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the building owner RAW novel - Chapter (640)
회귀해서 건물주-641화(641/740)
643
타다닥!
아내 윤지수의 빌라 앞에 도착한 현성은 3층까지 한걸음에 뛰어올라갔다. 그런 그의 손에는 커다란 수박이 들려있었다.
띵동!
벨을 누르자 현관문이 바로 열렸다. 그러자 노란색 원피스를 입은 윤지수가 현관 앞에 서 있었다.
마치 꿈을 꾸는 듯했다.
전생에서의 그 모습 그대로였기 때문이다.
“여보!”
현성은 자신도 모르게 ‘여보’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 전생에서 하던 버릇이라 자신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나온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사장님, 장난 그만 하세요!”
“헤헤, 지수 씨.”
그제야 정신을 차린 현성은 무안한 마음에 가볍게 웃고 말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기분을 이대로 포기하기에는 너무 아쉬웠다.
현관 안으로 들어선 현성은 수박을 바닥에 내려놓고 양 팔을 쫙 벌렸다. 다가와 안기라는 의미였다. 전생에서 그녀와 사귈 때 하던 행동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현실은 냉정했다.
“김현성 씨, 한 번만 더 장난치면 이 집에서 바로 퇴실입니다.”
“…….”
현성은 말 대신 살짝 미소를 지은 후 바닥에 놓인 수박을 들고 거실로 들어갔다. 그러자 윤지수가 뒤따라오며 바로 물었다.
“웬 수박이에요?”
“말복이라면서요?”
“하여간 이럴 때 보면 예의는 참 밝아요.”
“남의 집에 갈 때 빈손으로 가면 안 된다고 했거든요.”
“누가요?”
“그런 사람 있어요.”
전생에서 아내 윤지수가 늘 하던 말이었다. 사람은 기본을 지켜야 한다고 하면서 말이다.
바로 그때였다.
킁킁!
현성은 코를 실룩거리기 시작했다.
“혹시 삼계탕 끓였어요?”
“네, 오늘이 말복이라 오전에 부평시장에 가서 닭 하고 인삼 몇 뿌리 사 왔어요.”
“미리 말하지 그랬어요, 그럼 저도 같이 갔을 텐데…….”
쩝.
현성은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셨다. 그러자 그 모습을 본 윤지수가 살짝 웃으며 입을 열었다.
“됐네요, 사장님.”
“되긴 뭐가 돼요? 우리 아직 한 번도 같이 시장에 가본 적 없잖아요.”
전생에서는 최소한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꼭 시장에 같이 갔었다. 그럴 때면 고구마튀김과 어묵을 먹었었다. 그리고 가끔은 칼국수도 먹곤 했었다.
“시장에 가고 싶어요?”
“네, 시장에 가서 지수 씨랑 고구마튀김도 먹고 어묵도 먹고 싶어요. 그리고 가끔은 칼국수도…….”
“잠깐만요.”
윤지수가 갑자기 현성의 말을 끊었다. 그리곤 바로 말을 이었다.
“혹시 고구마튀김이랑 어묵 좋아하세요?”
“네, 물론입니다.”
“이상하네요.”
“뭐가요?”
“저도 튀김 중에 가장 좋아하는 게 고구마튀김이거든요. 물론 어묵도 좋아하고요. 그래서 시장에 가면 꼭 먹고 오는데…….”
윤지수는 신기하다는 듯 현성을 바라봤다. 그리곤 바로 다시 말을 이었다.
“의외로 사장님과 제가 식성이 비슷하네요? 보통 남자들은 고구마튀김 같은 거 잘 안 드시던데…….”
“그러니까 우리가 천생연분이라는 겁니다. 제가 항상…….”
“거기까지!”
윤지수는 현성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강한 어조로 말했다. 그리곤 주방으로 향하며 말했다.
“이상한 얘기 그만 하시고 얼른 손 씻고 앉으세요. 삼계탕이나 먹읍시다.”
“그러지 말고 언제 한번 시장에 같이…….”
“사장님~~ 그만하시고 얼른 의자에 앉으세요~~.”
그녀만의 특유한 말투가 나왔다. 이럴 때면 더 이상 말을 하지 말고 그녀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 그 정도는 이미 전생에서 학습이 끝난 현성이었다.
“네~~.”
현성은 윤지수의 말투를 흉내 내며 싱크대에 가서 손을 씻고 식탁의자에 앉았다. 그러자 윤지수는 그런 현성을 바라본 후 어이가 없다는 듯 피식 웃으며 음식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식탁에는 그림 같이 삼계탕이 세팅되어있었다.
“사장님, 식기 전에 어서 드세요.”
“네, 잘 먹을게요. 더운데 고생 많으셨네요. 지수 씨도 얼른 같이 먹어요.”
삼계탕!
