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the building owner RAW novel - Chapter (641)
회귀해서 건물주-642화(642/740)
644
회귀해서 건물주
“뭐? 사위?”
피식.
조금 전 담배꽁초를 버린 남자가 어이가 없다는 듯 가볍게 웃은 후 옆에 있는 남자를 향해 말했다.
“야, 박상철, 이 집에 사위가 있었냐?”
“없었습니다, 형님. 인천에 윤지수라는 딸만 한 명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현성의 표정이 일그러지는 순간이었다.
이놈들의 입에서 아내 윤지수의 이름까지 나왔다. 그 얘기는 이놈들은 이미 가족사항까지도 모두 파악을 하고 있다는 얘기였다.
“어이!”
현성은 조금 전에 아내 윤지수의 이름을 언급한 박상철이란 남자를 불렀다. 그러자 박상철이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뭐? 어이?”
“그래, 인마. 그 더러운 입으로 우리 지수 씨 이름 한 번만 더 얘기했다가는 너는 오늘 그 입으로 밥 못 먹을 줄 알아.”
“뭐가 어째?”
“귀가 포경이야? 왜 사람 말귀를 못 알아들어?”
“어쭈.”
박상철은 가소롭다는 듯 현성을 위아래로 훑은 후 옆에 있는 남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형님, 이 인간을 어쩔까요?”
“아무래도 뭔가 믿는 구석이 있는 거 같으니까 일단은 족보부터 확인해. 혹시 모르잖아, 진짜 이 집 사위인지. 어차피 우리가 손해 볼 건 없으니까 말이야.”
“네, 알겠습니다, 형님.”
박상철이 남자를 향해 고개를 숙인 후 다시 현성을 보며 입을 열었다.
“혹시 윤지수랑 사귀냐?”
“내가 분명히 경고했을 텐데…… 그 더러운 입으로 우리 지수 씨 이름 부르지 말라고.”
“이 자신이 진짜!”
휙!
박상철은 순간적으로 현성을 향해 가볍게 주먹을 날렸다. 슬쩍 겁만 주려는 목적이었다. 하지만 그 순간 현성의 손이 날아오는 박상철의 주먹을 가볍게 툭 쳐냈다.
박상철은 당연히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이 바닥에서는 빠르기로 소문난 주먹이다. 게다가 사전에 어떤 예고도 없이 기습적으로 주먹을 날렸다. 그런데도 상대는 마치 미리 알고 있기라도 한 듯 너무도 가볍게 주먹을 쳐내고 말았다.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다.
그런데 그게 가능하다는 얘기는 이놈은 보통 놈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리고 놀란 또 한 사람.
황승일은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
박상철이 누구인가. 그는 지난달까지도 격투기 선수였다. 그것도 프로.
새 식구가 된 지는 얼마 안 됐지만, 그의 실력만큼은 팀원들 중에 당연 최고가 아니던가 말이다. 그런데 그 주먹을 아무렇지도 않게 가볍게 쳐내고 말았다.
‘이놈 뭐냐?’
황승일의 머리가 복잡해지는 순간이었다.
그때 박상철이 현성을 향해 다시 말했다.
“야, 너 뭐야?”
“말버릇이 왜 그래? 아무리 양아치 새끼지만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 하는 거 아냐?”
“뭐 양아치?”
“왜, 내 말이 틀려? 돈 몇 푼 때문에 남의 가게에서 장사도 못 하게 하는 이 찌질이 놈들아. 이건 아니지, 아무리 보고 배운 게 없어도 남의 영업장소에서 이런 식으로 영업 방해를 하는 놈들이 어디 있냐? 어?”
현성은 말을 마치며 두 사람을 번갈아봤다. 그러자 이번엔 옆에 있던 황승일이 바로 반응을 보였다.
“말버릇이 없는 건 그쪽도 마찬가지네, 보아하니 나이도 우리랑 엇비슷한 거 같은데 말이야.”
“미친 새끼, 네 눈에는 내가 그렇게밖에 안 보이냐? 내가 얼굴이 동안이라 그렇지 이래 봬도 올해 오십이 넘은 몸이야.”
“미친놈! 야, 상철아, 아무래도 안 되겠다. 이 미친개한테는…….”
바로 그때였다.
휙!
현성은 들고 있던 담배꽁초를 튕겼다.
그 순간 식당 안에 짧은 단말마가 울려 퍼졌다. 물론, 그 소리는 2미터 정도 떨어져 있던 황승일의 입에서 나온 것이었다.
날아간 담배꽁초가 그의 이마 중앙에 정확히 꽂힌 것이다.
보통의 담배꽁초라면 당연히 아무런 힘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현성의 내공이 실린 담배꽁초는 그 위력이 달랐던 것이다.
그동안 새벽마다 단전호흡을 했던 효과가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이 새끼가!”
이번에 움직인 건 박상철이었다. 황승일이 순간적으로 바닥에 쓰러지자 본능적으로 그의 몸이 반응을 보인 것이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그의 몸이 움직이는 순간 현성의 주먹이 먼저 그의 턱에 꽂히고 말았다.
