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the building owner RAW novel - Chapter (698)
회귀해서 건물주-699화(699/740)
701
“접니다, 회장님.”
현성이 전화를 건 사람은 다름 아닌 농씸의 전임 회장인 신춘오였다.
한편 밤늦게 전화를 받은 신춘오 회장은 깜짝 놀라 큰 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김 사장! 이 시간에 무슨 일이야? 혹시 무슨 일이 생긴 겐가?
“혹시 이수혁이란 제 친구를 기억하십니까?”
-이수혁?
“네, 고등학교 때 친했던 친구입니다. 예전에 회장님께도 그 친구에 대해서 몇 번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음, 잠깐만…….
잠시 말이 없던 신춘오 회장이 다시 말했다.
-혹시 예전에 소설을 쓰는 작가가 꿈이라고 했던 그 친구 말인가?
“기억하시는군요? 네, 맞습니다. 수혁이의 꿈이 작가였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는 갑자기 왜?
“수혁이가 많이 아픕니다.”
-아파? 어디가?
“그게 그러니까…….”
현성은 이수혁의 현재 상태를 빠짐없이 얘기하기 시작했다. 현성의 설명이 끝나자 신춘오 회장의 목소리가 바로 들렸다.
-쯧쯧…… 이 일을 어쩌누?
“그래서 회장님께 급히 전화를 드렸습니다. 회장님의 도움이 필요해서 말입니다.”
-그래, 내가 뭘 어떻게 도와줄까?
“뇌종양 분야에서 최고의 의사를 찾아주십시오. 아무래도 농씸에서는 자체적으로 알고 있을 거 같아서 말입니다.”
이수혁을 치료해야겠다고 생각을 한 순간 가장 먼저 생각난 사람이 바로 신춘오 회장이었다.
아무래도 그들로서는 회사 자체적으로 분야별 최고의 의사들에 관한 정보는 알고 있을 거라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무슨 말인지 알겠네. 잠깐만 기다리게. 내가 본사에 연락을 한 다음에 바로 전화를 주겠네.
“네, 무슨 수를 쓰던 수혁이를 꼭 살려야 합니다. 그러니 꼭 부탁드립니다.”
-알았으니까 일단 끊게. 아마도 회장 비서실에서는 알고 있을 거네. 내가 바로 알아보겠네.
“네, 최대한 빨리 부탁드리겠습니다.”
뚝.
전화가 끊기자 이수혁의 어머니인 유수민이 다가왔다.
“오늘 밤에 수혁이를 서울로 옮긴다고?”
“네, 그렇습니다. 이대로 이곳에서 아무것도 못 하고 시간을 허비할 수는 없습니다. 어떡하든 수혁이를 치료할 겁니다.”
“고맙네, 정말 고맙네. 그렇지 않아도 서울에 있는 병원에서 다시 검사를 받고 싶었는데 말이야. 그런데 말이야, 혹시 아는지 모르겠지만……아니, 아닐세.”
유수민은 무슨 말인지 말을 하다가 말았다.
현성은 그런 그녀를 잠시 바라보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혹시 수혁이한테 얘기를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이 시간 이후부터 들어가는 모든 치료비용은 제가 감당하겠습니다.”
현실적으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라 현성은 일부러 말을 했다. 세상이라는 게 마음만 가지고는 안 된다는 것을 전생에서 살면서 이미 알고 있는 현성이었다.
유수민이 현성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뭐라 할 말이 없네. 고맙네.”
“아닙니다, 어머니. 당연히 제가 해야 할 일입니다.”
유수민이 고개를 저으며 다시 말을 이었다.
“아니야, 그건 아니야.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인데 현성이가 대신하는 거야. 미안하지만 우리 수혁이 꼭 좀 살려주게.”
“네, 어머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때였다.
띠리릭!
현성의 핸드폰이 울렸다.
“어머니, 저 전화 좀 받겠습니다.”
유수민이 알았다는 듯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현성은 바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김현성 씨 되십니까?
“어? 혹시 윤 실장님?”
전화를 건 사람은 뜻밖의 인물이었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현 농씸 회장의 비서실장인 윤승현이었다.
4년 전 신춘오 회장이 시골로 내려올 때 몇 번 통화를 했던 터라 그의 목소리를 기억할 수 있었다.
-제 목소리를 기억하시는군요?
“네, 당연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럼 별도의 인사 없이 일부터 바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수혁 환자 이송은 비서실에서 나서서 하겠습니다. 개인이 하는 것보다는 회사 차원에서 나서서 하는 게 일 처리가 빨라서 말입니다.
하긴 그럴 것이다. 개인보다는 대기업 비서실에서 나서면 일을 처리하는 데 있어서 빠를 테니 말이다.
그리고 어차피 목적은 최대한 빠른 시간에 이수혁을 큰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이니 문제 될 게 없었다.
“상관없습니다. 수혁이만 빨리 이송하면 되니까요. 근데 어디 병원으로 가는 겁니까?”
