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the building owner RAW novel - Chapter (654)
회귀해서 건물주-655화(655/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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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시간 후.
병원을 나선 두 사람.
“형부, 저 어지러워요.”
병원을 나서던 한지민이 옆에 있는 현성의 팔을 잡으며 말했다. 그러자 현성은 어쩔 수 없이 한지민을 부축할 수밖에 없었다.
“많이 어지러워?”
“아니, 그냥 조금이요. 그냥 이대로 주차장까지 가요.
한지민은 현성의 팔에 의지한 채 주차장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잠시 후.
주차장에 도착한 현성은 얼른 조수석 문을 열며 말했다.
“어서 타.”
“고마워요, 형부.”
현성은 한지민이 완전히 조수석에 올라탄 것을 확인한 후 문을 닫았다. 그리곤 바로 운전석에 올라탔다.
두 사람이 탄 지프가 병원 정문을 막 통과하자 한지민이 바로 입을 열었다.
“언니가 뭐라고 그래요?”
“큰 병이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칫, 나는 엄청 아팠는데…….”
한지민은 입을 삐죽였다. 그러자 그 모습을 본 현성은 피식 웃은 후 바로 말을 이었다.
“지금은 좀 어때?”
“아직도 조금 아파요.”
바로 그때였다.
현성의 눈에 죽 가게가 들어왔다. 현성은 바로 길 옆으로 차를 세웠다.
“여긴 왜요?”
“아까 의사 선생님 얘기 못 들었어? 오늘은 죽 먹으라고 그랬잖아?”
“아, 맞다. 죽…….”
한지민은 그제야 생각났다는 듯 죽 가게를 바라봤다.
“무슨 죽 좋아해?”
“음, 야채죽이요.”
“그리고 또?”
“또요?”
“한 끼만 먹을 수 없잖아? 오늘 점심 저녁으로 두 끼는 먹어야 할 거 아니야?”
“그럼 호박죽이요.”
현성은 바로 차에서 내려 죽 가게로 들어갔다. 그러자 그 뒷모습을 바라보던 한지민의 표정이 묘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봐도 아깝단 말이야.’
잠시 생각하던 한지민은 어딘가로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띠리릭.
신호가 한 번 울리자 상대가 바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지수 언니, 나야.”
한지민이 전화를 한 곳은 다름 아닌 윤지수였다.
-어? 지민아, 몸은 좀 어때?
“아직은 조금 아픈데 견딜 만해. 지금 막 병원에서 나오는 길이야.”
-현성 씨는?
“형부는 지금 죽 가게에 들어갔어. 내가 괜찮다고 하는데도 오늘은 꼭 죽을 먹어야 된다면서 기어이 죽을 사러 가더라고.”
한지민의 얼굴에 묘한 웃음기가 번졌다. 그런 그녀가 바로 다시 말을 이었다.
“형부가 점심은 우리 집에서 먹고 간대. 그냥 가라고 하니까 아플 때 혼자 밥 먹으면 입맛 없다고 같이 먹고 간다고 하더라고. 혹시 언니가 기다릴까 봐 전화하는 거야.”
-응? 어, 그래. 알았어.
“며칠 있다가 몸 괜찮아지면 부평으로 놀러 갈게.”
-어, 그래.
“그럼, 다음에 봐, 언니.”
뚝.
전화를 끊은 한지민의 얼굴에 비릿한 미소가 번지기 시작했다.
잠시 후.
현성이 운전석에 올라타자 한지민이 바로 입을 열었다.
“형부, 고마워요. 오늘 형부가 없었으면 저는 진짜 큰일 날 뻔했어요.”
“그러니까 밤에 음식 먹지 말고 조심해.”
“네, 알았어요. 근데 형부는 원래 이렇게 자상해요?”
“…….”
현성은 더 이상 대꾸하지 않고 바로 출발했다. 그러자 한지민은 다시 현성을 향해 입을 열었다.
“형부, 왜 대답을 안 해요?”
“…….”
“어? 그래도 대답을 안 하네?”
“…….”
“형부!”
한지민이 소리를 빽 질렀다. 그러자 현성이 한지민을 힐긋 바라본 후 말했다.
“그냥 조용히 가자. 안 피곤해?”
“저는 형부랑 같이 있으니까 하나도 안 피곤해요. 사실 저는…….”
한지민의 말은 끝이 없었다. 그녀의 말은 집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 이어졌다.
20분 후.
끼익.
집 앞에 도착한 후 현성이 막 차에서 내리려고 할 때였다.
한지민이 갑자기 현성을 불렀다.
“형부!”
“어, 왜?”
“원래 이렇게 말이 없어요?”
“응.”
현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할 말도 없었지만, 괜히 말을 많이 했다가는 오히려 이상하게 엮일 거 같았기 때문이다.
차에서 내린 두 사람.
이번에도 한지민이 먼저 입을 열었다.
“형부, 저 좀 업어서 계단 내려가면 안 돼요?”
