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the building owner RAW novel - Chapter (563)
회귀해서 건물주-563화(563/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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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현성은 놀란 토끼눈으로 유승일을 바라봤다. 그러자 유승일이 바로 양 손을 흔들며 말을 이었다.
“자네 말고, 본사의 박 실장 말이야.”
“아아, 그렇습니까? 저는 또 저한테 그러시는 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런데 박 실장은 왜요?”
“혹시 본사의 박 실장을 아는가?”
“네, 조금이요.”
물론 전생에서는 소문과 잡지 속에서만 알았던 인물이다. 실제로 본 건 오픈하던 날 민홍식 회장과 같이 왔을 때 처음 봤었다.
“그 인간이 왔다 갔거든. 근데 그 인간이 견적을 얼마 불렀는지 아는가?”
“글쎄요.”
“2천을 부르고 가더라고.”
“네? 2천이요? 허…….”
현성은 어이가 없어 헛웃음밖에 안 나왔다. 분명히 오픈할 때 8천을 줬다고 했었다. 물론 물건을 팔 때와 살 때가 다르다고 하지만 불과 이제 4개월 조금 더 지났을 뿐인데 2천을 부른다는 건 말이 안 된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그게 또 당연한지도 모른다.
그 당시 영화마음 본사에 당한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자네가 생각해도 어이가 없지?”
“그러게요.”
“하여간 본사라는 놈들이 이런 식으로 우리의 뒤통수를 친다니까.”
“그걸 이제야 아셨습니까? 제가 몇 번이나 말씀드렸던 거 같은데 말입니다.”
“그러니까 말이야. 그때는 솔직히 몰랐는데 이제 와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그동안 내가 당한 게 한두 번이 아니야. 지난번에 위탁 경영을 할 때도…….”
유승일의 말이 길어졌다. 그는 작정이라도 한 듯 그동안 있었던 일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다른 건 어느 정도 대충 예상을 했던 거라 그러려니 했지만 유독 한 가지는 마음에 거슬리는 게 있었다.
그건 바로 현성 자신의 뒷조사에 관한 얘기였다.
현성은 궁금한 마음에 바로 물었다.
“지금 저를 뒷조사했다는 겁니까?”
“그게 우리 집사람이 궁금한 마음에 그만…….”
“그래서요?”
“그래서는 뭐가 그래서야, 나중에 알아보니까 박 실장이란 인간이 돈만 3백만 원 받아 처먹었더라고.”
“3백이요?”
현성은 어이가 없었다. 무슨 불법적인 일을 알아보는 것도 아닌데 의뢰비로 3백씩이나 받았다는 게 이해가 가질 않았다.
현성은 다시 물었다.
“혹시 그 인간이 그 돈을 달라고 한 겁니까?”
“그건 아니에요.”
이번에 대답을 한 건 유승일이 아니라 그의 아내인 한미숙이었다. 그런 그녀가 다시 말을 이었다.
“난 그저 TV에 나오는 드라마를 보고…….”
“그러니까 아주머니가 알아서 3백을 줬다는 얘긴가요?”
“네, 난 그저 그렇게 하는 게 맞는 줄 알고…….”
“그런데 그 인간은 또 그 돈을 받았고요?”
한미숙이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은 의뢰비로 3백을 고스란히 박선우 실장한테 받쳤다는 얘기다.
현성은 고개를 좌우로 젓고 말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돈을 준다고 하는 사람이나 그렇다고 그 돈을 넙죽 받는 박선우 실장이나 둘 다 이해가 안 갔기 때문이다.
“효오…….”
한미숙이 가늘게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이 생각해도 한심하다는 의미인 듯했다. 그런 그녀가 다시 말을 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제가 참 바보짓을 한 거 같아요.”
“그러게요, 굳이…….”
“하지만 그때는 진짜 사장님이 궁금했어요.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근데 진짜 궁금한 게 있는데 하나 물어도 돼요?”
한미숙의 눈빛이 반짝였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꽤나 궁금한 듯했다.
현성이 고개를 살짝 끄덕이자 한미숙이 바로 물었다.
“그 식당은 어떻게 된 거예요?”
“식당이요?”
“네, 지난번에 신문에 광고 난 거 봤어요. 그게 사장님 거라면서요?”
“아아, 그거요…….”
현성은 그제야 한미숙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알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할 말도 없는 게 사실이었다. 모든 과정을 다 설명할 수도 없는 일이니 말이다.
현성은 어쩔 수 없이 두 사람을 초대하는 걸로 대답을 대신할 수밖에 없었다.
“나중에 한번 오세요.”
“진짜군요? 저는 사실 남편이 신문 광고를 보고 사실이라고 했지만 믿을 수가 없었어요. 근데 진짜 하루에 식당 매출이 10억이 넘어요?”
쩝.
