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the building owner RAW novel - Chapter (669)
회귀해서 건물주-670화(67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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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저녁.
부평의 한 식당에는 50명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상가 번영회 사람들이었다.
그중 유독 긴장한 듯한 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긴장감을 떨치려는 듯 연신 양 손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그는 바로 현성이었다.
그때 전임 회장인 이세영이 앞으로 나왔다.
“회원님들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
이세영이 인사말을 시작으로 오늘의 모임 취지와 후임 회장 건에 대해 설명을 이어갔다.
시간이 흐르고 마지막으로 현성의 이름이 호명됐다.
현성은 자리에서 일어나 앞으로 나갔다. 그러자 이세영의 말이 다시 이어졌다.
“여러분, 김현성 사장님이십니다. 비록 나이는 가장 어리지만 앞으로 이 동네의 상가를 대표해서 우리의 권익과 발전 그리고 화합을 위해 노력해 주실 회장님이십니다. 어려운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그 자리를 승낙해주신 김현성 사장님께 뜨거운 박수 부탁드립니다.”
이세영의 말이 끝나자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잠시 후.
앞으로 나선 현성.
현성은 당당한 모습으로 말을 하기 시작했다.
“회원님들께 인사드리겠습니다. 저는…….”
먼저 간단하게 자신부터 소개한 현성은 앞으로 자신이 어떤 방향으로 이 동네를 바꿀지, 그리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꿀지에 대해 설명을 이어갔다.
그의 설명은 길었다.
오늘의 이 시간을 위해 어제부터 오늘까지 연 이틀 동안 준비를 했었다.
30분쯤 지났을까.
현성은 마지막으로 ‘질문이 있으면 질문을 하라’는 말로 그의 말을 마쳤다.
그의 설명이 끝나자 맨 앞쪽에 앉아있던 남자기 손을 번쩍 들었다.
“하나만 질문을 해도 되겠습니까?”
“네, 물론입니다!”
현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질문하는 그 남자를 정면으로 바라봤다.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어떤 질문에도 대답할 수 있는 자신감. 그만큼 준비를 많이 했다는 의미였다.
“회장님의 말씀을 듣고 나니 솔직히 너무 놀랍고 기대가 커서 오늘 밤은 잠을 다 설칠 거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궁금한 게 하나 있습니다. 지금 회장님이 말씀하신 대로 이 동네를 바꾸려면 한두 푼의 돈으로는 어림도 없을 거 같은데,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회장님께서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이 어느 정도나 되는지 알 수 있을까 싶어서 말입니다.”
어쩌면 당연한 질문일 것이다.
기업도 아니고 한 개인이 동네를 통째로 바꾸겠다고 하니 어찌 궁금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그중에서도 돈에 대한 의문은 당연할 것이다. 그의 말처럼 한두 푼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니 말이다.
현성은 자신 있게 대답했다.
“1조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네? 1……조……요?”
그 남자는 제대로 말도 못 했다. 그만큼 1조가 주는 돈의 가치가 어마어마하다는 의미였다.
“네, 그렇습니다. 물론 예비비는 따로 더 있고요.”
“…….”
조금 전에 질문을 했던 남자는 이번엔 할 말을 잊은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뿐이었다.
잠시 시간이 지나고.
이번엔 중간쯤에 있던 다른 남자가 손을 들며 말했다.
“주상복합 건물을 올리신다고 하셨는데 몇 층을 생각하고 계십니까?”
“15층입니다. 참고로 3층까지 상가 건물이고 4층부터는 주거 공간으로 쓸 겁니다.”
“15층이면 주차장도 꽤 넓어야 할 거 같은데 그건 어떻게…….”
“물론 자세한 건 건축 사무실과 논의를 해야겠지만, 제 생각으로는 지하 5층까지 쓰면 어느 정도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참고로 주차장은 주거 인원 대비 120%까지 확보할 생각입니다. 상가에 오시는 분들까지 생각한 공간입니다.”
현성의 대답이 끝나자 이번에도 질문을 했던 남자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저기요.”
이번에도 중간쯤에 앉은 남자가 손을 번쩍 들었다.
“네, 말씀하시죠.”
“층간의 소음 문제로 다툼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는데, 그게 진짜 가능합니까?”
“네, 그 문제는 이미 건축 전문가를 통해 확인했습니다. 답은 공사비에 있었습니다.”
“공사비요?”
“네, 일반적인 공사비보다 두 배를 투입하면 그 소음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 아이들이 집에서도 마음껏 뛰놀 수 있다고 합니다.”
가장 중요한 문제였다. 그래서 일부러 건축 전문가를 통해 미리 확인했었다.
현성의 답변이 이어지자 여기저기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조금 전에 질문을 했던 사람이 다시 물었다.
