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the building owner RAW novel - Chapter (562)
회귀해서 건물주-562화(562/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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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해서 건물주
“갔어? 그 인간?”
박선우 실장을 배웅하고 한미숙이 병실로 들어오자 유승일이 바로 물었다.
“네, 지금 막 엘리베이터 타고 갔어요. 근데 당신 피곤하다더니 괜찮아요?”
“피곤한 게 아니라 그 인간 보기 싫어서 그랬던 거지. 그나저나 무슨 그런 도둑놈 같은 놈이 다 있어. 뭐? 2천? 내가 어이가 없어서…… 허!”
유승일은 어이가 없다는 듯 헛웃음을 짓고 말았다.
그러자 한미숙이 바로 물었다.
“진짜 너무하는 거 같아요. 물론 물건이라는 게 살 때 하고 팔 때 다르다고 하지만 어떻게 그렇게 차이가 날 수 있어요?”
“내 말이 그 말이야. 내가 그 물건에 들인 돈만 해도 4개월 동안 1억 하고도 천만 원이야. 그런데 그게 2천만 원밖에 안 된다니 이게 말이 돼?”
“그러니까 말이에요. 이제 우리 어떡해요?”
한미숙은 금방이라도 울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러자 그 모습을 본 유승일 또한 한심하기는 마찬가지인 듯 한숨을 푹 내쉬고 말았다.
그렇게 두 사람은 잠시 말이 없었다.
잠시 후.
유승일이 먼저 입을 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닌 거 같아.”
“어쩌시려고요?”
“아무래도 다른 업자를 한번 불러봐야 할 거 같아.”
“혹시 아는 사람 있어요?”
“예전에 한 사람 왔다 갔는데 아마 그 명함이 카운터 책상에 있을 거야. 내일 퇴원하면 연락을 해봐야겠어.”
“저기 혹시…….”
한미숙이 무슨 말을 하려다 말을 잇지 못하곤 그냥 입을 가리고 말았다. 그러자 유승일이 바로 물었다.
“무슨 얘긴데 말을 하다가 말아?”
“그게 좀 말하기가…….”
“뭔데?”
“혹시 김 사장한테…….”
“김 사장? 그 사람이 누군데?”
유승일은 누군지 모르겠다는 듯 한미숙을 빤히 쳐다봤다. 그도 그럴 것이 주변에 비디오에 관해 물어볼 사람 중에 김 사장이란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다. 아니, 물론 있기는 한 사람 있다. 그건 바로 시네마천국의 김현성이다. 하지만 한미숙이 얘기하는 사람이 그일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을 못 했기에 물었던 것이다.
한미숙의 대답이 이어졌다.
“그 꼬맹이 말이에요.”“뭐? 누구?”
“시네마천국의 김 사장 말이에요. 지난번에 당신이 한 번 얘기했었잖아요, 처음 오픈했을 때 우리 물건을 딱 보더니 3천만 원짜리 물건이라고 말이에요. 기억 안 나요?”
“그거야 물론…….”
당연히 기억이 난다.
오픈하던 날이었다.
설레는 마음에 새벽 5시에 가게에 나갔었다. 그때 때마침 아침운동을 하던 현성이 가게 안으로 들어왔었다.
그리곤 비디오를 한 번 휙 둘러보더니 한다는 말이 대뜸 ‘8천이죠?’하는 것이었다.
처음엔 그 말이 무슨 말인지 몰랐다.
그래서 물었더니 본사에서 요구한 물건값일 거라는 거였다.
당연히 놀랄 수밖에 없었다. 4만 장에 8천, 정확히 본사에서 요구한 금액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시 또 ‘5천입니다’하는 것이었다.
그게 무슨 말인지 당연히 모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다시 또 그게 무슨 소리냐고 물었더니 본사가 먹은 돈이라는 것이었다.
결국, 8천에서 5천은 본사가 먹고 실제 물건값은 3천이라는 의미였다.
말도 안 되는 얘기라 안 믿으려고 했지만 그러기엔 너무 찝찝한 상황이었다.
왜냐하면, 하루 전에도 업자 한 명이 와서 똑같은 소리를 하고 갔기 때문이다.
지금 한미숙은 그때의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자존심 상하는 일인데 우리가 지금 그런 거 따질 때가 아닌 거 같아서요.”
