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the building owner RAW novel - Chapter (537)
회귀해서 건물주-537화(537/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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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해서 건물주
이틀 후.
“사장님, 빅뉴스요.”
배달을 나갔던 박철호가 들어오면서 현성을 향해 말했다.
그러자 현성이 바로 물었다.
“무슨 일인데?”
“조금 전부터 시작했어요.”
“시작? 누가 뭐를 시작했다는 거야?”
“저 위에 영화마음 말입니다. 조금 전에 거기 앞을 막 지나오는데 앰프 큰 거를 가게 앞에 내놓고 풍선도 설치하고 늘씬한 도우미들도 세 명이나…….”
박철호의 설명이 이어졌다. 결론은 오픈한 지 12일 만에 오픈 행사를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거기다 카운터를 보는 사람도 원래 사장이 아니라 30대로 보이는 다른 남자가 있다는 것이었다.
피식.
박철호의 설명이 끝나자 현성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이명훈이 바로 물었다.
“사장님은 아무렇지도 않으세요?”
“뭐가?”
“영화마음이 공격을 시작했다잖아요? 아가씨들도 부르고 전문 경영인도 부르고 말입니다.”
“어차피 의미 없어.”
“네? 의미가 없다고요?”
이명훈은 이해가 안 된다는 듯 현성을 빤히 쳐다봤다. 그건 다른 직원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렇다 보니 모든 시선이 현성한테로 쏠릴 수밖에 없었다.
그때 현성이 다시 말을 이었다.
“어차피 대여료 500원에서는 답이 없어.”
“답이 없다고요?”
“그래, 아무리 가게 앞에서 도우미들이 춤을 추고 난리를 친다고 해도 하루에 비디오가 몇 개나 나갈 거 같아?”
“어? 글쎄요…….”
“천 개 못 넘어. 아니, 설사 천 개가 나간다고 해도 그래 봤자 금액으로 따지면 50만 원 밖에 안 되잖아? 안 그래? 그리고…….”
“잠깐만요!”
이명훈이 무슨 생각인지 손을 들어 현성의 말을 끊었다. 그리곤 바로 다시 말을 이었다.
“우리는 배달 빼고도 매장에서 기본 천오백 개는 넘잖아요? 주말이면 이천 개도 넘고 말입니다. 그런데 왜 영화마음은 천 개를 못 넘는다고 단정 짓는 거죠?”
“진짜 몰라서 묻는 거야?”
“네, 저로서는…….”
“내가 그 얘기는 처음부터 했던 거 같은데, 우리랑 영화마음과는 비교 자체가 안 된다고 말이야. 잘 생각해 봐, 내가 처음에 뭐라고 했는지 말이야.”
현성의 말이 끝나자 이명훈이 다시 생각을 하는 듯 미간이 좁아졌다.
그러기를 잠시.
탁!
이명훈이 바로 무릎을 치며 말을 이었다.
“구매비 맞죠? 우리가 영화마음보다 구매비가 10배는 더 많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게임이 안 된다고 말씀하셨고 말입니다. 아, 이제야 생각이 났습니다.”
“보고 싶어도 볼 게 없을 거란 얘기야.”
“어?”
이명훈이 갑자기 무슨 생각인지 이해가 안 된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 그가 다시 바로 말을 이었다.
“이상한 게 있습니다.”
“뭐가 또?”
“지금 쟤들이 저러는 걸 보면 틀림없이 본사에서 지원이 나왔다는 얘긴데 본사는 그 사실을 모를까요? 그 정도 구매비로는 하루에 아무리 손님이 많이 와도 어차피 나갈 수 있는 비디오가 한정돼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당연히 알지, 그래도 명색이 영화마음 본사인데 그 정도도 모르겠어?”
“네? 안다고요?”
이명훈은 이해가 안 된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도 그럴 것이 본사에서 그 사실을 알면서도 무슨 이유로 저런 이벤트를 굳이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명훈은 궁금한 마음에 바로 물었다.
“알면서도 지금 저 짓을 한다는 겁니까?”
“그래야 자기들이 돈이 되니까.”
