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the building owner RAW novel - Chapter (609)
회귀해서 건물주-609화(609/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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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후.
아침 운동을 마친 현성이 향한 곳은 이세이의 빵집이었다. 그곳에 가는 이유는 이세이가 기부하는 빵을 가져오기 위함이었다.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입니다!”
현성은 빵집에 들어서자마자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그러자 이세이 또한 반갑게 활짝 웃으며 현성을 반겼다.
“네, 좋은 아침이에요!”
“역시 이 빵 냄새는 언제 맡아도 참으로 좋습니다.”
“그죠, 저도 그래요. 그런데 오늘은 평상시보다 조금 일찍 오셨네요?”
“그럴 일이 있습니다. 사실은 오늘부터 비디오 가게 앞에서 붕어빵을 팔거든요.”
“붕어빵이요?”
이세이는 붕어빵이라는 말에 고개를 살짝 갸웃거렸다. 그 이유는 붕어빵 얘기는 오늘 처음 들었기 때문이다.
이세이는 궁금한 마음에 다시 물었다.
“설마 사장님이 직접 파시는 건 아니지요?”
“네, 물론 아닙니다. 우리 비디오 가게 손님 중에 유민상 형님이라고 계십니다. 그런데 그분이 이번 IMF 사태로 인해 실직을 하는 바람에…….”
현성은 간단하게 어떤 상황인지 설명하기 시작했다. 현성의 설명이 이어지자 이세이는 바로 알아들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현성의 설명이 끝나자 바로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결국은 사장님이 또 한 사람을 살리셨군요?”
“아니, 그 정도는 아니고 저는 그저 어차피 남는 공간을 내준 것뿐입니다.”
피식.
이세이는 말 대신 가볍게 웃었다. 그러자 그 모습을 본 현성은 황당하다는 듯 바로 물었다.
“어? 지금 그 웃음은 뭡니까?”
“사장님을 비웃는 거예요.”
“비웃어요? 저를요?”
“네, 이젠 거짓말도 너무 자연스럽게 하니까요. 솔직히 지금 사장님께서 하신 말씀은 말도 안 되는 얘기인 거 아세요? 세상에 어느 누가 내 가게 앞에서 장사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안 그래요?”
“…….”
현성은 순간적으로 할 말이 없었다. 그건 누가 뭐라 해도 이세이의 말이 맞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로는 가게 앞에서 장사를 하라고 했지만 그게 전혀 신경이 쓰이지 않는 건 아니니 말이다.
이세이의 말이 다시 이어졌다.
“그거 보세요, 말씀을 못 하시는 거 보니까 제 말이 맞죠?”
“글쎄요, 그게…….”
“됐어요, 그 정도면 충분히 알았어요. 그건 누구나 마찬가지일 거예요. 내 가게 앞에서 누군가 장사를 한다는데 좋아할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문제는 그걸 감수하면서까지 그 자리를 내어주는 그 마음이 대단한 거죠. 솔직히 저 같으면 못했을 거예요. 그런데 사장님은 또 그 일을 하신 거고요.”
쩝.
현성으로선 할 말이 없다 보니 그냥 듣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이세이가 현성을 보며 슬쩍 미소를 지은 후 다시 말을 이었다.
“하여간 사장님 보면 대단해요. 그건 그렇고 그래서 오늘부터 그분이 붕어빵 장사를 시작하신다는 거죠?”
“네, 맞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일찍 장사를 시작하는 건가요? 아직 7시도 안 됐는데요?”
“7시에 가게 앞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첫날이라 준비할 것도 있고 사람들 출근 시간에 팔려면 미리 붕어빵을 어느 정도는 만들어 놔야 하니까요.”
원래 처음에 얘기할 때는 8시부터 하기로 했었다. 그런데 오늘이 처음이라 준비할 것도 있고 미리 붕어빵을 만들어놔야 하기 때문에 시간을 조정해서 7시에 만나기로 한 것이다.