애매한 건 현성이었다. 자꾸 이런 질문을 받는다는 게 말이다. 현성은 어쩔 수 없이 말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지금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니고 아저씨 검사하는 겁니다. 그러니 빨리 담당 의사한테 얘기해서…….”
“아, 네, 알았어요. 참! 그러고 보니 지금 영업시간이잖아요? 빨리 가셔야겠네요. 여보.”
한미숙은 유승일을 바라보았다. 얼른 현성을 보내라는 의미였다.
그러자 유승일이 알았다는 듯 바로 입을 열었다.
“김 사장, 고맙네. 일단 견적가는 어느 정도 알았으니 본사에 휘둘릴 일은 없을 걸세. 그리고 미안하지만 앞으로 몇 번만 더 도와주게. 염치없는 거 잘 아는데 지금으로선 내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없다 보니 어쩔 수가 없네.”
“…… 네.”
현성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여기까지 온 마당에 다른 말을 할 수도 없는 입장이었다. 어차피 그의 폐업을 돕는 게 마침표의 마지막일 테니 말이다.
“가기 전에 하나만 묻겠네.”
현성이 발걸음을 옮기려고 하자 유승일이 다시 물었다.
“네, 뭡니까?”
“어찌 보면 우리가 사실 악연이라면 악연일 텐데 이렇게 바로 달려온 이유를 말해줄 수 있겠는가?”
유승일이 처음부터 궁금했던 게 바로 그거였다. 현성이 과연 올 것인가 하는 문제였다. 그런데 전화를 하자마자 바로 달려왔던 것이다. 그래서 궁금했었다. 어차피 처음부터 악연이었는데 이렇게 달려온 것이 말이다.
한편, 현성은 잠깐 생각을 하는 듯하더니 입을 열었다.
“마무리라 생각했습니다.”
“마무리?”
“네, 마침표요.”
사실 처음엔 자신을 부른 것에 의아하긴 했었다. 더군다나 전생에서 안 좋은 기억이 더 많았기에 망설였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어떤 식으로든지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병원으로 왔던 것이다.
“마침표라…….”
유승일이 뭔가를 생각하는 듯 잠시 말이 없었다. 그런 그가 다시 입을 연 건 채 1분이 지나기 전이었다.
“혹시 끝이 새로운 시작이라는 말을 아는가?”
“네? 새로운 시작이요?”
“그래, 그런 말이 있네. 죽음이 끝이 아니고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의미하는 것처럼 말이야. 나도 어디서 주워들은 얘기지만 오늘 자네를 보니 그런 생각이 드네. 지금까지는 우리가 비록 악연이었다면 앞으로는 새로운 인연으로 새로운 시작을…….”
유승일의 말이 길어졌다. 하지만 현성의 귀에는 그다지 와 닿지 않는 말이었다. 어차피 이번에 폐업을 하고 나면 그와는 더 이상 엮일 일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후로 몇 마디를 더 나눈 후 현성은 병실을 나왔다.
현성이 병실을 나가고 남은 두 사람.
한미숙이 먼저 입을 열었다.
“어떡하죠? 진짜 당신 검사를 해야 하는 건가요?”
“글쎄…….”
난감한 건 두 사람 다 마찬가지였다. 믿자니 말이 안 되고 안 믿자니 찝찝하고.
잠시 후.
이번에도 한미숙이 먼저 입을 열었다.
“안 되겠어요. 찝찝해서.”
“어쩌려고?”
“아무래도 검사를 하자고 해야겠어요. 이대로는 도저히…….”
한미숙은 병실을 나와 간호사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
“어떻게 됐어요?”
현성이 가게에 도착하자마자 이명훈이 바로 물었다.
“역시 예상대로였어.”
“결국은 폐업을 하는 겁니까?”
“응, 나한테 폐업 견적을 물어보더라고. 그래서 내 기준에서 견적가를 내주고 왔어.”
“어? 이상한데요?”
이명훈이 뭔가 이상한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곤 바로 다시 말을 이었다.
“거긴 체인 본사에서 알아서 마무리해주는 거 아닙니까?”
“그게 정상인데 그 인간들이 욕심을 내니까 문제지.”
“욕심이요? 어떤 욕심이요?”
“들어보니까 정상 폐업가의 50%인 2천을 부르고 같더라고. 결국 그만큼 더 자신들이 챙기겠다는 거지.”
처음 2천이라는 견적가를 들었을 땐 진짜 어이가 없었다. 아무리 양심이 없는 중고업자라고 해도 보통은 정상가의 70% 정도는 부르는 게 기본이다. 그런데 어떻게 본사라는 놈들이 그런 식으로 후려친다는 것인가 말이다.
“와! 진짜 그놈들 나쁜 놈들이네요.”
“그러니까 말이다. 그래 놓고 지들은 그 물건을 1억 이상은 받을 놈들이고 말이야.”