-강남에 있는 세브란스 병원으로 갑니다.
“세브란스 병원이요?”
-네, 그렇습니다. 지금 국내에서 뇌종양 분야의 최고 권위자인 최민영 박사님께서 그곳에 계시거든요. 이미 최 박사님께는 연락을 취한 상태입니다. 내일 아침 바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습니다.
“역시 일 처리가 빠르시군요. 이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저는 그저 회장님의 지시에 따를 뿐입니다.
“아무리 지시를 받아 일을 한다고 해도 결국 일을 하시는 분은 실장님 아니십니까. 그 공을 어찌 모르겠습니까.”
당연한 얘기다. 아무리 지시를 받고 일을 한다고 하지만, 결국 움직이는 사람은 윤승현 실장이다.
그는 이미 세브란스 병원의 최민영 박사와 통화까지 끝냈다고 했다. 그 얘기는 그만큼 그가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얘기다.
현성은 지금 그런 그의 적극적인 행동에 감사를 전하고 싶은 것이다.
-감사합니다, 김현성 씨.
“실장님, 제 친구 수혁이 잘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전화가 끊기는 대로 이수혁 환자부터 바로 이송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진행 과정은 이 번호로 중간에 한 번 더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새벽에 세브란스 병원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뚝.
윤승현의 힘찬 대답과 함께 전화가 끊겼다.
“누구……?”
언제 다가왔는지 이수혁이 물었다.
“농씸 본사의 윤현승 비서실장님.”
“비서실장님? 그 사람이 이 시간에 왜?”
“지금부터 내 얘기 잘 들어. 이제 잠시 후면…….”
현성은 조금 전 윤승현과 통화했던 내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현성의 설명이 끝나자 이수혁이 바로 물었다.
“농씸에서 나서서 나를 이송한다고?”
“응, 그래. 아무래도 그게 일처리 하는 데는 빠르니까.”
“걔들이 왜?”
“그런 게 있다. 너는 그냥 구급차에 올라타기만 하면 돼. 그러면 내일 새벽이면 세브란스 병원에 도착할 거야. 물론, 내일 아침에 진료도 바로 받을 수 있을 거고.”
이수혁이 고개를 갸웃하며 현성을 바라봤다. 그리곤 바로 물었다.
“네 작품이야?”
“내가 아시는 분이 도와주는 거야.”
“그러니까 결국은 네가 움직인 거잖아?”
“그래, 그 박사님이 뇌종양에 관해서는 한국에서 최고의 권위자래. 그러니까 틀림없이 너의 종양도 없앨 수 있을 거야. 그러니까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이겨내야 해. 알았지?”
이수혁은 대답을 바로 하지 못하고 현성을 잠시 바라보더니 그의 손을 잡았다.
“현성아, 고맙다. 이 은혜는 내가 평생 잊지 않을게.”
“자식, 우리 사이에 무슨 그런 말을…… 됐고, 나도 구급차 뒤를 따라갈 테니까 새벽에 병원에서 보자.”
“응, 그래.”
바로 그때였다.
“이수혁 환자분, 지금 바로 강남 세브란스 병원으로 이송합니다. 얼른 준비하세요.”
간호사가 뛰어오며 말했다.
조용했던 병원이 갑자기 바빠지기 시작했다.
***
강남 세브란스 병원 응급실.
한 남자가 응급실 앞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그는 시간을 확인했다. 새벽 두 시를 막 지나고 있었다.
“올 때가 됐는데…….”
바로 그때였다.
멀리서 구급차 사이렌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잠시 후.
구급차가 응급실 앞에 도착하고 뒷문이 열리면서 한 사람이 내렸다. 그러자 지금까지 응급실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남자가 다가갔다.
“이수혁 씨 되십니까?”
“네, 그렇습니다. 혹시 농씸의 윤 실장님?”
“네, 맞습니다.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이제부터는 제가 모시겠습니다.”
“잠깐만요.”
이수혁은 잠시 구급차 뒤를 바라봤다. 현성을 찾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그는 보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구급차 속도를 따라오지 못한 듯했다.
“누구를 찾으십니까?”
“네, 제 친구 현성이요. 구급차 뒤에서 따라온다고 했거든요.”
“아무리 빨리 쫓아와도 20분 정도는 차이가 날 겁니다. 일단 들어가시면 병실로 찾아오실 겁니다.”
두 사람은 응급실로 들어갔다.
20분 후.
세브란스 병원으로 지프차 한 대가 들어왔다.
“후우!”
심호흡과 함께 차에서 한 사람이 내렸다. 그는 원주에서부터 구급차를 따라온 현성이었다. 중간에서 신호에 막히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구급차보다는 늦을 수밖에 없었다.
현성은 바로 병실로 향했다. 병실은 오는 길에 윤승현 실장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던 터라 굳이 묻지 않아도 바로 찾아갈 수가 있었다.
드르륵!