“네? 돈이요? 그 말씀은 지금 쟤들은 영화마음을 위해서 저 짓을 하는 게 아니라 자신들의 돈을 벌기 위해서 그런다는 거죠?”
“물론 지금 와 있는 행사 도우미나 카운터를 보는 사람은 단순히 일당을 받는 게 전부이겠지.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닐 테고.”
“네? 그거 말고 뭐가 또 있다는 겁니까?”
이명훈의 표정으로만 봐서는 진짜 모르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 모습을 본 현성이 씨익 웃으며 말을 이었다.
“우리 명훈이 아직 멀었네. 잘 생각해 봐, 그 외에 누가 있을지 말이야.”
“혹시……?”
“혹시 왜? 뭐 생각나는 거라도 있어?”
“윗대가리요, 지금 와 있는 사람들은 단순히 본사에서 고용한 사람들일 뿐이고 돈을 챙기는 사람들은 따로 있다는 얘기 아닙니까?”
“바로 그거야, 저번에 우리 가게에 왔던 두 놈 있었지. 바로 그놈들이 지금 저 짓을 벌이고 있는 거야. 결국 영화마음의 유 사장만 빨리는 거지. 아마 모르긴 몰라도 한 장은 내놓으라고 했을 거다.”
“한 장이면…… 천만 원이요?”
현성이 고개를 끄덕이자 이명훈이 바로 다시 말을 이었다.
“몇 프로나 먹을까요? 그 두 놈이?”
“최소한 반은 먹겠지. 그 정도 안 먹고는 저렇게 판을 안 벌일 테니까 말이야. 그런데 진짜 중요한 건 이제 시작이라는 거야.”
“시작이요?”
“그래, 앞으로도 최소한 몇 개월은 계속할 거라는 거야. 물론 도우미 부르는 이벤트야 이번이 마지막이겠지만 또 다른 걸 준비하겠지. 그래야 계속 자기들 앞으로 콩고물이 떨어질 테니까.”
“그러니까 결국은 처음부터 영화마음을 위해서 시작한 게 아니라 본사 자기들의 돈벌이를 위해서 시작했다는 거죠?”
“내가 알고 있는 영화마음 본사는 그래.”
전생에서 영화마음을 운영했던 점주가 피눈물을 흘리면서 했던 얘기다.
처음엔 그게 자신을 위해서 한 일인지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행사비 명목으로 가져간 돈의 절반 이상이 회장과 실장 두 놈의 주머니로 들어갔다는 걸 알았다고 했다.
그렇게 3개월을 끌려 다니고 난 다음에야 처음부터 그들의 목적은 따로 있었다는 걸 알았다고 했다.
그때 옆에 있던 박철호가 현성을 보며 물었다.
“영화마음 사장은 바보예요? 그것도 모르고 본사를 믿게요?”
“바보가 아니라 그 사람도 어쩔 수 없어. 왜냐하면, 경험이 없다 보니 아무것도 모르거든. 그리고 본사에서도 그런 식으로 작업을 하고 말이야.”
“일부러 작업을 한다는 겁니까?”
“물론이지, 이번에도 오픈하고 며칠 뒤부터 계획을 세웠을 거야. 어차피 처음에 며칠 장사되는 거 보면 각이 딱 나오거든. 결국은 아무것도 모르는 가맹점주들만 호구되는 거야.”
“와! 세상 진짜 무섭네요. 하긴 어떤 놈은 백미러에 흠집 조금 났다고 2천만 원을 달라고 할 정도니…….”
박철호는 말을 하다 말고 현성을 힐긋 바라봤다.
그러자 현성이 바로 물었다.
“뭐야? 왜 나를 봐?”
“사장님한테 죄송해서 그렇지요. 솔직히 저는 그날 경찰서에서 그놈이 2천만 원을 요구할 때 정말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더 황당한 건 뭔지 아십니까?”
“뭔데?”
“사장님입니다. 그렇다고 진짜 그 돈을 그놈한테 주실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내가 처음부터 약속했잖아. 배달 중에 사고는 내가 무조건 다 책임진다고 말이야.”
