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the building owner RAW novel - Chapter (506)
회귀해서 건물주-506화(506/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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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가게를 오픈한다고?”
신춘오 회장으로선 이해하기 힘든 말이었다.
현성이 인천으로 올라갈 때만 하더라도 비디오 대여점을 한다는 얘기는 듣지를 못했었다. 그런데 조금 전 최진영 실장으로부터 이상한 얘기를 들었다.
그건 바로 현성이 비디오 대여점을 인수한 후 그 가게를 확장하고 이제 곧 영업을 시작할 것이라는 거였다.
이게 말이 되는가 말이다.
하루에 매출이 10억이나 되는 식당을 놔두고 기껏 올라가서 한다는 일이 비디오 대여점이라니.
물론 사업에 귀천이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비디오 대여점은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일이라 신춘오 회장으로선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최진영 실장의 답변이 이어졌다.
“네, 그렇습니다. 이제 모든 준비는 거의 끝나고 마지막으로 직원을 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직원?”
“네, 배달 직원 말입니다.”
“지금 그 말은 비디오도 중국집처럼 배달을 한다는 얘긴가?”
“아무래도 그런 거 같습니다.”
“배달이라…….”
신춘오 회장으로선 여전히 이해가 안 가는 말이었다. 중국집에서 음식을 배달하는 건 알고 있지만 비디오 가게에서 배달을 한다는 얘기는 들어보지를 못했기 때문이다.
최진영 실장의 설명이 바로 이어졌다.
“드물긴 하지만 간혹 비디오 대여점에서도 배달을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대여점에서 배달 직원을 쓰는 이유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목적하고는 다르다고 합니다.”
“목적이 다르다? 그건 또 무슨 소린가?”
“물론 비디오를 배달하는 것도 목적이 있지만 그것보다는 회수하는데 더 큰 목적이 있다고 합니다.”
“대여보다는 회수에 더 큰 목적이 있다?”
“네, 그건 바로 대여점의 특성 때문입니다. 그 이유는 …….”
최진영 실장의 추가 설명이 이어졌다.
대여점의 특성상 인기 있는 신프로가 출시되게 되면 고객들의 심리는 다 똑같다는 것이었다.
먼저 보고 싶은 심리.
그렇다 보니 인기 있는 신프로가 출시되게 되면 대부분의 고객들이 인기 프로를 찾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아무 대여점이고 충분한 물량을 확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정된 물량.
그래서 중요한 것이 빌려준 비디오를 회수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얼마나 빠른 시간에 비디오를 회수해서 많이 회전시키느냐에 따라 가게의 매출이 좌우된다는 것이다.
보통은 고객이 빌려 가면 1박 2일이 기본이지만 배달 직원이 직접 찾아가서 회수를 하게 되면 그만큼 회전율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하루에 한 프로로 서너 번도 회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배달 직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진영 실장의 설명이 끝나자 신춘오 회장이 바로 물었다.
“최 실장은 어떻게 그렇게 비디오 대여점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가?”
“이번에 김 사장님 덕분에 제가 공부 좀 했습니다.”
“허허, 그랬는가? 그나저나 우리 김 사장은 비디오 대여점이 이번이 처음 아닌가?”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김 사장은 그런 경영 노하우를 다 알고 있다는 말인가?”
“저도 그게 신기했습니다. 제가 이번에 알아보니까 비디오 대여점도 경험이 없으면 결코 쉬운 게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사장님은 신기할 정도로 비디오 대여점에 대해서 너무 잘 알고 있는 거였습니다. 누가 보면 최소한 10년 이상은 대여점을 운영한 경험이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허허 이거야 원…….”
신춘오 회장은 헛웃음밖에 안 나왔다.
현성의 과거에 대해서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갔다가 휴학을 한 후 군대에 갔었다. 그리곤 제대한 후 복학을 포기하고 바로 식당을 시작한 것이 그가 살아온 인생 전부였다.
그런 그가 어떻게 비디오 대여점 운영에 관해서 훤히 알고 있다는 말인가.
그때 최진영 실장의 말이 다시 이어졌다.
