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the building owner RAW novel - Chapter (565)
회귀해서 건물주-565화(565/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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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어? 이게 어떻게 된 겁니까?”
유승일의 담당 의사인 민우빈은 간 초음파를 찍다 말고 누워 있는 유승일을 향해 물었다.
그러자 유승일이 바로 되물었다.
“왜요?”
“밤새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그러니까 왜요?”
“오늘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한 번 더 확인을 하기 위해 초음파를 한 건데 크기가 어제보다 작아졌습니다. 물론 아주 작은 변화이지만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 겁니까?”
“그게 정말입니까?”
유승일은 믿을 수 없었다.
이게 말이 되는가 말이다. 사실은 어젯밤에 현성과 통화를 했었다. 그런데 통화만 한 게 아니라 치료도 겸했었다.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미쳤다고 하겠지만 현성이 전화로 치료를 한다는 것이었다.
물론 말도 안 되는 얘기지만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건 바로 핸드폰을 통해서 암세포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건 이미 확인을 한 상태였고, 그런데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어쩌면 치료도 가능할 거 같다는 것이었다.
이미 아는 사람을 통해 검증도 했다는 것이었다.
어차피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에 흔쾌히 그렇게 하자고 했었다.
그래서 치료를 했었다.
그것도 장장 다섯 시간 동안이나 말이다.
“네, 사실입니다. 어제만 해도 분명히 여기에 하얗게…….”
담당 의사인 민우빈이 이해가 안 된다는 듯 열변을 토했지만 유승일의 귀에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유승일은 황당 그 자체였다.
이건 말이 안 된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하루 만에 암세포의 크기가 변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말이다.
그런데 그 말도 안 되는 일이 지금 자신한테 일어난 것이었다.
누워 있는 유승일의 눈에서는 한 줄기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잠시 후.
유승일이 초음파 검사실을 나오자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한미숙이 바로 물었다.
“뭐래요?”
“…….”
“왜, 말을 못 해요? 혹시 더 안 좋아진 거예요?”
“여보!”
유승일의 눈에서 다시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러자 한미숙의 표정이 급격히 굳어지며 다시 물었다.
“여보, 무슨 일이에요?”
“암세포가 작아졌다고…….”
“네? 그게 무슨 소리예요?”
사실은 아내한테는 어젯밤 일은 비밀로 했었다. 그래서 일부러 병원에서 자겠다는 것을 일부러 집에 가서 자고 오라고 했었다.
기대가 크면 그만큼 실망도 큰 법이다.
혹시라도 나중에 실망을 할까 봐 일부러 그렇게 했던 것이다.
“일단 올라갑시다.”
병실로 올라온 유승일은 한미숙한테 바로 설명을 이어갔다.
물론 어젯밤에 현성과 있었던 일이었다. 유승일의 설명이 길어지자 한미숙의 표정은 점점 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의 설명이 끝나자 한미숙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로 물었다.
“그게 정말이에요?”
“그렇다니까.”
“아니, 그게 말이 돼요?”
“솔직히 나도 믿을 수가 없어. 어떻게 이런 일이 나한테 생겼는지 말이야. 이건 하느님의 축복이야.”
유승일은 두 손을 모아 기도를 하는 듯 두 눈을 감았다. 그러자 그 모습을 바라보던 한미숙의 눈에서는 어느새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잠시 후.
유승일은 바로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김 사장, 날세.”
유승일이 전화를 건 사람은 바로 현성이었다. 누구보다도 가장 먼저 이 소식을 전할 사람은 바로 그였기 때문이었다.
-네, 아저씨.
“어젯밤의 치료가 확실히 효과가 있었네.”
-혹시 벌써 결과가 나왔습니까?
“그래, 조금 전에 초음파를 찍었는데 의사 선생님 말씀이 미세하지만 어제보다 암세포 크기가 줄었다는 거야.”
-그게 정말입니까?
“그렇다니까. 그래서 지금 검사실에서 나오자마자 자네한테 전화를 한 거네. 누구보다도 자네한테 가장 먼저 이 소식을 알려야 할 거 같아서 말이야.”
-네, 고맙습니다. 그럼 오늘 밤에도 그 시간에 다시 전화 주세요. 당분간은 매일 치료를 해야 하니까 말입니다.
“그나저나 이 은혜를 내가 어떻게 다 갚을지…….”
-자, 그럼 그때 뵙겠습니다.
뚝.
전화를 끊은 현성의 얼굴은 묘한 표정으로 변했다.
“설마 했는데…….”
솔직히 아버지와 신춘오 회장을 통해서 검증은 끝냈었지만 유승일을 치료하면서도 믿지 않았었다.
전화로 치료를 한다?
이건 누가 봐도 미친 짓이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그 미친 짓이 또 통한 것이고.
핸드폰으로 유승일의 암세포를 느낄 수 있다는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거였다.