빠각!
깔끔한 소리와 함께 그대로 바닥으로 쓰러지는 박상철이었다.
찰나에 벌어진 일이었다.
“어거거…….”
바닥에 쓰러진 박상철이 현성을 향해 뭐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말을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의 턱은 이미 제 기능을 상실한 후였다.
“내가 조금 전에 말했지, 그 더러운 입으로 우리 지수 씨 이름을 부르면 앞으로 그 입으로 밥 제대로 못 먹을 거라고.”
“어거거…….”
“시끄러워, 더 떠들면 그땐 이빨을 다 털어버릴 테니까.”
“…….”
박상철은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 수많은 경기장을 누볐지만, 이렇게 빠른 주먹은 본 적이 없었으니 말이다.
짝!
현성은 기절해 있는 황승일의 뺨을 후려갈겼다.
“어? 뭐야?”
정신을 차린 황승일은 황당 그 자체였다. 조금 전 분명히 뭔가 얼굴로 날아오는 것을 봤다. 순간적으로 피한다고 피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미 피하는 순간 머릿속에 별이 반짝 빛나는 것을 보았다. 그리곤 기억이 없었다.
“내가 기절?”
황승일은 그제야 자신이 기절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이 일을 시작한 지가 올해로 7년째다. 그동안 수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기절하기는 처음이다. 그것도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말이다.
“어?”
그때 황승일의 눈에 바닥에 떨어진 담배꽁초가 들어왔다. 이건 말이 안 된다. 분명히 이마를 강타한 건 망치 같은 느낌이었다. 그런데 그게 담배꽁초라니.
황승일은 서있는 현성을 바라봤다.
“야, 너 지금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뭐? 야?”
짝!
현성은 다시 황승일의 뺨을 후려갈겼다. 그리곤 바로 말을 이었다.
“아직도 분위기 파악이 안 되지?”
“네? 아, 혀…… 형님!”
황승일은 바로 일어나 무릎을 꿇었다. 담배꽁초 하나로 자신을 기절시킨 사람이다. 그런 사람 앞에서 더 이상의 객기는 의미가 없다는 걸 살아온 경험으로 바로 알았던 것이다.
현성의 말이 다시 이어졌다.
“일단 그것부터 씹어 먹어.”
현성이 턱으로 가리킨 것은 바로 담배꽁초였다. 살아온 세월이 27년이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너무도 잘 알고 있는 황승일이었다.
황승일은 바로 담배꽁초를 입으로 가져가 씹기 시작했다. 하지만 씹는다고 그게 또 쉽게 씹일 물건이 아니었다.
황승일은 눈을 감고 꿀꺽 삼켜버렸다.
“이번엔 저거.”
현성이 이번에 가리킨 것은 바닥에 있는 침이었다. 물론 그건 조금 전에 황승일 자신이 뱉은 것이었다.
황승일은 바로 바닥에 있는 침을 핥기 시작했다. 지금 이 순간 어떡하든 살아야 한다는 생각 외에는 어떤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다.
현성의 말이 이어졌다.
“앞으로 담배꽁초는 어디에?”
“네? 아, 네. 쓰레기통입니다.”
“침은?”
“안 뱉겠습니다!”
황승일은 어느새 군기가 빠짝 들은 이등병이 되어 있었다.
현성은 그런 그를 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자, 그럼 이제부터는 이곳 식당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육하원칙에 의해서 자세히 얘기해 봐.”
“네, 알겠습니다. 여기 식당 사장님께서…….”
황승일의 설명이 바로 이어졌다.
설명은 길었지만, 핵심은 간단했다. 식당 사장인 안영순이 6개월 전에 2천만 원을 빌려갔고 아직 그 돈을 갚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황승일의 설명이 끝나자 현성이 바로 물었다.
“그래서 지금 갚아야 하는 돈이 얼마야?”
“그게…….”
황승일은 바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자 현성이 바로 입을 열었다.
“죽을래?”
“1억 2천입니다.”
바로 그때였다.
짝!
식당 안에 ‘짝’하는 소리가 경쾌하게 울려 퍼졌다. 어느새 황승일의 한쪽 볼이 벌겋게 부어오르고 있었다.
“아주 악질들이네. 너희들 조직 이름이 뭐야?”
“신라 저축은행입니다.”
“신라?”
‘신라’라는 말에 현성의 미간이 순간적으로 좁혀졌다. 그 이유는 요즘 TV 뉴스를 통해 그 이름을 들었기 때문이다.
현성은 바로 물었다.
“며칠 전에 TV에 나왔던 그 신라야?”
“네, 그렇습니다.”
“며칠 전에도 호프집 사장이 너희들 돈 썼다가 자살했다고 했지?”
“그게…….”
황승일이 말을 하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그러자 현성이 바로 오른손을 올렸다.
“네, 맞습니다!”
“좋다, 이번엔 봐준다. 하지만 한 번만 더 바로 대답하지 않으면 그땐 알지?”