“공사비가 많이 들어가면 그만큼 분양가가 높아지는 거 아닙니까?”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이 동네의 다른 아파트와 비례해서 분양가는 책정될 겁니다.”
“그럼 그만큼의 손해는 회장님이 감당을 하시겠다는 겁니까?”
“정확히 말하자면 손해는 아닙니다. 간단히 말씀드리면 제가 덜 먹으면 됩니다.”
짝짝짝…….
현성의 말이 끝나자 누군가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그러자 다른 사람들도 일제히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사실은 말도 안 되는 얘기다. 세상에 어느 건축업자가 공사비가 두 배인데 다른 아파트와 같은 값으로 분양을 하겠는가 말이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박수가 나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건 그게 현성이기에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이번엔 뒤쪽에 앉아있던 여자가 손을 들었다.
“혹시 건물이 몇 동이나 올라가나요?”
“일곱 동입니다. 처음엔 열한 개 동을 생각했었는데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나머지 네 개 동 자리에는 녹지를 조성할 겁니다.”
“녹지요? 공원을 말하는 건가요?”
“큰 공원은 안 되고 어쩔 수 없이 미니 공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빌딩과 빌딩 사이에 녹지공간을 만들 겁니다. 녹지 공간은 보통 700평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공간에는 아이들 놀이터도 들어갈 것이고…….”
“잠깐만요!”
질문을 하던 여자가 현성의 말을 중간에서 끊었다. 그리곤 바로 질문을 이었다.
“지금 700평이라고 하셨는데 그렇게 네 개의 미니 공원을 만든다면 거의 3천 평이 되는 거 아닌가요?”
“네, 그렇습니다. 그 정도 될 겁니다.”
“그 공간에 건물 대신에 공원을 만든다는 건가요?”
“네, 그럴 생각입니다. 그 공간에서 우리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게 될 겁니다. 물론 주민 분들의 휴식처가 되기도 할 겁니다.”
“그게 진짜 대한민국에서 가능한 얘긴가요?”
“제거 꼭 그렇게 만들 겁니다!”
현성의 말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의지의 표현이었다.
질문을 하던 여자가 고개를 갸웃거린 후, 다시 물었다.
“그리고 하나 더요. 조금 전에 처음과 생각이 바뀌었다고 하셨는데 혹시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가요?”
“네, 있습니다.”
“그게 뭔지 좀…….”
“제가 내년 1월이면 아이 아빠가 되거든요. 그래서 아빠의 마음으로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행복할까 고민을 한 끝에 결정한 겁니다.”
“그러니까 결국은 아빠의 마음으로 이 동네를 새롭게 만들고 싶다는 거지요?”
“네, 바로 그겁니다. 우리 모두의 아이들이 집에서도, 그리고 밖에서도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게 결국은 우리 모두의 행복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짝짝짝…….
현성의 말이 끝나자마자 이번에도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분명한 건 지금까지 쳤던 박수 소리보다 훨씬 더 크다는 것이었다.
“저기요.”
이번에도 여자가 손을 들었다.
“네, 말씀하세요.”
“저는 어린이집에 관한 질문인데요, 진짜로 건물 한 동마다 어린이집을 만들 건가요?”
“네, 물론입니다. 아이 걱정 없이 생활할 수 있는 주거 공간을 만들 겁니다.”
“그게…….”
여자는 잠깐 망설이든 듯하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저 같은 맞벌이 부부 같은 경우는 너무도 좋은데 문제는 그게 과연 유지가 될 수 있을지 그게 걱정이라……”
당연한 얘기다. 빌딩 하나에 거주하는 세대수를 상대로 어린이집을 유지한다는 건 쉽지 않을 테니 말이다.
현성의 답변이 이어졌다.
“당연히 걱정이 되실 겁니다. 하지만 보조금을 지급한다면 그 문제는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보조금이요? 누가요? 나라에서요?”
“아닙니다. 제가 드릴 겁니다.”
“사장님이 직접이요?”
“네, 그렇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게 주차문제와 아이들의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는 게 가장 큰 목적이거든요. 그래서 생각한 방법입니다.”
“와! 이건 진짜 대박인데요. 우리 동네가 이렇게만 바뀐다면…….”
여자는 말을 하다 말고 양 손을 쫙 펼쳤다. 그러자 모여 있던 사람들이 웅성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그런 그들의 표정엔 기대감이 가득했다.
“더 질문이 없으시면…….”
“하나만 더 물읍시다.”
이번엔 나이가 지긋한 남자였다. 딱 봐도 60이 넘은 듯했다.
“아까 노인정도 운용을 한다고 했는데 그건 어떻게 운영을 할 건지 궁금해서 말이요.”
“각 건물마다 3층에 50평짜리 상가 하나씩을 노인정으로 만들 생각입니다.”
“허허, 50평씩이나…….”
