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the building owner RAW novel - Chapter (558)
회귀해서 건물주-558화(558/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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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100원.
현수막을 바라보고 있는 두 사람.
이명훈이 현성을 보며 물었다.
“드디어 시작인가요?”
“혹시나 해서 며칠을 더 기다렸지만 아무 소식이 없더라고. 그렇다면 이젠 행동으로 보여줘야지.”
사실은 일주일 전에 영화마음 쪽에 최종적으로 통보를 했었다. 만약 여기서 더 버틴다면 어쩔 수 없이 마지막 방법인 ‘100원’으로 가겠다고 말이다.
물론 순순히 포기할 것이라고는 생각을 안 했지만 그래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주고 싶었다.
그나마 그게 냉정하게 생각하면 영화마음을 위해서는 손해를 가장 적게 보는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마음의 반응은 무응답이었다.
결국 끝까지 가자는 얘기다.
그렇다 보니 현성으로서도 더 이상 시간을 끌기보다는 마지막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었다.
“영화마음이 얼마나 버틸까요?”
“글쎄다, 내 예상으로는 3개월이 맥시멈인데 과연 그때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만약 그 이후에도 더 버티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그건 쉽지 않을 거야. 한 달에 적자가 기본적으로 7, 8백은 될 텐데 어떻게 버티겠어?”
영화마음이 기본적으로 한 달에 들어가는 돈이 천만 원이다. 그런 상황에서 대여료를 100원씩 받게 되면 한 달 동안 올릴 수 있는 매출은 최대 300만 원 정도가 될 것이다. 그것도 하루에 1,000개씩 대여가 될 때 얘기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그 숫자도 장담을 못할 것이다.
그 얘기는 결국 한 달에 3백도 벌기 어렵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무조건 한 달에 7백은 적자라는 계산이 나온다.
과연 그 정도의 적자를 보면서 버틸 수 있을까?
물론 버틸 수는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게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버틴다고 해도 희망이 없으니 말이다.
“결국 영화마음은 하루라도 빨리 접는 게 최선이군요?”
“어쩔 수 없어. 이 동네 대여점 상권이 제대로 자리를 잡으려면 말이야. 어차피 인과응보야.”
“인과응보요?”
“그래, 영화마음이 처음 이 동네에 들어올 때 목적이 다른 가게들을 문 닫게 하는 거였으니까 말이야.”
“아, 그래서 결국은 반대로 영화마음이 그 죗값으로 문을 닫게 되는 거군요?”
쩝.
현성은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는 듯 입맛을 다시고 말았다. 그러자 이명훈이 다시 물었다.
“그럼 이제 영화마음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다른 곳으로 이전을 하든가 아니면 폐업인 거지.”
“와! 그럼 영화마음은 손해가 얼맙니까?”
“내가 볼 때 최소 2억 정도는 될 거야. 그래서 자고로 사람은 마음을 바로 써야 하는 거야. 남을 다 죽이고 혼자만 살겠다고…….”
현성은 말을 하다 말고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전생을 생각하니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땐 영화마음이 아니라 현성 자신이 당했으니 말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자본 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게 현실이니 말이다.
그때였다.
“어? 이게 무슨 일이에요?”
빵집 사장인 이세이가 출근길에 가게 앞에 걸린 현수막을 보며 물었다.
그러자 현성이 바로 입을 열었다.
“이제 그만 끝내려고요.”
“영화마음 말인가요?”
“네, 어차피 시간을 더 끌어봐야 의미도 없고 그런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니 이젠 끝내는 게 맞는 거 같아서요.”
“그렇지 않아도 어제 영화마음 사모님이 빵을 사면서 걱정이 많더라고요. 퇴직금도 다 날리고 이제 어떡하냐고 말이에요.”
“처음부터 시작이 잘못됐던 겁니다. 찾아보면 비디오 가게 자리가 없는 것도 아닌데 굳이 6개나 있는 동네에 와서 혼자 살겠다고 대형으로 치고 들어온 것부터가 말입니다.”
그건 사실이다. 찾아보면 다른 자리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 눈에는 다들 작은 평수다 보니 무시하고 치고 들어왔던 것이다.
물론 그게 전생에서는 또 먹혔었고.
“그건 사장님 말씀이 맞아요. 이유야 어찌 됐든 다른 사람들을 다 죽이고 자신들만 살겠다고 한 건 사실이니까요.”
“그러니까 말입니다.”
“있는 사람들이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좀 같이 살면 안 되나 꼭 그렇게까지…… 쯧쯧.”
이세이가 안타깝다는 듯 혀를 찼다. 그 모습을 본 현성은 그런 그녀가 더 안쓰러울 뿐이었다. 그녀 또한 이제 3개월만 지나면 대형 체인점과 싸워야 하니 말이다.
이세이가 떠나자 현성은 영화마음 쪽을 한 번 쳐다본 후 가게 안으로 사라졌다.
***
“…….”