“그러니까 당신은 지금 그 친구한테도 견적을 받아 보자는 얘기지?”
“네, 어차피 이제는 막판이니까요. 그래야 본사 얘기가 맞는지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을 거 같기도 하고요.”
“흠…….”
유승일은 잠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무 말이 없었다.
그런 그가 입을 연 건 1분이 채 지나기 전이었다.
“당신이 전화 해.”
“네? 제가요?”
“응, 내가 보자고 해. 어차피 지금쯤이면 그 친구한테도 내가 쓰러져서 병원에 실려 갔다는 소문이 들어갔을 거야.”
“그거야 그렇겠지만…… 그런데 전화한다고 과연 김 사장이 올까요?”
“그거야 두고 보면 알겠지만, 내 생각엔 온다고 봐.”
“글쎄요…….”
한미숙은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며 유승일이 건넨 핸드폰을 받아 통화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그 모습을 바라보던 유승일은 무슨 생각인지 묘한 미소가 입가에 번지기 시작했다.
***
영화마음 본사.
“어떻게 됐어?”
박선우 실장이 사무실로 들어서자마자 민홍식 회장이 바로 물었다.
그러자 박선우 실장은 더운 탓인지 대답을 하기 전에 정수기에서 찬물을 한 컵 따라 마신 후 말을 이었다.
“일단 이천만 원 부르고 왔습니다. 그리고 회장님과 잘 얘기해서 3백 정도 더 줄 수 있다고 여지를 남기고 왔습니다.”
“그쪽 반응은?”
“당연히 실망이 큰 거 같았습니다.”
“그렇겠지, 8천에 사서 4개월 넘게 열심히 비디오를 채웠는데도 2천이라고 하니 말이야. 그건 그렇고 혹시 유 사장 주변에 중고업자가 있는 건 아니겠지?”
“글쎄요, 그거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제 생각에는 없다고 볼 수는 없을 거 같습니다. 아무래도 업자들이 한둘이 아니니까 말입니다.”
박선우 실장이 목이 마르는지 다시 물을 한 컵 마신 후 바로 말을 이었다.
“중요한 건 소문입니다. 소문나기 전에 최대한 빨리 계약부터 서두르는 게 관건일 거 같습니다. 일단 소문이 나면 개떼들처럼 모여들 테니 말입니다.”
“그러니까 빨리 서두르라고.”
“네, 알겠습니다. 내일 오후에 퇴원한다고 했으니 내일 다시 부평으로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그렇게 해. 그건 그렇고 거기 물건은 어때?”
“거의 특 에이급입니다. 한 달에 구매비만 6, 7백 정도 받았으니 구색도 거의 완벽하다고 봐야죠.”
“그 정도 물건이면 1억 정도는 충분히 받을 수 있겠구먼.”
“네, 맞습니다. 최하가 그 정도고 임자만 제대로 만나면 1억 2천까지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물건입니다.”
“흠…….”
민홍식 회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뭔가를 생각하는 듯하더니 바로 입을 열었다.
“다시 인천으로 넘어가게.”
“네? 지금 말입니까?”
“그래, 이제부터 박 실장은 그 물건을 잡을 때까지 부평으로 출근하도록 해. 똥파리들 끼지 않게 미리 가서 지키고 있으란 말이야. 그리고 최대한 빨리 계약금부터 쏴주고.”
“네, 알겠습니다.”
박선우 실장은 나가려다 다시 돌아서며 말을 이었다.
“그 꼬맹이 말입니다.”
“그 꼬맹이? 아, 시네마천국? 근데 그 꼬맹이가 왜?”
“혹시 그 꼬맹이가 나서는 건 아니겠지요?”
“그게 무슨 소리야?”
“아까 병원에서 나오다가 혹시나 싶어서 다시 돌아가 잠깐 엿들었는데 확실히 들은 건 아니지만 얼핏 그 꼬맹이 얘기를 하는 거 같아서 말입니다.”
“설마?”
민홍식 회장은 고개를 살짝 저었다.
그 이유는 어쨌거나 유승일과 그 꼬맹이는 지금으로선 원수나 마찬가지가 아닌가 말이다. 그런 상황에서 설마 두 사람이 만나 뭔가를 같이 일을 벌인다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겠죠?”
