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the building owner RAW novel - Chapter (522)
회귀해서 건물주-522화(522/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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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
유승일과 전화 통화를 끝낸 박선우 실장이 민홍식 회장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그 의미를 모를 리 없는 민홍식 회장의 입가에 알 수 없는 묘한 미소가 번졌다. 그런 그가 슬쩍 입을 열었다.
“결국은 유 사장이 두 번째 안을 선택한 건가?”
“네, 그렇습니다. 이렇게 되면 물론 그럴 일이야 없겠지만 설사 일이 잘못된다고 하더라도 이제 우리 본사의 책임은 전혀 없게 되었습니다. 선택은 유 사장이 직접 한 셈이니까 말입니다. 역시 회장님의 일처리는 빈틈이 없으십니다.”
“…….”
쩝.
말 대신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신 민홍식 회장이 다시 말을 이었다.
“물론 그 꼬맹이를 상대로 우리가 깨질 일이야 없겠지만 사람 일이라는 게 모르는 거니까 만약을 위해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놓은 것뿐이네.”
“네, 저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명심해. 그렇다고 해서 일을 허투루 했다가는…… 알지?”
“네, 물론입니다.”
박선우 실장은 대답을 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민홍식 회장이 다시 물었다.
“그래, 박 실장이 생각하는 대응 방법은 뭐야?”
“기본적으로 일단 세 가지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세 가지?”
“네, 그렇습니다. 그 내용은 바로 대여료 파괴와 포인트 적립 그리고 선금제도입니다.”
박선우 실장의 말이 끝나자 잠깐 생각을 하는 듯하던 민홍식 회장이 고개를 끄덕인 후 다시 물었다.
“결국은 덤핑인 건가?”
“네, 어쩔 수 없습니다. 그것만큼 확실한 방법은 없으니까 말입니다. 지금까지 이 방법이 먹히지 않은 적은 한 번도 없었으니 말입니다.”
“그거야 그렇지, 아무 사람이고 돈만큼 민감한 건 없으니까 말이야. 그래서 이번엔 얼마를 받을 셈인가?”
“50%입니다.”
“50%면 1,000원?”
“네, 그렇습니다. 아까 낮에 회장님도 보셨겠지만 그 꼬맹이 대여료가 2,000원이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회수하는 조건으로 500원을 돌려주니까 결국은 1,500원인 셈입니다.”
“그래서 그보다 적은 1,000원을 받겠다는 얘기지?”
민홍식 회장도 당연하다는 듯 물었다. 어차피 그 정도는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것이니 말이다.
박선우 실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을 이었다.
“네, 그렇습니다. 그 금액이면 손님들은 분명히 움직일 겁니다. 아무리 500원을 돌려준다고 하지만 처음 빌릴 때 2,000원을 내는 것과 1,000원을 내는 것의 차이는 엄청날 테니 말입니다.”
“물론 그렇겠지, 일단 내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이니 더 민감할 테고.”
“바로 그겁니다. 결국은 그 심리를 이용하는 겁니다. 장사라는 게 자고로 사람의 심리를 누가 더 잘 이용하느냐 아니겠습니까?”
박선우 실장은 무슨 큰일이라도 해낸 듯 어깨를 으쓱였다.
그러자 그 모습을 본 민홍식 회장이 고개를 살짝 저은 후 말을 이었다.
“그렇다고 무슨 벌써…… 그건 그렇고, 만약 그 꼬맹이가 그 가격을 따라오면 어떻게 할 텐가?”
“그럴 일은 절대로 없을 겁니다.”
“절대로? 무슨 근거로 그렇게 장담을 하는가?”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결국 그 꼬맹이의 대여료는 500원이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500원을 돌려주니까 말입니다.”
“그러니까 박 실장 얘기로는 그 친구는 500원 대여료로는 유지가 안 된다는 얘기지?”
“회장님도 아시다시피 거기 직원이 5명입니다. 거기다 비디오 값만 해도 기본 6천은 나옵니다. 그런데 500원씩 받아서…… 이건 완전히 미친놈이 아니고서는 따라올 수 없는 겁니다.”
박선우 실장은 확신한다는 듯 고개까지 끄덕였다.
그러자 그 모습을 본 민홍식 회장 또한 인정한다는 듯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리곤 바로 또 물었다.
“그래, 그건 그렇다 치고 포인트 적립과 선금제도는?”
“그 방법은 단골을 묶어두기 위해서입니다. 아무래도 포인트가 쌓이면 다른 데는 안 갈 테니 말입니다. 선금제도도 마찬가지고 말입니다. 물론 선금제도 같은 경우는 서비스 금액이 들어가지만 그 이상의 효과가 있다는 게 이미 검증이 되었으니 확실한 방법입니다.”
“그러니까 결국은 가격을 덤핑 쳐서 손님을 끌어온 다음에 묶어두겠다는 얘기지?”
“맞습니다. 지금까지 전국 영화마음에서 이 방법이 통하지 않은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습니다.”
“하긴…….”
