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the building owner RAW novel - Chapter (540)
회귀해서 건물주-540화(54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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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해서 건물주
“자, 다들 이쪽으로 모여 봐.”
현성은 컴퓨터 전원을 끄고 매장에 있는 직원들을 향해 말했다.
그러자 기다리기라도 한 듯 다섯 명의 직원이 일시에 카운터 앞으로 쪼르륵 모여들었다.
그런 그들의 눈빛은 하나같이 어느 때보다도 유난히 반짝였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오늘이 바로 매장을 오픈한 지 한 달이 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즉, 간단히 말해서 월급날이라는 얘기다.
“사장님, 다 모였습니다!”
막내인 유영석이 그새를 참지 못하고 현성을 채근했다. 그 모습을 본 현성이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후 미소를 지으며 바로 말을 이었다.
“오케이, 영석아. 그렇다고 유치원생도 아닌데 그렇게까지 사람 무안하게 얼굴을 쳐다볼 필요까지는 없잖아?”
“아, 제가 그랬나요? 저도 모르게 그만…… 히히.”
유영석이 머리를 긁적이며 무안하다는 듯 고개를 살짝 숙였다. 그러자 그 모습을 본 현성이 귀엽다는 듯 다시 한번 미소를 지은 후 다시 말을 이었다.
“자, 다들 오늘이 무슨 날인지는 굳이 설명을 안 해도 알 거다. 그래서 거두절미하고 바로 월급을 줄 테니까 혹시라도 월급에 대해서 의문이 있는 사람은 확인 후 바로 말하도록! 알았지?”
“넵!”
마치 한 사람이 대답이라도 한 것처럼 다섯 명의 대답이 동시에 나왔다. 그만큼 그들의 마음은 지금 조급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물론 그들이 조급한 이유는 따로 있을 것이다.
그건 바로 그들은 지금 월급이 얼마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처음 그들을 고용할 때부터 현성이 했던 말이 월급은 매출에 비례해서 준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그들은 지금 조금이라도 빨리 월급을 확인하고 싶은 것이다.
“자, 가장 먼저 명훈이부터 받아.”
현성은 봉투를 나이가 가장 많은 이명훈부터 나눠주기 시작했다.
그다음은 박철호, 그리고 그다음도 마찬가지로 나이 순서대로 나눠주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막내인 유영석까지 봉투를 나눠준 현성이 다시 말을 이었다.
“긴 말은 굳이 하지 않을 게, 그저 한 달 동안 고생 많았고 누구 하나 꾀부리지 않고 열심히 따라와 줘서 고맙다는 말로 마무리할게. 자, 이제 얼마인지 세어보고 불만이나 궁금증이 있는 사람은 바로 얘기하도록!”
현성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다섯 명은 약속이라도 한 듯 매장으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곤 각자의 자리에서 월급봉투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후!”
다섯 명 중의 한 사람.
이명훈은 봉투를 열기 전에 호흡부터 챙겼다. 그만큼 긴장이 된다는 의미였다.
솔직히 오늘은 아침부터 설렐 수밖에 없었다. 그건 바로 오늘이 첫 월급을 받는 날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단순히 월급을 받는다고 해서 설레었던 건 아니다. 어차피 이곳이 처음 직장도 아니니 말이다.
아침부터 설렐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단 하나다.
월급이 얼마인지 모른다는 것, 바로 그 이유였다.
그건 처음부터 사장인 현성이 내세웠던 조건이라 어쩔 수 없이 따를 수밖에 없었다.
툭.
이명훈은 조심스럽게 봉투를 거꾸로 들었다. 그러자 봉투 안에 있던 돈이 손바닥에 닿았다.
‘어?’
이명훈은 봉투 안에 든 돈을 확인하는 순간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당연히 파란색인 만 원짜리일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눈에 들어온 색깔은 파란색이 아닌 흰색이었다.
‘수표?’
그렇다, 봉투 안에 들어있던 건 만 원짜리가 아니라 10만 원짜리 수표였던 것이다.
그런데 더 놀라운 건 수표의 부피였다. 대충 봐도 최소 5, 60장은 넘을 듯했다.
