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the building owner RAW novel - Chapter (659)
회귀해서 건물주-660화(66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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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해서 건물주
“허……!”
현성은 20여 명의 건장한 남자들이 검은 양복을 입고 주차장에서 두 줄로 서있는 모습을 보자마자 헛웃음부터 나왔다.
그들은 바로 신라저축은행의 오명환과 한상태 그리고 그곳에 소속된 직원(?)들이었다.
게다가 더 황당한 건 맨 앞에 서있는 두 사람이었다.
오명환과 한상태, 두 사람은 꽃다발까지 들고 있었다.
“현성 씨, 저 사람들 혹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거예요?”
“아무래도 그런 거 같습니다.”
“이게 무슨 일이래요? 동네 창피하게?”
“일단 들어가 봅시다.”
현성과 윤지수가 탄 지프는 천천히 주차장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였다.
“형님! 형수님! 어서 오십시오!”
검은 양복을 입고 양쪽 줄에 서있던 20여 명의 남자들이 동시에 허리를 90도로 꺾으며 큰 소리로 소리치듯 말했다.
“어머! 이게 무슨…….”
윤지수는 어찌할 줄 모르겠다는 듯 황당한 표정이었다.
반면 현성은 무슨 구경이라도 난 듯 얼굴에 미소까지 보이며 즐기는 눈치였다. 그 모습을 본 윤지수가 바로 입을 열었다.
“현성 씨, 지금 이 상황에 웃음이 나와요?”
“그러지 말고 어차피 동생들이 하는 일이니까 이왕이면 즐겨보세요.”
“네? 그게 말이 돼요?”
“귀엽잖아요.”
현성은 재미있다는 듯 그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끼익!
지프가 주차장에 정차를 하자 양쪽 문이 동시에 열림과 동시에 큰 소리가 들렸다.
“형님! 어서 오십시오!”
“형수님! 어서 오십시오!”
차에서 두 사람이 내리자 오명환과 한상태가 들고 있던 꽃다발을 들고 두 사람 앞으로 다가왔다.
“형님, 환영합니다!”
“오 사장, 아까 전화한 이유가 이거였어?”
“네, 그렇습니다. 강릉까지 내려오시느라 고생하셨는데 제가 이 정도 성의는 보여야 하지 않겠습니까?”
오명환은 무슨 큰일이라도 한 듯 양쪽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다.
이번엔 한상태가 들고 있던 꽃다발을 윤지수 앞으로 내밀었다.
“형수님, 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네? 아, 네…….”
윤지수는 여전히 어쩔 줄 모르고 있었다.
현성은 그런 그녀의 모습을 은근히 즐기기라도 하듯 그의 입술에는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현성은 오명환을 바라보며 바로 말했다.
“오 사장, 애들 데리고 빨리 가게 안으로 들어가. 남들이 보면 무슨 영화 찍는 줄 알겠어. 어서 들어가서 순두부나 한 그릇씩 먹으라고.”
황당한 건 현성도 마차가지였다. 하지만 제 딴에는 환영한다고 준비를 한 건데 거기다 대고 다른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네, 알겠습니다. 먼저 형님과 형수님이 들어가시면 바로 따라 들어가겠습니다.”
“어, 그래.”
현성은 대답을 한 후 어쩔 줄 몰라하는 윤지수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지수 씨, 어서 들어갑시다.”
“하여간 이따 봐요.”
윤지수는 어금니를 꽉 깨물며 말했다. 그녀의 입장에서는 지금 이 상황이 너무도 황당하다는 표정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가게 앞에서 두 사람을 기다리던 어머니 안영순의 목소리가 들렸다.
“지수야!”
“어? 엄마!”
윤지수가 어색한 표정으로 손을 흔들었다. 그러자 안영순이 다가오며 다시 말했다.
“이 사람들은 다 뭐냐?”
“저 그게…….”
윤지수의 입장에서는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그때 옆에 있던 현성이 바로 입을 열었다.
“어머니, 안녕하세요. 또 뵙습니다. 그동안 평안하셨습니까?”
“어? 총각은 지난번에 왔던 그 비디오 총각이 아닌가?”
“네, 맞습니다. 지난번에는 비디오 총각으로 왔었지만, 이번엔 어머니 사윗감으로 인사드리러 왔습니다.”
현성의 말이 끝나자 안영순이 윤지수를 바라봤다. 어떻게 된 건지 설명을 하라는 얘기였다. 윤지수는 아직 현성의 얘기를 어머니한테 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윤지수의 말이 바로 이어졌다.
“엄마, 내가 며칠 전에 인사드리러 온다고 말했던 남자가 바로 이 사람이에요.”
“지난번에는 너무 어려서 아니라고 박박 우기더니 결국은…… 내가 그럴 줄 알았어. 어쩐지 지난번에 수상하다 싶더라니까.”
“엄마, 어서 안으로 들어가요. 그만 사람들이 다 봐요.”