병실에 도착한 현성은 바로 병실 문을 열었다.
“현성아!”
병실로 들어서자 침대에 앉아있던 이수혁이 반갑게 맞았다. 그런 그의 옆에는 40대로 보이는 한 남자가 서 있었다.
그가 누구인지는 굳이 설명을 안 들어도 바로 알 듯싶었다.
현성은 손을 들어 이수혁한테 인사를 건넨 다음 그의 옆에 있는 남자한테 다가갔다.
“윤승현 실장님이시죠?”
“네, 그렇습니다. 결국은 이렇게 뵙게 되는군요.”
윤승현은 바로 손을 내밀었다.
예전부터 현성에 관해서는 신춘오 회장으로부터 많은 얘기를 들었었다. 그래서인지 처음 보는데도 불구하고 전혀 낯설지가 않았다.
현성 또한 윤승현이 반가웠다. 그렇다 보니 그가 내미는 손이 안 반가울 리가 없었다.
“반갑습니다. 뵙고 싶었는데 결국은 이렇게 만나게 되는군요.”
“그러게 말입니다.”
두 사람은 반갑게 인사를 나눈 후 몇 마디를 더 나누었다. 인사가 끝나자 윤승현이 다시 말을 이었다.
“전화로 이미 말씀드렸지만, 내일 아침에 바로 진료를 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병실은 사장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1인실로 잡았습니다.”
중간에 윤승현으로부터 병실에 관해서 연락을 받았었다. 그때 병실은 1인실로 잡으라고 얘기를 했었다.
“네, 감사합니다. 실장님 덕분에 모든 일이 수월하게 처리가 되었습니다. 이번에 큰 신세를 졌습니다.”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당연히 제가 해야 할 일이니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건 아니죠. 이번엔 회사와 무관한 제가 특별히 부탁을 드려서 일어난 일인 만큼 저로서는 실장님께 큰 신세를 진 겁니다. 그래서 말인데 이거 얼마 안 되지만 나중에 식사라도 한 끼 하십시오.”
현성은 미리 준비했던 봉투를 윤승현 앞으로 내밀었다. 그러자 윤승현은 말도 안 된다는 표정을 지으며 사양했다.
“이건 아닙니다. 아무리 전임 회장님이라고 해도 저에겐 영원한 회장님이십니다. 그러니 이 돈은 받을 수가 없습니다.”
“죄송하지만 돈 아닙니다. 그냥 패밀리 레스토랑 식사권입니다. 나중에 시간 되실 때 가족분들과 식사라도 한 끼 하십시오.”
“아닙니다. 그래도 받을 수 없습니다.”
윤승현은 끝까지 안 받겠다고 했지만, 현성 또한 끝까지 물러서지 않았다. 몇 번의 실랑이 끝에 현성이 그의 주머니에 반강제로 봉투를 넣어주는 것으로 그 문제는 마무리를 지었다.
현성의 입장에서는 이 새벽까지 민폐를 끼친 것에 대해 그냥 넘길 수가 없었던 것이다.
윤승현이 이수혁을 향해 말했다.
“그럼 치료 잘 받으세요. 혹시라도 무슨 문제가 있으면 바로 연락을 주십시오.”
“네, 감사합니다. 늦은 시간까지 수고하셨습니다.”
윤승현이 이번엔 현성을 향해 말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시 뵙겠습니다.”
“네, 그래요. 다음엔 병원에서 말고 밖에서 소주라도 한잔 합시다. 수고하셨습니다.”
윤승현이 병실을 나가자마자 이수혁이 바로 말했다.
“야, 무슨 1인실을 잡아? 난 6인실도 아무 상관없는데.”
“내가 상관이 있어. 내가 잘 곳이 마땅치 않잖아. 그래서 1인실로 잡은 거니까 그냥 가만히 있어.”
피식.
이수혁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가볍게 웃었다.
그라고 왜 모르겠는가. 현성이 1인실을 잡은 이유가 자신 때문이라는 것을 말이다.
“현성아!”
“어, 왜?”
“고맙다. 내 인생에서 너를 만난 건 큰 행운이다. 그리고 이 은혜는 내가 평생 잊지 않을게.”
“당연하지. 그러니까 치료받고 꼭 나아서 나중에 꼭 갚아. 난 이자까지 받을 거니까 단단히 각오하는 게 좋을 거야.”
“그래, 꼭 나아서 이 은혜 꼭 갚을게.”
두 사람은 잠시 서로를 마주 보다가 약속이라도 한 듯 시선을 돌려 창밖을 내다봤다. 창문 밖에는 서울의 야경이 밝게 빛나고 있었다.
병원을 빠져나온 윤승현은 승용차에 올라탔다. 그리곤 조금 전에 현성으로부터 받은 봉투를 확인했다.
“어? 이게 뭐야?”
봉투 안에는 패밀리 레스토랑 식사권이 아니라 백만 원짜리 수표가 두 장 들어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