“물론 그렇기야 하지만 그래도 그게 어디 쉬운 일입니까? 한두 푼도 아니고 2천인데 말입니다.”
그때였다.
“쿡쿡.”
옆에 있던 이명훈이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
그러자 현성이 바로 물었다.
“뭐야? 너는 또 갑자기 왜 웃어?”
“사장님이 벽돌로 백미러 부수는 장면이 그려져서 말입니다. 아무리 그렇다고 어떻게 람보르기니 백미러를……쿡쿡.”
이명훈은 말을 하다 말고 다시 웃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 모습을 본 박철호가 바로 말을 이었다.
“명훈이 형, 그 장면은 진짜 토픽감이었어요. 제가 그날 그 모습을 보고 사장님한테 완전 반했다는 거 아닙니까? 얼마나 통쾌한지 말입니다.”
“와!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뭐…….”
이명훈이 상상이 안 간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때였다.
딸랑!
가게 문이 열리면서 누군가 들어왔다.
그러자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건 현성이었다.
“어? 희열이 형, 이 시간에 웬일이에요?”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문희열이었다. 현성이 놀란 이유는 이 시간이면 그는 지금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어야 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문희열이 바로 대답을 이었다.
“혹시 지금 한 시간 정도 시간 내줄 수 있어?”
“네? 지금이요?”
“응, 왜 안 되냐?”
“아니요, 됩니다. 지금 이 시간엔 그리 바쁜 시간도 아니니까, 그런데 왜요?”
“할 말이 있어서 말이야.”
대답하는 문희열의 표정이 어딘가 불안한 모습이었다. 아무래도 무슨 일이 생간 듯싶었다.
그 모습을 확인한 현성은 이명훈을 보며 바로 말했다.
“명훈아, 나 잠깐 나갔다 올 테니까 애들 데리고 장사하고 있어. 혹시 무슨 일 생기면 바로 전화하고.”
“네, 사장님, 알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시고 다녀오십시오.”
이명훈도 문희열의 표정에서 심각성을 알았기에 바로 대답을 이었다.
10분 후.
가게 근처의 한 다방으로 들어간 두 사람.
자리를 잡고 앉자마자 현성이 먼저 물었다.
“형, 무슨 일이에요?”
“그게…….”
문희열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바로 입을 열지 못했다. 그런 그의 표정은 여전히 불안해 보였다.
현성은 일단 주문부터 했다. 조금이라도 그에게 시간을 벌어주기 위함이었다.
잠시 후.
“형, 일단 시원한 사이다라도 마셔요. 그리고 천천히 얘기해요.”
현성이 주문한 건 얼음을 넣은 사이다였다. 아무래도 긴장을 풀기에는 뜨거운 것보다는 시원한 게 나을 거라는 판단이었다.
효과가 있었던 걸까.
사이다를 반 컵 정도 마신 문희열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1억이…… 날아……갔어.”
말을 더듬는 문희열이었다.
그런 그를 보며 현성 또한 긴장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조금 전까지도 그가 무엇 때문에 불안해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조금 전 그의 입에서 ‘1억’이란 말이 나오는 순간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듯싶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금액이었다. 의외로 그 금액이 크다는 것이었다.
그렇다 보니 현성은 바로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형, 그게 무슨 얘기야? 1억이 갑자기 날아가다니?”
“주, 주식…….”
“주식? 형, 혹시…….”
현성은 그제야 대충 감이 왔다. 그에게 주식을 정리하라고 한 게 벌써 5일 전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 얘기가 나온다는 건 아직 주식을 정리하지 않았다는 얘기고…….
현성은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바로 물었다.
“형, 설마 그 주식을 아직까지 가지고 있었던 겁니까?”
“……어.”
“뭐? 미쳤어요?”
현성의 목소리가 바로 커졌다. 이건 말이 안 되기 때문이다. 분명히 그날 모든 얘기를 했기에 당연히 그다음 날 모든 주식을 정리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니 이게 말이 되는가.
현성은 앞에 놓인 사이다를 단번에 비운 다음 바로 말을 이었다.
“왜 그랬어요? 제가 분명히 말했잖아요? 모든 주식을 정리하라고 말입니다.”
