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the building owner RAW novel - Chapter (513)
회귀해서 건물주-513화(513/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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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일.
길 건너편에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영화마음의 유승일 사장이었다.
물론 그는 현성을 잘 모르겠지만 현성의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이미 전생에서 그를 몇 번 찾아간 적이 있었기에 그를 보는 순간 유승일이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전생에서야 어차피 게임이 안 된다고 생각했기에 현성에 대해서는 신경도 안 썼겠지만 이번엔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 보니 이런 식으로 멀리에서나마 훔쳐보고 있었던 것이고.
현성은 유승일 앞에 다다르자 모른 척 바로 물었다.
“무슨 일이신데 저희 가게를 아까부터 계속 지켜보고 계신 겁니까?”
“네? 내가요?”
모르는 척 되묻는 유승일이었다.
어차피 이미 예상했던 답변이었다. 궁금한 마음에 남의 가게를 훔쳐보고 있는 중이었는데 다른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현성은 다시 물었다.
“그게 아니면 그럼 여기서 계속 뭘 하셨던 겁니까?”
“뭘 하든 그게 당신과 무슨 상관이 있다고 젊은 사람이 버릇없이 대뜸…….”
오히려 불쾌하다는 듯 짜증을 내는 유승일이었다.
그렇다고 아쉬울 게 없는 마당에 기가 죽을 현성도 아니었다.
현성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다시 물었다.
“왜 불쾌하십니까?”
“당연히 불쾌하지.”
그새 언제 봤다고 말부터 짧아지는 유승일이었다.
전생에서도 항상 그런 식이었다. 대여료 문제로 찾아갔을 때도 내 장사 내 마음대로 할 테니까 당신은 신경 쓰지 말라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다음 날 다른 대여점 사장들과 찾아갔을 땐 오히려 더 황당했었다.
몇 마디를 꺼내기도 전에 영업 방해를 한다며 경찰을 부른 것이다.
그런 사람이었다.
현성은 다시 물었다.
“그럼 왜 저희 가게를 그렇게 한참 동안이나 지켜보고 있던 겁니까?”
“안 봤어.”
역시나 뻔뻔하기는 당해낼 자가 없는 유승일이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본인이 아니라는데.
현성은 씩 웃으며 다시 물었다.
“안 봤다고요?”
“그래, 젊은 사람이 귀까지 먹었어? 왜 생사람을 잡고 그래? 난 바빠서…….”
홱!
그 말을 끝으로 돌아서는 유승일이었다.
그리곤 바로 발걸음을 떼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현성은 어이가 없었다. 그렇다고 전생에 당한 게 있는데 이대로 첫 만남을 그냥 보낼 수는 없었다.
“유승일 씨!”
현성은 바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자 발걸음을 멈춘 유승일이 돌아서 현성을 바라봤다.
“뭐야? 나를 알고 있었어?”
“모를 수가 있습니까? 이 동네 대여점을 다 죽이겠다고 들어오신 분인데요.”
도발이었다.
어차피 그와는 풀 수 있는 매듭이 아니었다. 그렇다 보니 말이 세게 나갈 수밖에 없었다.
유승일이 현성 앞으로 다가오며 히죽 웃었다.
“김현성이라고 그랬지?”
역시 그도 이미 현성을 알고 있었다. 그 말은 곧 이미 현성에 대해 사전조사를 끝냈다는 얘기였다.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네, 그렇습니다.”
“역시 듣던 대로 당돌하구먼. 그렇다고 그런 식으로 어른한테 노골적으로 적의를 드러내면 되남?”
“어차피 사실인데 굳이 속일 필요도 없지 않겠습니까?”
“흥, 하기야…….”
유승일은 인정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어차피 그가 처음 이 동네를 선택했던 이유가 대여점들이 하나같이 작다는 것이었다.
작다는 얘기는 그만큼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이고, 결국 나중엔 혼자 살아남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에 이 동네로 치고 들어왔던 것이다.
물론 전생에서는 그게 통했던 것이고.
하지만 지금은 현성이라는 변수가 생긴 것이고 말이다.
유승일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서 이제 어쩔 텐가?”
“어쩌긴요, 어차피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는데요. 끝까지 가는 거죠. 하지만 한 번은 당했지만 두 번은 당하지 않을 겁니다.”
“두 번?”
“그런 게 있습니다.”
“음…….”
잠깐 고개를 갸웃하던 유승일이 다시 말을 이었다.
“그나저나 하나만 묻지.”
“……?”
“저기 걸려 있는 현수막 말인데, 진짜 저대로 300장이 들어오는가?”
유승일이 가장 궁금한 게 그것일 것이다. 사실은 이곳에서 몰래 훔쳐봤던 목적도 그것 때문이었을 것이다.
현성은 당당하게 말을 이었다.
“물론입니다.”
“대여점 운영은 처음이고?”
“네.”
씨익.
미소를 짓는 유승일이었다.