“그 정도로 몸이 안 좋아?”
“네, 온몸에 힘이 하나도 없는 거 같아요.”
난감한 건 현성이었다. 환자가 얘기하는데 안 들어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업기에도 영 마음에 내키지 않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환자인 것을.
잠시 고민하던 현성은 어쩔 수 없이 그녀를 향해 등을 들이댈 수밖에 없었다.
“고마워요, 형부.”
한지민이 얼른 업히며 현성의 목을 두 팔로 끌어안았다. 현성은 순간적으로 자신의 결정을 후회했지만, 어쩔 수 없이 그녀를 업고 계단을 내려갈 수밖에 없었다.
“그럼 난 이만 가볼게.”
현성은 그녀를 문 앞에 내려놓은 후 말했다. 그러자 한지민이 현성을 바라보며 인상을 팍 썼다.
“형부, 너무 하는 거 아니에요?”
“응? 왜?”
“아니, 누가 잡아먹기라도 해요? 뭐가 그리 급해서 방에도 안 들어오고 바로 가겠다는 거예요?”
“어? 그게…….”
현성은 바로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이유야 어쨌든 그건 한지민의 말이 맞기 때문이다.
현성은 어쩔 수 없이 방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한지민이 바로 물었다.
“형부, 뭐 드실 거예요?”
“응? 뭐를 먹다니?”
“저는 죽 먹을 건데 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요? 그리고 아침부터 저 때문에 고생하셨는데 그냥 보낼 수도 없고요. 안 그래요?”
“아니야, 난 그냥 집에 가서…….”
“아니요, 제가 안 돼요. 그건 예의가 아니지요. 그러지 말고 어서 말씀하세요.”
난감한 건 현성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아침을 먹기도 전에 급하게 전화를 받고 달려왔었다. 문제는 현성 자신보다도 집에 있는 윤지수다. 그녀 또한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거다.
“형부, 어서요.”
“그러지 말고 혼자 먹어. 난 집에 가서 언니랑…….”
“칫! 진짜 그럴 거예요? 그럼 나도 안 먹을 거예요.”
“어? 그건 아니지.”
“그러니까 어서 형부도 시키시라고요. 저 배고프단 말이에요.”
“어, 그, 그래…….”
현성은 어쩔 수 없이 한지민의 말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잠시 후.
현성은 짬뽕을, 한지민은 야채죽을 먹기 시작했다.
후루룩, 후루룩.
현성이 짬뽕을 빠른 속도로 먹자 그 모습을 바라보던 한지민이 입을 열었다.
“천천히 좀 드세요. 누가 쫓아와요?”
“어? 그게 아니고 내가 원래 먹는 속도가 빨라서…….”
“그러니까 오늘이라도 천천히 드시라고요. 빨리 먹는 게 건강에 얼마나 안 좋은지 아세요?”
마음이 급한 건 현성이었다.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윤지수를 생각하니 짬뽕을 씹는 시간조차 아까울 판이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당장 앞에 있는 사람이 먼저인 것을.
현성은 어쩔 수 없이 먹는 속도를 조절할 수밖에 없었다.
“형부.”
“응, 왜?”
“언니보다 일곱 살이나 어리다면서요?”
“어? 어, 근데 그건 왜?”
“신기해서요.”
“신기하다고? 뭐가?”
현성은 짬뽕을 먹다 말고 한지민을 빤히 쳐다봤다. 그 정도로 그녀의 질문이 황당하다는 의미였다.
“형부가 뭐가 아쉬워서 일곱 살이나 연상인 언니를…….”
“잠깐만!”
현성은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한지민의 말을 끊었다. 그리곤 바로 말을 이었다.
“지금 뭐라고 그랬어?”
“네? 제가 무슨……?”
“언니가 어떻다고?”
“언니가 나이가 많은 건 사실이잖아요?”
“근데?”
“네?”
한지민은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현성을 바라봤다. 그러자 현성의 말이 바로 이어졌다.
“나이 많은 게 어때서?”
“아니, 저는 어떻다는 게 아니라 그냥 있는 사실을 그대로…….”
“있는 사실을 그대로 얘기했다고? 내가 볼 때는 그게 아닌데. 지금 처제는 언니를 무시하고 있는 걸로 보이는데, 내 말이 틀려?”
“네? 제가 언제요?”
“조금 전에 그랬잖아. 뭐가 아쉬워서 일곱 살이나 많은 언니를 만나느냐고, 안 그랬어?”
“그건…….”
한지민은 할 말이 없었다. 자신도 모르게 은연중에 생각하고 있던 말이 밖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바로 그때였다.
현성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형부, 왜요?”
“다 먹었어.”
“반도 안 드셨는데요?”
“입맛이 떨어져서 안 먹어. 처제, 아니 한지민 씨, 내가 한 마디만 할게요. 앞으로는 우리 지수 씨 이름 함부로 부르지 말아요.”
“형부!”
한지민은 놀라운 표정으로 현성을 바라봤다. 그러자 현성이 바로 다시 말을 이었다.