“그런데 신기한 건 또 있습니다.”
“또? 이번엔 뭔가?”
“설비업자인 김동호라는 사람과 사장님과의 관계입니다.”
“그 두 사람이 왜?”
“저도 처음엔 몰랐는데 보고를 받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두 사람이 만나는 첫날부터 친해지면서 일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확장공사 말입니다.”
“확장공사가 왜?”
신춘오 회장은 궁금한 듯 최진영 실장을 빤히 쳐다봤다.
그러자 최진영 실장의 답변이 바로 이어졌다.
“원래 처음에는 한 달 공사였답니다.”
“한 달 공사? 그런데?”
“그 기간을 2주로 앞당긴 사람이 바로 그 김동호라는 설비업자입니다. 우리 사장님과 첫날부터 친해진 사람 말입니다.”
“그게 뭐가 이상하다는 거야?”
신춘오 회장으로선 얼핏 이해할 수 없는 말이었다.
사람이 친해지는데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도 아니고 거기다 공사 기간을 단축시키는 것 또한 어떤 식으로 일을 하느냐에 따라 어느 정도는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에 따른 공사비가 달라지긴 하지만 말이다.
“문제는 돈입니다. 보통 그 정도 공사하려면 최소한 3천은 기본이랍니다.”
“그런데?”
“그 김동호라는 사람이 처음엔 2천을 요구했고 우리 사장님이 공사기간 단축을 부탁하자 5백만 더 달라고 했답니다.”
“5백? 그게 말이 되는가?”
당연히 말이 안 된다.
기본 3천인 공사에 2천을 요구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거기다 공사 기간을 반으로 단축하기 위해서는 추가 인원이 더 필요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공사비용은 거의 더블은 아니더라도 2/3는 더 들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추가로 5백만 더 요구했다니 이건 상식적으로 계산이 안 맞는 얘기다.
결국 그 말은 설비업자가 자신의 수익을 그만큼 포기했다는 얘기가 아닌가 말이다.
최진영 실장의 말이 이어졌다.
“그러니까 말입니다. 당연히 말이 안 되는 상황인데 그 말도 안 되는 일이 김동호라는 설비업자와 사장님 사이에서 일어났다는 겁니다.”
“결국은 그 설비업자 쪽에서 수익을 포기했다는 얘기가 아닌가?”
“저도 그렇게 생각을 했습니다만!”
최진영 실장이 말을 중간에서 끊었다.
그러자 신춘오 회장이 바로 물었다.
“만? 그 말은 그게 끝이 아니라는 얘기가 아닌가?”
“네, 그렇습니다. 공사를 마지막으로 끝내던 날 두 사람이 식당에서 만났답니다.”
“두 사람이라면 그 설비업자와 김 사장을 얘기하는 것일 테고, 그래서?”
“우리 사장님이 또 어떤 사람입니까?”
“그 말은 결국 김 사장이 가만히 안 있었다는 얘긴가?”
“네, 그날 헤어지기 전에 수표 한 장을 그 설비업자한테 건넸답니다.”
“한 장이라…… 혹시 천만 원을 얘기하는 것인가?”
“네, 그렇습니다. 사장님께서 그 설비업자한테 직접 천만 원을 준겁니다. 결국은 그 설비업자가 포기했던 수익금을 사장님이 다시 챙겨준 셈이 된 거죠.”
신춘오 회장으로선 얼핏 들어도 이해가 안 가는 말이었다.
“나로서는 이해가 안 가는 얘기네. 우선 그 설비업자는 무슨 이유로 처음부터 공사비를 적게 잡았는지 이해가 안 가네. 그리고 김 사장도 그렇다고 해서 천만 원씩이나 나중에 챙겨줬다는 것도 이해가 안 가고 말이야. 도대체 두 사람이 어떤 관계이기에…….”
“그 부분은 저도 이해가 안 갑니다. 분명히 이번에 처음 만난 관계인데 어떻게 그런 일이 생겼는지 말입니다. 그런데 어쨌거나 중요한 건 그 일이 있은 후 두 사람 관계가 더욱 각별해졌답니다.”
