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the building owner RAW novel - Chapter (660)
회귀해서 건물주-661화(66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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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컹!
현성은 노크도 없이 바로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형님!”
소파에 앉아있던 오명환과 한상태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큰 목소리로 현성을 맞았다. 그러자 현성은 손을 들어 인사를 한 후 소파로 가서 사리를 잡았다.
오명환이 상석에서 일어나 옆으로 앉는 바람에 현성은 어쩔 수 없이 가운데 자리인 상석에 앉을 수밖에 없었다.
“다들 저녁은 먹었지?”
“네, 형님. 일찌감치 저녁 먹고 형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뭘 기다리기까지…….”
“아닙니다, 저희들한테는 생명과 같은 분이십니다. 형님 아니었으면 저희들은 지금까지도 그저 매일 양아치 짓이나 하면서 살고 있었을 겁니다.”
오명환이 진심이라는 듯 눈에 힘을 주며 말했다.
씨익.
현성은 그런 오명환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의 진심에 대한 고마움이었다.
그때 왼쪽에 앉아있던 한상태가 현성을 향해 물었다.
“형님, 커피 한잔 하시겠습니까?”“커피?”
“네, 형님께서 오신다고 우리 명환이 형님이 특별히 커피머신을 구입하셨다는 거 아닙니까?”
“진짜야?”
현성은 오른쪽에 앉아있는 오명환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러자 오명환이 뒷머리를 긁적이며 피식 웃었다.
“어차피 술을 대접할 시간은 안 될 거 같고 그래서…….”
“그렇다고 커피머신을?”
“다른 사람은 몰라도 형님께는 최소한 그 정도 성의는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현성은 말 대신 오명환을 잠깐 바라봤다.
커피!
어찌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하지만 또 반대로 생각하면 그것만큼 고마운 게 없다.
자신보다 10살이나 많은 사람이다.
더군다나 이 바닥에서 20년을 넘게 생활한 그다.
그런 사람이 자신보다 10살이나 어린 사람한테 이렇게까지 성의를 보인다는 게 쉽지 않으리란 걸 모를 리 없는 현성이었다.
마음에서 진심으로 우러나지 않으며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였을까.
오명환을 바라보는 현성의 눈빛이 깊어졌다.
그런 그가 오명환의 이름을 나직하게 불렀다.
“오 사장!”
“네, 형님.”
“고마워!”
“……!”
오명환은 순간적으로 말이 안 나왔다.
단순히 ‘고마워’라는 말 한마디가 심장에 꽂히는 기분이었다.
지난번에 떠나면서 지나가는 말로 자신은 바로 내린 커피를 가장 좋아한다고 했었다.
그때는 당연히 신경도 안 썼었다.
하지만 그 후로 가끔 전화가 왔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지게 됐다.
급기야는 한 달 전에 1억을 주면서 동생들 자립자금으로 쓰라고 했다. 포장마차 운영이라는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하면서 말이다.
포장마차를 시작한 지 이제 겨우 한 달밖에 안 지났지만 대 성공이다.
그리고 막상 장사를 시작해 보니 지금까지 살아왔던 방식과는 180도로 달랐다.
땀의 가치가 무엇인지 알게 된 것이다.
게다가 또 중요한 건 모든 동생들이 변화된 삶에 만족한다는 것이다.
그들의 눈빛이 예전과는 확연하게 달라졌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자신조차도.
며칠 전에 현성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강릉 내려갈 일이 생겼다는 것이다. 목적은 예비 장모님께 인사를 드린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환영식이었다.
조금은 쑥스러운 행동이었지만, 태어나서 처음으로 꽃다발도 준비했다.
그리고 생각한 것이 커피였다.
비록 한 잔의 커피지만 그의 취향에 맞는 커피를 대접하고 싶었다. 그래서 결정한 것이 커피머신이었다.
겨우 커피다.
그런데 그 커피 하나에 ‘고마워’라는 그 말 한마디가 이렇게 찐하게 다가올 줄은 몰랐다.
오명환은 현성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형님, 제가 더 고맙습니다. 겨우 커피 한 잔에 이렇게까지…….”
“‘겨우’라니, 그건 아니지. 비록 커피 한 잔이지만 그게 마음에서 진심으로 우러나지 않으면 아무도 할 수 없는 일이거든. 안 그런가?”
“…….”
오명환은 아니라고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 마음만큼은 진심이었으니 말이다.
그때 한상태가 커피 두 잔을 들고 왔다.
“드셔 보십시오, 제가 형님 오시기 전에 열심히 연습을 하긴 했는데 제맛이 날지 모르겠습니다.”
한상태는 현성을 바라보며 초조한 눈빛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어린아이가 착한 일을 하고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본 현성이 바로 말을 이었다.
“한 잔 더 가져와.”