영화마음의 유승일은 할 말이 없었다. 조금 전 손님으로부터 얘기를 들었다. 오늘부터 시네마천국에서 대여료를 100원 받는다고 말이다.
사실은 일주일 전에 현성으로부터 최종 통보를 받았었다. 더 이상 버틴다면 최후의 카드를 쓸 수밖에 없다고 말이다.
하지만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방법은 오로지 폐업 아니면 이전밖에 없는데 이제 갓 100일밖에 안 된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렇다 보니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결국 오늘 마지막 카드가 나오고 말았다.
‘이제 어쩌란 말인가.’
어차피 상대는 안 된다. 하루에 순수익만 6억을 버는 사람과 어찌 상대가 되겠는가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금 당장 문을 닫을 수도 없다. 임대 계약기간도 아직 2년 반이나 남았다. 그뿐만이 아니라 본사와의 계약도 마찬가지로 그 정도 남았다.
지금 당장 폐업을 한다고 해도 월세는 월세대로 나갈 것이고 본사는 본사대로 위약금을 요구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쩌란 말인가 말이다.
그때였다.
딸랑!
가게 문이 열리면서 여자가 한 명 들어왔다.
“어? 당신이 웬일이야?”
가게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다름 아닌 아내 한미숙이었다.
“혹시 얘기 들었어요?”
“무슨 얘기?”
“100원 얘기요. 조금 전에 슈퍼 갔는데 거기 온 손님이 오늘부터 시네마천국에서…….”
“그래, 나도 조금 전에 들었어.”
유승일은 한미숙이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먼저 말했다. 그러자 한미숙이 다시 물었다.
“당신 혈압 괜찮아요?”
“그러는 당신은?”
“처음엔 놀랐는데 지금은 괜찮아요. 혹시나 해서 그 소리 듣자마자 쫓아온 거예요.”
“어차피 일주일 전에 통보를 받았던 터라 어느 정도는 예상을 하고 있었어. 그렇다 보니 충격이 좀 약했던 거고. 그거야 그렇다 치고 문제는 앞으로야.”
기본적으로 나가는 돈이 한 달에 천만 원이다. 대여료를 100원 받을 경우 한 달 매출은 맥시멈 3백일 테고, 그렇다면 한 달에 7백은 적자라는 계산이 나온다.
문제는 이게 한 두 달로 끝날 게 아니라는 거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그렇게 버틴다고 해서 해결될 게 아니라는 거다.
버텨서 해결이 될 거라면 문제가 안 된다. 당장은 적자를 보더라도 버티면 되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 경우는 다르다.
상대가 너무 세다. 게임 자체가 되질 않는다.
그런데 중요한 건 그 모든 사실을 알면서도 지금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할 줄을 모르겠다는 것이다.
한미숙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그럼 이제 우리 어떡해요?”
“그러니까 말이야. 솔직히 지금으로선 나도 어떤 결정도 못 내리겠어. 그만두자니 임대 기간도 많이 남았고 끌고 가자니 답이 없고 말이야.”
“음…….”
잠깐 생각을 하던 한미숙이 다시 입을 열었다.
“제가 한 번 만나볼까요?”
“누구를?”
“그 꼬맹이, 아니, 그 김 사장 말이에요.”
“만나서 뭐라고 말할 건데?”
“무슨 말이라도 해야지요. 그냥 이렇게 가만히 앉아서 말라죽을 수는 없잖아요.”
“하아……!”
유승일은 말 대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무슨 말인지도 안다. 하지만 현성을 만난다고 해서 해결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만나서 무슨 말을 한다는 말인가 말이다.
처음 오픈할 때부터 그가 했던 말은 하나였다.
지금이라도 접는 게 가장 현명한 것이라고 말이다. 그렇게 세 번을 들었고 마지막으로 일주일 전에 그 소리를 또 들었다.
결국 그는 처음부터 이런 날이 올 줄을 알았다는 얘기다.
한미숙이 다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혹시…… 본사에 얘기하는 건 어떨까요?”
“본사?”
“네, 아무래도 우리보다는 박 실장이 낫지 않을까요? 물론 그동안 당한 걸 생각하면 억울하긴 하지만 그래도 지금으로선 거기밖에…….”
“흠…….”
유승일은 쉽게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어쩌면 아내 말이 맞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까지의 행태를 보면 믿음이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만약 여기서 또 도움을 요청하면 어떡하든 돈만 더 빼가려 할 것이다.
“본사는 조금 더 고민을 해 보자고.”
유승일이 내린 결론이었다. 위탁경영이라고 맡겼더니 3개월 동안에 거기에 준 돈이 4천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라는 게 유승일의 결론이었다.
***
영화마음 본사.
“지금 뭐라고 그랬는가?”
민홍식 회장이 박선우 실장을 보며 물었다. 그러자 박선우 실장이 조금 전에 했던 말을 다시 말했다.
“부평에 그 꼬맹이가 드디어 마지막 카드를 썼답니다. 3일 전부터 무조건 100원씩 받고 있답니다.”