그 미소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를 리 없는 현성.
현성 또한 미소를 짓고 말았다.
두 사람은 그렇게 서로를 바라보며 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어차피 유승일 또한 대여점 운영은 처음이다. 그렇다 보니 지금으로선 현성의 행동이 이해가 안 갈 것이다.
한심하게 생각할 것이고 머지않아 문을 닫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래서였을까.
그의 미소에서는 여유마저 느껴질 정도였다.
반면 현성은 그런 그가 그저 가소로워 웃고 있는 것이고.
그때 유승일이 다시 입을 열었다.
“하나만 더 묻지. 혹시 다른 작품들도 그 정도 수량으로 받을 건가?”
“당연한 거 아니겠습니까?”
“음, 알았네. 구경 잘했네. 참! 미리 개업 축하하네.”
한껏 여유를 부리는 유승일이었다.
그런 그를 보며 현성이 입을 열었다.
“한 가지만 말씀드리죠.”
“음, 그래. 얼마든지.”
“6개월 뒤에 보죠.”
“6개월이라…… 그래, 그때쯤이면 어느 정도 승부가 나겠구먼. 이거 은근히 기대되는데?”
어깨를 으쓱하는 유승일이었다.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어차피 그가 믿는 것은 체인점 본사일 것이다.
하지만 그 본사의 영업 방식을 훤히 꿰고 있는 현성으로선 그런 그가 여전히 딱하게 보일 뿐이었다.
유승일과 헤어지고 매장으로 들어온 현성.
이명훈은 통화 중이었다.
딱 봐도 무슨 통화인지 바로 알 수 있었다. 통화하는 동시에 노트에 내용을 적고 있었다.
그 내용은 바로 내일 출시되는 ‘히트’ 예약 전화였다.
잠시 후.
전화를 끊은 이명훈이 바로 현성을 불렀다.
“사장님, 대박 터졌습니다.”
“얼마나 왔는데?”
“사장님이 밖에서 얘기하는 동안 스무 통이 넘게 왔습니다. 이런 식이라면…….”
그때였다.
따르릉!
이명훈은 벨이 한 번 울리자 말을 하다 말고 바로 전화를 받았다.
역시 이번에도 또 예약 전화였다.
***
현성과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온 유승일.
“미친 새끼!”
유승일의 입에서 욕이 바로 튀어나왔다.
그러자 거실에 있던 그의 아내인 한미숙이 바로 물었다.
“왜요? 무슨 일이 있었어요?”
“아니, 그 자식 말이야. 저 아래 시네마천국 어린 사장 놈 말이야.”
“걔가 왜요?”
“그 자식이 글쎄 6개월 뒤에 보자고 하더라고.”
“6개월이요? 그게 무슨 소리예요?”
한미숙은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는 듯 유승일을 빤히 쳐다봤다.
그러자 유승일이 바로 대답을 이었다.
“무슨 소리긴, 둘 중에 하나는 없어질 거라는 얘기지.”
“없어져요? 누가요? 우리가요?”
“말은 직접 안 하지만 빤한 거 아니겠어?”
“아니, 그 자식은 어린놈이 어디서 싸가지 없이 그런 말을…… 그나저나 이게 사실이에요?”
한미숙은 들고 있던 전단을 내밀었다.
그 전단은 바로 현성이 배달 직원들을 시켜 뿌린 광고지였다. 내용은 ‘히트 300장 입하! 절찬리 예약 중!’이란 글귀와 함께 전화번호가 적혀있었다.
유승일은 바로 물었다.
“이거 어디서 났어?”
“아까 대문에 붙어 있더라고요. 근데 이게 진짜 사실이에요?”
“맞아 사실이야. 그 미친놈이 지금 가게 앞에도 현수막을 걸었더라고. 하여간 어디서 본 건 있어 가지고…….”
유승일의 목소리에 짜증이 잔뜩 묻어났다.
그러자 한미숙이 바로 물었다.
“당신 신경 쓰이는군요?”
“안 쓰인다면 거짓말이겠지. 지금으로선 손톱 밑에 가시라니까.”
“본사에서는 뭐라고 그래요?”
“신경 쓰지 말래. 어차피 그러다가 망할 거라고. 두 달만 그런 식으로 운영을 하다 보면 빚만 지고 말 거래.”
“과연 그럴까요?”
“본사가 그렇다고 하니까 믿어야지 뭐. 그런데 그게…….”
유승일은 무슨 말을 하려다 중간에서 끊었다.
그러자 한미숙이 바로 물었다.
“아니, 무슨 말인데 하다가 말아요?”
“어? 그게 좀…….”
“좀 뭐요? 혹시 본사 얘기하는 거 아니에요?”
“응, 맞아. 사실은 조금 전에 가게를 갔더니 이 인간들이 일은 안 하고 담배만 피우면서 놀고 있더라고.”
“그래서요?”
“뭐라고 한 소리 했지.”
“그랬더니요?”