그런데 이젠 거시서 한술 더 떠 치료까지.
이러다 나중에 스마트폰이라도 나오면 어디까지…….
피식.
생각을 하던 현성은 어이가 없어 웃고 말았다. 어쩌면 스마트폰이 나오게 되면 그 능력의 한계는 끝이 없을 거 같았기 때문이다.
그거야 그때 생각하면 되고.
이유야 어쨌든 전생에서는 악연이었던 유승일이다.
그런 그를 치료를 한다?
이건 또 무슨 운명의 장난이란 말인가.
***
일주일 후.
“어떻게 된 거야?”
박선우 실장이 사무실로 들어서자 민홍식 회장이 바로 물었다.
그러자 박선우 실장의 대답이 바로 이어졌다.
“유 사장이 퇴원을 안 합니다. 원래는 일주일 전에 퇴원을 하기로 했었는데 말입니다.”
“그게 무슨 소리야?”
“저도 그게 이상해서 알아봤더니…….”
“알아봤더니?”
“암이랍니다.”
“뭐? 암?”
암이라는 말에 민홍식 회장의 표정이 순식간에 변했다. 그만큼 암 자체가 주는 공포가 크다는 의미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바로 원래의 표정으로 돌아온 민홍식 회장이 다시 물었다.
“무슨 암이야?”
“간암이랍니다.”
“몇 기?”
“초기랍니다.”
“그나마 운이 좋군. 간 같은 경우는 감각이 없기 때문에 발견했을 때는 이미 3기 이상이 기본인데 말이야. 그래서 치료를 받느라 퇴원을 못 하고 있다는 얘긴가?”
“근데 그게…….”
박선우 실장은 고개를 갸웃하며 말을 끝까지 잇지 못했다. 그러자 민홍식 회장이 바로 물었다.
“왜? 무슨 다른 문제라도 있는 거야?”
“이상합니다.”
“뭐가 이상하다는 거야?”
“치료를 안 받습니다.”
“뭐? 병원에 있으면서 치료를 안 받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상식적으로 당연히 말이 안 되는 경우다.
다른 병도 아니고 간암이라고 한다. 그것도 초기, 그렇다면 무조건 치료가 우선이다. 지금이 그나마 치료 시기로는 최적기이니 말이다.
그런데 치료를 안 받는다?
이건 또 무슨 경우란 말인가.
박선우 실장의 말이 다시 이어졌다.
“그런데 더 이상한 건 치료는 안 받는데 몸의 상태는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답니다.”
“치료를 안 받는데 몸이 좋아져? 그건 또 무슨 소리야?”
“말 그대로입니다. 치료는 전혀 안 받고 있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간의 상태는 점점 건강을 찾아가고 있답니다.”
“그게 말이 돼?”
“물론 상식적으로는 당연히 말이 안 됩니다. 그런데 그 말도 안 되는 일이 지금 유 사장한테 일어나고 있답니다.”
“허…….”
민홍식 회장은 어이가 없어 헛웃음밖에 안 나왔다.
치료를 안 받는데 병이 낫고 있다?
이게 말이 되는가 말이다. 그런데 그 말도 안 되는 일이 지금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고.
민홍식 회장은 궁금한 마음에 다시 물었다.
“그럼 유 사장은 병원에서 치료도 안 받고 무엇을 하고 있다는 말인가?”
“통화를 하고 있답니다.”
“통화? 전화를 하고 있다는 얘기야?”
“네, 그렇습니다. 하루 종일 하는 일이라고는 수시로 통화를 하는 게 다랍니다.”
“누구랑?”
“그런데 그게 또…….”
박선우 실장은 이번에도 말을 하다가 말았다. 그러자 민홍식 회장이 다시 물었다.
“누군데 말을 하다가 말아?”
“통화하는 사람이 글쎄 그 꼬맹이랍니다.”
“꼬맹이? 혹시 부평의 그 꼬맹이?”
“네, 맞습니다.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심지어는 어떤 날은 밤새도록 통화를 한답니다. 그런데 또 이상한 건 통화하는 방식입니다.”
“통화도 방식이 있는가?”
전화 통화에 방식이 있을 게 뭐가 있단 말인가. 그저 서로 얘기를 주고받으면 되는 게 아닌가 말이다.
그런데 통화 방식이라니, 이건 또 무슨 말이란 말인가.
박선의 실장의 말이 다시 이어졌다.
“그게 이상한 게 말을 안 한답니다.”
“뭐? 그건 또 무슨 소리야? 통화를 하는데 말을 안 하면 도대체 어떤 식으로 통화를 한단 말인가?”
“그게 그러니까…….”
박선우 실장은 두 사람이 통화하는 방식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의 설명이 길게 이어질수록 민홍식 회장의 표정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의 설명이 끝나자 민홍식 회장이 바로 물었다.
