 말입니까?”
“내가 한문은 책임을 질 테니 최 실장은 한글을 가르쳐주면 안 되겠는가?”
“아니, 제가 어떻게……?”
최진영 실장은 너무 황당한 나머지 할 말이 없을 정도였다.
전문대를 졸업하고 이날 이때까지 신춘오 회장의 운전기사만 했었다. 그런 자신이 이제 와서 누구를 가르친단 말인가.
사실 어려서 꿈이 하나 있긴 있었다.
그건 바로 학교 선생님이었다. 하지만 그게 또 생각처럼 되는 게 아니었다. 그땐 또 교대 대신 전문대를 갈 수밖에 없었다. 어떡하든 빨리 졸업해서 돈을 버는 게 우선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마음 한편에 그 마음이 완전히 없어진 건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제 와서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건 생각을 해본 적도 없다. 그런데 갑자기 한글을 가르치라니…….
그때 신춘오 회장의 말이 다시 이어졌다.
“난 기억을 하고 있네.”
“네? 뭐를 말입니까?”
“최 실장의 어렸을 적 꿈 말일세. 처음 이력서에도 분명히 쓰여 있었고 말이야.”
“아니, 그걸 아직까지 기억하십니까?”
“당연하지. 그 꿈을 어떻게 내가 잊겠는가. 나 또한 같은 꿈을 꿨었는데 말이야.”
“네? 회장님도요?”
전혀 몰랐던 사실이다.
그때 신춘오 회장의 말이 다시 이어졌다.
“나도 고등학교 때까지는 학교 선생님이 꿈이었었네. 하지만 아버님이…….”
신춘오 회장은 잠시 말을 멈췄다가 다시 이었다.
“어차피 그건 지나간 일이고 이제라도 그 꿈을 찾아보려고 하네. 그러니 최 실장 또한 나와 함께 그 잊었던 꿈을 다시 찾아보지 않겠는가?”
“제가 과연…….”
“너무 부담 갖지 말게. 그렇다고 중고등학생을 가르치는 일도 아니고 시골의 할아버지 할머니를 상대로 한글을 가르치는 일이네. 최 실장이라면 충분히 잘할 수 있을 걸세.”
“…….”
최진영 실장은 쉽게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 보니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때 신춘오 회장이 입을 다시 열었다.
“최 실장, 부탁함세. 내 체면 좀 살려주게. 여기서 또 약속을 어기면 나는 김 사장을 볼 면목이 없어지네. 지난번 공장도 약속을 어기지 않았는가. 그러니 제발…….”
“음…….”
잠시 고민하던 최진영 실장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네, 알겠습니다. 심각하게 고민을 해보겠습니다.”
그런 그의 심장은 이미 빠르게 뛰고 있었다. 50이 넘어서 이런 기회가 올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꿈.
아주 어렸을 적 가졌던 그 꿈을 이제 와서 이루게 되다니…….
어느새 그의 얼굴엔 미소가 번지기 시작했다.
492
회귀해서 건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