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the building owner RAW novel - Chapter (589)
회귀해서 건물주-589화(589/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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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왜 이렇게 놀라시는 겁니까?”
당황스러운 건 현성이었다.
빵 가게에 빵을 사러 왔을 뿐이었다. 그런데 평상시와는 너무도 다르게 자신을 보자마자 놀라는 이세이의 모습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현성은 궁금한 마음에 다시 물었다.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아니요, 그런 거 없어요. 그냥 갑자기 낮에 오시니까…….”
이세이는 간신히 대답을 이어갔다. 그러자 현성의 말이 바로 이어졌다.
“저는 이 시간에 빵이 나온다고 하기에 빵을 사러 왔어요. 병원에 있는 영석이한테 좀 다녀오려고요.”
“아, 네…….”
“그나저나 오늘 사은행사 반응은 좀 어때요?”
“괜찮은 편이에요.”
“잘됐네요, 어? 아주머니들도 계셨군요?”
현성은 가게 한쪽에 서 있던 이은수와 한수희를 향해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가끔 비디오를 빌리러 오는 손님들이라 얼굴을 잘 알고 있었기에 인사를 한 것이다.
“아, 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이은수와 한수희 또한 반갑게 인사를 받았다.
그런데 그때였다.
“쿡!”
이은수가 갑자기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자 그 모습을 본 이세이가 당혹스러운 듯 그녀의 곁으로 잽싸게 다가갔다.
“언니!”
“어, 그, 그래. 알았어, 나도 참으려고 그러는데 그게 잘…… 쿡.”
“진짜 이럴 거예요?”
“알았어.”
이은수는 자신의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그렇지 않으면 조금 전에 얘기하던 말 때문에 웃음이 계속 나올 거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는 동안 현성은 쟁반에 빵을 담아 이세이한테 내밀었다.
“여기 계산이요.”
“아, 네.”
이세이는 얼른 계산을 마친 후 현성한테 빵 봉지를 내밀었다. 그러자 빵 봉지를 받아 든 현성이 다시 입을 열었다.
“진짜 아무 일도 없는 거지요?”
“네, 아무 일도 없어요.”
“그런데 조금 전에는 저를 보고 왜 그렇게 놀란 겁니까?”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네, 알았습니다. 그런 저는 이만…….”
현성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후 빵 가게를 나왔다.
잠시 후.
“휴우!”
현성이 나가자 안도의 한숨을 쉰 건 이세이였다. 그런 그녀가 이은수를 향해 바로 다시 입을 열었다.
“언니, 거기서 웃으면 어떡해요?”
“웃음이 나오는 걸 어떡해?”
“하긴 저도 웃음이 나오는 걸 억지로 참았어요. 킥킥.”
이세이도 결국 참았던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그러자 옆에 있던 이은수와 한수희 또한 그동안 참았던 웃음을 한꺼번에 터트리고 말았다.
“호호…….”
“히히…….”
잠시 후.
웃음을 멈춘 이은수가 이세이를 향해 다시 물었다.
“그러니까 결국은 두 사람 아무 사이도 아니라는 거지?”
“조금 전에 언니 눈으로 직접 봤으면서 그런 소리를 또 해요?”
“나도 동생이 걱정돼서 그러는 거야. 어쨌거나 동생도 조심해. 장사하는 사람이 그런 소문이 돌아서 좋을 게 하나도 없거든.”
“무슨 말인지 알았어요. 저도 앞으로 조심할게요. 하여간 누군지 모르지만 그런 소문을 내는 사람들 보면 이상해요.”
“그러게 말이야, 쓸데없이 왜 그런 소문을 내는지…….”
그 후로도 세 사람은 그 얘기로 몇 마디를 더 나눈 후 헤어졌다.
잠시 후.
혼자 남은 이세이.
“풉!”
이세이는 참았던 웃음을 다시 터트리고 말았다.
사실 조금 전에 놀란 건 사실이었다. 얘기를 하던 도중에 당사자인 현성이 갑자기 나타나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나저나 누가 그런 소문을 냈는지…….”
이세이는 고개를 좌우로 젓고 말았다. 아무리 소문이라고 하지만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할수록 어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
현성은 시계를 바라봤다. 이제 막 밤 11시를 넘기고 있었다.
밖으로 나온 현성은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신호가 두 번 울리자 상대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사장님, 접니다.”
현성이 전화를 건 사람은 빵집 사장인 이세이였다.
-어? 사장님! 이 시간에 웬일이세요?
