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the building owner RAW novel - Chapter (633)
회귀해서 건물주-634화(634/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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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운동을 마친 현성은 발걸음을 평상시와는 다르게 집과는 반대 방향으로 틀었다.
10분 후.
그가 도착한 곳은 어느 빌라 앞이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어제 아내 윤지수가 이사 온 바로 그 미진 빌라 앞이었다.
이곳을 찾은 이유는 하나였다.
혹시라도 아내의 얼굴을 볼 수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 때문이었다.
그녀의 습관이 전날에 술을 먹게 되면 그다음 날 아침에 꼭 해장국을 끓여 먹는다는 것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빌라 입구를 빠져나오는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현성은 바로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어? 사장님! 이렇게 일찍 어쩐 일이세요?”
윤지수는 놀랍다는 듯 현성을 바라봤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시각이 아침 7시다. 이 시각에 집 앞에 현성이 서 있으니 당연히 놀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침 운동 끝나고 집으로 가는 중입니다. 그런데 지수 씨는 이렇게 일찍 어디를 가십니까?”
물론 알고 있다. 그녀는 지금 슈퍼에 콩나물을 사러 갈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어제 맥주를 살 때 콩나물을 사려고 했었지만 콩나물이 다 떨어진 상태였다.
“슈퍼에 콩나물 사려고요.”
“콩나물이요? 혹시 해장국을 끓이시려고요?”
“네, 제가 술을 마시고 나면 그다음 날 꼭 콩나물로 해장국을 끓여 먹는 습관이 있어서요.”
역시 전생의 습관 그대로였다. 하긴 사람이 같은 사람인데 그게 변할 리는 없을 것이다.
문제는 이제부터 현성이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할 것이다.
이 시각에 여기를 찾아온 목적은 따로 있을 테니 말이다.
현성은 바로 말했다.
“지수 씨, 혹시 해장국 드시러 가실래요?”
“해장국이요?”
“네, 제가 콩나물 해장국을 기각 막히게 끓이는 집을 알고 있거든요.”
“글쎄요…….”
그녀의 입에서 이 정도 대답이 나왔으면 이미 게임은 끝난 것이다.
현성은 다시 한번 그녀를 향해 말했다.
“그 집이 50년 전통인데 다른 콩나물 해장국집과는 국물 자체부터가 다릅니다. 그리고 특히 그 집은 콩나물 해장국도 해장국이지만 딸려 나오는 깍두기가 아주 기가 막힙니다.”
“진짜예요?”
“그럼요, 제가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그렇다고 무슨 그렇게까지…… 호호!”
그녀의 웃음소리가 골목에 울려 퍼졌다. 그녀와 같이 산 세월이 있는데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를 리 없는 현성이었다.
“잠깐만 여기서 기다리세요, 제가 금방 가서 차 끌고 오겠습니다.”
현성은 그 말을 끝으로 윤지수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골목을 빠져나와 주차장으로 뛰기 시작했다.
잠시 후.
주차장에 도착한 현성은 지프에 올라탔다. 차는 일주일 전에 트럭에서 지프로 바꿨다. 그 이유는 윤지수 때문이었다.
전생에서 윤지수가 가장 좋아하던 차종이 바로 지프였다. 그것도 노란색으로.
물론 전생에서는 끝까지 지프를 사지 못했었다. 나중에 장사가 잘되면 꼭 차를 바꾸자는 약속만 했었다.
결국 전생에서의 약속을 이제야 지킨 셈이었다.
부릉!
시동을 건 현성은 힘차게 주차장을 빠져나와 윤지수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지수 씨, 타세요!”
“어머! 지프네요!”
윤지수의 목소리 톤부터 달라졌다. 전생에서 그토록 원하던 소원을 이제야 들어주는 순간이었다.
윤지수는 지프에 올라타자마자 안전벨트부터 맸다.
현성은 아쉽다는 듯 그녀를 슬쩍 바라봤다. 처음이라 안전벨트는 자신의 손으로 매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쩝.
아쉽지만 다음 기회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자, 출발합니다. 꽉 잡으세요.”
부릉!
현성은 엑셀을 꾹 밟았다. 그러자 지프가 앞으로 힘차게 나갔다.
윤지수가 바로 입을 열었다.
“차가 새 차네요?”
“네, 일주일 전에 바꿨습니다. 어때 괜찮습니까?”
“솔직히 말해도 돼요?”
“당연하죠.”
“이런 말을 해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너무 좋아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차가 지프거든요. 거기다 노란색을 가장 좋아하고요.”
가장 좋아하는 차에 가장 좋아하는 색,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말이다.
말하는 윤지수의 표정에서 지금 어떤 기분인지 충분히 알 수 있을 거 같았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현성의 입가에 미소가 번지기 시작했다.