“그러니까 말 대신에 핸드폰을 배 위에 올려놓는다는 거지?”
“네, 그렇습니다.”
“허, 그 말을 지금 나보고 믿으라고?”
“물론 말도 안 되는 일인에 유 사장이 매일 그런 식으로 생활하고 있답니다. 바로 옆 침대에 있는 사람한테 직접 들은 얘기입니다.”
“허허, 이거야 원…….”
민홍식 회장은 어이가 없어 말도 안 나왔다.
통화를 하는데 말은 안 하고 핸드폰을 배 위에 올려놓는다?
이건 또 무슨 경우인지.
절레절레.
민홍식 회장은 고개를 좌우로 젓고 말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된다는 의미였다.
잠시 후.
민홍식 회장이 다시 물었다.
“그건 그렇다 치고 가게 물건은 어떻게 되는 거야?”
“저도 그게 난감합니다. 다른 병도 아니고 암이 걸렸다는 사람한테 자꾸 재촉하기도 거시기하고 말입니다.”
“언제부터?”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우리가 언제부터 남의 사정을 그렇게 챙겼냐는 말이야?”
“아, 네…….”
박선우 실장은 그제야 민홍식 회장이 무슨 말을 하는지 그 의미를 알았다. 한마디로 그는 결국 인정사정 볼 거 없이 목적을 달성하라는 의미였다.
까라면 까는 게 조직에서 살아남는 법.
박선우 실장은 고개를 숙이며 바로 대답을 이어갔다.
“네, 알겠습니다. 다시 부평으로 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냥 가는 걸로 끝내지 말고 확실히 하란 말이야.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우리한테 필요한 건 따뜻한 가슴이 아니라 냉철한 머리야, 그렇지 않으면 이 바닥에서 모 살아남아. 내 말 무슨 말인지 알아?”
“네, 회장님. 명심하겠습니다. 저는 그럼 이만…….”
“잠깐만!”
민홍식 회장이 나가려는 박선우 실장을 불렀다. 그리곤 바로 말을 이었다.
“거기 장사를 안 한 지 얼마나 됐지?”
“내일이면 열흘 됩니다.”
“그 말은 그만큼 신프로가 계속 안 들어가고 있다는 얘기지?”
“네, 물론입니다.”
“내가 이 얘기를 왜 하는지 알겠는가?”
“음…….”
박선우 실장은 잠깐 생각을 하는 듯하더니 바로 입을 열었다.
“네, 알 거 같습니다. 신프로가 빠지는 만큼 폐업 물건값이 그만큼 떨어진다는 것을 말씀하시는 거죠?”
“그래, 바로 그거야. 그 얘기를 유 사장한테 꼭 전하라고. 그러니 폐업을 하려면 하루라도 빨리 하라고 말이야. 그렇지 않으면 처음에 얘기했던 2천만 원도 못 준다고 말이야.”
“네, 알겠습니다. 오늘 부평에 내려가면 그 말을 꼭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민홍식 회장이 이번엔 검지를 치켜들었다. 뭔가 중요한 얘기를 할 때면 취하는 그만의 독특한 행동이었다.
“네, 말씀하십시오.”
“그 꼬맹이 조심해.”
“네? 그건 또 무슨 말씀이신지?”
“아무래도 냄새가 나, 하루 종일 유 사장과 무슨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무슨 꿍꿍이가 없다면 그 짓을 왜 하겠어?”
“혹시 폐업 물건을……?”
“제대로 임자만 만나면 앉은자리에서 몇 천을 벌 수 있는데 욕심이 나지 않겠어? 그리고 원래 돈이라는 건 있는 놈들이 더 밝히는 법이거든. 그렇지 않고서는 무슨 이유로 그 꼬맹이가 유 사장과 하루 종일 통화를 하겠어? 안 그래?”
“저도 처음부터 의심스러운 게 그거였습니다. 어쨌거나 두 사람은 원수나 마찬가지인데 말입니다.”
이유야 어쨌든 두 사람은 원수나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하루 종일 통화를 한다? 이건 어떤 목적이 있지 않으면 불가능한 얘기다. 물론 그 목적은 뻔할 테고 말이다.
박선우 실장이 다시 말을 이었다.
“역시 어린놈이 보통이 아니군요?”
“그렇다니까, 그놈이 나이만 어렸지 하는 짓을 보면 어른 뺨친다니까.”
“오늘 내려가면 유 사장한테 확실히 답변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어떡하든 그놈한테 우리의 밥그릇을 뺏길 수는 없지. 자, 어서 서두르라고!”
“네, 회장님!”
박선우 실장은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 후 바로 사무실을 나갔다.
부릉!
밖으로 나온 박선우 실장은 부평을 향해 액셀을 밟았다.
두 사람은 이때까지도 알지 못했다. 현성과 영화마음 본사와의 일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