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the building owner RAW novel - Chapter (538)
회귀해서 건물주-538화(538/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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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요?”
“그걸로 됐어, 물론 너의 말을 100% 믿는 건 아니지만 더 이상 후회하는 일은 하지 않으려고. 사실은 돈도 돈이지만 아버지 문제가 가장 신경이 쓰였거든.”
현성은 그제야 무슨 말인지 이해할 듯싶었다.
그는 지금 사라진 1억보다 아버지가 잘못된다는 말이 더 견딜 수 없었다는 얘기다. 어쩌면 지난 5일 동안 그 문제로 가장 고민이 많았을 테고 말이다.
하지만 한 가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그렇게 신경이 쓰였다면 굳이 이 시간에 다시 자신을 찾아올 필요가 있었느냐는 것이다. 어차피 1억이란 금액이 주식에서 빠지는 것으로 어느 정도는 증명이 된 셈이다. 그렇다면 더 이상 망설일 필요 없이 행동으로 옮기면 되는 것이었다.
그런데도 그는 다시 자신을 찾아온 것이다.
무슨 이유로?
현성은 문희열을 보며 바로 물었다.
“형, 오늘 저를 찾아온 이유가 뭡니까? 어차피 주식이 5일 만에 1억 정도 빠졌으면 어느 정도 제 말이 맞는다는 게 증명이 된 셈인데 굳이 무엇 때문에 다시 찾아온 겁니까?”
“확인하고 싶었어.”
“확인이요?”
“그래, 말하는 너의 눈을 직접 보고 다시 한번 확인하고 싶었어. 네가 눈치를 챘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이유 때문에 조금 전에 네가 얘기할 때 너의 눈을 정면으로 봤던 거야. 사람이 입으로는 거짓말을 해도 눈으로는 거짓말을 못 하니까 말이야.”
어쩐지 조금 이상하긴 했었다.
사람이 보통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말하는 상대의 눈을 정면으로 보는 경우는 드물다. 그런데 조금 전에 그는 이상하리만치 말하는 자신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는 것이었다.
그런 이유가 있었는지는 몰랐다.
어쨌거나 그는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확신이 필요했던 것이다.
현성은 고개를 끄덕인 후 다시 말을 이었다.
“형은 지금 확인이 아니라 형 스스로가 확신이 필요했던 거군요?”
“어? 어쩌면 그럴지도…… 솔직히 지난 5일 동안 제일 괴로웠던 게 그 부분이었어. 매일 주식이 빠지는 것도 속상했지만 이러다 진짜 네가 말한 대로 아버지가 잘못되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고 말이야. 그러다가 오늘 오전에 주식이 왕창 빠지기에 더는 안 되겠다 싶어 공장을 나와 너한테로 바로 달려왔던 거야.”
“그래서 이제는 제 말에 확신이 들었다는 겁니까?”
“물론 아직도 100%는 아니야, 하지만 아버지를 위해서라도 이제는 행동으로 옮겨야 할 거 같아서 말이야. 단 0.1%의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을 거 같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바로 나의 아버지니까 말이야.”
결국 그는 돈보다는 아버지를 생각하는 마음에 움직이겠다는 얘기다.
이유야 어쨌든 올바른 선택이다.
오늘 그는 주식을 정리해서 현금을 확보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1월에 공장의 부도 또한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아버지가 부도의 충격으로 쓰러지는 일도 없을 테고 말이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
그렇게 되면 결국은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게 되는 것이다. 공장도 살리고 그의 아버지도 부도의 충격을 피할 수 있게 됐으니 말이다.
현성은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드리워졌다.
“형, 축하해요. 형의 그 효심 덕분에 공장도 아버님도 둘 다 살렸네요.”
“솔직히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어. 이게 맞는 건지…….”
“석 달 후면 확실히 알 겁니다. 그때 가면 진짜 곡소리 날 테니까 말입니다. 제가 7월에 기아도 쓰러진다고 했죠? 걔들이 안고 쓰러지는 부채가 자그마치 10조입니다. 그땐 주식도 500 이하로 내려갑니다. 그때부터 쌍방울과 해태를 시작으로 온누리 여행사에 이어 금융기관에서는 처음으로 고려증권도 쓰러질 겁니다. 말 그대로 대한민국 경제에 핵폭탄이 터지는 겁니다. 그런데도 이 문민정부는 이상 없다고 끝까지 거짓말을 할 겁니다. 그러다 결국 11월 21일에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게…….”