50장만 해도 5백만 원이다. 그런데 얼핏 봐도 그보다 훨씬 말을 거 같다는 거였다.
파르르!
50장보다 훨씬 많을 거라는 생각이 들자 자신도 모르게 수표를 들고 있던 손이 살짝 떨리기 시작했다.
솔직히 욕심일지는 모르겠지만, 5백만 원까지는 어느 정도 예상을 했었다.
물론 다른 곳 같으면 그 정도의 금액은 당연히 엄두도 못 냈겠지만 사장인 현성이 늘 하던 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말은 바로 ‘나는 혼자 안 먹는다’라는 말이었다. 결국 그 말은 장사가 잘되면 그만큼 우리 직원들에게도 돌아온다는 말이었기 때문에 그 정도의 욕심을 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 들고 있는 수표는 그 예상을 훨씬 뛰어넘다 보니 지신도 모르게 손이 떨렸던 것이다.
팔랑!
이명훈은 떨리는 마음으로 수표를 한 장씩 세기 시작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일반 돈과는 다르게 수표는 세기가 힘들다는 것이었다. 더군다나 바로 은행에서 가져온 빳빳한 거라 그 어려움은 더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
한 장에 자그마치 10만 원인 것을.
이명훈은 즐거운 마음으로 한 장씩 세기 시작했다.
10분쯤 지났을까.
여전히 숨소리도 죽인 채 돈을 세고 있는 이명훈이었다.
‘이게 얼마야?’
마지막으로 ‘백’이라는 숫자를 센 이명훈은 머리를 살짝 틀었다. 얼핏 생각해도 이건 말이 안 되기 때문이었다.
분명히 한 장에 10만 원짜리 수표다. 그런데 그게 100장이었다. 그 말은 곧 지금 이 돈은 천만 원이라는 얘기가 된다.
‘천만 원?’
이게 말이 되는가 말이다. 한 달 월급이 천만 원이라니…….
이명훈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처음부터 세기 시작했다.
다시 10분 후.
“…….”
이명훈은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설마 했는데 몇 번을 세도 100장이 틀림없었다. 그 말은 결국 봉투 안에 든 돈이 천만 원이 맞는다는 얘기였다.
그때였다.
스윽.
옆으로 박철호가 다가왔다. 그의 눈빛 또한 제정신이 아닌 듯했다.
그런 그가 이명훈을 보며 속삭이듯 물었다.
“형, 이게 어떻게 된 거예요?”
“너도 혹시 100장?”
“네, 이게 말이 됩니까?”
“당연히 말이 안 되지. 물론 사장님이 매출에 비례해서 월급을 주신다고 했지만 어떻게 직원한테 한 달에 천만 원을…….”
이명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의 옆으로 세 명의 직원이 더 다가왔다. 그들의 눈빛을 보니 모두가 놀란 토끼 눈빛을 하고 있었다. 그들 역시 지금의 이 상황을 믿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였다.
그때 막내인 유영석이 이명훈을 보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명훈이 형, 이게 어떻게 된 겁니까?”
“솔직히 나도 지금 믿을 수가 없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말이야.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이명훈은 말을 하다 말고 발걸음을 돌려 카운터로 향했다. 그러자 주위에 있던 다른 직원들도 똑같이 그의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사장님!”
카운터에 도착한 이명훈은 일단 현성부터 불렀다. 그러자 현성이 무슨 일이 있느냐는 듯 바로 말을 이었다.
“왜? 무슨 문제라도 있어?”
“이게 어떻게 된 겁니까?”
“뭐가?”
“월급 말입니다. 뭔가 착오가 있는 거 같습니다만…….”
“착오? 어떤 착오?”
현성은 그럴 일이 없다는 듯 바로 물었다.
하지만 그와는 반대로 이명훈은 머리가 복잡한 듯 바로 대답을 잇지 못했다.
그러자 앞으로 나선 건 이명훈의 바로 옆에 있던 박철호였다.
“사장님, 돈이 너무 많습니다. 혹시 착각하시고 잘못 넣은 거 아닙니까?”
“많다고?”