“앞으로는 형부라고도 부르지 말아요. 나는 뒤에서 언니 호박씨나 까는 여자를 처제로 둘 생각은 조금도 없으니까요. 그리고 사람이 그러는 거 아닙니다. 아무리 우리 지수 씨를 무시해도 유분수가 있지 어떻게 그런 소리를 대놓고 얘기를 해요?”
현성의 말이 다시 이어졌다.
“그리고 지난번에 짐도 없으면서 장난친 것도 그냥 넘어갔더니 이번엔 언니 나이를 가지고 무시를 해요?”
“형부, 왜 그래요?”
“내가 조금 전에 형부라고 부르지도 말라고 했을 텐데요.”
“저는 그게 아니라 형부가 너무 아까워서…….”
“거 봐요, 한지민 씨는 여전히 우리 지수 씨를 무시하고 있는 게 틀림없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나만 알아 두세요. 저는 우리 지수 씨보다 잘난 게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러니 다시는…… 관둡시다, 어차피 이제는 볼일 없을 테니 말입니다.”
현성은 그 말을 끝으로 한지민의 방을 나왔다. 뒤에서 한지민의 목소리가 계속 들렸지만, 무시한 채 밖으로 나와 차가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잠시 후.
현성은 차에 타자마자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띠리릭!
신호가 한 번 울리자 상대가 바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지수 씨, 접니다.”
현성이 전화를 건 사람은 아내 윤지수였다.
-어쩐 일이세요?
현성은 순간적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이유는 그녀의 목소리에서 이상하게 평상시와는 다르게 냉랭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목소리가 왜 그래요?”
-제가 뭘요?
“무슨 일 있었어요?”
-아무 일도 없었어요. 그나저나 점심은 잘 먹었어요?
“네? 점심이요?”
현성은 ‘점심’이라는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이유는 윤지수가 점심 먹는 걸 어찌 알았느냐 하는 것이다. 자신은 얘기를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어떻게 알았어요? 내가 점심 먹는 걸.”
-지민이가 자랑하던데요? 현성 씨랑 같이 점심 먹을 거라고,
“네? 언제요?”
-언제긴 언제예요? 지민이는 됐다고 하는데도 현상 씨가 죽 가게에 죽 사러 들어갔을 때지요.
“하…….”
현성은 순간적으로 어이가 없어 말도 안 나왔다.
어쩐지 그냥 가겠다는 데도 끝까지 점심을 먹고 가라고 붙잡을 때부터 이상하다 싶었다. 결국 한지민은 처음부터 모든 게 계획적이었다는 얘기가 된다.
“지수 씨, 지금부터 내가 하는 얘기 잘 들어요.”
-아니요, 듣기 싫어요.
“내가 지금부터 한지민 씨가 어떤 행동을 했는지 다 얘기할 테니까 잘 들으라고요. 지수 씨도 당한 거니까요.”
-네? 제가 당해요?
“네, 그러니까 이제부터 잘 들으세요. 그게 그러니까…….”
현성은 지금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상세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현성의 설명이 끝나자 윤지수가 바로 물었다.
-그게 진짜예요?
“제가 오죽하면 짬뽕을 먹다 말고 나왔겠어요?”
-아니 이년이 진짜…….
“다른 건 다 참아도 뒤에서 지수 씨 호박씨 까는 건 제가 용서를 못 하거든요. 앞으로 저는 그 여자 볼일 없을 겁니다.”
-이년이 나한테 어떻게…….
“지수 씨도 잘 생각해서 결정하세요. 뒤에서 호박씨나 까는 그런 여자를 직원으로 쓸 건지 말입니다.”
-음, 알았어요. 그건 저한테 맡겨요. 제가 알아서 할 테니까요. 그리고 미안해요, 저는 그것도 모르고 괜히…….
“됐어요, 충분히 오해할 수 있는 상황이었으니까, 하지만 앞으로는 무슨 소리를 듣더라도 저한테 먼저 확인하는 거 잊지 말아요.”
-네, 약속할게요. 빨리 와요, 보고 싶으니까.
뚝.
전화를 끊은 윤지수의 표정이 순식간에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그러기를 잠시.
윤지수는 바로 어딘가로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띠리릭, 띠리릭.
-여보세요.
“지민아, 언니다.”
윤지수가 전화를 건 사람은 바로 한지민이었다.
-어? 언니?
“왜 이렇게 놀라?”
-아니, 그냥…….
“긴 얘기 안 할게. 어차피 네가 한 짓은 네가 더 잘 알 테니까.”
-언니, 왜 그래? 무섭게.
“잘 들어, 넌 이 시간부로 해고야. 카페에 나올 필요 없어.”
-언니, 언니……!
뚝.
윤지수는 핸드폰 너머에서 애타게 부르는 소리가 들렸지만,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띠리릭, 띠리릭…….
핸드폰이 계속 울렸지만, 윤지수는 더 이상 핸드폰을 받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