“네? 아직 드시지도 않았는데 말입니까?”
현성은 대답 대신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한상태는 고개를 갸웃거린 후, 커피머신이 있는 곳으로 가더니 금방 커피 한 잔을 더 가져와서는 현성 앞에 내려놨다.
스윽.
현성은 방금 가져온 커피를 들어 한상태 앞으로 내밀었다.
“이건 한 실장 거야.”
“네? 제 거요?”
“그래, 우리만 마실 수야 있나. 같이 마셔야지.”
한상태는 바로 커피를 받지 못하고 앞에 앉아있는 오명환의 눈치를 살폈다. 그러자 오명환이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제야 한상태는 현성이 내민 커피를 두 손으로 받았다.
“감사합니다, 형님!”
“자, 우리 이 커피로 건배 한번 할까?”
현성이 잔을 들어 올리자 오명환과 한상태, 두 사람은 약속이라도 한 듯 서로의 눈빛을 교환한 다음 동시에 커피잔을 들어 올렸다.
세 사람은 커피잔을 부딪쳤다.
챙!
허공에서 커피잔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현성의 목소리가 사무실 안에 퍼졌다.
“우리의 우정을 위하여!”
“우정 말입니까?”
현성이 선창을 하자 오명환이 고개를 갸웃하며 현성을 바라봤다.
“그래, 자고로 끝이 좋으면 다 좋은 거라고 했다. 우리가 비록 처음에는 불미스러운 일로 만났지만, 오늘 이렇게 즐거운 마음으로 만났잖아.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우정은 중요하다고 본다. 혹시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지?”
현성은 양쪽에 앉아있는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봤다. 그러자 오명환과 한상태가 잽싸게 눈빛을 교환하더니 커피잔을 다시 한번 앞으로 쭉 내밀었다.
“우정 너무 좋습니다.”
“그래, 그럼 다시 하자. 자, 우리의 우정을 위하여!”
현성은 조금 전보다 더 큰 목소리로 외쳤다. 그러자 두 사람도 큰 목소리로 ‘위하여’를 외쳤다.
세 사람은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다.
30분쯤 지났을까.
포장마차에 관한 얘기가 거의 끝났을 때였다.
오명환이 현성을 힐끔 바라보더니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저……형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뭔데?”
현성은 별게 아닐 거라는 생각에 가볍게 물었다. 하지만 오명환의 표정은 현성의 모습과는 다르게 사뭇 진지해 보였다.
그런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이제 이곳을 떠나려고 합니다.”
“떠나? 그게 무슨 소리야?”
현성으로선 이해가 안 가는 말이었다. 이제 포장마차를 시작한 지 한 달밖에 안 지났다. 그런데 그 대표가 떠난다니 이게 말이 되는가 말이다.
현성은 급한 마음에 다시 물었다.
“그게 무슨 소리야? 이제 시작인데 어디를 간다는 거야?”
“너무 오래 있었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 학교를 그만두고 이 조직에…….”
오명환의 설명이 이어졌다.
그의 설명은 길게 이어졌지만, 핵심은 간단했다. 이 조직에서 20년 이상을 있다 보니 이젠 그 자리를 비워줘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그래야 더 발전할 수 있는 조직이 될 거라는 거였다.
의외였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오명환은 그와 반대로 행동을 하고 있었다.
잠시 생각을 하던 현성은 오명환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내가 싫다면?”
“네?”
“난 다른 사람보다도 오 사장이 이 조직을 위해서는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저 말고도 조직을 이끌어갈 사람은…….”
“아니!”
현성은 손을 들어 오명환의 말을 중간에서 끊었다. 그리곤 바로 말을 이었다.
“다른 사람은 필요 없어. 난 오 사장을 보고 투자한 거야. 그러니 오 사장이 끝까지 책임을 져.”
“형님, 그건…….”
“다른 말은 하지 마. 그리고 오 사장이 뭐라고 그랬어? 앞으로 포장마차 성공해서 좋은 일도 많이 한다고 약속했잖아. 그랬던 사람이 이렇게 갑자기 배신을 하면 되나? 어?”
“…….”
오명환은 할 말이 없었다. 그 이유는 현성이 한 말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현성과 통화를 하던 중에 1억 상환 얘기가 나왔었다.
당연히 갚아야 하는 돈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현성이 그 돈을 받지 않겠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받을 생각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 말끝에 약속을 했다.
포장마차로 성공을 해서 현성과 같이 좋은 일에 그 돈을 쓰겠다고 말이다.
지금 현성은 그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당연히 할 말이 없을 수밖에.
현성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건 그렇고, 조금 전에 들어오다 보니까 입구에 표지판이 바뀌었던데, 그 ‘포장마차 주식회사’라는 이름 누가 지은 거야?”
“그 이름은 오명환 형님이 직접 지은 겁니다.”