“네, 몇 번씩 세어 봐도 틀림없이 100장이 맞습니다. 그 얘기는 지금 이 봉투 안에는 천만 원이 들어있다는 얘기거든요. 이건 말이 안 되지 않습니까?”
박철호는 말끝에 들고 있던 월급봉투를 흔들었다. 그러자 이번엔 다른 직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박철호의 말을 거들었다.
“철호 형의 말이 맞습니다. 혹시 사장님께서 착각을 하시고…….”
“아니!”
현성은 중간에서 직원의 말을 끊으며 피식 웃었다. 그리곤 바로 말을 다시 이었다.
“착각 아니고 너희들이 마땅히 받을 몫이야. 그러니까 다른 생각하지 말고 받아도 돼.”
“그게 정말입니까? 이게 진짜 우리 한 달 월급이 맞습니까?”
“그래, 명훈아. 내가 처음부터 약속했잖아? 나 혼자 안 먹겠다고 말이야. 그러니까…….”
바로 그때였다.
현성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시작은 막내인 유영석이었다.
넙죽.
막내인 유영석이 갑자기 큰절을 하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거기서 끝이 아니라 옆에 있던 다른 직원들도 따라서 엎드리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명훈 마저 엎드려 큰절을 하기 시작했다.
“야, 너희들 뭐 하는 거야?”
황당한 건 현성이었다. 아무리 그렇다고 맨바닥에 엎드려 큰절을 하리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그때 바닥에서 일어난 이명훈이 현성을 향해 말했다.
“사장님, 고맙습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그냥 고맙다는 말로 대신하겠습니다. 진짜 고맙습니다.”
이명훈은 다시 정중하게 현성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옆에 있던 다른 직원들도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고개를 숙이기 시작했다.
“야, 이러면…… 그래, 다들 고맙다. 다시 말하지만 한 달 동안 고생 많았다. 다음 달에도 잘 부탁한다.”
현성은 다른 말을 하려다 그냥 고맙다는 말로 대신했다. 어차피 여기서 다른 말보다는 그 말이 가장 좋을 거라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때 막내인 유영석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저기…… 사장님, 뭐 하나 여쭤도 되겠습니까?”
“응, 얼마든지.”
“혹시 한 달 총매출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해서요.”
유영석의 눈빛이 반짝였다. 그만큼 궁금하다는 의미였고 관심의 표현이었다. 그런데 그건 유영석뿐만이 아니었다. 카운터 앞에 있는 모두의 눈빛이 하나같이 반짝이고 있었다.
씨익.
현성은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이제 비록 한 달밖에 안 됐지만 자신의 일처럼 생각하는 그런 그들의 모습이 너무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현성은 이명훈을 보며 물었다.
“명훈아, 내가 처음에 한 달 매출 목표가 얼마라고 그랬지?”
“2억이요. 처음에 사장님이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이명훈은 대답을 하면서도 설마 했다. 물론 장사가 잘된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비디오로 한 달에 2억의 매출을 올린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기 때문이다.
그때 현성이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우리가 해냈다!”
“네? 그 말씀은……?”
“그래, 그 어려운 걸 우리가 해냈다고. 그것도 5백이나 초과했어.”
“네? 그게 정말입니까?”
이명훈은 귀로 들으면서도 믿을 수가 없었다. 처음 한 달 전에 현성으로부터 그 얘기를 들었을 때만 해도 그냥 하는 말이라고만 생각했었다.
어차피 사람이 목표를 높게 잡는 게 나쁜 건 아니니 말이다.
그런데 그게 실제로 이루어졌다니 이게 말이 되는가 말이다.
그때 막내인 유영석이 다시 확인이라도 하려는 듯 다시 물었다.
“사장님, 진짜 2억이 넘은 게 사실입니까?”
“그렇다니까, 뒤에 십만 원 단위 우수리 빼고 2억 5백을 넘었어. 그걸 우리 모두가 해낸 거야.”
“와!”
유영석이 소리를 지르며 양 손을 번쩍 쭉 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다른 직원들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좋아서 어쩔 줄 몰랐다.
그런 그들이 어느 순간 서로 얼싸안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현성의 입가에는 어느새 미소가 가득했다.
