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the building owner RAW novel - Chapter (524)
회귀해서 건물주-524화(524/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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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해서 건물주
영화마음 본사.
쾅!
사무실 문을 급하게 열고 들어온 박선우 실장은 바로 민홍식 회장이 앉아 있는 테이블로 향했다.
“박 실장, 무슨 일이야?”
민홍식 회장이 먼저 물었다. 그만큼 박선우 실장의 걸음걸이가 평상시와 다르다는 걸 바로 알아챈 것이다.
“일이 터졌습니다.”
“일? 어디서?”
“부평입니다.”
“부평? 거긴 오늘 인테리어 끝나고 물건 들어가기로 하지 않았는가? 혹시 무슨 사고라도 난 거야?”
“그게 아니고, 글쎄 그 꼬맹이가 오늘부터…….”
박선우 실장은 조금 전 보고 받은 내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의 설명이 이어지자마자 민홍식 회장의 표정은 급격히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의 설명이 끝나자 민홍식 회장은 바로 물었다.
“그러니까 그 자식이 오늘부터 비디오 대여료를 무조건 500원씩에 덤핑 치기로 했다는 거지?”
어느새 민홍식 회장의 입에서는 현성이 ‘그 자식’으로 변해 있었다. 그만큼 현성에 대한 적의가 노골적으로 드러났다는 얘기다.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놈 혼자만 그런 게 아니라 그 동네 대여점 전체가 오늘부터 무조건 500원을 받기로 했답니다. 이미 모든 대여점에 현수막이 똑같이 걸렸답니다.”
“모든 대여점에 현수막까지?”
“네, 아주 계획적이란 얘기죠.”
“잠깐만…….”
민홍식 회장은 잠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무 말 없이 양 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누르기 시작했다. 뭔가 불안할 때면 나오는 그만의 버릇이었다.
잠시 후.
민홍식 회장이 다시 입을 열었다.
“지난번에 그 동네 모든 대여점의 경영권을 그 자식이 다 가졌다고 그랬지?”
“네, 그렇습니다. 한 달 순수익을 보존받는 조건으로 다섯 곳 모두 경영권을 그 꼬맹이한테 넘겼다고 그랬습니다.”
“그러니까 그 자식은 이미 처음부터 계획을 하고 있었다는 얘기가 아닌가?”
“아무래도 그랬던 거 같습니다.”
“하아! 요놈 봐라…….”
민홍식 회장의 입꼬리 한쪽이 실룩거렸다.
처음에 다른 대여점의 경영권을 가지기로 했다는 보고를 받았을 때만 해도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저 이해가 안 갈 뿐이었다.
굳이 경험도 없으면서 그 경영권이 왜 필요한지, 어디에 쓸 것인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드디어 오늘에서야 그 목적이 드러나고 말았다.
물론 보통 놈이 아니라는 건 어느 정도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치밀한 놈일 줄은 몰랐다.
민홍식 회장은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그만큼 예상도 못 했던 일이라 놀랍다는 의미였다.
박선우 실장의 말이 다시 이어졌다.
“아무래도 이놈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치밀하고 교활한 놈인 거 같습니다.”
“내 말이…….”
“어린놈이 어떻게 그 정도로…….”
“참! 배달은?”
민홍식 회장이 박선우 실장의 말을 끊으며 바로 물었다.
“네? 배달이요?”
“그래, 배달 가격 말이야. 혹시 배달도 500원에 하느냔 말이야.”
“똑같지 않을까요? 어차피 현수막에 무조건 500원이라고 적은 걸 보면 말입니다.”
“글쎄…….”
잠깐 생각을 하던 민홍식 회장은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바로 박선우 실장을 불렀다.
“박 실장, 지금 당장 배달 가격이 얼마인지 알아봐. 아무래도 내 느낌이…… 찝찝해.”
“네? 굳이…… 네, 알겠습니다.”
