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the building owner RAW novel - Chapter (615)
회귀해서 건물주-615화(615/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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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인간 악질이야.
“악질이요?”
-그래, 그 인간은 이 업계에서도 소문이 날 정도로 아주 질이 안 좋은 인간이야. 특히 아는 사람들 공사를 맡으면 안다는 이유로 장난질을 아주 많이 치는 인간이지. 특히 공사일정을 가지고 말이야. 그런데 그 인간은 김 사장이 왜?
“제가 아는 동생이 그 사람한테 일을 맡겼는데 아무래도 문제가 좀 있는 거 같아서 말입니다.”
-이런, 어쩌다 또 그런 인간한테…… 쯧쯧.
김동호는 아쉽다는 듯 혀까지 찼다. 그리곤 바로 다시 말을 이었다.
-그 인간 주특기가 공사일정 늘리는 거야. 어차피 일반인들은 잘 모르니까 일을 만들어하는 경우가 많지. 그런데 문제는 그게 끝이 아니야.
“그럼 뭐가 또 있습니까?”
-공사일정을 안 지키는 게 보통이야. 결국 처음 얘기했던 공사일정보다 며칠 더 연장을 하는 거지. 그러면서 추가로 돈을 더 요구하는 거고.
“무슨 그런 인간이 다 있습니까?”
현성은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지고 말았다. 그만큼 현성으로서도 화가 난다는 의미였다.
현성은 다시 물었다.
“그럼 혹시 중간에서 계약을 해지하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그건 좀 힘들어.
“힘들다고요? 왜 말입니까? 어차피 지금까지 공사한 만큼만 계산해주고 다른 업자한테 남은 공사를 맡기면 되지 않습니까?”
-그 똥을 누가 치우겠어?
“네? 그게 무슨 소립니까?”
-이 업계도 기본 예의라는 게 있거든. 이유야 어찌 됐든 그 인간도 이쪽 업계 사람이 아닌가 말이야?
“그 말씀은 혹시 남이 하던 공사는 다른 업자들이 손을 안 댄다는 얘긴가요?”
현성은 말을 하면서도 찝찝한 기분이었다. 만약 자신의 질문이 사실이라면 그것처럼 곤혹스러운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기존의 업자와의 계약을 해지한다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당연하지. 그렇지 않으면 서로 업자들끼리 일거리를 놓고 싸우게 되니까 남이 하던 공사는 맡지 않는 게 이 업계의 불문율이야.
“무슨 그런 경우가…….”
현성은 황당할 뿐이었다. 이렇게 되면 죽으나 사나 끝까지 그 인간한테 공사를 맡겨야 한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
결국 그 안상민이란 사람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기에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을 벌이고 있다는 얘기가 되는 것이다.
잠시 고민을 하던 현성은 다시 물었다.
“혹시 방법이 없는 겁니까?”
-방법이라…….
김동호는 잠깐 생각을 하는 듯하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방법은 두 가지야.
“두 가지요? 그게 뭡니까?”
-하나는 그 인간한테 협박을 하든 아니면 똥구멍을 긁어서라도 일을 제날짜에 마치도록 하는 거야.
“결국은 그 사람이 마무리를 하도록 하는 게 최선이라는 얘기군요? 그럼 또 하나는요?”
-그 인간과 계약을 파기하는 거지.
“네? 그게 가능합니까? 조금 전에 형님이 분명히 다른 업자는 그 사람이 하던 일을 맡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렇게 되면 일을 마무리할 수가 없는데 말입니다.”
조금 전에 김동호가 분명히 얘기했었다. 안상민 또한 업계 사람이라 그가 하던 일을 맡아서 하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말이다.
그런데 계약을 파기한다?
이건 말이 안 된다. 그럴 경우 남은 공사를 마무리할 수가 없으니 말이다.
현성은 궁금한 마음에 바로 물었다.
“형님, 이건 말이 안 되지 않습니까? 그렇게 되면 남은 공사는 어쩌란 겁니까?”
-항상 모든 일에는 예외라는 게 있는 법이니까.
“예외요?”
-응, 그래. 우리 업계에서도 그 인간과 상극인 사람이 있거든.
“상극이요?”
‘상극’이라는 말에 현성은 귀를 쫑긋 세웠다. 어쩌면 다른 방법이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현성은 또다시 궁금한 마음에 김동호가 말하기 전에 먼저 물었다.
“혹시 그 상극이란 사람이 그 안상민이 하던 일을 대신 맡아서 하기라도 한다는 말씀인가요?”
-그래, 맞아. 바로 그 사람이 다른 사람들은 다 안 해도 유일하게 안상민의 똥을 닦아주는 사람이야.
“그래도 업계에서는 아무 말을 안 합니까? 조금 전에 분명히 남이 하던 일은 하지 않는 게 그쪽 업계의 불문율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말 그대로 불문율이야. 어떤 문서 형식도 갖추지 않은 것이라 대놓고 뭐라고 할 사람은 없는 거지.
“아, 그래서 그 상극이란 사람은 안상민이 하던 일을 맡아서 한다는 거군요?”