“지금 그 말씀은 출근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시겠다는 거죠?”
“사장님도 아시다시피 우리 가게 앞이 출근시간만 되면 차들이 많이 막히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 사람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려고요.”
“아, 그러니까 막히는 차를 상대로 붕어빵을 팔겠다는 거군요?”
“네, 맞습니다. 바로 그겁니다. 아무래도 그 구간을 지나가려면 최소한 10분 정도는 차들이 정체되니 그 시간에 팔아보려고요.”
“누구 생각이에요?”
이세이는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으며 현성을 바라봤다. 그러자 현성은 씩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 형님하고 의논하다 보니…….”
“또 거짓말을 하시는군요. 제가 생각할 때는 이건 100% 사장님 생각일 거 같은데 말이죠. 제 말이 틀려요?”
“네? 그게…….”
현성은 이번에도 제대로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이미 이세이는 다 알고 있다는 듯 말을 하니 아니라고 말을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거 봐요, 제 말이 맞죠?”
“하하, 귀신이 따로 없군요. 사실은 매일 출근시간만 되면 가게 앞이 출근하는 차로 막히다 보니 그걸 이용하자는 생각이 들어 그 시간에 팔아보자고 한 겁니다. 물론 결과는 아직 모르는 거고요.”
“하여간 사장님은 장사하는 데는 머리가 타고났나 봐요?”
“제가요?”
“그렇잖아요, 사장님 덕분에 비디오 사장님도 북카페로 바꿔서 요즘 대박 나고 있고 저 또한 사장님이 시키는 대로 했더니 요즘 장사 잘 되잖아요. 아닌 게 아니라 아침에 식빵 배달이 많이 늘었어요.”
한 달 전이었다.
하루는 이세이로부터 전화가 왔었다. 처음 현성이 얘기한 대로 ‘식빵이 맛있는 빵집’으로 광고를 했는데 정작 사람들이 아침 시간에는 출근하기 바쁜 관계로 빵 가게로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다시 말한 게 그렇다면 아침에 주문을 받아 배달을 한번 해보자고 했었다.
말 그대로 ‘빵 배달’을 하자는 것이었다.
지금 이세이가 말한 게 바로 이거다.
“한 달 동안 얼마나 늘었습니까?”
“아침 시간에 배달을 해서 늘어난 매출이 일평균 30만 원은 됩니다.”
“그렇게나 많습니까?”
“네, 저도 놀랐어요. 사람들이 방금 나온 식빵을 배달해준다고 하니까 아침 시간에는 주문받느라 정신이 없어요. 그리고 중요한 건 사람들이 식빵만 주문하는 게 아니라 식빵을 주문하면서 다른 빵도 같이 주문을 한다는 거예요.”
현성이 처음부터 노렸던 게 바로 그거였다.
만약 식빵을 주문하게 되면 그거 하나로 끝나지 않고 다른 빵들도 주문할 것이란 거였다. 그런데 그 예상이 맞았다는 얘기다.
“그렇단 말이죠, 음…….”
잠깐 생각을 하던 현성은 바로 입을 열었다.
“사장님,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배달을 시작하는 건 어떻겠습니까?”
“본격적으로요?”
“네, 지금까지는 아침에 두 시간 동안만 배달을 했지만 이제 앞으로는 그 시간을 늘려서 배달을 하는 겁니다.”
“얼마나요?”
“영업을 하는 동안 내내 배달을 하는 겁니다. 중국집만 배달하라는 법이 있겠습니까? 이젠 빵도 배달을 하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매출은 확실히 늘어날 겁니다. 사장님 생각은 어떻습니까?”
“음…….”
이세이는 바로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잠시 생각을 하는 듯했다. 하지만 그런 그녀가 다시 입을 연 건 채 5초도 지나기 전이었다.
“네, 알았어요.”
“알았다고요?”
“네, 그렇게 하겠다는 얘기예요. 사장님이 말씀하신 대로 이제부터는 종일 배달을 하겠다는 말이에요.”