박선우 실장은 무슨 말을 하려다 민홍식 회장의 표정을 보자마자 바로 핸드폰을 꺼내 어딘가로 전화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통화를 끝낸 박선우 실장의 표정이 조금 전과는 확 달라져 있었다. 그런 그가 민홍식 회장을 보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게…… 회장님 예상이 맞았습니다.”
“뭐라던가?”
“배달 가격은 예전과 변동이 없답니다. 매장에 오는 손님에 한해서만 500원 대여료가 적용된답니다.”
“역시…….”
민홍식 회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예상이 맞았다.
굳이 배달 가격까지 덤핑을 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어차피 목적은 영화마음 하나일 테니 말이다.
이렇게 되면 결국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얘기다.
매출도 손해를 안 보고 원래 목적인 영화마음도 고사를 시키고, 그것도 그 동네 대여점을 다 동언해서 말이다.
이런 식이라면 배달을 하지 않는 영화마음 입장에서는 절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어쩐다……?’
“휴우!”
고심을 하던 민홍식 회장의 입에서 한숨이 저절로 나오고 말았다. 그만큼 지금의 이 상황이 만만치 않다는 얘기다.
그때 박선우 실장이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조금 전에 전화통화를 하면서 이상한 소리를 들었습니다.”
“이상한 소리? 그게 뭔가?”
“조금 전부터 반찬을 팔고 있답니다.”
“반찬? 지금 반찬이라고 했는가?”
민홍식 회장은 전혀 예상도 못했던 일이라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지고 말았다. 그도 그럴 것이 전국 어느 대여점을 가더라도 비디오 가게에서 반찬을 팔고 있는 곳은 한 군데도 없기 때문이다.
“네, 그렇습니다. 조금 전인 오후 두 시부터 반찬을 팔기 시작했답니다.”
“아니, 갑자기 반찬은 또 뭔가?”
“그러니까 말입니다. 무슨 도깨비도 아니고…….”
“출처는?”
“출처요?”
“그래, 그 반찬의 출처 말일세. 그놈이 아무리 별종이라고 하지만 직접 반찬까지 만들지는 않았을 거 아닌가 말이야.”
그제야 말귀를 알아들은 박선우 실장의 답변이 바로 이어졌다.
“확실한 건 아직 잘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거기 직원 중에 가장 어린 유영석이라는 친구의 솜씨인 거 같습니다.”
“유영석? 걔는 또 몇 살인데?”
“올해 스물이랍니다.”
“스물? 아니, 무슨 애가 반찬을 만들어?”
“그러니까 말입니다. 하여간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합니다. 저는 그것도 그거지만 더 이해가 안 가는 건 비디오 가게에서 반찬을 팔겠다는 그 꼬맹이의 발상입니다. 전국 어디에서도 비디오 가게에서…….”
“됐고!”
민홍식 회장은 손을 들어 박선우 실장의 말을 끊었다. 어차피 지금 이 상황에서 그 반찬이 중요한 건 아니기 때문이다.
민홍식 회장의 말이 바로 이어졌다.
“그 얘기는 거기까지만, 어차피 우리와는 상관없는 얘기니까 말이야. 자기 가게에서 뭐를 팔든 그건 어디까지나 그놈의 자유니까 신경 쓰지 말자고, 애들 소꿉장난까지 신경 쓰고 싶지는 않으니까.”
“소꿉장난이요? 아, 네, 알겠습니다.”
“그럼 이제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그 덤핑 얘긴데…… 박 실장은 이제 어떤 식으로 대응을 할 생각인가?”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일단은…….”
박선우 실장의 설명이 이어졌다.
일단은 상대와 동일한 가격으로 대응하자는 것이다. 어차피 일전에 실속형으로 가기로 정했으니 상대의 가격에 맞추면서 추이를 좀 더 지켜보자는 것이었다.
그리고 또 다른 방법은 공격적으로 대여료를 상대보다 더 내리자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아무래도 상대 또한 출혈을 감당하기에는 쉽지 않을 거란 거였다.