-응, 사실은 안상민이 먼저 그 더러운 짓을 시작했거든. 그 후로 두 사람은 서로 상극이 된 것이고 말이야.
현성은 그제야 무슨 얘기인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그의 표정에선 조금 전에 보이지 않던 여유를 느낄 수 있었다.
조금 전까지는 방법이 아예 없었지만 이제부터는 여차하면 안상민과 계약을 파기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
“혹시 그 안상민과 상극이란 사람의 이름과 연락처 좀 알 수 있겠습니까?”
-물론이지, 이름은 백상기고, 전화번호는 011-2448-4709니까 연락해 봐. 근데 제일 좋은 방법은 안상민을 잘 구슬려서라도 마무리하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야.
“네, 그건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 안 되면 어쩔 수 없으니까 마지막 카드는 한 장 쥐고 있어야지요. 그래도 형님 덕분에 이렇게 해결이 돼서 감사합니다.”
-감사는 무슨, 그러지 말고 조만간에 소주나 한잔 하자고.
“네, 형님, 알겠습니다. 제가 나중에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뚝.
전화를 끊은 현성은 앞에 있는 유영석을 향해 바로 말을 이었다.
“역시 이 인간이 문제였어?”
“뭐라고 합니까?”
“글쎄 이 인간이…….”
현성은 김동호와의 통화내용을 대충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의 설명이 이어지자 유영석은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며 인상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현성의 설명이 끝나자 바로 말을 이었다.
“무슨 그런 인간이 다 있습니까?”
“그래서 오죽하면 아는 사람이 더 무섭다는 얘기가 있겠냐?”
“와! 진짜 들을수록 화가 나네요. 무슨 그런 인간이…….”
유영석은 화가 나는지 한쪽 주먹을 쥐고는 허공에 흔들었다. 그렇게라도 자신의 감정을 풀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 그가 갑자기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그러자 현성이 바로 물었다.
“누구? 아버님?”
“네, 아무래도 미리 말씀드리는 게 나을 거 같아서요. 아무리 아빠와 친한 사이라고 하더라도 그런 인간한테 계속 일을 맡긴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요.”
“그래, 아무래도 미리 말씀드리는 게 낫겠지. 알았어, 잘 말씀드려.”
현성의 말이 끝나자 유영석은 바로 통화 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아빠, 저예요.”
-응, 그래 영석아.
“아빠, 그 인테리어 업자에 대해 드릴 말씀이 있어요.”
-왜, 무슨 일이 있는 거야?
“알고 보니 그 아저씨 완전 나쁜 사람이었어요. 조금 전에 현성이 형님이 다른 업자와 통화를 했는데 그 아저씨는 일부러 아는 사람한테만 골라서…….”
유영석은 현성으로부터 들은 얘기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유영석의 설명이 끝나자 유상혁이 바로 물었다.
-그게 사실이야?
“네, 그러니까 우리가 완전히 당한 겁니다. 어쩐지 처음부터 2주씩이나 걸린다고 했을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어떻게 아빠 친구라는 분이 그럴 수 있는 겁니까?”
-글쎄다, 나는 솔직히 지금도 그 말이 사실인지 잘 모르겠다.
“아빠, 우리가 완전 당한 거라니까요.”
-혹시 옆에 지금 현성이 있니? 있으면 전화 좀 바꿔 봐.
“네, 알았어요. 잠깐만 기다리세요.”
유영석은 현성을 보며 말했다.
“형님, 우리 아빠가 잠깐 바꾸래요.”
“어, 그래.”
유영석으로부터 핸드폰을 건네받은 현성은 바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응, 김 사장, 날세.
“네, 아버님.”
-혹시 조금 전에 우리 영석이가 한 말이 사실인가?
“네, 사실입니다. 제가 직접 조금 전에 잘 아는 업자와 통화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 아저씨가 이 업계에서는 유명하더라고요.”
-그럴 친구가 아닌데…….
“사실 여기 공사도 일주일이면 끝나는 공사였습니다. 물론 제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 정도는 알거든요. 그런데 이 아저씨는 공사기간이 안 나오니까 일부러 천장을 다 뜯어버린 겁니다.”
현성의 말이 다시 이어졌다.
“그리곤 지금까지 마감도 안 하고 시간만 보내고 있는 겁니다. 오늘 영석이 얘기를 들어보니까 그동안 출근 시간도 안 지키고 완전히 개판으로 일을 했더군요.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면?
“일주일 후에도 공사를 못 끝냈다는 겁니다. 아니, 못 끝내는 게 아니라 안 끝낸다는 겁니다.”
-왜?
“이유가 뭐가 있겠습니까? 목적은 오로지 돈인 거죠. 공사 일정을 며칠 더 미루고 그만큼 돈을 더 받아갈 목적인 겁니다. 그게 그 사람의 특기랍니다.”
-어허, 이거야 원…… 휴우.
핸드폰 너머에서 한숨 소리가 들렸다. 그만큼 유상혁 또한 지금의 상황이 황당하고 믿기지 않는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래서 김 사장 생각엔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가?
“우선은 최대한 공사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잘 얘기를 해볼 생각입니다.”