황당한 건 현성이었다.
조금 전 말을 했을 때 아무 말이 없이 생각을 하기에 고민을 하는 줄 알았다.
어쩌면 당연할 것이다. 배달을 두 시간만 하는 것과 영업시간 내내 하는 것은 영업 방식을 완전히 바꾸는 것이니 고민이 안 된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그건 바로 고민을 하던 이세이가 채 5초도 지나기 전에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을 한 것이다.
5초도 지나기 전에 결정을 한다? 그 얘기는 고민할 필요도 없다는 얘기가 아닌가 말이다.
이건 말이 안 된다.
다른 것도 아니고 영업방식을 완전히 바꾸는 것이다. 그런데 고민을 안 한다?
현성으로선 얼핏 생각해도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었다.
“그렇게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지 않나요? 다른 것도 아니고 영업방식을 바꾸는 건데 말입니다.”
“저 쉽게 바꾼 거 아니에요.”
“제가 보기엔 별로 고민도 하지 않고 바로 대답을 하는 거 같았습니다만…….”
씨익.
이세이는 대답 대신 현성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곤 바로 다시 입을 열었다.
“저는 단지 사장님의 판단을 믿은 것뿐이에요.”
“저를요?”
“네, 어차피 제가 지금 파리바게또를 상대로 이렇게 장사를 잘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사장님 덕분이잖아요. 그런데 인제 와서 제가 사장님의 말씀을 안 믿으면 그건 바보 같은 짓 아니겠어요? 제 말이 무슨 말인지 아시죠?”
결국 이세이는 현성의 말을 믿겠다는 것이었다. 그렇다 보니 현성으로서도 딱히 할 말이 없었다.
“그렇게 말씀하시니 할 말이 없네요. 네, 좋습니다. 어차피 그렇게 말씀하시니 한마디만 더 하죠. 오늘이라도 전단지 업체 불러서 여기에 있는 빵을 다 촬영하세요.”
“촬영이요?”
“네, 사진을 찍으라는 얘깁니다. 물론 최대한 예쁘고 맛있게 연출해서 말입니다. 그리고 그 빵 사진을 바탕으로 전단지를 만드는 겁니다.”
“아, 전단지를 뿌리자는 얘기지요?”
“네, 그렇습니다. 빵 사진 밑에 가격까지 다 표시해서 전단지를 뿌리는 겁니다. 특히 아파트를 중심으로 뿌리고 나면 제가 생각할 때는 배달 직원이 한 명 더 필요할 정도로 주문이 들어올 거 같은데 말입니다.”
짝!
현성의 말이 끝나자 이세이가 바로 손뼉을 쳤다. 그리곤 바로 말을 이었다.
“어머! 역시 사장님이시네요. 그렇지 않아도 낮에 가끔 전화가 왔었거든요. 배달 안 되냐고 말이에요.”
“특히 요즘 같이 추운 날은 그 효과가 더 좋을 겁니다.”
“맞아요, 추우면 누구나 나오기 싫으니까요. 저는 왜 그 생각을 못 했을까요?”
“이제부터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500원짜리 빵도 이번 기회에 제대로 광고를 하시면 그 효과가 좋을 겁니다.”
“네, 알았어요. 오늘 당장 전단지 업체 불러서 전단지부터 작업할게요. 그리고 이번 기회에…….”
이세이의 말이 길어졌다. 그만큼 그녀 또한 배달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것이고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현성은 그런 그녀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아직 결과는 모르겠지만 이런 식으로 배달이 성공하기만 하면 파리바게또와의 경쟁에서도 절대 밀리지 않을 것이다.
전생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확실한 변화였다.
잠시 후.
이세이의 빵집을 나온 현성은 무료 나눔 가게로 향했다. 그런 그의 발걸음은 그 어느 때보다도 가벼웠다.
***
“사장님, 안녕하세요!”
현성이 비디오 가게 앞에 도착하자 기다리고 있던 유민상이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그러자 현성이 바로 물었다.
