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the building owner RAW novel - Chapter (554)
회귀해서 건물주-554화(554/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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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해서 건물주
두 달 후.
“휴우…….”
영업을 마친 유승일의 입에서 깊은 한숨이 흘러나왔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영화마음 본사에 위탁경영을 맡긴 지 벌써 석 달째인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적자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단순한 적자뿐만 아니라 추가로 위탁경영이라는 명목으로 비용이 계속 발생했다는 것이다.
4천만 원, 석 달 동안에 본사에서 빼간 돈의 액수다.
이벤트 비용과 광고비 그리고 전문 경영인이라는 직원의 월급으로 나간 돈이 그 정도다.
첫 달에는 아쉬운 마음에 부탁을 시작했고 둘째 달과 셋째 달은 계약 조건 때문에 강제적으로 위탁 경영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건 첫 달에 계약을 할 때 기본 3개월은 최소한 위탁 경영을 하겠다고 약속을 했기 때문이다.
만약 그 약속을 어기게 되면 당연히 위약금은 기본이었다.
그 금액이 천만 원.
그렇다 보니 위약금을 무는 대신 어쩔 수 없이 혹시나 하는 기대감으로 지금까지 위탁 경영을 끌고 왔던 것이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난 지금 평균 매출은 30만 원 정도, 물론 10만 원 이상 평균 매출이 오른 건 사실이지만 들어간 비용에 의하면 너무 부족한 금액이다.
어쨌든 이제 그 위탁 경영 기간도 오늘로 만료됐다.
본사에서는 추가로 더 계약을 하자고 했지만 일단은 보류한 상태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라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앞으로다.
본사에 위탁 경영비는 더 이상 안 나가겠지만 매출 또한 다시 떨어질 것이라는 거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적자 폭은 더 벌어질 것이고.
아무래도 전문 경영인이 빠져나간 자리가 날 수밖에 없을 테니 말이다.
이래저래 골치만 아플 뿐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차라리 시작이나 하지 말 것을,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고.
“하아……!”
유승일의 입에서는 탄식이 길게 흘러나왔다.
그때였다.
딸랑!
가게 문이 열리면서 남자가 한 명 들어왔다.
“어? 부동산 사장님이 아니십니까?”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가게를 계약할 때 계약서를 써준 공인중개사 유영철이었다. 그를 바로 기억할 수 있었던 건 그의 특별한 외모 때문이었다.
머리숱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그의 특징이었다. 그렇다 보니 바로 알아볼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유영철의 입장에서는 계약할 때 잠깐 한 번 보고 바로 알아본다는 것이 조금은 의외일 수밖에 없었다.
“어? 저를 바로 기억하시는군요?”
“당연히 기억하지요. 그나저나 이 늦은 시간에 어쩐 일이십니까?”
“잠도 안 오고 해서 비디오나 하나 빌리러 나왔는데 시네마천국은 벌써 문을 닫았기에 이쪽으로 올라오다 보니 불이 켜져 있기에 들어왔습니다.”
“아, 네, 거기는 요즘 12시면 문을 닫습니다.”
“하긴 그 친구가 뭐가 아쉬워서 밤늦게까지 고생을 하겠습니까?”
“네?”
유승일은 순간적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이유는 유영철이 말하는 뉘앙스에서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유승일은 일단 두 사람의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슬쩍 물었다.
“그 친구와는 많이 친하신가 봅니다.”
“아무래도 고향 사람이다 보니 좀 그렇긴 합니다.”
“고향 사람이요?”
“네, 저도 그 친구가 처음 계약을 하던 날 알았습니다. 알고 보니 같은 홍천이지 뭡니까?”
“아, 네, 그렇군요. 그런데 조금 전에 한 말씀은 무슨 의미인지…….”
유승일이 진짜 궁금한 건 조금 전에 유영철이 말한 ‘뭐가 아쉬워서 밤늦게까지 고생을 하겠느냐’라는 말이었다.
그 말은 그가 현성에 대해서 많은 걸 알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그 꼬맹이의 실체가 궁금했던 유승일로서는 당연한 반응이었다.
하지만 바로 말귀를 못 알아들은 유영철은 다시 물었다.
“네? 어떤 의미를 말씀하시는지……?”
“조금 전에 사장님께서 말씀하셨던 그 친구는 아쉬울 게 없다는 표현 말입니다.”
“아, 그거요. 혹시 아직 모르고 계셨습니까?”
“네? 뭐를 말입니까?”
“그 친구 홍천에서는 대단한 친굽니다. 아니죠, 홍천에서 뿐만이 아니라 TV에도 몇 번 나왔으니 아마 요식업계에서는 그 친구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겁니다.”
“네? 요식업계요?”
유승일은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지고 말았다. 그만큼 유승일로서는 지금 유영철의 말이 생소할뿐더러 믿을 수 없다는 의미일 것이다.
유승일은 급한 마음에 다시 물었다.
“그게 무슨 소립니까? 그 어린 친구가 요식업계와 무슨 상관이 있다고, 그리고 TV는 또 무슨 소립니까?”