“영업 끝나셨죠?”
-네, 조금 전에 막 컴퓨터 껐어요.
“그래서 전화했습니다. 실례가 안 된다면 오늘 매출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수 있을까요?”
현성의 목적은 하나였다.
그건 바로 빵 가게의 매출을 파악하는 것이었다. 오늘이 그동안 준비를 하고 새롭게 영업을 시작한 첫날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오늘의 매출이 중요하다는 의미였다.
-그렇지 않아도 퇴근길에 비디오 가게에 들러 보고 하려고 했었어요.
“지금 보고라고 하셨어요?”
-네, 당연히 보고를 해야지요. 사장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저는 아무것도 못 하고 지금쯤이면 울고만 있었을 텐데요.
“그건 아닐 겁니다.”
-아니에요, 솔직히 이제야 말이지만 저는 막막했었어요. 사장님도 보셨을 거예요, 첫날 제가 울고 있던 모습을 말이에요.
그건 사실이다. 오죽했으면 그녀의 딸내미인 어린 윤수정이 지나가는 현성을 데리고 가게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을까.
“그래서 오늘 얼마나…….”
-놀라지 마세요.
“생각보다 많이 올랐나 보군요?”
-저도 깜짝 놀랐어요. 지금까지 7년 동안 장사를 하면서 오늘 같은 날은 처음이에요.
“아, 그래요? 그렇게 말씀하시니 정말 궁금하네요.”
-두 장이요.
“두 장이요?”
-네, 두 장 넘었어요. 조금 전에도 얘기했지만 7년을 넘게 장사했지만 빵을 팔아 2백만 원 넘기는 오늘이 처음이에요!
이세이의 목소리에서 그녀가 얼마나 흥분했는지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수고하셨어요.”
-아니에요, 솔직히 저는 사장님께서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에요.
“아닙니다. 그동안 사장님께서 고생 많으셨어요. 비록 말씀은 그렇게 하시지만 그동안 마음고생 많이 하신 거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정도는 제가 얼마든지…….
“사장님!”
현성은 이세이의 말을 중간에서 끊었다. 그리곤 바로 다시 말을 이었다.
“사장님 수고하신 거 맞아요. 그러니 그거까지 부인하지는 마세요.”
-네, 그래요. 이제야 말이지만 그렇게라도 하지 않았으면 제가 불안해서 참을 수가 없었을 거예요.
“당연할 겁니다. 그래서 수고하셨다는 겁니다.”
-고마워요, 그래도 사장님이 그렇게 말씀을 해주시니 저로서는…… 흑.
갑자기 이세이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지금 우시는 겁니까?”
-미안해요, 저도 모르게 그만…….
“많이 힘드셨군요?”
-솔직히 힘들기보다는 불안했어요. 만약 여기서 잘못되면 우리 수정이 어찌하나 하고 말이에요.
“아, 네. 그러셨을 겁니다.”
충분히 이해가 가는 부분이었다. 다른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어린 딸내미와 단 둘 뿐이니 말이다.
-이렇게 다 이해를 해주시니까 저도 모르게 사장님 앞에서 눈물이 나나 봐요. 이러는 저 주책이지요?
“네? 아, 아닙니다. 무슨 그런 말씀을…….”
-아니에요, 저도 알아요. 제가 이러면 안 된다는 것을 말이에요.
“…….”
-앞으로는 울지 않을 거예요. 우리 수정이를 위해서라도 씩씩해질 거예요.
“네, 그래요. 이제 그 정도 매출이 나오기 시작했으니 더 열심히 하면 앞으로는 좋은 일만 있을 겁니다. 그러니 힘내시고…….”
-사장님!
이세이가 갑자기 낮은 목소리로 현성을 불렀다. 그러자 현성 또한 바로 대답을 이었다.
“네, 사장님.”
-우리 수정이요.
“수정이가 왜요?”
-우리 수정이 지켜줘서 고마워요. 이 말을 하고 싶었어요.
“아, 네…….”
현성은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이 정도면 이세이가 장사가 안 돼 이 동네를 떠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럼으로써 그녀의 딸내미인 윤수정 또한 전생과 같이 이 동네를 떠나기 싫다고 우는 일도 없을 테고 말이다.
그러면 된 거다.
고개를 끄덕이는 현성의 얼굴에 어느새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그 시각.
파리바게또 사장인 마상구의 얼굴엔 어두운 그림자가 잔뜩 드리워졌다. 그런 그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러자 그 모습은 본 오지혜가 바로 물었다.