“일찍 오셨어요?”
“아닙니다, 저도 이제 막 도착했어요. 그나저나 저 때문에 사장님을 너무 번거롭게 해 드린 것 같아서 죄송해서 어쩌지요?”
“전혀 그런 거 없으니까 그런 걱정하지 마세요. 자, 그럼 이제 준비를 해볼까요.”
두 사람은 비디오 가게 앞에 붕어빵 리어카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10분 후.
모든 준비를 마친 유민상의 표정은 약간 긴장한 듯했다. 그 모습을 본 현성이 슬쩍 물었다.
“긴장되십니까?”
“솔직히 많이 됩니다. 제가 회사 생활만 했지 이런 장사는 처음이라…….”
그때였다. 지나가던 사람이 유민상을 보며 물었다.
“혹시 붕어빵 언제 돼요?”
“이거 어떡하죠, 지금 막 나와서 20분 정도는 있어야 하는데요.”
“네, 알았어요.”
손님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후 가던 길로 총총 사라졌다. 그러자 유민상이 현성을 보며 아쉽다는 듯 말했다.
“첫 손님인데 아쉽네요.”
“이제부터 시작이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자, 이제 어서 붕어빵을 만드세요. 앞으로 3, 40분 후부터는 여기 앞에 차가 밀릴 테니까요.”
“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어느 정도나 미리 만들어 놔야 하는지 잘 모르겠네요.”
“음…….”
현성 또한 붕어빵에 대해서는 경험이 없다 보니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전혀 할 말이 없는 건 아니었다.
“일단 100개 정도 구워놓으면 되지 않을까요? 그다음부터는 나가는 거 보면서 만들면 될 테니까 말입니다.”
“그럼 그럴까요. 자, 그럼 이제 사장님은 들어가세요. 이제부터는 저 혼자서 알아서 하겠습니다.”
“혼자서 감당이 되시겠어요?”
“글쎄요, 솔직히 두렵긴 하지만 그래도 어차피 제가 해야 하는 일이니까 해봐야지요.”
“네, 알겠습니다. 그럼 수고하세요.”
현성은 고개를 살짝 끄덕인 후 비디오 가게 2층으로 올라갔다.
혼자 남은 유민상.
“후후! 자, 이제부터 시작해볼까.”
유민상은 붕어빵 기계에 불을 붙였다.
30분 후.
붕어빵 기계 위에는 붕어빵이 수북하게 쌓이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빵!
지나가던 택시 한 대가 붕어빵 기계 앞에 서며 큰 소리로 말했다.
“붕어빵 한 봉지요!”
그게 시작이었다. 그 뒤로 몇 대의 승용차가 더 기다리고 있었다.
빵빵!
연신 경적을 울리는 소리에 유민상은 정신이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런 그의 얼굴엔 미소가 완연히 퍼지고 있었다.
10분 후.
빵빵!
경적 소리와 함께 주문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기 시작했다.
“붕어빵 한 봉지요.”
“두 봉지요.”
“얼맙니까?”
“여기 3천 원어치요.”
어느새 출근 시간이 된 것이다. 유민상은 정신이 없을 정도였다. 뛰어다니며 붕어빵을 팔다가 다시 돌아와 붕어빵 기계를 뒤집고, 어느새 그의 얼굴엔 한겨울인데도 불구하고 땀이 흐르고 있었다.
2층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던 현성은 어느 순간 움직이기 시작했다.
“형님, 저 다시 왔습니다.”
“아니, 사장님!”
유민상의 목소리에서 힘이 넘치는 순간이었다.
“자, 이제부터 형님은 붕어빵만 구우세요, 판매는 제가 담당하겠습니다.”
현성은 그 말을 마치자마자 바구니에 붕어빵을 가득 담아서는 차도로 들어가며 소리쳤다.
“자, 붕어빵이요! 한 봉지에 천 원! 두 봉지에 2천 원!”
그렇게 현성의 목소리는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