-그게 될까?
“그건 잘 모르겠지만 지금으로선 그게 최선이니까요. 만약 그래도 안 된다면 마지막 방법을 쓸 수밖에 없겠지요.”
-마지막 방법?
“네, 그 아저씨와 계약을 파기하는 겁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한테 공사를 마무리하도록 해야겠죠.”
진짜 마지막 방법이 될 것이다. 그렇게 하자면 안상민이란 업자 또한 쉽게 파기를 하지 않으려고 할 테니 말이다.
심지어는 법정까지 가자고 할 수도 있는 문제고 말이다.
-그게 가능하겠는가?
“물론 쉽지는 않을 겁니다. 그 아저씨가 쉽게 계약을 파기하려고 하지는 않을 테니 말입니다.”
-무슨 방법이라도 있는가?
“지금으로선 솔직히 좀 갑갑합니다. 저도 좀 생각을 해봐야 할 거 같습니다.”
-내가 그 친구한테 전화라도 좀 해볼까?
“아닙니다. 그건 오히려 문제를 더 어렵게 만들 겁니다. 그 아저씨는 처음부터 아버님을 이용한 거니까 말입니다.”
-하긴…….
“아버님께선 그냥 모른 척하시면 될 거 같습니다. 만약 그 아저씨로부터 전화가 오면 아버님께선 차라리 전화를 안 받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어떡하든 영석이와 제가 해결하도록 하겠습니다.”
-음…….
핸드폰 너머에서는 잠시 침묵이 흘렀다. 아무래도 유상혁으로서도 고민을 하는 듯했다. 어차피 문제의 발단은 자신으로부터 시작이 되었으니 말이다.
그러기를 잠시.
핸드폰 너머에서 다시 유상혁의 목소리가 들렸다.
-모든 게 내가 무지해서 일어난 일이네. 난 그저 아는 친구가 인테리어를 하기에 얘기를 했던 건데 일이 이렇게 될 줄이야.
“아버님의 잘못이 아닙니다. 친분을 이용하는 그 아저씨가 나쁜 거죠.”
-그나저나 김 사장 볼 면목이 없네.
“아닙니다, 저는 괜찮습니다. 이제 중요한 건 무사히 공사를 마치는 거니까 거기에만 신경을 쓰면 됩니다.”
-미안하지만 김 사장이 대신 우리 영석이를 위해 한 번 더 고생을 해줄 수 있겠는가?
“네, 걱정하지 마십시오. 몰랐으면 모를까 이제부터는 제가 챙기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그럼 부탁함세. 미안하지만 우리 영석이 좀 바꿔주게.
현성은 바로 핸드폰을 유영석한테 건넸다. 그러자 핸드폰을 받아 든 유영석이 바로 말을 이었다.
“네, 아빠.”
-일단 미안하구나. 이 아비가 괜히 나서는 바람에 일을 힘들게 만든 거 같아서 말이야.
“아빠가 잘못은 아니죠. 그걸 이용하는 그 아저씨가 나쁜 거죠.”
-하여튼 그건 그렇고 일단 현성이한테 부탁을 했으니까 너는 현성이만 믿고 잘 따르도록 해.
“네, 알겠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그럴 생각입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그래, 그럼 이만 전화 끊는다. 수고하고 저녁에 보자.
뚝.
전화를 끊은 유영석은 바로 현성을 보며 말했다.
“형님, 이제 어떡하면 됩니까?”
“혹시 일지 써 놓은 거 있니?”
“일지요?”
“응, 공사 일지 말이야. 인테리어 공사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과정들 말이야.”
“네, 그렇지 않아도 형님이 처음에 공사가 어떻게 되는지 적으라고 해서 하나도 안 빼고 다 적고 있습니다.”
“그 아저씨 출근시간이랑 퇴근 시간도 다 적었지?”
“네, 물론입니다. 분 단위까지 다 적었습니다. 그런데 그건 왜요?”
유영석이 궁금하다는 듯 현성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러자 현성의 말이 바로 이어졌다.
“혹시라도 법정까지 가면 필요할 거 같아서 말이야.”
“법정이요?”
“응, 물론 그럴 일이야 없어야겠지만 만약이라는 게 있어서 말이야.”
“만약이라면 어떤 경우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우리 측에서 계약을 파기하려고 하는데 상대가 끝까지 버티는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법대로 할 수밖에 없으니까 말이야.”
“설마 그렇게까지 갈까요?”
“그래서 내가 만약이라고 했잖아.”
현성의 말이 끝나자 유영석이 바로 다시 물었다.
“진짜 만약에 그렇게 되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그거야 가봐야 알지.”
“진짜 법정까지 갈 겁니까?”
“내가 아는 변호사가 있으니까 너는 아무 걱정하지 마. 이런 나쁜 인간들은 세상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아야 돼.”
현성의 눈빛이 변하는 순간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가게 문이 열리면서 누군가 들어왔다. 그 순간 유영석이 작은 목소리로 현성의 귀에 대고 말했다.
“바로 그 업자입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지금까지 얘기하던 바로 그 안상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