“그럼, 어쨌거나 결론적으로는 그 꼬맹이 때문에 폐업을 하는 건데 설마 두 사람이 만날 일이 있겠어?”
“하기야…….”
박선우 실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알았다는 듯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하지만 두 사람이 모르는 게 있었다. 이미 유승일과 현성은 연결 고리가 닿았다는 것을 말이다.
***
전화를 끊은 현성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자 옆에 있던 이명훈이 바로 물었다.
“사장님, 왜요?”
“나를 보자고 하네.”
“네? 누가요?”
“영화마음의 유 사장이 말이야.”
“엥? 왜요?”
이명훈은 말도 안 된다는 듯 고개를 심하게 틀었다.
어쩌면 이명훈의 입장에서는 당연할 것이다. 이유야 어쨌든 영화마음과는 지금 전쟁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그건 현성도 마찬가지였다.
처음 전화를 받고 영화마음 유 사장의 아내라는 얘기를 듣고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녀로부터 전화가 올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이유다.
무슨 이유로 유승일이 자신을 보자고 하는지 말이다.
“글쎄다, 그건 나도 모르겠다. 그 양반이 왜 나를 보겠다고 하는지.”
“그래서 가실 겁니까?”
“음, 글쎄…….”
잠깐 생각을 하던 현성이 바로 입을 열었다.
“가야지, 다른 데도 아니고 병원에 누워있는 사람이 부르는데.”
“근데 그 영화마음 사장이 사장님을 왜 불렀을까요?”
“음…… 잘은 모르겠지만, 내 생각엔 아무래도 마무리를 하지 않을까 싶다.”
“마무리요?”
“그래, 어차피 더 이상은 못 버티겠다는 거지. 그 이유 외에는 나를 부를 일이 없을 거 같다.”
그렇지 않아도 오늘 그가 쓰러졌다는 얘기를 듣고 얼핏 그런 생각이 들었었다. 그렇지 않아도 힘든 상황에서 쓰러지기까지 했으니 이제는 때가 됐다고 말이다.
그리고 더군다나 한두 푼도 아니고 3천만 원이 넘는 돈을 잃어버렸으니 의욕은 더욱 꺾였을 테고 말이다.
“그럼 이제 드디어 영화마음은 끝나는 건가요?”
“그렇지 않을까 싶은데…… 하지만 사람 일이라는 게 모르는 거니까 일단 좀 더 두고 봐야지. 하여튼 난 잠깐 병원에 다녀올 테니까 애들 데리고 장사 잘하고 있어.”
“넵, 사장님.”
이명훈은 미소를 지으며 거수경례로 대답했다. 아마도 영화마음과의 전쟁이 끝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은 듯했다.
30분 후.
부평 성모병원에 도착한 현성은 1층 매장에서 박카스를 한 박스 산 후 병실로 바로 향했다.
“어서 오게!”
현성이 들어가자 유승일이 반갑게 현성을 맞았다. 그런데 이상한 건 그의 표정이었다. 지금까지 봤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뭐랄까, 친근한 동네 아저씨를 보는 듯한 그런 모습이었다.
“좀 어떠십니까?”
“지금은 괜찮네. 넘어진 김에 쉬어 간다고 병원에 온 김에 영양제도 좀 맞고 내일까지 쉬었다 가기로 했네. 저기…… 괜찮으면 손 한 번 잡아도 되겠는가?”
“네? 아, 네…….”
현성은 얼떨결에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유승일이 바로 현성의 손을 잡았다.
따뜻함이 느껴졌다.
그런데 그 순간.
현성은 바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이유는 따뜻함 뒤에 느껴지는 안 좋은 기운 때문이었다.
아주 오래전 농씸의 신춘오 회장을 처음 만났을 때 느꼈던 바로 그 느낌이었다.
“왜 그러는가?”
현성이 이상한 반응을 보이자 유승일이 바로 물었다.
“혹시 다른 검사는 받아 보셨습니까?”
“다른 검사? 아니, 굳이 할 필요가 없어서 안 했네. 어차피 내가 혈압이 높아서 쓰러졌던 거라 약 좀 먹고 쉬었더니 괜찮아서 말이야. 그런데 왜 그러는가?”
“잠깐만요.”