유승일은 어이가 없다는 듯 한숨을 쉰 후 다시 말을 이었다.
“가버렸어.”
“네? 가버려요? 아니, 무슨 그런 사람들이 다 있어요? 아무리 그렇다고 일을 하다 말고 가버리는 사람들이 어디 있어요?”
“내 말이 그 말이야. 성질 같아서는 인테리어 회사를 바꾸고 싶은데 본사에서 지정한 놈들이라 그러지도 못하고 이래저래 돈만 깨지는 거 같아서 말이야.”
“진짜 그 사람들 너무 하는 거 같아요. 나도 어쩌다 궁금해서 나가보면 일에 진척이 없어요. 매일 거기서 거긴 거 같은 게 시간만 때우는 거 같아요.”
“나도 말만 들었지 이렇게까지 흡혈귀들인지 몰랐어. 휴우…….”
유승일은 한 번 더 한숨을 내쉬었다.
처음 은행을 퇴직한 후 고민이 많았다. 두 달 동안을 이것저것 알아봤지만 마지막 남는 건 비디오 대여점이었다.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자리만 잘 선택을 하면 고정수입을 가져갈 수 있다는 말에 체인점인 영화마음을 선택했었다.
물론 비용이 생각보다 많이 들어가긴 했지만 그 정도 투자해서 한 달에 5백 정도 가져갈 수 있다는 말에 위안을 삼았다.
그런데 시작도 하기 전에 문제가 생겼다.
그건 바로 인테리어 공사.
처음부터 이상하긴 했었다. 별로 인테리어를 할 것도 없는 거 같은데 20일이나 공사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또한 본사의 고유 권한이라 어쩔 수 없었다.
그런데 오늘 그 문제가 터지고 만 것이다. 하도 진척이 없기에 한 소리를 했더니 작업을 하던 인부들이 퇴근을 하고 만 것이다.
어쩌면 처음부터 작정을 한 듯하니 유승일로서는 그게 속이 터지는 것이다.
한미숙이 물었다.
“흡혈귀요?”
“그려, 이놈들이 아무래도 처음부터 작정을 한 거 같아. 보통 체인점에서는 인테리어 공사에서부터 빼먹는다고 하더라고.”
“그럼 이제 어떡해요?”
“어떡하긴 뭘 어떡해, 더러워도 참고 견뎌야지.”
그때였다.
드르륵!
유승일의 핸드폰이 울렸다.
“여보세요.”
-사장님, 박 실장입니다.
영화마음 본사의 박선우 실장이었다. 아무래도 전화를 건 이유는 조금 전 인테리어 공사 때문일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그의 입에서 볼멘소리가 바로 흘러나왔다.
-혹시 일하는 사람들한테 뭐라고 하셨습니까?
“왜요? 그 자식들이 뭐라고 합디까?”
-그 자식들이요? 이거 말씀이 좀…….
“내가 화가 안 나게 생겼습니까? 매일 가보면 일은 진척이 없고 거기다 일도 안 하고 담배만 피우는데…….”
-유 사장님!
박선우가 유승일의 말을 끊었다. 그리곤 바로 말을 이었다.
-이거 왜 이러십니까? 우리를 못 믿는 겁니까?
“못 믿는 게 아니라 해도 해도 너무 하니까 이러는 거 아닙니까? 무슨 카운터 하나 짜는데도 2일이나 걸리고…….”
유승일의 입에서 그동안의 불만이 터져 나오는 순간이었다.
잠시 후.
유승일의 말이 끝나자 박선우가 바로 물었다.
-그래서요?
“그래서요? 이게 지금 무슨 말입니까?”
-불만이 그렇게 많으신데 우리랑 같이 앞으로 일할 수 있겠냐는 겁니다. 혹시 지금이라도 계약을 해지라도 하겠다는 말씀인가요?
부드득!
유승일은 주먹을 있는 힘껏 꽉 쥐었다.
어차피 모든 비용은 이미 60% 이상 입금한 상태다. 여기서 계약을 해지한다면 그 책임은 물론이고 금전적 손해까지도 자신의 몫이다.
이미 칼자루는 본사 쪽으로 넘어갔다는 얘기다.
유승일은 화를 참으며 간신히 다시 핸드폰을 잡았다.
“그게 아니고 제 얘기는…….”
어쩔 수 없이 말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는 와중에도 유승일의 한쪽 손은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유승일의 말이 끝나자 박선우의 느긋한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에서 들렸다.
-그렇게 사과를 하시니 오늘은 없던 일로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러시면 안 됩니다. 그리고 확실한 건 이번 달 말이면 모든 공사는 끝날 거라는 겁니다. 그러니 웬만하면 현장에는 가시지 마시고…….
유승일은 더 이상 들을 수가 없어 귀에서 핸드폰을 떼고 말았다.
잠시 후.
전화를 끊은 유승일은 핸드폰을 그대로 바닥에 던지고 말았다.
“개새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