“왜요? 오늘 매출이 안 나왔어요?”
“별로야.”
“얼마나 나왔는데요?”
“겨우 150에 턱걸이했어.”
“생각보다 별로네요. 오늘이 오픈 첫날이라 최소한 2백은 넘을 줄 알았는데…….”
“그러게 말이야. 휴우!”
마상구가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자 오지혜가 다시 물었다.
“앞집 빵집은 얼마나 나갔을까요?”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손님들 드나드는 거 보니까 우리보다는 많을 거 같던데.”
“저도 솔직히 놀랐어요. 저는 무조건 우리가 더 잘될 줄 알았거든요.”
“솔직히 나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조금은 의외더라고.”
“그럼 이제 어떡해요?”
오지혜의 표정에서 그 심각성을 알 수 있었다. 하긴 그도 그럴 것이 이세이가 운영하는 빵 가게보다 규모면에서는 거의 두 배다. 그런 상황에서 매출이 그쪽보다 더 적으니 그 걱정은 당연할 것이다.
“며칠 지켜보다 안 되겠으면 다른 방법을 써봐야지.”
“다른 방법이요? 그게 뭔데요?”
“그런 게 있어.”
입을 꾹 다문 마상구의 표정 사이로 비릿한 미소가 옅게 번지고 있었다.
***
며칠 후.
“형님, 오셨어요!”
현성이 병실로 들어가자 유영석이 반갑게 맞았다. 그러자 현성이 바로 물었다.
“그래, 급하게 나를 보자고 한 이유가 뭐야?”
한 시간 전이었다. 유영석으로부터 급하게 연락이 왔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잠깐 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급하게 지금 달려온 것이고.
“형님과 상의할 게 있어서요.”
“상의?”
“네, 다른 게 아니라 병실 때문에 그렇습니다.”
“병실?”
현성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지금 이 상황에서는 병실 얘기가 나올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병실 문제는 처음부터 병원 측과 이미 얘기를 끝낸 상태였다. 모든 치료가 끝날 때까지 1인실에 있겠다고 말이다.
그렇게 한 이유는 하나였다.
유영석이 치료를 하는 데 있어 조금의 불편함도 없게 하기 위함이었다.
“병실을 옮길까 생각합니다.”
“뭐라고?”
얼핏 들어선 이해가 안 가는 말이었다. 이 병원에서 이곳보다 조건이 더 좋은 병실은 없기 때문이다.
현성은 어쩔 수 없이 물었다.
“그게 무슨 소리야? 이 병원에서 여기보다 조건 좋은 곳이 어디 있다고?”
“그 이유 때문입니다.”
“그 이유? 그게 무슨 소리야? 알아듣게 설명을 해봐.”
“조건이 너무 좋습니다. 그래서 병실을 옮기려는 겁니다.”
이건 또 무슨 소리란 말인가.
조건이 너무 좋아 병실을 옮긴다? 아무리 생각을 해도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가는 말이었다.
현성은 유영석을 불렀다.
“영석아.”
“네, 형님.”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나는 지금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도저히 모르겠다. 그러지 말고 내가 알아듣게 천천히 좀 얘기해봐.”
“말 그대로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착각을 했던 거 같습니다.”
“착각?”
“네, 그렇습니다. 사실은…….”
유영석의 설명이 이어졌다.
며칠 전부터 고민을 했다는 것이었다. 자신의 처지에서 이런 식으로 계속 1인실에 있는 것이 맞는지 말이다.
지금까지는 현성 덕분에 1인실에 있었지만 아무리 생각을 해도 그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었다.
유영석의 설명이 끝나자 현성이 바로 물었다.
“이유가 뭐야?”
“네?”
“어떤 이유가 있을 거 아냐? 지금까지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말이야?”
“그게…….”
유영석은 바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자 현성이 바로 다시 물었다.
“무슨 말 못 할 사정이 있는 거야?”
“그건 아니지만…….”
“그럼 말해봐, 네가 어떤 이유로 그런 결정을 하려는지 알아야 할 거 아냐?”
“버릇이요.”
“버릇?”
현성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가 말한 ‘버릇’이라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기 때문이다.
현성은 다시 물었다.
“지금 버릇이라고 그랬어?”
“네, 버릇이요.”
“어떤 버릇을 말하는 거야?”
현성으로선 쉽게 이해가 안 가는 말이었다. 그렇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갸웃거리고 말았다.
그때 유영석이 바로 입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