가게 앞에는 어느새 구경꾼들이 잔뜩 모여들었다.
“어, 그래. 들어가자. 어서 들어가요.”
안영순은 윤지수한테 대답을 한 후 바로 현성한테 말했다.
“네, 어머니!”
현성은 대답을 한 후 들어가며 뒤에 있던 오명환을 향해 눈짓을 보냈다. 그러자 오명환이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후.
가게 안으로 들어가자 안영순이 두 사람을 방으로 안내했다. 뒤따라 들어온 오명환과 나머지 사람들은 방 두 개에 나눠 들어갔다.
방으로 들어선 두 사람.
먼저 입을 연 건 현성이었다.
“어머니, 앉으십시오. 정식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네? 어, 그래요.”
안영순은 아직 어색한 듯 현성을 바라봤다. 그러자 옆에 있던 윤지수가 그런 그녀를 보며 바로 말했다.
“엄마, 어서 앉아요. 이 사람이 인사드린다고 하잖아요.”
“어, 그래.”
그제야 자리에 앉는 안영순이었다.
“어머니, 김현성입니다. 정식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현성은 그 말과 동시에 큰절을 넙죽 올렸다.
전생에서도 안영순은 처음부터 반대를 하지 않았었다. 그래서인지 그녀에 대한 호감은 여전히 좋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번에 뵙고 이렇게 다시 또 뵙게 되어 기쁩니다. 건강은 어떠신지요?”
“음, 나는 괜찮아요. 그나저나 지난번에는 도움만 받고 정신이 없어 제대로 고맙다는 인사도 못 했네요.”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그리고 어머니, 말씀 편하게 놓으십시오.”
“그게 아직은…….”
안영순은 아직 불편한 듯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그 모습을 본 윤지수가 충분히 이해한다는 듯 가볍게 미소를 지은 후 옆에 놓인 쇼핑백을 그녀 앞으로 내밀었다.
“엄마, 이거 이 사람이 엄마 준다고 며칠 동안 백화점에 다니면서 준비한 거예요.”
“아니, 무슨 이런 걸…….”
“옷이랑 화장품 그리고 건강식품도 있으니까 나중에 천천히 보세요.”
“이 비싼 걸…….”
바로 그때였다.
식당 종업원이 다가와 안영순한테 물었다.
“사장님, 식사 준비는 어떻게 할까요?”
안영순이 바로 현성을 바라보며 물었다.
“우리 여기는 순두부가 제일인데 그거 괜찮아요?”
“네, 물론입니다.”
강릉에서 초당순두부가 제일인 건 어린아이들도 다 알 정도다.
현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러자 안영순이 종업원을 보며 바로 말했다.
“순두부 정식으로 준비해 주고 옆방에도 같은 걸로.”
“네, 사장님.”
종업원이 물러가자 안영순이 현성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저기…… 실례가 안 된다면 올해 나이가 어떻게……?”
“아, 네. 서른하나입니다.”
유영순은 현성의 말이 끝나자마자 앞에 앉아있는 윤지수를 바라봤다. 그런데 그 표정이 또 재미있었다. 마치 이게 말이 되느냐는 듯 노려보는 것이었다.
아마도 두 사람의 나이 차이 때문인 듯했다.
빙긋!
윤지수가 미소를 지은 후 바로 말을 이었다.
“엄마, 엄마 딸 능력 좋죠? 어디 가서 이런 어린 신랑감을 데려오겠어요?”
“너, 나중에 나하고 얘기 좀 하자.”
“칫, 괜히 좋으면서…….”
윤지수는 안영순을 바라보며 눈을 살짝 흘겼다.
바로 그때였다.
안영순이 성큼 앞으로 다가와 현성의 손을 잡으며 바로 말을 이었다.
“고마워요!”
현성은 이미 알고 있었다. 전생에서도 안영순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자신한테 처음으로 한 말이었다.
그때만 해도 현성은 그저 작은 비디오 가게를 운영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도 그녀는 다른 것은 묻지도 않고 지금처럼 고맙다는 말을 했었다.
“아닙니다, 어머니. 오히려 제가 더 고맙습니다. 이렇게 예쁘게 따님을 키워주셔서 말입니다.”
“이름이 김현성이라고 했던가요?”
“네, 그렇습니다.”
“그럼 앞으로 김 서방이라고 부르면 되겠네요?”
“고맙습니다, 어머니!”
현성은 안영순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그 모습을 지켜보던 윤지수가 미소를 지으며 바로 입을 열었다.
“엄마, 통과예요?”
“그럼, 이렇게 잘생긴 총각을 어디서…….”
바로 그때였다.
방으로 음식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잠시 후.
“김 서방, 어서 들게.”
“네, 고맙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그런데 어머니는 같이 안 드십니까?”
“난 아까 먹었네. 그럼 식사들 하게.”