현성은 다시 유승일의 손을 잡고 눈을 지그시 감았다. 그리곤 정신을 집중해 몸 전체를 스캔하듯 훑기 시작했다.
혈압과는 별개로 간(肝) 쪽에서 안 좋은 기운이 느껴졌다.
예전에 농씸의 신춘오 회장으로부터 느껴졌던 그 기운과 거의 흡사했다. 그때 신춘오 회장은 간암 초기였다.
‘그렇다면…….’
잠깐 생각을 하던 현성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죄송하지만 오늘이라도 간 초음파를…….”
“뭐? 간 초음파?”
현성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유승일이 바로 반응을 보였다. 그러자 옆에 있던 한미숙도 놀란 표정으로 현성을 바라보며 바로 물었다.
“갑자기 초음파는 왜요?”
“뭐라고 설명하기는 힘든데 일단 병원 오신 김에 한번 검사를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니까 왜요?”
“그건 나중에 보시면 아실 겁니다.”
현성이 느끼기엔 거의 틀림없었다. 아마도 이 정도면 신춘오 회장과 마찬가지로 비슷한 수준일 것이다.
그런데 이상한 건 이런 느낌을 너무 오랜만에 느꼈다는 것이다. 지난번 막내인 유영석의 아버지 때는 전혀 느낄 수가 없었다.
물론 모든 사람을 느낄 수 없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막상 또 이렇게 느껴지니 현성으로서도 약간은 당혹스러웠다.
유승일이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다시 물었다.
“자네 혹시 이상한 재주를 가지고 있는가?”
“더 이상 자세한 말씀은 드릴 수 없고 일단 제 말대로 오늘이라도 검사를 해보십시오. 검사해서 아무 이상이 없으면 다행이고 그렇지 않으면…….”
현성이 얘기할 수 있는 말은 거기까지였다.
하지만 유승일과 한미숙은 도저히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듯 그 후로도 한참을 묻고 또 물었다.
그럴 때마다 현성의 답변은 똑같았다. 일단 검사부터 해보자는 것이었다.
10분 후.
잠시 생각을 하던 유승일이 고개를 끄덕인 후 말했다.
“알았네, 자네가 그렇게까지 똑같은 얘기를 반복한다는 건 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 검사는 내가 받도록 하겠네.”
“네, 잘 생각하셨습니다.”
“그건 그렇고 내가 자네를 부른 이유는 가게 물건 때문이네.”
“가게 물건이요?”
“그래, 이젠 자네 앞에서 두 손 두 발 다 들었네. 그래서 말인데 혹시 우리 물건 견적 좀 내줄 수 있겠는가?”
역시 예상이 맞았다. 유승일이 자신을 부른 건 더 이상 영업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즉, 폐업을 하겠다는 의미였다.
그런데 이해가 안 가는 건 왜 자신을 불러 견적가를 묻느냐 하는 것이었다.
“왜 접니까? 저는 업자도 아니고 더군다나 경험도 없는데 말입니다.”
“벌써 잊었는가? 자네가 내가 오픈하던 날 우리 물건을 보고 3천만 원짜리라고 했던 말을 말이야.”
“그건…….”
현성으로선 할 말이 없었다. 그건 유승일이 말한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분명히 유승일이 오픈하던 날 새벽에 그런 말을 했으니 말이다.
그때 왜 굳이 그런 말을 했는지 후회막급이었지만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현성은 어쩔 수 없이 입을 열었다.
“혹시 한 달에 구배비가 어떻게 되셨습니까?”
“그건 왜?”
“그거에 따라 견적이 나오니까 말입니다.”
“음, 그래? 6백에서 7백 사이라고 보면 될 거네.”
유승일이 말을 하자 현성은 잠깐 생각을 하는 듯하더니 바로 입을 열었다.
“3천5백에서 4천 사이입니다. 물론 이건 업자가 떠가는 가격입니다. 만약 오픈과 직접 연결만 되면 5천, 아니 6천까지도 충분히 받을 수 있을 겁니다.”
“…….”
유승일은 아무 말도 못 하고 그의 아내인 한미숙과 서로 마주볼 뿐이었다. 그런 그가 입을 연 건 잠시 후였다. 그런데 그의 입에선 이상한 말이 나오고 말았다.
“개새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