“…….”
현성의 말이 길게 이어지자 문희열은 그저 조용히 듣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던 그가 현성의 말이 끝나자 바로 물었다.
“너 혹시 미래에서 왔냐?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이렇게 구체적으로…….”
“맞아요.”
“뭐?”
“형이 얘기한 게 맞는다고요. 저는 이미 한 번 살았던 세상이니까 말입니다.”
“야, 김현성, 너는 지금 이 상황에도 농담이 나오냐?”
“농담이요? 하하…….”
현성은 그저 웃고 말았다. 어차피 믿을 거란 생각도 안 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게 사실이라는 것이고.
현성은 바로 다시 말을 이었다.
“형, 빨리 가요. 어차피 늦어질수록 형만 손해니까.”
“그래, 어차피 결정한 거 그래야겠지. 그럼 난 간다. 오늘 끝나는 시간에 맞춰 비디오 가게로 갈게.”
“알았으니까, 빨리빨리…….”
휙휙!
현성은 손짓으로 문희열을 채근했다.
어차피 지금 손절을 해도 그가 건질 수 있는 금액은 5억은 넘을 것이다. 그 금액이면 공장이 쓰러질 일은 없을 것이다. 전생에서 마지막으로 3억을 못 막아 부도났다고 했으니 말이다.
“휴우……!”
문희열이 나가자 현성은 자신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이 흘러나왔다.
다행이다.
어찌 됐든 전생과 같은 전철을 안 밟게 됐으니 말이다.
잠시 후.
다방을 나와 영화마음 앞을 막 지날 때였다.
“어? 이게 누구신가?”
말을 건 사람은 영화마음의 사장인 유승일이었다. 카운터에는 본사에서 나온 직원이 있다 보니 자신은 밖으로 나와 도우미들이 춤추는 모습을 지켜보는 듯했다.
“여기서 뭐 하십니까?”
“내가 특별히 할 게 없다 보니…… 그러는 김 사장은 영업시간에 어디를 다녀오는 길인가?”
“누구 좀 만나고 오는 길입니다. 그런데 여기 이렇게 나와서 한가하게 구경할 시간이 있으십니까? 저 같으면 그 시간에 비디오 제목이라도 외울 거 같은데 말입니다.”
“허허, 오지랖은?”
“풉.”
현성은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고 말았다. 설마 자신의 말끝에 오지랖이란 말이 나올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쩝.
현성은 자신도 모르게 입맛을 다시고 말았다. 나름대로는 아쉬움의 표현이었다. 어쨌거나 유승일의 입장에서는 무엇보다 비디오에 관한 공부가 필요한 터라 충고를 했던 것인데 그걸 또 오지랖이라고 말을 하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더 말을 섞기도 싫었다. 어차피 그와 더 엮이는 건 어떤 경우이든 싫었으니 말이다.
“네, 그럼 저는 이만…….”
“잠깐!”
유승일이 떠나려는 현성을 불러 세웠다. 그리곤 다시 말을 이었다.
“기대해, 이제부터 우리 영화마음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줄 테니까.”
“…….”
굳이 대꾸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럴 가치도 없었고 말이다. 그저 아무것도 모르고 본사의 장단에 놀아나는 그가 측은할 뿐이었다.
현성이 그냥 가려고 하자 유승일이 다시 말했다.
“왜 두려운가?”
한술 더 뜨는 유승일이었다.
사람이 더러워서 피하면 그게 또 무서워서 피하는 줄 알고 가끔은 오해를 하는 법이다.
현성은 어쩔 수 없이 한마디 할 수밖에 없었다.
“네, 겁나서 죽을 거 같습니다. 그러니 적당히 하세요.”
“지금 나를 놀리는 건가?”
“그만 합시다.”
“뭐? 그만 합시다?”
유승일의 목소리가 커졌다. 아무래도 작정을 한 듯싶었다. 어쩌면 그동안의 스트레스를 풀기라도 하려는 듯 말하는 눈빛이 묘하게 변해 있었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현성의 입꼬리도 살짝 올라갔다.