박선우 실장의 설명이 끝나자 민홍식 회장은 실망스럽다는 듯 말을 툭 던졌다.
“그게 다야?”
“지금 당장은 저도 별도리가…… 솔직히 저도 지금은 많이 당혹스럽습니다. 회장님도 아시다시피 원래는 우리가 먼저 오픈하는 날 천 원으로 덤핑을 치기로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저놈이 먼저 이렇게 세게 나올 줄은…….”
“골치 아프게 생겼군. 아무래도 우리가 이번에 지독한 놈을 만난 거 같네.”
“그러니까 말입니다. 처음엔 그저 초짜라 무시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세게 나오니 이거야 원…… 그나저나 저놈은 도대체 지금 무슨 생각일까요?”
“뻔한 거 아니겠는가?”
“그 말씀은 결국…….”
“그래, 끝장을 보자는 얘기야. 우리 영화마음이 들어오는 걸 못 보겠다는 얘기지. 결국 둘 중의 하나는 없어져야 끝이 난다는 얘기야, 흠…….”
민홍식 회장은 마지막 말을 마친 다음 무슨 생각을 하는지 창밖을 내다봤다. 그만큼 지금 민홍식 회장의 입장에서도 지금의 이 상황이 답이 안 보인다는 얘기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고민을 하던 민홍식 회장이 천천히 고개를 돌리며 나직하게 박선우 실장을 불렀다.
“박 실장!”
“네, 회장님.”
“박 실장이 생각으로는 유 사장이 지금 여유자금을 얼마나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가?”
“글쎄요, 지난번에 물어보니 없다고는 했는데 제가 알기로는 적어도 한 장 정도는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 장이면…… 일억?”
“네, 그렇습니다. 처음 계약하기 전에 얼핏 퇴직금으로 3억 5천 정도 받았다고 했거든요. 그중에서 5천은 상가 보증금으로 들어갔으니 남은 건 아마도 그 정도 남았을 겁니다.”
“일억이라…….”
민홍식 회장이 다시 생각에 잠긴 듯 아무 말이 없었다.
그러기를 잠시.
그런 그가 다시 물었다.
“지금 살고 있는 집도 자기 집이라고 그랬지?”
“네, 2층 단독입니다.”
“2층 단독이라…… 그 정도면 대출도 어느 정도 될 테고…… 일억에 대출까지, 음…….”
혼자 중얼거리듯 얘기하던 민홍식 회장이 고개를 돌려 박선우 시장을 보며 결정했다는 듯 바로 입을 열었다.
“일단은 좀 더 지켜보자고.”
“그 말씀은 첫 번째 방법으로 가자는 말씀이십니까?”
“그래, 여기서 대여료를 더 내렸다가는 여차하면 끝이야. 그건 진짜 마지막 방법으로 남겨 두자고. 일단은 2, 3개월 정도 지켜보다가 그때 가서 다시 고민을 해보세. 그리고 지금 당장 전국에 있는 영화마음에 연락해서 남는 비디오들 있으면 부평으로 보내라고 해.”
“결국은 수량 싸움이라는 거죠?”
“수량도 수량이지만 우리가 그 정도 성의는 보여줘야 유 사장이 여유자금을 풀 거 아닌가 이 사람아, 이렇게 머리가 안 돌아가서야…….”
민홍식 회장은 박선우 실장을 보며 손가락으로 머리를 두드렸다.
그러자 박선우 실장이 그제야 무슨 뜻인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바로 말을 이었다.
“아! 목적은 그거였군요. 역시 회장님이십니다!”
그때였다.
띠리릭!
박선우 실장의 핸드폰이 울렸다.
그러자 민홍식 회장이 먼저 입을 열었다.
“아마도 유 사장일 걸세. 우리 본사 차원에서 전국 영화마음을 동원해서 적극적으로 도와줄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게. 어떡하든 끝까지 우리를 믿게 해야 되네. 내 말 무슨 말인지 알지?”