“진짜 전혀 모르고 계신 겁니까?”
“네, 저는 처음 듣는 소립니다. 죄송하지만 설명 좀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그러죠, 어차피 흠도 아니고 숨길 일도 아니니 말입니다. 그게 그러니까…….”
유영철은 현성에 대해 알고 있는 그대로 설명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그의 설명이 길게 이어지자 유승일은 시간이 지날수록 믿을 수 없다는 듯 얼굴색이 점점 변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유영철의 설명이 거의 끝날 때쯤에는 그의 얼굴은 하얗게 질려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마침내 유영철의 설명이 끝나자 유승일은 기다리기라도 한 듯 바로 물었다.
“지금 말씀하신 게 모두 사실입니까?”
“네, 물론입니다. 제가 알고 있는 건 모두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니까 그 꼬맹이가 서명면이란 곳에서 식당을 운영한다는 거죠? 그것도 대한민국에서 규모면으로는 가장 큰 식당을 말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1년 전부터는 산나물 공장까지도 운영을 한다고 합니다.”
“…….”
유승일은 자신의 귀로 직접 들으면서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그렇다 보니 순간적으로 할 말이 없었던 것이다.
이게 말이 되는가 말이다.
이제 그의 나이 고작 스물아홉이다. 그런데 그런 그가 식당을 운영한다니, 물론 할 수는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규모다. 단층도 아니고 지하 2층에 지상 5층짜리 건물이라고 한다. 그것도 홀만 실평수로 200평이 된다고 한다.
이건 도저히…….
그 순간 유승일의 머리에 궁금증이 떠올랐다. 그 정도의 규모라면 하루 매출이 어느 정도나 되는지 말이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문제일 테니 말이다.
유승일은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그 식당의 하루 매출이 얼마나 되는지도 아십니까?”
“네, 물론입니다. 그 얘기는 계약을 하던 날 김 사장으로부터 직접 들었으니까 말입니다. 10억입니다.”
“네? 얼마요?”
유승일은 다시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들려온 답변은 여전히 같은 대답이었다. 게다가 산나물 공장에서도 2억의 매출이 나온다는 말까지 추가로 들었다.
결론은 하루에 매출이 12억이라는 얘기다.
더군다나 그 건물 또한 모두가 그의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마진율을 최소로 잡아도 50%는 충분히 될 것이다.
12억의 50%라…….
유승일은 고개를 갸웃하며 입을 열었다.
“그 정도면 하루에 최소 6억은 기본으로 남는다는 얘기네요?”
“그거야 정확히 모르겠지만 건물도 자기 거니까 대충 그 정도는 될 겁니다.”
“그렇다면 1년이면……”
계산을 하던 유승일은 자신도 모르게 입이 저절로 벌어지고 말았다. 대충 계산해도 한 달이면 180억은 될 것이고 거기에 12개월을 곱하면 2천억이 넘는다는 계산이 나오기 때문이었다.
“아!”
그 순간 유승일의 머릿속에 문득 떠오르는 게 있었다.
유승일은 갑자기 카운터 뒤에 있는 박스에서 신문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척!
유승일은 신문 한 부를 골라냈다. 그리곤 바로 뒤집었다. 그러자 맨 뒷장에 광고가 나왔다. 그건 바로 한 달 전에 벚꽃 축제를 알리는 전면 광고였다. 그와 동시에 지상 5층짜리 식당 사진도 같이 실려 있었다.
유승일은 바로 주소를 확인했다.
“…….”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 이유는 확인한 주소가 조금 전에 유영철이 얘기했던 그곳과 정확이 일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바로 믿을 수는 없었다.
유승일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유영철한테 신문을 가리키며 물었다.
“이곳이 맞습니까?”
“네, 맞습니다. 바로 거기가 김 사장이 운영하는…….”
유영철의 말이 더 이어졌지만 그다음 말은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그저 머릿속이 백지장처럼 하얘지는 느낌이 들 뿐이었다.
10분 후.
유영철이 비디오를 빌려 나간 후에도 유승일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런 그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한 가지 의문만이 남아 있었다.
그건 바로 그 꼬맹이의 목적이었다.
1년에 2천억을 넘게 버는 사람이 도대체 왜 무슨 이유로 비디오 가게를 하는지 말이다.
하지만 유승일은 고개를 좌우로 저을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이유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때였다.
띠리릭!
핸드폰이 울렸다.
아마도 아내일 것이다. 퇴근할 시간이 지났는데도 오지를 않으니 전화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전화를 받을 수가 없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지금의 이 상황을 어떤 식으로도 설명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의 이 상황을 알리는 순간 더 이상의 미래는 없다는 걸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니 말이다.
이대로 끝낼 수는 없다.
아직 마지막 확인은 안 한 상태다. 뭔가 잘못되었을지도 모른다. 이런 건 본인 당사자한테 직접 확인을 하는 게 맞을 것이다.
끝까지 믿고 싶지 않은 유승일이 내린 결론이었다.
띠리릭, 띠리릭!