“헐…… 결국은 앉은자리에서 8천을 먹는다는 얘깁니까?”
“그것도 최소한일 것이고 제대로 창업자 바로 만나면 1억 하고도 2, 3천은 더 받을 거야?”
“허허…….”
이명훈은 어이가 없다는 듯 헛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그때 옆에 있던 막내 유영석이 입을 열었다.
“그럼 앞으로 대여료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언제까지 100원으로 갈 수는 없을 테니 말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얘기하려고 했었다. 이번 달까지만 100원으로 가고 다음 달부터는 예전처럼 2천 원으로 갈 거다.”
“드디어 부평에도 평화가 찾아오는 건가요?”
“뭐? 평화? 하하…….”
현성은 자신도 모르게 웃고 말았다. 현성이 웃자 주변에 있던 다른 직원들도 다 같이 웃기 시작했다.
***
다음 날.
회진 시간.
담당 의사인 민우빈이 어두운 표정으로 유승일을 보며 입을 열었다.
“오늘 퇴원은 일단 보류를 해야 할 거 같습니다.”
“네? 왜요?”
“어제 검사한 결과가 나왔는데…… 그게 좀 이상합니다.”
“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유승일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일단 어제 검사한 건 피검사였다. 정맥 채혈로 간 기능 검사를 한다고 했었다. 물론 거기서 이상이 있으면 정밀검사를 한다고 했었고.
“간수치가 높게 나왔습니다.”
“그게 정말입니까?”
“네, 그런데 그게 생각보다 높습니다. 아무래도 정밀 검사를 해야 할 거 같습니다. 그러니 그렇게 아시고…….”
민우빈의 설명이 이어졌다.
하지만 유승일은 그의 말은 들리지 않고 머릿속이 하얘지는 느낌이었다. 어제 현성이 검사를 해보란 소리를 할 때까지만 해도 이런 일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검사를 했던 것인데…….
유승일은 점점 불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불안한 건 한미숙도 마찬가지였다. 찝찝한 마음에 검사를 하긴 했지만 설마 진짜 무슨 일이 있을 거라곤 생각을 못 했었기 때문이다.
담당 의사가 나가자마자 한미숙이 먼저 입을 열었다.
“여보, 어떡해요?”
“너무 걱정하지 마, 별일은 없을 거야.”
“그렇겠죠?”
“그럼, 그러니까…….”
유승일은 더 말을 하고 싶었지만 더 이상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말로는 괜찮을 거라고 말을 하고 있지만 정작 제일 불안한 건 자신이었기 때문이다.
한 시간 후.
“유승일은 병실을 나와 한미숙과 함께 2층에 있는 MRI 검사실로 향했다.
그날 오후.
“…….”
의사를 만나고 병실로 돌아온 유승일, 그리고 그 옆에 그의 아내인 한미숙. 두 사람은 한참 동안 아무 말 없이 다른 곳을 바라볼 뿐이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먼저 입을 연 건 한미숙이었다.
“그나마 이제 초기라니까 다행이에요.”
“…….”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의사 선생님이 일단은 약물 치료로 가능할 거 같다고 했으니까요.”
“그래, 난 괜찮은데 당신이 많이 놀랐지?”
“저야 뭐…… 흑.”
한미숙은 결국 참았던 울음을 보이고 말았다.
유승일은 그저 그런 아내의 손을 잡아주는 것으로 위로를 대신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간다.
의사 말로는 간암 초기라고 한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어떻게 검사를 할 생각을 했냐는 것이다.
간 같은 경우는 워낙 침묵의 장기라 병이 악화되더라도 그 증상을 못 느낀다는 것이었다. 심지어는 80% 정도가 망가지더라도 자각 증상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어떻게 알았냐는 것이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현성의 얘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얘기를 들은 의사 말로는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그건 유승일의 생각도 마찬가지였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사람이 손을 잡는 것으로 상대의 아픈 곳을 알 수 있다니, 이건 도저히 말이 안 된다.
“나 잠깐만…….”
유승일은 한미숙을 뒤로한 채 병실을 나와 휴게실로 향했다.
잠시 후.
휴게실에 자리를 잡고 앉은 유승일은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띠리릭, 띠리릭.
신호가 두 번 울리자 상대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김 사장, 날세.”
유승일이 전화를 건 사람은 바로 현성이었다. 누구보다도 먼저 이 얘기를 전할 사람은 바로 그였기 때문이다.
-네, 아저씨, 혹시 검사 결과가 나왔습니까?
“그래, 조금 전에 결과가 나왔네. 근데…….”
유승일은 바로 말을 끝까지 잇지 못했다. 그러자 현성이 바로 물었다.
-안 좋으시군요?
“그렇다네, 그래서 말인데 나 좀 살려주게…… 흑흑.”
유승일은 자신도 모르게 울음이 나오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