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the building owner RAW novel - Chapter (704)
회귀해서 건물주-705화(705/740)
707
며칠 후.
사무실에서 퇴근하려고 막 일어날 때였다.
띠리릭!
핸드폰이 울렸다.
현성은 바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형님, 접니다.
전화를 건 사람은 강릉에서 포장마차 사업을 하고 있는 오명환이었다.
그는 포장마차 사업을 하기 전에는 사채업을 했었다.
현성은 반가운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어! 그래! 오 대표! 잘 있었지?”
-네, 형님. 형님도 여전하시죠?
“나야 늘 그렇지 뭐. 근데 혹시 무슨 일이 있는 거야?”
-사실은 전화를 안 드릴까 하다가 고민 끝에 전화를 드렸습니다.
현성은 고개를 갸웃하며 바로 물었다.
“무슨 일인데?”
-다름이 아니라 지난번에 형님께서 말씀하신 실내 포장마차 때문에 전화를 드렸습니다.
몇 개월 전에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있었다. 어차피 이왕 포장마차 사업을 할 거면 이젠 합법적인 실내 포장마차를 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말이다.
오명환은 지금 그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실내 포장마차?”
-네, 그렇습니다. 사실은 모레 1호점이 문을 엽니다. 그래서 고민을 하다가 이렇게 전화를 드렸습니다. 아무래도 형님께는 미리 말씀을 드려야 할 거 같아서 말입니다.
현성은 살짝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냥 전화를 하면 될 일이었다. 그런데 조금 전 오명환은 전화를 하는 것에 대해 고민을 했다고 했다.
현성은 그 이유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냥 전화를 하면 되지 왜 고민을 해?”
-저희 입장에서는 물론 의미가 있는 얘기지만, 형님 입장에서는 그게 하찮을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솔직히 형님의 사업에 비하면…….
“오 대표!”
현성은 오명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를 불렀다. 그러자 그가 바로 경직된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형님! 말씀하십시오!
“섭섭해.”
-네? 그게 무슨…….
“내가 오 대표를 하찮다고 생각을 하는 거 같은가?”
-그건 아니지만, 실내 포장마차를 오픈한다는 게 어쩌면 형님께는 하찮게 생각될 수도 있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솔직히 형님의 사업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현성은 한숨을 내쉰 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기를 잠시.
현성은 다시 천천히 입을 열었다.
“왜 그렇게 생각을 한 거야?”
-그거야 형님 사업이 워낙 크시니까…….
“그래? 그럼 왜 전화했어? 끝까지 전화를 하지 말지!”
현성의 목소리가 갑자기 건조해졌다. 그러자 오명환의 떨리는 목소리가 바로 들렸다.
-형님……! 제가 혹시 잘못 생각한 겁니까?
“하나만 먼저 물어보자.”
-네, 형님.
“그럼 이제라도 왜 전화를 한 거야?”
실내 포장마차를 하려면 최소한 한 달 전에는 계약을 했을 것이다. 아무리 실내 포장마차라고 하지만 기본적인 인테리어와 준비할 시간이 필요할 테니 말이다.
그런데 그는 지금까지 가만히 있다가 오픈을 이틀 남겨두고 전화를 했다.
그의 말에 의하면 지금까지 연락을 해야 되나 하고 고민을 했다는 얘기고.
현성으로선 늦게라도 전화를 한 이유가 궁금했다.
-그건 아무래도 형님께서 기뻐하실 거 같아서 그랬습니다.
“뭐야, 말이 앞뒤가 안 맞잖아?”
-네?
“조금 전에는 내가 하찮게 생각할까 봐 연락을 망설였다고 했잖아. 근데 이제는 또 내가 기뻐할 거 같아서 연락을 했다고? 왜 말이 앞뒤가 안 맞는 거야? 어?”
-그게…….
오명환은 바로 대답을 못 하고 있었다. 그러자 현성이 다시 말했다.
“오 대표는 내가 하찮은가?”