안영순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현성을 위한 그녀의 배려였다.
방 안에 두 사람만 남자 윤지수가 현성을 보며 물었다.
“기분이 어때요?”
“너무 좋습니다. 어머니가 바로 김 서방이라고 불러주시니 말입니다.”
“우리 엄마가 사람 보는 눈이 있는 거지요. 대한민국 어디에 가서 이렇게 훌륭한 신랑감을 데려오겠어요? 쿡쿡…….”
윤지수는 자신이 얘기를 하고도 부끄러운 듯 가볍게 웃음을 보였다.
그것도 잠시.
윤지수가 진지한 표정으로 다시 말했다.
“고마워요, 현성 씨.”
“별소릴 다…… 순두부 식어요, 어서 먹읍시다.”
“네, 그래요.”
두 사람은 잠시 눈을 마주한 다음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미소를 지은 후 순두부를 먹기 시작했다.
얼마 후.
식사를 마치자 밖에서 현성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형님, 저희들 이만 돌아가겠습니다.”
“어, 그래. 내가 조금 있다가 사무실로 갈 테니까 그때 다시 보자.”
“네, 형님!”
오명환과 그 직원들이 사라지자 윤지수가 바로 물었다.
“사무실에는 왜요?”
“잠깐 할 얘기가 있어서요.”
“근데 아무리 봐도 신기해요.”
“뭐가 그렇게 신기합니까?”
“아까 현성 씨한테 꽃다발 주던 사람 말이에요. 얼핏 봐도 마흔은 넘은 거 같은데 왜 현성 씨한테 꼬박꼬박 형님이라고 부르는지 말이에요. 그런데 더 이상한 건 현성 씨가 너무도 자연스럽게 그 상황을 받아들인다는 거예요.”
윤지수는 아무리 생각을 해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었다.
얼핏 봐도 10년은 차이가 나는 것 같은데 말할 때마다 형님이라고 부르니 말이다.
“또 얘기해요?”
“설마 지난번처럼 팔씨름 얘기하는 거 아니지요?”
“맞는데요. 제가 팔씨름에서 이겼거든요. 아직도 못 믿겠으면 이참에 오 사장 불러서 확인이라도 시켜드릴까요? 지금 전화만 하면 바로 달려올 테니 말입니다.”
현성은 그 말과 함께 핸드폰을 바로 꺼냈다. 그러자 그 모습을 본 윤지수가 잽싸게 현성의 핸드폰을 빼앗으며 말을 이었다.
“아 진짜 이럴 거예요?”
“지수 씨가 못 믿으니 어쩔 수 없잖아요. 잠깐이면 되는데…….”
“칫, 알았어요. 그냥 넘어가요.”
윤지수는 억울하다는 듯 현성을 흘겨봤다. 그러자 그 모습을 본 현성은 어깨를 으쓱하며 미소를 지었다.
그때였다.
방문이 열리면서 안영순이 후식을 들고 들어왔다.
후식은 호박식혜였다.
장모님이 만든 호박식혜, 전생에서도 강릉에 내려오면 가장 좋아했던 바로 그 식혜였다.
“들어봐요.”
“네, 고맙습니다. 이 호박식혜를 이렇게 다시 먹게 되네요, 어머님!”
“응? 다시……?”
현성은 그제야 너무 반가운 마음에 자신이 실수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니, 제가 워낙 호박식혜를 좋아하다 보니…… 하하.”
현성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가볍게 웃은 후 호박식혜를 먹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 모습을 바라보던 윤지수가 고개를 갸웃하며 말을 이었다.
“가끔 보면 이상한 소리를 참 잘해요. 나한테도 몇 번씩이나 그러더니…….”
“그러게 말입니다. 제가 왜 그러는지 모르겠네요. 그나저나 지수 씨도 어서 드셔 보세요. 어머니가 만든 호박식혜가 진짜 끝내줍니다.”
현성은 다시 호박식혜를 먹기 시작했다.
그 후로 안영순과의 대화는 두 시간이 넘도록 이어졌다.
처음이라면 모를까 어차피 전생에서 한 번 겪었던 일이라 현성은 아무렇지도 않게 안영순과 편하게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
그날 저녁.
현성은 순두부 가게를 나와 강릉 시내에 있는 대성빌딩으로 향했다.
대성빌딩에 도착한 현성은 바로 3층으로 올라갔다.
띠링!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현성은 바로 내렸다.
지난번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였다. 그때는 엘리베이터 앞에 검은 양복을 입은 사내들이 6명이나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한 명도 없었다.
저벅저벅.
현성은 맨 안쪽에 있는 사무실로 향했다.
“어?”
사무실 앞에 도착한 현성은 안내 표지판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지난번에는 ‘신라저축은행’이라고 적혀있었는데 오늘은 그 자리에 ‘포장마차주식회사’라는 표지판이 대신 자리를 잡고 있었다.
“자식들!”
현성의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