“지금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아 놓고 뭐 하는 겁니까?”
“네가 지금 나를 놀리고 있잖아?”
“그동안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셨군요? 그렇다고 저한테 이런 식으로 푸시면 안 되지요. 그리고 아저씨를 놀리는 건 제가 아니라 본사라는 사실만 알아 두세요.”
“뭐? 그게 무슨 소리야?”
“지금이야 아저씨 눈에는 아무것도 안 보이니까 모르겠지만, 몇 달 뒤에는 땅을 치고 통곡을 할 겁니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빨리 정신 차리세요.”
그저 한심할 뿐이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현성의 생각인 것이고 유승일의 입에선 엉뚱한 말이 나왔다.
“역시 본사 말이 맞았어.”
“네? 그게 무슨 얘깁니까? 혹시 본사에서 저에 관해 무슨 말을 했습니까?”
“말을 섞지 말라고 하더군. 어차피 자네는 나와 본사 사이에 이간질을 시킬 거라고 말이야.”
“본사에서 그런 말을 했어요? 그걸 또 아저씨는 순진하게 믿는 거고요?”
전혀 예상도 못 했던 말이다. 아무리 유승일이 아무것도 모른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애들도 아닌데 그런 소리까지 할 줄은 몰랐다. 그런데 중요한 건 그 말이 또 유승일한테는 통한다는 것이고.
“참으로 딱하십니다. 어떻게 아무리 그렇다고 그 연세에 순진하게…….”
현성은 말을 하다 말고 고개를 좌우로 흔들고 말았다. 이건 도저히 답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때 유승일이 자랑하듯 다시 말을 이었다.
“3개월 동안 어디 당해보게.”
“3개월이요?”
“그래, 어차피 알게 될 테니까 내가 미리 말을 해주는 거네. 우리 본사에서 적극적으로 나를…….”
“아저씨!”
현성은 유승일의 말을 중간에서 끊었다. 그리곤 바로 말을 이었다.
“돈 많아요?”
“뭐?”
“왜 그 두 놈한테 돈을 못 줘서 안달입니까?”
“두 놈?”
“본사의 민 회장하고 박 실장 말입니다. 그 인간들이 행사한답시고 뒤로 챙기는 돈이 얼마나 되는지 아십니까?”
“역시 또 이간질을 시작하는군.”
“좋습니다, 그렇게 말씀하시니 저도 더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딱 한 마디만 하죠. 그 인간들이 챙기는 돈이 최소한 행사비의 50%라는 것만 알아두십시오. 그리고 하나 더요, 아저씨는 죽었다 깨도 저를 못 이깁니다. 왜냐하면, 제가 생각보다 돈이 많거든요. 저는 분명히 경고했습니다.”
현성은 그 말을 끝으로 유승일을 뒤로한 채 영화마음을 떠나고 말았다.
역시 사람은 자기가 알지 못하면 사업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절실하게 느끼는 순간이었다.
현성이 떠나고 혼자 남은 유승일.
잠시 생각을 하던 유승일이 혼자 말하듯 중얼거렸다.
“뭐? 50%를 먹어? 그리고 지가 돈이 많아? 어린놈이 어디서 벌써부터 구라를…….”
***
그날 저녁.
영화마음 본사.
민홍식 회장이 박선우 실장을 보며 물었다.
“부평은 오늘 어때?”
“예상대로입니다. 아무래도 이벤트를 하니까 손님이 늘기는 늘었는데 그게 한계가 있는 거 같습니다.”
“이유는?”
“구매비 때문입니다. 물론 다른 영화마음과 비교하면 절대 적은 금액이 아닌데 그놈이 워낙 구매비가 높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역부족인 거 같습니다.”
“흠…….”
민홍식 회장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잠시 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하지만 그의 침묵은 오래가지 않았다. 그 말은 곧 그 또한 지금의 상황을 어느 정도는 예상을 하고 있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결국은 신프로 싸움이란 얘기지?”
“네, 그렇습니다. 그놈이 부평점보다 구매비가 10배나 많다 보니 신프로 숫자에서 게임이 안 됩니다.”