“허허…… 참, 하여간 매번 느끼는 거지만 김 사장 주변에는 항상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생긴단 말이야. 그건 그렇고 난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되는 게 왜 하필 김 사장이 돈도 안 되는 비디오 가게를 선택했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네.”
신춘오 회장으로선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돈이 되는 다른 사업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 많은 업종 중에서도 왜 하필 돈도 안 되는 비디오 대여점인지 신춘오 회장으로선 이해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최진영 실장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혹시 그거 아닐까요?”
“그거?”
신춘오 회장은 궁금하다는 듯 최진영 실장을 바라봤다.
그러자 최진영 실장이 바로 말을 이었다.
“네, 아내 말입니다. 사장님이 처음 인천으로 올라가면서 했던 말이 바로 아내를 만나기 위해서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최 실장 말은 김 사장이 아내를 만나기 위해 비디오 가게를 한다는 얘기지?”
“네, 제 생각에는 그렇습니다. 아마도 예지몽에서 아내를 만난 곳이 비디오 가게가 아니었을까요?”
“그래서 비디오 가게를 하는 거다?”
“네, 그렇습니다. 그렇지 않고는 설명이 안 됩니다. 그렇다고 사장님이 돈 때문에 비디오 가게를 하는 건 아닐 테니까 말입니다.”
“하긴…….”
신춘오 회장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한 얘기다.
김 사장이 돈 때문에 비디오 가게를 선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남는 건 처음 인천으로 올라가면서 했던 말밖에 없다.
아내를 만나기 위해서 인천으로 올라간다고 했으니 말이다.
신춘오 회장이 다시 말을 이었다.
“궁금하군.”
“혹시 사장님의 사모님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래, 과연 어떤 여자일지 말이야.”
“그건 저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저는 솔직히 더 궁금한 건 진짜 사장님이 그 사모님을 비디오 가게에서 만날 수 있을지 그게 더 궁금합니다.”
“아직도 최 실장은 김 사장의 예지몽을 믿지 못하는군?”
“솔직히…….”
최진영 실장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 말았다.
지금까지 현성이 한 행동을 보면 분명히 그의 예지몽을 믿어야 하는 게 맞는다. 하지만 머리로는 알면서도 그게 실제로 믿음이 안 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건 그렇고 김 사장은 언제 정식으로 비디오 가게를 오픈한다고 하던가?”
“이틀 뒤입니다.”
“지금쯤이면 한창 바쁘겠구먼?”
“아마도 그럴 겁니다. 그럼 또 소식 들어오는 대로 바로 보고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수고했네.”
최진영 실장이 방에서 나가자 신춘오 회장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지기 시작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현성이 과연 언제쯤에나 원하는 여인을 만날 것인지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신춘오 회장 자신만큼은 현성의 예지몽을 확실히 믿고 있으니 말이다.
***
영화마음 본사.
“뭐? 직원을 다섯 명이나 뽑았다고?”
“네, 회장님. 조금 전에 그렇게 보고가 올라왔습니다.”
“아니, 그 자식 미친 거 아니야?”
민홍식 회장은 어이가 없을 뿐이었다.
이게 말이 되는가 말이다. 기껏해야 매장이 40평이라고 했다. 그런데 직원을 한 두 명도 아니고 다섯 명이나 뽑다니.
제정신이라면 있을 수 없는 얘기다.
물론 초대형 매장인 150평이 넘는 매장에서는 그 정도 직원이 필요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전국 어느 매장에서도 40평짜리 매장에서 직원을 다섯 명씩이나 쓰는 경우는 없다.
박선우 실장의 답변이 이어졌다.
“제가 봐도 제정신이 아닌 거 같습니다. 무슨 비디오 가게에서 얼마나 돈을 번다고 직원을 다섯 명이나 뽑는답니까?”
“내 말이 그 말이야. 그런데 그 다섯 명이 설마 매장 내에서 근무하는 건 아니지?”
“한 명은 매장이고 나머지 네 명은 배달 직원이랍니다.”