5분쯤 지났을까.
부평 남부역에서 100미터 정도 거리에 위치한 한 해장국집 앞에 도착한 현성은 차를 세우며 말했다.
“지수 씨, 다 왔습니다.”
“여기가 그 유명하다는 콩나물 해장국집인가요?”
“네, 맞습니다. 일단 드셔 보시면 제가 왜 이곳이 유명하다고 하는지 아실 겁니다.”
전생에서 두 사람이 술 먹은 다음 날이면 항상 가던 그곳이었다.
그래서였을까.
해장국집을 들어가는 기분이 마치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는 듯한 기분이었다.
현성은 테이블에 앉자마자 주문부터 했다.
“콩나물 두 개와 떡갈비 하나 주세요.”
“떡갈비는 왜요?”
윤지수가 바로 물었다. 아마도 그녀의 입장에서는 해장국집에서 갑자기 떡갈비를 시키는 것에 대해 의문이 드는 듯했다.
당연한 얘기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해장국집에서 떡갈비를 주문하는 일은 거의 없을 테니 말이다.
현성이 살짝 미소를 지은 후 말했다.
“그 이유는 직접 드셔 보시면 아실 겁니다.”
전생에서 윤지수가 이곳에 오면 꼭 먹던 메뉴가 바로 떡갈비였다.
얼핏 생각하면 해장국집에서 떡갈비가 웬 말인가 싶겠지만, 이 집만의 특징이다. 떡갈비를 먼저 먹고 해장국을 먹으면 그 맛이 또 묘하게 어울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그 맛을 모르는 윤지수는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그 정도예요?”
“네, 얼핏 생각하면 떡갈비와 해장국이 안 어울릴 거 같지만 그 맛이 또 묘하게 어울린 답니다.”
“떡갈비와 해장국이라…….”
윤지수는 쉽게 이해가 안 간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주변을 둘러봤다.
그런데 이상한 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다들 하나같이 떡갈비와 콩나물 해장국을 같이 먹는다는 것이었다.
그 모습을 본 윤지수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어머 신기해요. 진짜 다들 떡갈비와 해장국을 같이 먹고 있어요.”
“재밌죠?”
“네, 진짜 신기해요. 도저히 어울릴 거 같지 않은데…….”
바로 그때였다.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그러자 현성은 얼른 떡갈비를 먹기 좋게 자른 다음 윤지수 앞으로 놓으며 말했다.
“해장국보다 이것부터 먼저 드셔 보세요.”
“어어?”
윤지수가 갑자기 고개를 갸웃하며 현성을 바라봤다. 그러자 현성이 바로 물었다.
“왜요? 뭐가 잘못됐어요?”
“이상해서요.”
“네? 뭐가요?”
“지금 사장님의 행동이요. 지금 저한테 떡갈비를 잘라주신 거예요?”
“어? 그게…….”
현성은 그제야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다.
전생에서 이곳에 오면 지금처럼 항상 떡갈비를 먹기 좋게 자른 후 그녀한테 줬었다. 그렇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전생의 습관이 나오고 만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 앞에 있는 윤지수는 어제 처음 만난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런 사람한테 아무렇지도 않은 듯 떡갈비를 잘라 줬으니 윤지수의 입장에서는 어찌 황당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현성은 바로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아니, 그렇다고 죄송할 거까지는 없고요.”
“그래도 기분이 상하셨다면 …….”
“아니에요. 기분이 상한 건 아니에요. 그냥 저로서는 조금 당황스러웠어요. 그런데 그거 아세요?”
“네? 뭐가요?”
“너무 자연스러웠어요. 누가 보면 우리가 최소한 10년은 사귄 사람인 줄 알 거예요. 호호…….”
윤지수가 재미있다는 듯 가볍게 웃었다. 그런 그녀가 바로 다시 입을 열었다.
“혹시 선수 아니지요?”
“선수요?”
“네, 너무 자연스러웠거든요.”
“선수면 제가 이렇게 땀을 흘리겠습니까?”
현성은 이마의 땀을 닦으며 말했다. 그러자 그 모습을 본 윤지수가 다시 한번 미소를 지은 후 다시 또 입을 열었다.
“저는 괜찮으니까 너무 신경 쓰지 않아도 돼요. 자, 그럼 이제 먹어볼까요.”
“아, 네, 알겠습니다. 지수 씨도 어서 떡갈비부터 드셔 보세요. 아마도 입맛에 맞으실 겁니다.”
“네, 알았어요.”
윤지수는 대답과 함께 떡갈비 반을 밥공기 뚜껑에 덜어 현성 앞으로 내밀며 말했다.
“이것 좀 같이 드세요.”
“네, 감사합니다.”