“아버지가…….”
“아버님이요? 혹시 아버님이 반대라도 하셨던 겁니까?”
“조금 더 지켜보자고…….”
“그러니까 결국 형은 제 얘기는 안 믿었던 거군요?”
“…….”
문희열은 차마 자신의 입으로 그렇다고 대답할 수 없었는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현성은 그런 그를 보며 다시 말을 이었다.
“그런데 저는 왜 찾아온 겁니까? 어차피 믿지도 않을 거면서 말입니다.”
기껏 얘기를 했음에도 아무 의미가 없게 됐으니 말하는 현성 또한 기분이 좋을 리가 없었다. 그렇다 보니 말에 감정이 실리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미안해.”
“아니요, 미안할 거 없습니다. 어차피 제 돈도 아니고 형 돈인데 저한테 미안할 게 뭐가 있겠습니까?”
“그렇게 얘기하지 마. 나도 힘들어. 그리고 내 입장도…… 아니다, 어차피 이거 다 소용없는 얘기니까, 아니, 그래도 나 역시…….”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들을 수없이 횡설수설하는 문희열이었다.
그런 그를 바라보는 현성의 마음도 편한 건 아니었다.
하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물론 진로 소주가 부도난 건 사실이지만 그 사실 하나 만으로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많은 일들을 믿기에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혼자도 아니고 아버지까지 설득을 시켜야 하는 일이라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희열이 형!”
현성은 조용히 문희열을 불렀다. 어차피 지금 가장 힘든 건 누가 뭐라 해도 그일 거라는 생각에 어떡하든 위로를 해주기 위함이었다.
“어, 그래.”
“미안해요, 형. 속상하다 보니 내가 말이 좀 거칠었어요.”
“네가 미안할 게 뭐가 있어? 너를 믿지 못한 내 잘못이지.”
“아니에요, 그것도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입장을 바꿔서 내가 형이라고 해도 그 말을 믿고 움직인다는 건 쉽지 않았을 거 같아요. 더군다나 혼자도 아니고 아버님까지 설득을 시킨다는 건 무리였을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아니, 그건 아니야. 어쩌면 아버지는 핑계야. 솔직히 내가 너를 못 믿었기에 아버지를 설득시키지 못했던 거야.”
툭툭.
문희열은 자책이라도 하려는 듯 자신의 머리를 주먹으로 두드렸다.
그러자 그 모습을 본 현성이 바로 물었다.
“자, 지나간 건 어쩔 수 없고 그래서 형이 오늘 저를 찾아온 이유가 뭡니까?”
“이제라도 늦지 않은 거 같아서 말이야.”
“네? 그게 무슨 말이에요?”
“동생 말이 사실이라면 어차피 앞으로 더 떨어질 테니까 말이야. 안 그래?”
“그거야 그렇죠, 그래서요?”
현성은 문희열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궁금했다. 그렇다 보니 조금 전에 퉁명스럽게 얘기할 때와는 표정이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그때 문희열이 다시 입을 열었다.
“확실히 마지막으로 확인하고 싶은 게 있어서 말이야.”
“그게 뭔데요?”
“우리 아버지.”
“아버님이요?”
“그래, 그날 우리 아버지가 잘못될 수도 있다고 그랬잖아? 그래서 그거 마지막으로 확인하려고.”
말하는 문희열의 눈빛에 진중함이 묻어났다. 그만큼 그는 지금 진지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하긴 다른 사람도 아니고 아버지에 관한 얘기이니 당연할 것이다.
“뭐를 알고 싶으신 겁니까?”
“진위여부.”
“그전에 먼저 확인할 게 있습니다. 이번엔 진짜 제 말을 믿을 겁니까?”
“그래, 그래서 찾아온 거야. 다른 것도 아니고 아버지 일인데 그냥 넘어갈 수는 없으니까 말이야.”
“좋습니다.”
현성은 고개를 끄덕인 다음 잠깐 쉬었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사실입니다, 내년 1월에 공장이 어려워지면서 아버님도 같이…….”
그때였다.
현성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문희열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러자 현성이 바로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