“배달 직원? 그 말은 지금 비디오를 배달하겠다는 거야?”
“네, 그렇습니다. 이미 광고 전단도 주변 아파트 단지에 다 뿌렸답니다.”
“음…….”
민홍식 회장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잠시 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그런 그가 입을 연 건 2분쯤 시간이 지났을 때였다.
“박 실장.”
“네, 회장님.”
“만약에 말이야, 그 친구가 초짜가 아니라면 어떻게 되는 거야?”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아니, 내가 느낌이 안 좋아서 그래. 아무리 생각해도 아무것도 모르는 초짜가 하는 행동치고는 너무 대범해서 말이야.”
“솔직히 저도 조금 걱정이 되긴 합니다. 초짜치고는 움직임이 너무 완벽합니다. 오토바이도 이미 네 대를 샀답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비디오테이프 리와인더도 20개나 준비를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박선우 실장의 설명이 이어졌다.
그의 설명이 길게 이어지자 민홍식 회장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의 설명이 끝나자 민홍식 회장이 바로 물었다.
“모든 준비가 완벽하군.”
“초짜라면 오픈하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을 텐데 그 와중에 주변 상가에 떡까지 돌린단 말이지?”
“네,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이상해. 처음엔 초짜라고 무시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어딘가 프로 냄새가 난단 말이야.”
민홍식 회장의 이마에 주름이 깊게 파였다. 그만큼 고민이 많다는 얘기였다.
그런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오픈이 언제라고 그랬지?”
“이틀 뒤입니다.”
“이틀 뒤면 알파치노와 로버트 드니로가 나오는 ‘히트’가 출시되는 날 아닌가?”
“맞습니다. 작년 극장 개봉에서 최고 대박이었던 히트가 출시됩니다.”
“혹시 그 친구는 몇 장이나 주문을 했는지 아는가?”
“네, 물론입니다. 이미 영업소를 통해서 파악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박선우 실장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바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자 민홍식 회장이 바로 물었다.
“왜? 무슨 일인데 말을 중간에서 하다가 마는가?”
“그게 너무 놀라운 일이라서 말입니다. 글쎄 그 친구가 히트를 300장이나 주문을 넣었다는 겁니다.”
“뭐? 몇 장? 300장?”
민홍식 회장은 자신도 모르게 큰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이게 말이 되는가 말이다.
300장이면 한 장에 22,500원이니 비디오테이프 값만 해도 6,750,000원이다. 거기다 한 달에 대박 작품만 해도 최소 다섯 프로는 된다.
만약 다른 작품도 히트처럼 300장씩 사게 되면 그 테이프 값만 해도 3천3백만 원이 넘는다.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다. 다른 작품도 최소한 20여 종은 더 구매를 해야 한다.
이런 식이라면 한 달에 비디오 구매비만해도 최소 5, 6천만 원은 기본이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진짜 미치지 않고서야 어찌 이렇게 무모한 짓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민홍식 회장이 다시 박선우 실장을 불렀다.
“박 실장.”
“네, 회장님.”
“혹시 지난번에 조사하라는 거 결과가 나왔는가? 그 친구 아버지 말이야.”
“네, 나왔습니다. 그런데 별거 없었습니다. 시골 치고는 그나마 좀 사는 정도일 뿐 부자는 아니었습니다. 아무래도 아들이 하나밖에 없다 보니 있는 돈을 다 끌어 모아 이번에 도와준 거 같습니다.”
“그렇단 말이지…….”
민홍식 회장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박선우 실장이 다시 입을 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친구 초짜가 맞는 거 같습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저런 식으로 무리를 한다는 게 말이 안 됩니다.”
“그렇지?”
“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한 달에 비디오테이프 값으로 5, 6천만 원을 지불할 수가 있겠습니까? 아마 모르긴 몰라도 3개월도 지나기 전에 제풀에 쓰러질 거 같습니다.”
“하긴 그 돈을 어떻게…….”
잠시 고민하던 민홍식 회장이 다시 물었다.
“혹시 말이야, 그 친구에 대해서도 알아봤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