현성이 고개를 끄덕이자 윤지수가 살짝 미소를 지은 다음 떡갈비 조각을 하나 입에 넣었다.
우물우물.
“어머!”
“어때요?”
“진짜 맛있어요. 제가 단 것을 싫어하는 편인데 이건 달지도 않고 약간 매콤하면서 식감도 좋고 너무 맛있어요. 이제야 사장님께서 왜 떡갈비를 주문했는지 알 거 같아요.”
현성은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윤지수의 말이 다시 이어졌다.
“아무래도 앞으로 저 이 집 단골 될 거 같아요.”
“제가 가르쳐드렸으니 혼자 오시면 안 됩니다.”
“호호, 그게 무슨 의미예요?”
“잘 생각해 보십시오. 하하…….”
현성은 멋쩍은 탓에 웃고 말았다. 그러자 윤지수가 살짝 현성을 바라본 후 피식 웃었다. 그리곤 남은 떡갈비를 먹기 시작했다.
잠시 후.
현성은 새우젓 그릇을 윤지수 앞으로 옮겨놓으며 말했다.
“지수 씨, 이젠 해장국을 드셔 보세요. 이 집 콩나물 해장국 국물이 또 끝내주거든요.”
“어? 근데 제가 해장국에 새우젓을 넣는 걸 어떻게 아셨어요?”
현성은 또 아차 싶었다.
그녀만의 습관이었다. 콩나물 해장국을 먹을 때면 항상 새우젓을 넣어 먹었었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 그녀는 어제 처음 만난 사람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현성이 누구인가, 이 정도쯤이야 웃으면서 대답할 수 있었다.
“제가 사람에 대해 느낌이 좋은 편이라서 말입니다.”
“느낌이요?”
“네, 저도 모르게 상대방의 취향을 아는 재주가 있어서 말입니다.”
“에이, 거짓말.”
“거짓말 아닌데요.”
현성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살짝 돌렸다. 그러자 윤지수가 바로 물었다.
“그런 게 어디 있어요?”
“정 의심스러우면 확인을 해보시면 되죠.”
다른 사람도 아니고 자신의 아내다. 그 사람의 취향을 어찌 모르겠는가 말이다.
하지만 그 사실을 알 리 없는 윤지수의 입장에서는 말도 안 된다고 생각을 할 뿐이었다.
“진짜요?”
“네, 진짜요.”
“음…….”
윤지수가 뭔가를 생각하는 듯하더니 앞에 놓인 달걀 접시를 보며 물었다.
“이거 날달걀이죠?”
“네, 맞아요. 콩나물 해장국에 넣어 먹으라고 나온 겁니다.”
“제가 이 달걀을 먹을까요, 안 먹을까요?”
“그건 이미 답을 한 거 같은데요.”
“네? 언제요?”
윤지수는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그러자 현성의 답변이 바로 이어졌다.
“제가 조금 전에 새우젓 그릇만 드리지 않았던가요?”
“그 말씀은 제가 이미 날달걀을 못 먹는다는 걸 알고 일부러 달걀 접시를 안 줬다는 얘긴가요?”
“네, 맞아요. 왠지 느낌에 날달걀은 못 드실 거 같아서…….”
“에이, 거짓말.”
윤지수는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그러자 현성이 살짝 미소를 지은 후 다시 말을 이었다.
“우리 내기할래요?”
“내기요?”
“네, 제가 만약 지수 씨의 취향을 맞출 때마다 제 소원을 하나씩 들어주는 겁니다.”
“제가 왜요?”
“지수 씨가 지금 제 말을 못 믿으니 내기를 하자는 겁니다. 어때요?”
“음…….”
윤지수는 잠깐 생각을 하는 듯하더니 바로 말을 이었다.
“만약 틀리면요?”
“그땐 제가 지수 씨의 소원을 들어드릴 겁니다. 물론 그럴 일이야 없겠지만…….”
“진짜 자신 있어요?”
“네, 저는 얼마든지 자신 있어요. 그리고 취향뿐만이 아니라 지수 씨에 대해서도 얼마든지 물어도 돼요.”
“그게 말이 돼요? 저를 본 게 어제 처음이고 오늘이 두 번째인데 저를 어떻게 아신다고…….”
윤지수는 말도 안 된다는 듯 고개를 흔들었다. 그러자 현성은 오히려 눈빛을 반짝이며 다시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내기하자니까요. 어차피 지수 씨 입장에서는 손해 볼 게 없으니 말입니다.”
“저 진짜 해요?”
“네, 얼마든지요.”
“음…… 좋아요, 그럼 먼저 하나만 물어볼게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날씨가…….”
“하하…….”
현성은 윤지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웃고 말았다. 그 이유는 자신의 소원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