“네, 그 정도면 충분할 겁니다. 그리고 저는 어르신들께서 일할 수 있는 여건도 만들 계획입니다.”
고민했던 문제 중의 하나였다.
전생에서도 많이 봤었다. 세월이 지날수록 나이가 먹었다는 이유로 충분히 일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회에서 잉여의 대상으로 낙인찍히는 모습을 말이다.
“지금 일할 수 있는 여건이라고 했소?”
“네, 그렇습니다. 물론 많은 돈을 벌 수는 없겠지만, 어르신들의 용돈 정도는 충분히 벌 수 있게끔 만들 생각입니다.”
그들이 원하는 건 돈이 아니었다. 일할 수 있는 기회, 바로 그것이었다.
신체적으로는 얼마든지 일을 할 수 있는데도 써주는 곳이 없다 보니 정신적으로 피폐해진다는 것이었다.
현성이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었다.
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하는 것.
“허허, 그렇게만 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지. 하여튼 고맙소.”
“네, 열심히 추진하도록 하겠습니다.”
그 후로 몇 가지 질문이 더 이어졌고 현성은 최선을 다해 설명을 이어갔다.
시간이 지날수록 모인 사람들의 눈빛은 확실히 변하고 있었다.
처음 현성이 말할 때는 반신반의하던 모습들은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기대하는 표정으로 변한다는 것이었다.
잠시 후.
더 이상의 질문이 없자 전인 회장인 이세영이 다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자, 이제 더 이상은 질문이 없는 거 같으니까…….”
바로 그때였다.
40대로 보이는 남자가 손을 번쩍 들었다.
“잠깐만요.”
“네, 이 사장, 뭔가요?”
이세영이 물었다. 그러자 그 남자가 현성을 바라보며 물었다.
“언제부터 시작합니까?”
“원래는 4년 후에 시작하려고 했었는데 내일부터라도 당장 움직일 생각입니다. 세입자 분들과 얘기가 끝나는 대로 바로 공사를 시작할까 합니다. 공사 기간은 아무리 늦어도 2년을 안 넘길 생각입니다.”
“그럼 후년에는 입주가 가능하다는 얘기네요?”
“네, 지금 계획은 그렇습니다.”
“음…….”
잠깐 망설이던 남자는 바로 말을 이었다.
“혹시 입주권은 어떻게 되는지……?”
“여기 계신 분들께 가장 먼저 우선권을 드릴 겁니다. 그다음은 이 동네에 사시는 분들이고 마지막으로 외부인에게 기회를 드릴 겁니다.”
“고맙습니다. 사실은 부끄러운 얘기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동네가 너무 낙후되어 이사를 생각하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을 거 같습니다. 어쨌든 이 동네를 위해 발 벗고 나선 김 사장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남자는 갑자기 주위를 둘러본 후 다시 말을 이었다.
“여러분! 우리 여기 새로운 회장님께 뜨거운 박수를 한번 보냅시다. 앞으로 몇 년 후에는 우리 동네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동네가 될 거 같습니다. 자, 여러분! 박수!”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박수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잠시 후.
이세영이 현성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김 사장, 고맙네. 역시 자네가 우리 동네를 살렸네.”
현성은 이세영의 손을 굳게 잡았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다가와 다들 악수를 청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현성의 신고식은 끝이 났다.
곧이어 음식이 준비되었고 모인 모든 사람들은 하나 같이 즐거운 모습으로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음주, 즐거운 자리에 당연히 빠질 수가 없었다.
문제는 현성이었다.
아무리 술이 센 편이라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한 잔씩 따라주는 술의 양이 장난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시간이 얼마쯤 지났을까.
현성의 몸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신만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때 전임 회장인 이세영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자, 여러분. 우리가 이렇게 즐거운 날 새로운 회장님의 노래를 안 들을 수가 있겠습니까? 안 그렇습니까?”
“옳소!”
“자, 회장님, 일어나시죠.”
이세영이 현성의 손을 잡았다.
현성이 누구인가.
술도 어느 정도 먹었으니 이런 자리를 마다할 그가 아니었다.
현성은 일어나 마이크를 잡았다.
“아아, 안녕하십니까? 노래를 하기 전에 딱 한 말씀만 드리겠습니다. 우리 모두가 한 가족이라는 생각으로 우리 동네를 최고로 만들어 봅시다! 그럴 수 있겠습니까?”
“네에!”
어느 한 사람 빠지는 사람 없이 큰 소리로 대답했다. 그러자 현성의 말이 바로 이어졌다.
“자, 그럼 이제부터 막내의 재롱잔치를 즐기시기 바랍니다.”
반주가 시작되고 현성의 노래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아리아리 쓰리쓰리 아라리오~~~
현성의 애청곡, 강원도 아리랑이었다.
술기운 탓일까.
현성은 어느 순간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게 시작이었다. 방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일어나 춤을 추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