잠시 후.
“자, 여기 주목!”
현성의 손에는 어느새 봉투 다섯 개가 또 들려있었다.
그 모습을 본 이명훈이 바로 물었다.
“그건 또 뭡니까?”
“이것도 너희들 몫이다.”
“네? 뭐가 또 있습니까?”
“이건 바로 우리 막내인 영석이 작품이다.”
“영석이요?”
모든 시선이 유영석한테 집중되자 그는 부끄럽다는 듯 얼굴빛이 살짝 붉어졌다. 그 모습을 본 현성이 바로 말을 이었다.
“영석이가 그동안 반찬 만들어서 판 수익금이다. 며칠 전에 영석이와 의논을 했는데 영석이 생각은…….”
현성의 설명이 이어졌다.
유영석의 생각은 판매 수익금이 얼마가 됐든 현성을 포함해서 모든 직원과 균등하게 나누자는 거였다. 그 이유는 자신이 반찬을 만드는 동안 다른 직원들 또한 그 시간에 근무를 했으니 똑같이 나누는 게 맞는다는 거였다.
현성의 설명이 끝나자 이명훈이 유영석을 보며 바로 입을 열었다.
“영석아, 이건 좀 아닌 거 같다.”
“네? 왜요?”
“물론 네 얘기는 무슨 말인지 알겠는데 네가 아침 일찍부터 고생한 걸 뻔히 알고 있는데 우리가 어떻게 똑같이 그 수익금을 나눌 수 있겠냐?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지.”
“형, 그건 아니에요, 제가 처음 반찬을 팔기로 했던 이유는…….”
유영석의 설명이 이어졌다.
그가 말하고 싶은 건 처음부터 반찬을 팔기 시작한 이유는 돈이 목적이 아니라 경험을 쌓기 위한 것이라는 거였다. 물론 그게 가능했던 건 전적으로 사장인 현성이 도와줬기에 가능했던 것이고 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금 가장 행복한 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자신은 그걸로 만족한다는 것이고.
그리고 처음 시작할 때 다른 직원들이 배려를 해주지 않았다면 불가능했던 일이기에 많지는 않지만 그 수익금을 똑같이 나누고 싶다는 것이었다.
유영석의 설명이 끝나자 이명훈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도 이건 아니지.”
“아니야, 형. 저는 이게 좋아요. 별거 아니지만 저는 제가 좋아하는 반찬을 만들고 그게 돈이 된다는 자체가 행복합니다. 그걸로 저는 충분합니다. 그리고 사장님이 저한테 하신 말씀도 있고요.”
“응? 사장님이?”
이명훈은 현성을 힐긋 바라본 후 다시 유영석을 보며 물었다.
“사장님이 뭐라고 하셨는데?”
“사람은 살면서 돈이 전부가 아니라고 말입니다.”
“응? 돈이 전부가 아니라고? 그럼 뭐가……?”
“바로 사람입니다.”
“사람?”
이명훈은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자 유영석이 바로 말을 이었다.
“네,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 말입니다. 저는 그래서 얼마 안 되지만 이 수익금을 우리 모두와 똑같이 나누고 싶습니다.”
“그 말은……?”
“네, 맞습니다. 사장님은 물론이고 여기 있는 모든 형들하고 마음을 나누고 싶다는 겁니다. 그러니 그냥 제 마음을 받아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
이명훈은 달리 할 말이 없었다.
그때 그 모습을 보고 있던 현성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었다.
“자, 이명훈, 이거 받아.”
현성은 들고 있던 봉투를 다시 순서대로 나눠주기 시작했다.
잠시 후.
봉투를 받아 든 이명훈이 현성을 보며 말했다.
“사장님, 부탁이 있습니다.”
“부탁? 뭔데?”
“오늘은 제가 회식비를 쏘게 해 주십시오.”
“그게 부탁이야?”
“네, 저도 마음을 좀 나눠야 할 거 같아서 말입니다.”
피식.
현성의 입가에는 어느새 미소가 만연하게 번지고 있었다.
그때였다.
“오늘 2차는 제가…….”
이번엔 박철호였다.
현성은 그런 그들을 보며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하하,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