현성은 손바닥으로 황승일의 부어오른 왼쪽 뺨을 살짝 건드렸다. 그러자 황승일이 움찔하며 바로 고개를 숙였다.
“네, 알겠습니다.”
“자, 그럼 이제 다시 시작하자. 우선 먼저…….”
현성은 질문을 했고 황승일은 바로바로 대답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두 사람의 대화(?)는 10분 동안 이루어졌다.
대화를 끝낸 현성이 다시 물었다.
“그러니까 너희들 조직이 총 50명이라는 거지?”
“네, 그렇습니다.”
“그 인원이 고성부터 삼척까지 이쪽 강원 영동지방을 관리하고 있는 거고?”
“네, 그렇습니다.”
“음…….”
잠시 생각을 하던 현성이 바로 다시 입을 열었다.
“강릉에는 몇 명이야?”
“저희들까지 20명입니다.”
“나머지 인간들 다 모으려면 몇 분이나 걸려?”
“한 시간이면 충분합니다. 오토바이로 움직이니까 말입니다.”
“음…….”
현성은 다시 생각을 하는 듯하더니 바로 입을 열었다.
“전화해.”“네? 어디에 말입니까?”
“어디긴 어디야, 너네 대가리지.”
“큰 형님 말씀입니까?”
짝!
식당 안에 다시 경쾌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황승일의 왼쪽 뺨은 금방이라도 터질 듯싶었다.
“왜 똑같은 말을 자꾸 하게 만들어?”
“죄, 죄송합니다.”
“당장 전화해서 한 놈도 빠지지 말고 다 집합시키라고 해. 한 시간 뒤에 내가 찾아간다고 말이야.”
“네, 알겠습니다.”
황승일은 바로 핸드폰을 꺼내 전화하기 시작했다.
-여보세요.
“형님, 저 황승일입니다.”
-순두부집은 어떻게 됐어?
“델타 상황입니다.”
-델타?
“네, 그렇습니다. 한 시간 후에 사무실로 손님이 직접 찾아가신답니다.”
-몇 명이야?
“한 명입니다. 그런데 여기 형님께서 한 명도 빠트리지 말고 다…….”
-야, 너 지금 누굴 보고 형님이라고 부르는 거야?
“나중에 말씀드리겠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델타 상황입니다. 저는 이만 전화 끊겠습니다.”
뚝.
전화를 끊은 황승일이 현성을 바라봤다. 그러자 현성이 바로 물었다.
“델타 상황? 그건 뭐야?”
“저희 조직에서 쓰는 상황별 이름입니다. 쉽게 말하면 1단계부터 4단계까지 있는데 그중에서 마지막이 델타 상황입니다.”
“혹시 알파, 브라보, 찰리, 델타 이런 순서야?”
“네, 맞습니다. 뒤로 갈수록 상황이 심각하다는 얘깁니다.”
황승일은 지금의 상황이 가장 심각한 4단계로 인식을 했다는 얘기였다.
피식.
현성은 미소를 짓고 말았다. 강릉에 와서 이런 일이 벌어질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었다. 이유야 어쨌든 그동안 아침마다 운동한 결과를 확인하려니 온몸에 긴장이 흐르는 듯했다.
“야, 두 사람, 이쪽으로 집합!”
현성의 말이 떨어지자 박상철과 황승일이 잽싸게 현성 앞으로 정렬했다. 그러자 현성이 바로 말했다.
“지금부터 한 시간 동안 식당 바닥을 청소한다. 실시!”
“실시!”
두 사람은 동시에 복창을 한 후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
강릉 시내의 대성빌딩 3층.
잠시 생각을 하던 오명환은 책상 밑에 설치된 벨을 눌렀다.
“형님, 부르셨습니까?”
사무실 문이 열리며 한 남자가 들어와 오명환의 앞으로 다가왔다.
“델타 상황이다.”
“몇 명입니까?”
“그게…….”
오명환은 바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자 한상태가 바로 물었다.
“몇 명인데 그러십니까?”
“한 명.”
“네? 한 명이요?”
“그래.”
“도대체 어떤 또라이가 혼자서 우리 신라를…….”
한상태는 말을 하면서도 어이가 없었다. 이게 말이 되는가 말이다. 혼자서 50명을 상대하겠다니 말이다.
“그래서 어쩌실 겁니까?”
“한 명인데 굳이 다 필요 없잖아? 안 그래?”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냥 가까이 있는 주문진 애들하고 동해 애들만 들어오라고 해.”
“그 정도만 해도 30명은 되니까 충분할 겁니다. 그나저나 오늘 말복인데 개새끼 한 마리 잡게 생겼습니다.”
“그래도 긴장은 늦추지 말고, 어디까지나 델타 상황이니까 말이야.”
“네, 알겠습니다.”
한상태는 오명환을 향해 고개를 숙인 후 바로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오명환은 이때까지도 몰랐다. 원칙을 무시한 대가가 어느 정도인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