“결국은…….”
“네, 최종 결단을 내린 거 같습니다.”
“부평점의 유 사장은 뭐래?”
“그게 이상합니다. 연락이 없습니다. 벌써 3일이나 지났는데도 아무 연락이 없습니다.”
“이상하군.”
민홍식 회장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얼핏 생각해도 이건 말이 안 된다. 무슨 일이 있으면 당연히 연락이 오는 게 기본이다.
그런데 연락이 안 온다?
결국은 믿지 못하겠다는 얘기가 아닌가 말이다.
“결국은 우리를 믿지 못하겠다는 얘기가 아닌가?”
“아마도 그런 거 같습니다. 그렇지 않고는 이렇게 연락이 오자 않을 이유가 없을 테니 말입니다.”
“흠…….”
잠깐 생각하던 민홍식 회장이 바로 입을 열었다.
“어쩌면 잘된 일인지도 몰라.”
“네? 잘됐다고요?”
“그래, 어차피 연락이 와도 우리 또한 특별한 방법이 없으니 말이야.”
“하긴 그럴 수도 있겠네요.”
박선우 실장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단순하게 경쟁을 하는 상대라면 얼마든지 싸울 수 있다. 어차피 전국에 깔린 체인점들이 처음부터 주변의 가게와 경쟁을 하면서 시작하니 말이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다르다.
상대가 일반 다른 사람들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하루에 벌어들이는 순수익만 해도 6억이라고 했다. 그런 사람이 먼저 싸움을 걸어온 것이다.
싸움의 목적도 단순하게 경쟁을 하자는 게 아니라 완전히 가게 문을 닫게 하겠다는 것이다.
그런 사람을 상대로 어찌 싸우겠는가 말이다.
“혹시라도 말이야 유 사장한테 연락 오면 모른 척해. 괜히 우리가 그 싸움에 엮였다가는 우리가 곤란해질 수도 있으니까 말이야.”
“설마 우리 본사를 어찌하겠습니까?”
“벌써 잊었어? 그 친구 하루 순수익이 6억이야. 만약 그런 친구가 우리를 죽이겠다고 덤벼들면 이길 수 있을 거 같아?”
“아, 네.”
박선우 실장은 바로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상대가 안 된다는 건 조금 전에 이미 결론을 낸 상황이니 말이다.
민홍식 회장의 말이 다시 이어졌다.
“이제부턴 부평점에서 완전히 손 떼. 여차하면 우리까지도 골치 아플 수가 있으니 말이야.”
“알겠습니다.”
“그렇다고 폐업 물건까지 놓치지 말고.”
“네, 물론입니다. 만약 폐업을 하게 되면 위약금과 그 물건만큼은 확실히 잡도록 하겠습니다. 어차피 그게 또 돈이니 말입니다.”
“그래, 그리고 혹시라도 모르니까 부평점이 정리될 때까지 그 꼬맹이 감시는 소홀히 하지 말고. 아무래도 이상하게 마음이 안 놓여.”
박선우 실장은 알았다는 듯 바로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민홍식 회장 또한 알았다는 듯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하지만 그들이 모르는 게 있었다. 현성은 영화마음 본사에 대해 악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
한 달 후.
“하아……!”
영화마음의 유승일은 자신도 모르게 깊은 한숨이 흘러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한 달 결산을 해본 결과 적자가 7백을 넘었기 때문이다.
물론 어느 정도는 예상을 했지만 막상 그게 사실로 닥치니 머리가 다 어지러울 정도였다.
“도저히 방법이 없는 건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다. 아침 9시부터 시작해서 새벽 2시까지 17시간이다.
17시간을 일하고도 인건비는 고사하고 적자가 7백을 넘으니 이건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잠시 고민을 하던 유승일은 어딘가로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여보세요.
“박 실장님, 여기 부평입니다.”
유승일이 전화를 건 곳은 본사의 박선우 실장이었다. 아무리 생각을 해도 지금 손을 벌릴 곳은 본사밖에 없다는 결론을 냈기 때문이다.
-아, 유사장님, 오랜만입니다. 그런데 이 늦은 시간에 무슨 일입니까?
“저 좀 살려주십시오.”
-무슨 일입니까?
“그게 그러니까…….”
유승일은 지난 한 달 동안 있었던 일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화를 받는 박선우 실장은 핸드폰을 귀에서 뗐다. 안 들어도 유승일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승일의 설명이 끝나자 박선우 실장이 바로 말했다.
-죄송합니다.
“네?”
-사장님도 아시다시피 그 꼬맹이는 저승사자입니다. 저희로서도 어쩔 수 없습니다.
“아니, 그게 말이 됩니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유승일은 황당할 뿐이었다. 어찌 됐건 본사가 아닌가 말이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식으로 나온단 말인가.
그때였다.
박선우 실장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저는 그럼 이만…….
“실장님, 실장님…… 야!”
유승일은 자기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바로 그 순간.
“억!”
유승일은 뒷목을 잡고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