어찌 보면 평범한 음식이지만, 오늘만큼은 어느 음식보다도 특별한 의미로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현성은 삼계탕을 먹기 전에 윤지수를 한 번 더 슬쩍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윤지수가 바로 물었다.
“왜요?”
“지수 씨가 너무 예뻐서요.”
“음식 앞에 놓고 장난치면 안 돼요. 어서 삼계탕이나 드세요.”
“네네…….”
현성은 윤지수를 바라보며 윙크를 한 다음 바로 삼계탕을 먹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 모습을 바라보던 윤지수는 어이가 없다는 듯 피식 웃은 후 고개를 살짝 흔들며 삼계탕을 먹기 시작했다.
20분쯤 지났을까.
따르릉.
거실에 있는 전화기가 울렸다. 그러자 윤지수가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거실로 향했다.
잠시 후.
통화를 끝내고 주방으로 다시 돌아온 윤지수의 표정이 조금 전과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현성은 순간적으로 무슨 일이 생겼음을 바로 알 수 있었다.
현성은 바로 물었다.
“무슨 일입니까?”
“엄마가…….”
윤지수는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자 현성이 바로 다시 물었다.
“어머니가 왜요?”
“엄마가 글쎄 조금 전에…….”
윤지수는 울먹이며 조금 전에 통화한 내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윤지수의 설명이 끝나자 현성이 바로 물었다.
“그러니까 어머니가 쓰러져서 지금 병원에 실려 가셨다는 겁니까?”
“네, 그래요.”
“갑자기 왜요?”
“자세한 건 잘 모르겠고 아마도 가게에 그놈들이 쳐들어왔나 봐요.”
“그놈들이요?”
“네, 사채업자요. 저도 몰랐는데 엄마가 가게를 인수하면서 돈이 모자라 가게를 담보로 사채를 썼었나 봐요. 그런데 그게 잘못돼서…… 흑.”
윤지수는 말을 하다 말고 결국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그러자 그 모습은 본 현성은 잠깐 생각하는 듯하더니 바로 말을 이었다.
“지수 씨, 빨리 준비해요.”
“네? 어쩌시려고요?”
“어쩌긴 뭘 어쩝니까? 바로 어머니한테 가야죠.”
“강릉까지 가신다고요?”
“강릉이 아니라 부산이라도 지금 바로 가야죠. 어머니가 쓰러지셨다면서요?”
“그거야 그렇지만…….”
윤지수는 순간적으로 당황스러웠다. 물론 자신이 가는 건 당연하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엄마가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갔으니 말이다. 하지만 현성의 입장은 다르다. 그는 아직 거기까지 같이 갈 정도로 특별한 사이는 아니기 때문이다.
“지수 씨, 뭐해요? 빨리 준비하지 않고?”
“진짜 강릉까지 가실 거예요?”
“그럼요, 다른 사람도 아니고 지수 씨 어머니가 쓰러지셨다는데 당연히 가야지요. 자, 시간 없으니까 빨리 서두르세요.”
“…….”
윤지수는 여전히 어쩔 줄을 몰랐다. 그렇다 보니 아무 말도 못 하고 그저 현성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때 현성의 다급한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지수 씨!”
“네? 아, 네…….”
“지금 무슨 생각해요?”
“음…… 그냥 저만 버스터미널까지 데려다주시면 안 될까요?”
윤지수로서는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아무리 생각을 해도 현성이 강릉까지 내려간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윤지수의 생각인 것이고 현성의 입에선 그와는 반대로 다른 말이 나왔다.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겁니까? 지금 이 상황에 저보고 지수 씨만 혼자 강릉으로 가시게 하란 말입니까?”
“비디오 가게는 어쩌시고…….”
윤지수는 비디오 가게를 핑계로 삼았다. 지금 이 상황에서 현성이 자신과 특별한 관계가 아니라는 걸 말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 이 상황에 비디오 가게가 문젭니까?”
“…….”
윤지수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 이유는 현성의 말하는 눈빛이 너무도 강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 그만큼 진심이라는 얘기였다.
현성의 다급한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지수 씨! 어서요!”
윤지수는 더 이상 망설일 수가 없었다. 여기서 더 시간을 끌었다가는 현성의 입에서 무슨 말이 더 나올지 몰랐기 때문이다.
“네, 알았어요. 잠깐만 기다려요.”
잠시 후.
빌라를 빠져나와 지프에 올라탄 두 사람.
윤지수가 먼저 입을 열었다.
“고마워요.”
“그런 소리 하지 말아요. 저는 지금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뿐이니까요. 자, 안전벨트부터…….”
현성은 긴장한 탓에 넋을 놓고 있는 윤지수의 안전벨트부터 챙겼다. 그리곤 바로 기어를 넣으며 말했다.
“지수 씨, 이제 출발합니다.”
“네.”
윤지수는 짧게 대답을 한 후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불안하거나 초조할 때면 나오는 그녀만의 버릇이었다.
부르릉!