민홍식 회장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박선우 실장의 얼굴에도 환한 미소가 천천히 번지기 시작했다. 이 두 사람의 표정으로만 봐서는 이미 게임은 영화마음이 이긴 듯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이 모르는 게 있었다.
현성은 이미 영화마음이 어떤 식으로 영업을 할지 훤히 알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리고 하나 더.
현성의 입장에서는 비디오 가게에서 수익이 전혀 없어도 아무 상관이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돈은 이미 시골에 있는 식당에서 얼마든지 벌고 있고, 그 금액 또한 기본 10억은 넘는다는 사실을 말이다.
***
“명훈아 몇 시냐?”
“20분 전 2시입니다.”
“애들은?”
“아마 지금쯤 마지막으로 비디오 회수하느라 바쁠 겁니다. 마지막에 비디오 찾아가라고 전화 온 곳이 많아서 말입니다.”
그때였다.
딸랑!
가게 문이 열리면서 유영석이 가방을 하나 메고 들어왔다. 물론 그 가방 안에는 회수한 비디오가 들어 있을 것이고.
유영석이 가방에서 비디오를 꺼내며 말했다.
“사장님, 여기 히트 10개 반납이요.”
“그래, 수고했다. 피곤하지?”
현성이 비디오를 받으며 물었다.
그러자 유영석이 고개를 저으며 바로 말을 이었다.
“아니요, 하나도 안 피곤해요. 오히려 재밌는데요.”
“진짜야?”
“그럼요, 솔직히 저는 오늘 새로운 세계를 알았습니다.”
“뭐? 새로운 세계? 그게 무슨 소리야?”
“비디오 세계요. 솔직히 저는 지금까지 비디오 가게를 우습게 봤었거든요. 그런데 오늘 하루를 겪으면서 지금까지 저의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유영석의 대답에 진중함이 묻어났다. 그만큼 그가 느낀 게 있다는 얘기일 터.
현성은 그런 그를 바라보며 바로 물었다.
“그래? 그게 뭔데?”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 일단은 매출이에요. 지금까지는 비디오 가게를 보면서 1, 2천 원씩 받아서 무슨 돈이 되겠나 싶었거든요.”
“그런데?”
“그게 저의 짧은 생각이라는 걸 알았어요. 제가 오늘 배달한 비디오만 해도 대충 1,200개는 넘을 겁니다. 근데 그게 저뿐만이 아니라 다른 형들도 비슷할 거라는 겁니다.”
“그래서?”
“물론 이건 저의 계산입니다만, 대충 계산해도 오늘 매출이 7백만 원은 넘을 거라는 계산이 나온다는 거죠!”
피식.
현성은 유영석을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그 이유는 유영석의 표정이 지금까지는 한 번도 보지 못했던 표정을 짓고 있었기 때문이다.
제 딴에는 나름대로 충격을 받은 듯했다.
하긴 왜 그렇지 않겠는가. 비디오 가게에서 하루 매출이 7백이 넘었으니 말이다.
그런 그를 보며 현성이 다시 물었다.
“그리고 또?”
“네? 또요?”
“그래, 그건 너희가 배달한 거고, 여기 매장에 와서 빌려간 사람들도 있었을 거 아냐?”
“아! 맞다, 매장에도 오늘 손님 많았죠. 와! 그럼 오늘 다 합치면 도대체 총매출이 얼마인 겁니까?”
“글쎄다, 잠깐만…….”
궁금한 건 현성도 마찬가지였다.
그렇다 보니 키보드를 두드리는 손이 빨라질 수밖에 없었다.
타다다다닥!
“와……!”
화면에 오늘 매출이 뜨자 뒤에서 이를 지켜보던 이명훈이 먼저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그 새를 참지 못하고 유영석이 바로 물었다.
“명훈이 형, 얼마예요?”
“어? 그게…….”
이명훈은 바로 말을 끝까지 잇지 못했다. 아니,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 이유는 이명훈 또한 그런 엄청난 금액이 나올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형!”
“형, 빨리요!”
“명훈이 형!”
이번엔 언제 들어왔는지 다른 직원들이 하나같이 이명훈을 애타게 불렀다. 그들 또한 오늘의 매출이 궁금한 건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그때였다.
현성이 직원들을 한 번 휙 둘러본 후 바로 말을 이었다.
“다들 카운터로 들어와, 우리 다 같이 고생했으니까 같이 확인하자.”
우르르!
잠깐 망설이는 듯한 표정을 짓던 직원들이 동시에 카운터 안으로 들어왔다.
그러자 현성은 바로 손바닥으로 화면 하단부를 가렸다. 물론 그곳은 오늘의 총매출이 적혀 있는 곳이었다.
현성이 한쪽 손을 번쩍 들며 말을 이었다.
“자, 이제부터 내가 카운트를 할 테니까 다 같이 보는 거다. 시작한다, 오……!”
현성이 “오”를 선창하자 바로 그다음 카운트가 이어졌다.
“사…….”
“삼…….”
“이…….”
“일…….”
“제로!”
짠!