핸드폰이 계속 울렸다. 하지만 유승일은 끝내 그 전화를 받을 수가 없었다.
***
다음 날 새벽.
“왜요? 잠이 안 와요?”
한미숙이 잠을 못 이루는 유승일을 향해 물었다.
그러자 유승일이 침대에서 일어나며 말을 이었다.
“아무래도 새벽 운동이라도 나갔다 와야겠어.”
“어젯밤에도 늦게 들어오시더니 안 피곤해요?”
“응, 괜찮아. 당신은 좀 더 자. 난 나가서 한 시간 정도 돌고 들어올 테니까.”
유승일은 그 말을 끝으로 옷을 입은 후 밖으로 나왔다.
밖으로 나온 유승일은 곧장 가게로 향했다. 어차피 운동은 핑계고 확실히 확인할 게 있었기 때문이다.
유승일이 나가고 혼자 남은 한미숙.
“휴우…….”
한미숙의 입에서 저절로 한숨이 길게 나왔다.
남편이 어제 퇴근한 시간은 거의 3시가 다 됐을 때였다. 전화를 해도 안 받기에 무슨 일이 생긴 줄 알았다. 하지만 늦게 퇴근한 사람한테 그 이유까지는 물을 수 없었기에 그냥 지나갔다.
그거야 그렇다 치고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잠자리에 들어서도 밤새 잠을 못 자는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 시각이 새벽 5시다. 잠자리에든지 겨우 2시간이 지났을 뿐인데 잠이 안 온다며 운동이나 하겠다고 나간 것이다.
운동은 어차피 핑계일 테고, 무슨 일이 생긴 거 같기는 한데 말을 안 하니…….
“휴우……!”
한미숙은 또다시 한숨을 길게 내쉬고 말았다.
그 시각.
“훅훅!”
현성은 늘 그렇듯 운동을 하고 있었다. 코너를 돌아 영화마음 앞을 막 지날 때였다.
“어? 저 양반이…….”
현성의 눈에 들어온 건 영화마음 사장인 유승일이었다. 지금 시간이 이제 겨우 5시를 조금 지났을 뿐이다. 그런데 이 시간에 가게 불까지 켜놓고 가게 앞에서 서성이고 있는 것이었다. 그 모습은 마치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듯했다.
“잠깐만!”
현성이 영화마음 앞을 그냥 지나치려 하자 유승일이 현성의 앞을 가로막았다.
황당한 건 현성이었다. 그 이유는 일부러 작정이라도 한 듯 자신의 앞을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무슨 일이십니까?”
“잠깐 나하고 얘기 좀 하세, 잠깐이면 되네.”
현성의 답변은 필요 없었다. 유승일은 자신의 말을 끝내자마자 현성의 팔을 잡고는 가게 안으로 끌고 들어가는 것이었다.
그리곤 카운터 위에 있는 신문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물었다.
“이것 좀 설명해 주겠는가?”
유승일이 가리킨 곳은 한 달 전에 벚꽃 축제와 식당을 광고한 바로 그 사진이었다. 3년 전부터 4월 초가 되면 일간 신문에 하는 광고였다.
“무엇을 설명하라는 겁니까?”
“이게 자네 소유가 맞는가?”
현성은 대답 대신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러자 유승일은 잠시 할 말이 없는 듯 조용히 현성을 바라보다가 어느 순간 다시 입을 열었다.
“이유가 뭔가?”
“무슨 이유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비디오 가게를 하는 이유 말일세. 벚꽃이 100만 평에 식당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식당을 운영하는 자네가 무엇 때문에…….”
그다음은 안 들어도 뻔한 얘기였다.
어차피 그가 지금 궁금한 건 현성이 비디오 가게를 운영하는 목적이었다.
어쩌면 당연한 반응일 것이다. 제삼자가 볼 때 이런 조건에서 굳이 비디오 가게를 운영한다는 자체가 말이 안 되니 말이다.
하지만 현성의 경우는 남들과 다르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름을 유승일한테 설명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고.
잠시 고민하던 현성은 그가 믿건 안 믿건 솔직히 얘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유는 두 가집니다.”
“두 가지? 그게 뭔가?”
“첫째는 아내를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유승일의 입장에서는 말도 안 되는 얘기겠지만 현성으로선 궁극적인 목적이 그거였다. 만약 그게 아니라면 굳이 인천까지 올라올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아내?”
“네, 이해하기 힘드시겠지만 그런 게 있습니다.”
“아내라, 허…….”
유승일은 어이가 없다는 듯 헛웃음을 짓고는 다시 물었다.
“그건 어차피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니 그렇다 치고, 두 번째 이유는 뭔가?”
“그건 바로 아저씨 때문입니다.”
“뭐? 나 때문이라고?”
유승일은 황당 그 자체였다. 이게 말이 되는가 말이다. 도대체 전생에 무슨 원수를 졌다고 이렇게까지 한단 말인가.
유승일이 모르는 게 있었다. 그건 바로 현성이 회귀자라는 사실이었다. 지금 받는 고통은 전생에서 자신이 저지른 죗값이라는 사실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