“네, 회장님, 당연히 그래야지요.”
박선우 실장의 입가에는 순간적으로 비릿한 미소가 번졌다 사라졌다. 그리곤 바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아, 유 사장님, 그렇지 않아도 지금…….”
박선우 실장은 통화를 하면서 손가락으로 핸드폰을 가리켰다. 유승일 사장의 전화가 맞는다는 의미였다.
그러자 민홍식 회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실수 없이 잘하라는 의미였다.
***
뚝.
“휴우!”
전화를 끊은 유승일은 자신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이 흘러나오고 말았다.
그때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아내인 한미숙이 다가오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 본사에서는 뭐래요?”
“걱정하지 말래.”
“도와준대요?”
“응, 전국에 있는 영화마음을 동원해서 적극적으로 도와줄 테니까 자기들이 시키는 대로만 하래.”
“진짜 괜찮을까요?”
한미숙은 걱정스럽다는 표정으로 유승일을 바라봤다.
그러자 유승일이 안심이라도 시키려는 듯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괜히 비싼 돈 주고 체인점에 가입한 거 아니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아무래도 그렇겠지요?”
“그럼, 그리고 전국에 있는 영화마음에서 도와준다고 하잖아, 그러니까…….”
유승일의 말이 길어졌다.
잠시 후.
유승일의 말이 끝나자 한미숙은 카운터 옆에 잔뜩 쌓여 있는 전단지를 가리키며 물었다.
그 전단지는 오픈 행사로 천 원에 대여한다는 내용이었다. 계획대로라면 내일부터 동네 전체에 뿌릴 거였다.
“저건 어떻게 되는 거예요?”
“……휴우.”
유승일은 대답 대신 한숨부터 나오고 말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전단지를 주문할 때만 해도 희망에 가득 찼었다.
이제 이것만 뿌리면 저 아래 있는 대여점은 얼마 못 가 힘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물론 처음부터 그 얘기를 꺼낸 곳은 본사다.
하지만 조금 전에 통화를 하면서 어이가 없었던 건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본사의 답변 때문이었다.
차라리 그냥 아무 말도 안 했으면 오히려 이렇게 속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더군다나 처음부터 100만 장을 찍자고 한 것도 본사였다. 오픈하고 한 달 동안은 매일 전단지를 뿌려야 한다고 하면서 말이다.
그 돈이 또 얼마인가 말이다.
그리고 인제 와서 한다는 말이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니…….
유승일은 고개를 좌우로 젓고 말았다.
“이 돈도 별도로 나간 거지요? 그것도 본사에서 자기들이 운영하는 인쇄소에서 맞춰야 한다고 하면서 말이에요.”
“그렇지.”
“그것도 백만 장씩이나…….”
“내가 십만 장씩 찍자고 했는데도 처음 찍을 때 과감하게 찍어야 한다고 하면서 말이야. 그건 그렇고 조금 전에 박 실장이 나한테 이상한 질문을 하더라고.”
“이상한 질문이요?”
“응, 글쎄 혹시 집을 담보로 대출을 낸 적이 있느냐고 묻더라고.”
한미숙은 고개를 갸웃거린 후 바로 물었다.
“그래서요?”
“없다고 그랬지, 그게 사실이고 말이야.”
“그랬더니요?”
“그냥 웃으면서 알았다고 하더라고. 그러면서 한다는 말이 아무 걱정하지 말고 자신들만 믿으라는 거야.”
“…….”
한미숙은 대답 대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무 말이 없었다.
그러기를 잠깐.
“혹시…….”
“혹시 뭐?”
“아, 아니에요. 그냥…….”
한미숙은 고개를 천천히 좌우로 젓기 시작했다. 그런 그녀의 표정에서는 왠지 불안함이 느껴지는 듯했다.
그때였다.
가게 앞에 비디오를 잔뜩 실은 트럭이 줄지어 늘어서기 시작했다.
이제 드디어 비디오가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