두 사람을 태운 지프는 골목을 빠져나와 영동고속도로를 향해 달렸다.
30분쯤 지났을까.
지프는 어느새 영동고속도로 위를 달리고 있었다.
현성은 슬쩍 옆에 있는 윤지수를 바라봤다. 불안한 탓인지 그녀는 손을 연신 만지며 어쩔 줄 모르고 있었다.
“지수 씨,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엄마가 원래 혈압이 높거든요. 그래서 항상 걱정을 했었는데…….”
윤지수는 말을 하다 말고 결국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톡톡.
현성은 그런 그녀의 어깨를 살짝 다독이는 것으로 마음을 대신했다. 지금으로선 그나마 이게 그녀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두 사람이 탄 지프는 어느새 대관령 고개를 내려가고 있었다. 요즘이야 길이 새로 뚫려서 대관령 고개를 이용하지 않지만 그때만 해도 강릉으로 가기 위해서는 대관령 고개를 꼭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 윤지수가 핸드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아마도 식당에 있는 누군가와 통화를 하는 듯했다.
잠시 후.
통화를 끝낸 윤지수가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놈들이 아직도 가게에 있다네요.”
“네? 아직도요?”
“네, 아무래도 오늘 끝장을 보려는가 봐요. 어떡하죠?”
“음…….”
잠깐 생각을 하던 현성은 바로 말을 이었다.
“일단 그놈들은 저한테 맡기세요.”
“네? 어쩌시려고요?”
“가서 만나보면 답이 나오겠지요. 지수 씨는 그놈들 신경 쓰지 말고 병원에 계신 어머니만 신경 쓰세요. 근데 어머니가 운영하는 가게가 어디지요?”
당연히 현성은 그곳을 이미 알고 있었다. 전생에서 한두 번 갔던 곳이 아니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윤지수한테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만약 묻지도 않고 현성 스스로 그곳을 찾아가면 말이 안 되는 상황이니 말이다.
“초당에서 조금만 들어가면 오른쪽에 ‘할머니 순두부’라는 간판이 보일 거예요. 근데 진짜 어떻게 하실 거예요?”
“저만 믿으시라니까요.”
“혹시 그놈들이 나쁜 짓을 하면 어떡해요?”
“지수 씨, 저 생각보다 강합니다. 그러니까 아무 걱정 마시고 어머니 곁에 계세요. 제가 최대한 빨리 해결하고 병원으로 갈 테니까요.”
“…….”
윤지수는 말 대신 불안한 눈빛으로 현성을 바라봤다. 그러자 현성이 바로 입을 열었다.
“저 못 믿어요?”
“걱정이 돼서…….”
“걱정하지 말라니까요. 아무 문제없을 테니까 지수 씨는 어머니만 신경 쓰세요.”
“그럼 저랑 약속 하나만 해요. 어떤 일이 있어도 다치지 않기로요.”
“네, 알았어요. 꼭 그렇게 할게요.”
윤지수는 그제야 알았다는 듯 간신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그녀의 표정엔 여전히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20분쯤 지났을까.
두 사람이 탄 지프는 어느새 강릉의료원 주차장에 도착해 있었다.
“지수 씨, 얼른 어머니한테 가보세요. 저도 최대한 빨리 올 테니까요.”
“저랑 약속한 거 잊으면 안 돼요. 사장님 다치면 저 진짜…….”
윤지수는 말을 다 잇지 못하고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런 그녀의 눈빛이 흔들리고 있었다.
“알았어요, 그럴 일 없어요. 자, 어서 들어가세요.”
“네, 알았어요. 그럼 이따 봐요.”
차에서 내린 윤지수는 총총걸음으로 병원 안으로 들어가며 몇 번씩이나 뒤돌아왔다.
잠시 후.
현성은 윤지수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자 차를 돌려 병원 주차장을 빠져나와 초당으로 향했다. 그런 그의 표정은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해있었다.
잠시 후.
끼익!
‘할머니 순두부’ 주차장에 도착한 현성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오늘은 장사 안 하니까 그냥 가슈.”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가 한 손에 담배를 든 채 현성을 향해 말했다. 그러자 현성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가게 안을 살폈다.
가게 안에는 기껏해야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자 두 명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특이한 점은 이 삼복더위에도 둘 다 검은 양복을 입고 있다는 것이었다.
저벅.
현성은 양복을 입은 남자 앞으로 걸어갔다. 그러자 조금 전에 담배를 피우던 남자가 담배를 바닥에 틱 던진 후 침을 뱉으며 말했다.
“아이씨, 오늘 장사 안 한다니까!”
현성은 조용히 걸어가 조금 전에 버린 담배꽁초를 주워 남자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곤 바로 말을 이었다.
“남의 식당에서 이러면 쓰나?”
“뭐? 이런 미친…… 당신 누구야?”
“나? 난 이 가게 사위 되는 사람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