왼쪽에 있던 한상태가 대답했다. 그러자 현성이 오명환을 바라보며 바로 물었다.
“진짜야?”
“네, 그렇습니다만……, 근대 혹시 그 이름이 마음에 안 드십니까?”
“아니, 그 반대야. 너무 마음에 들어. 포장마차 주식회사, 읽을수록 입에 착착 붙어.”
씨익.
오명환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그렇지 않아도 그 이름을 정하면서 고민이 없었던 건 아니다.
주식회사도 아니면서 그 이름을 쓴다는 게 조금은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른 사람도 아니고 현성이 그 이름을 칭찬하니 오명환은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현성의 말이 다시 이어졌다.
“근데, 그 ‘주식회사’라는 단어를 붙인 이유가 뭐야?”
“있어 보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렇게 지었습니다.”
“흠…….”
현성은 잠시 생각을 하는 듯하더니 바로 입을 열었다.
“그 이름 책임져.”
“책임이요? 무슨 책임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 이름 그대로 만들라는 얘기야. 무슨 소린지 못 알아들어?”
“네? 저는…….”
오명환은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자 현성이 바로 다시 말을 이었다.
“진짜로 주식회사를 만들라는 얘기야. 이름 그대로 포장마차 주식회사!”
“지금 저보고 회사를 만들라는 겁니까?”
“그래, 오 사장이 이름을 그렇게 지었으니 이제부터는 실제로 주식회사를 이름과 똑같이 만들라는 얘기야.”
“아니, 형님 그건…….”
오명환은 황당할 뿐이었다.
그저 ‘주식회사’라는 단어가 멋있어 보여 ‘포장마차’라는 글자 뒤에 붙인 것뿐이다. 그런데 실제로 회사를 만들라니 이게 말이 되는가 말이다.
“왜? 못 하겠어?”
“저는 그쪽으로는 아는 게 아무것도 없어서 말입니다.”
“그건 걱정하지 마. 방법은 내가 얼마든지 가르쳐줄 테니까. 오 사장은 의지만 있으면 돼.”
“의지 말입니까?”
“그래, 하고자 하는 마음 말이야. 지금처럼 그만둔다는 소리나 하지 말고 말이야.”
“흠…….”
오명환은 쉽게 결정을 할 수가 없었다.
꿈에도 생각을 못 했던 일이다.
고등학교조차도 졸업을 못 했다. 그런 자신이 무슨 회사를…….
잠시 고민하던 오명환은 현성의 눈치를 살핀 다음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저기…… 형님, 저는 고등학교도 못 나왔습니다.”
“근데? 그게 뭐 어떻다고?”
“고등학교도 못 나온 제가 무슨…….”
“그거 회사 만드는데 아무 상관없거든. 잠깐! 오 사장, 혹시 고등학교 졸업 못 한 거에 대해 콤플렉스 있어?”
“그게…….”
오명환은 바로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처음엔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나이를 먹을수록 고등학교도 못 나왔다는 것에 대해 신경이 쓰이는 건 사실이었다.
특히 어쩌다 아들이 물을 때는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다. 그때마다 갖은 핑계를 대야 하는 자신이 얼마나 초라한지 모른다.
현성이 다시 오명환을 불렀다.
“오 사장.”
“네? 네, 형님.”
“대답을 못 하는 거 보니까 내 말이 사실인 거지?”
“…… 그게 아들 녀석 때문에…….”
오명환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좋다. 그럼 내가 방법을 제시할 테니까 잘 생각해보고 대답을 해.”
“방법이요?”
“그래, 오 사장을 위한 특별 프로젝트다. 회사를 만드는 것과 고등학교 졸업 자격을 따는 것을 동시에 진행한다.”
“네? 그게 무슨……?”
오명환은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회사 만드는 건 내가 인천 올라가는 대로 자료를 만들어서 보내줄 거고 지금 당장 일어나. 나랑 어디 좀 가자.”
“네? 어디를 말입니까?”
“가보면 안다. 어서 일어나.”
현성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러자 오명환도 고개를 갸웃하며 현성을 따라 일어났다.
“따라와!”
현성은 그 말을 끝으로 앞장섰다.
주차장으로 내려온 현성은 오명환을 차에 태운 후 어딘가로 향했다.
잠시 후.
현성이 도착한 곳은 강릉 시내에 있는 한 건물이었다.
“내려.”
“여기가 어딥니까?”
“내려 보면 안다. 자, 어서!”
현성은 바로 차에서 내렸다. 그러자 오명환도 바로 따라 내렸다.
차에서 내린 오명환은 고개를 들어 간판을 확인했다.
[검정고시 전문학원]현성은 이미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오명환은 어쩔 수 없이 어금니를 꽉 깨문 후 현성의 뒤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