현성은 가리고 있던 손을 뗐다. 그러자 바로 숫자가 나타났다.
“…….”
누구도 먼저 입을 여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게 얼마야?”
“맨 앞자리가 팔자로 시작해.”
“잠깐만…… 팔백오십 이만…… 오천 오백? 헐…….”
“이게 말이 돼?”
모두가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때 막내인 유영석이 현성을 보며 물었다.
“사장님, 이 금액이 사실입니까? 혹시 컴퓨터가 잘못된 거 아닙니까?”
씨익.
현성은 대답 대신 살짝 웃고 말았다. 그리곤 슬쩍 카운터를 빠져나왔다.
그러자 직원들의 시선은 다시 모니터로 향했다.
“와! 진짜…….”
“비디오로 팔백을 넘기다니…… 이게 말이 돼?”
“보고도 믿을 수가 없네.”
“이걸 다 우리가 오늘…….”
이명훈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들은 여전히 믿을 수 없다는 듯 컴퓨터 앞에서 떠날 줄 모르고 있었다.
빙긋.
현성은 그런 그들을 보며 다시 한번 미소를 지었다. 혼자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어느 누구도 꾀부리지 않고 모두가 한마음으로 아침부터 새벽까지 17시간을 달려왔기에 이룰 수 있었던 성과였다.
현성은 그런 그들이 한없이 고마울 뿐이었다.
바로 그때, 유영석이 이명훈을 보며 물었다.
“명훈이 형, 히트는 오늘 총 몇 번 나간 거예요?”
“어? 히트?”
“네, 궁금해서 그래요. 오늘 진짜 히트가 이 동네를 날아다녔잖아요? 히트 한 번 검색하면 안 돼요?”
“잠깐만…….”
이명훈은 바로 현성을 바라봤다. 프로그램을 사용해도 되겠느냐고 물은 것이다.
그 의미를 모를 리 없는 현성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이명훈이 천천히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잠시 후.
탁!
이명훈이 마지막으로 엔터키를 치자 ‘히트’ 총 대여수가 화면에 숫자로 나타났다.
“와우!”
유영석이 화면을 보자마자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옆에 있던 다른 직원이 바로 숫자를 읽었다.
“천이백삼십오? 그러면 이게 평균 몇 번이야?”
“나누기 삼백육십을 하면…….”
이명훈이 주산을 배운 탓인지 역시 계산이 빨랐다.
“3.4 결국은 평균 세 번을 넘긴 셈이네. 와! 이 숫자면 히트만으로 오늘 거의 2백 벌었다는 얘기네. 다들 배달하고 회수하느라 고생들 많이 했다.”
이명훈이 말을 하며 직원들의 어깨를 다독였다. 그 모습을 본 현성은 이명훈을 향해 엄지를 들어 보였다.
그때였다.
따르릉!
전화벨이 바로 울렸다. 그와 동시에 이명훈이 바로 전화를 받았다. 종일 전화를 받다 보니 아무래도 습관적으로 전화를 받은 듯했다.
벽에 걸린 시계는 5분 전 2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마감하기 5분 전이라는 얘기다.
“네, 시네마천국입니다!”
피곤할 법도 할 텐데 여전히 목소리에 상냥함이 묻어나는 이명훈이었다. 그런 그가 통화를 하다 말고 수화기를 손으로 막은 채 현성을 바라보며 물었다.
“사장님, 지금 배달되느냐고 묻는데 어떡하지요?”
“어?”
현성의 시선은 자동으로 벽에 걸린 시계로 향했다. 5분 전 2시, 이 시간이면 매장으로 빌리러 오는 건 상관없겠지만 배달은 사실상 불가능한 시간이었다.
시간을 확인한 현성은 바로 말을 이었다.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사장님, 제가 갈게요!”
현성의 말을 끊은 건 막내인 유영석이었다.
“어? 네가?”
“네, 어차피 우리 영업시간이 2시인데 안 된다고 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손님 입장에서는 …….”
유영석의 설명이 이어졌다. 그의 논리는 하나였다. 손님이니까 무조건 배달을 해야 한다는 것, 그렇지 않으면 그 손님은 다시는 전화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거였다.
현성은 그런 그를 보며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이명훈이 바로 다시 통화를 시작했다.
잠시 후.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직원들이 서로 자기가 배달을 가겠다는 것이었다. 막내를 보낼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막내인 유영석 또한 자신이 저지른 일이라 그럴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이명훈이 결국은 나설 수밖에 없었다.
“야, 가위바위보로 정해.”
20분 후.
결국 마감은 20분 늦어지고 말았다.
“자, 다들 카운터로 모여 봐.”
직원들이 카운터 앞으로 모이자 현성이 다시 입을 열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하나밖에 없다. 다들 내일처럼 생각하고 서로를 생각하는 그 마음이 고마울 뿐이다. 그리고 내가 항상 하는 얘기이지만 마음은 표현해야 하는 거다. 그래서 준비했다. 다들 이거 하나씩 받아라. 첫날 보너스다.”
현성은 직원들을 향해 봉투 하나씩을 내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