“하여간 걸려도 어서 지독한 놈을 만났어.”
“그러게 말입니다. 게다가 그놈은 배달에서 제 가격을 받으니 이번 싸움에서 전혀 타격을 안 받고 있다는 겁니다.”
“결국은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한테 불리하다는 얘기밖에 안 된다는 얘긴데…….”
민홍식 회장이 골치 아프다는 듯 머리를 손가락으로 꾹꾹 눌렀다.
그러기를 잠시.
그런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혹시 유 사장은 뭐라고 하던가?”
“유 사장은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어차피 당분간은 우리한테 운영권을 넘겼고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했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유 사장은 전적으로 우리를 믿고 있다는 겁니다.”
“그나마 다행이군, 혹시라도 징징거리면 그것도 골치 아픈데 말이야.”
“그러니까 말입니다. 그런데 걱정되는 건…….”
박선우 실장이 말을 하다 말고 민홍식 회장을 바라봤다. 그런 그의 표정이 어딘지 모르게 불안감이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본 민홍식 회장이 바로 물었다.
“뭐야? 지금 그 표정은?”
“이상한 얘기를 들었습니다.”
“이상한 얘기? 그게 뭔데?”
“그 꼬맹이 말입니다. 글쎄 그 꼬맹이가 돈이 엄청 많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응? 그게 무슨 소리야?”
민홍식 회장은 당연히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 꼬맹이에 관해서는 이미 처음에 조사를 마친 상태였다. 그래서 나온 결론이 별 볼 일 없다는 것이었다. 그의 아버지 또한 시골에서 그저 농사를 짓는 게 다라고 했었다.
그런데 인제 와서 돈이 많다니, 이건 또 무슨 얘기란 말인가.
박선우 실장의 대답이 이어졌다.
“아까 낮에 유 사장이랑 통화를 하다가…….”
“잠깐! 그 말은 지금 그 말이 유 사장의 입에서 나왔다는 얘긴가?”
“네, 그렇습니다. 낮에 잠깐 그 꼬맹이와 만났는데 그 꼬맹이 입으로 직접 그런 얘기를 했답니다.”
“자기가 돈이 많다고?”
“네, 그렇습니다. 자기가 돈이 많으니 자기를 이길 생각을 하지 말라고 말입니다.”
“허……!”
민홍식 회장은 어이가 없다는 듯 헛웃음을 지은 후 바로 말을 이었다.
“자신의 입으로 그런 소리를 했다는 거야?”
“네, 그렇습니다.”
“역시 어리긴 어린놈이구먼. 유치하게 자신의 입으로 그런 소리나 하고 말이야.”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닙니다.”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유 사장이 오후에 부동산에 볼일이 있어서 갔다가 이상한 소리를 들었답니다. 글쎄 그 꼬맹이가 비디오 가게 건물을 살 때 또 다른 건물 하나를 더 샀다는 겁니다.”
“뭐라고? 그게 사실이야?”
민홍식 회장은 당연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조사한 바에 의하면 아버지의 도움으로 비디오 가게 건물 하나를 산 거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 건물 또 하나를 샀다니, 이건 또 무슨 소리란 말인가.
그게 사실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금 그 꼬맹이와 싸움을 하는 이유도 장기전을 보고 시작한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그 또한 자금이 바닥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영화마음이 이길 것이라는 계산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그에게 건물이 하나 더 있다는 건 그만큼 그에게 여유 자금이 더 있다는 얘기가 아닌가 말이다.
민홍식 회장은 급하게 박선우 실장을 불렀다.
“박 실장!”
“네, 회장님.”
“아무래도 느낌이 안 좋아, 이번엔 박 실장이 직접 그 건물에 대해서 알아보게.”
“그렇지 않아도 그럴 생각이었습니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우리가 처음부터 계획을 잘못 세웠다는 얘기가 되니까 말입니다.”
“물론이지, 단순히 건물 하나가 문제가 아니야. 이렇게 되면 그 꼬맹이를 다시 평가해야 한다는 얘기니까 말이야!”
두 사람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게 변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아직 모르는 게 있었다. 그 건물 하나는 그저 현성이 가지고 있는 것 중에 빙산의 일각이라는 것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