-형님, 무슨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제가 어떻게 감히 형님을 그렇게 생각하겠습니까? 저는 단지…….
오명환은 또 다음 말을 잇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자 현성이 바로 물었다.
“단지, 뭐?”
-혹시라도 형님께 누가 될까 봐…….
“이 친구야, 무슨 누가 된다는 거야? 내가 무슨 대단한 사람이라고? 나도 오 대표랑 다를 게 하나도 없는 사람이라는 거 몰라?”
-저는 그렇게 생각을 안 합니다. 형님께서는 우리 50명한테 새로운 길을 열어주신 분 아닙니까? 게다가 형님은 사업도 크게 하시고 말입니다. 더군다나 요즘은 인천에 주상복합 건물도 올리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저로서는 당연히 형님을 높게 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현성은 잠시 생각을 하다 다시 입을 열었다.
“오 대표.”
-네, 형님.
“그러지 마, 앞으로는. 내가 처음부터 오 대표를 멀리하지 않았던 이유가 뭔지 알아?”
-그건 잘…….
“오 대표의 따뜻한 마음 때문이었어. 그때 만약 오 대표가 먼저 연락을 해서 50명의 형제들을 살려달라고 하지 않았다면 나 또한 오 대표와는 더 이상의 인연은 없었을 거야.”
1년 전 그들과 일전을 치르고 한 달이 지난 후였다.
오명환으로부터 먼저 연락이 왔었다. 그때 한 말이 바로 형제들과 같은 50명을 살려달라는 것이었다.
그 조직을 그대로 유지를 한다고 하더라고 그로서는 충분히 잘 먹고 잘 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는 나머지 식구들을 위해 용기를 냈던 것이다.
현성은 그런 그의 따뜻한 마음에 동화가 되어 1억을 주었던 것이고.
그들은 그 돈을 발판으로 포장마차 사업을 시작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제 비록 1호점이지만 실내 포장마차를 오픈하겠다는 것이고.
현성은 다시 오명환을 불렀다.
“오 대표.”
-네, 형님.
“그때 나는 오 대표의 따뜻한 가슴에 내 마음이 움직인 거야. 혹시 알고 있었나?”
-솔직히 그렇게 깊게까지는 생각을 못 했었습니다. 형님도 아시다시피 제가 그렇게 생각이 많은 놈이 아니지 않습니까?
현성은 여전히 앞뒤가 맞지 않는 그의 대답에 어이가 없을 뿐이었다.
처음엔 분명히 누가 될까 봐 연락은 안 했었다고 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또 자신은 생각이 많은 놈이 아니라고 말을 하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모순도 이런 모순이 없었다.
현성은 바로 물었다.
“뭐야? 그럼 이번엔 왜 그렇게 생각을 많이 한 거야? 그냥 생각하지 말고 바로 전화했으면 이렇게까지 길게 얘기하지 않아도 됐을 거 아냐? 안 그래?”
-그게 또 듣고 보니 그런 것도 같습니다. 헤헤…….
현성은 오명환의 웃음소리에 자신도 모르게 피식 웃고 말았다.
어쩌면 이게 그만의 장점일지도 모른다. 복잡하게 생각을 하기보다는 그냥 그때그때의 감정에 충실하는 것.
현성은 다시 말을 이었다.
“앞으로는 그러지 마. 그냥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연락해. 괜히 혼자 생각하면서 고민하지 말고. 응?”
-네, 알겠습니다. 앞으로는 무슨 일이든 고민하지 않고 바로 연락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그렇게 하자고. 어차피 오 대표나 나나 같은 과잖아.”
-네? 같은 과요?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오 대표가 따뜻한 가슴을 가졌듯이 나도 그렇다는 거야.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인연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거고 말이야.”
처음부터 오명환이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연락을 하면서 지내지도 않았을 것이다. 현성은 지금 그 얘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이렇게까지 얘기를 했는데 알아듣지 못할 오명환이 아니었다.
-네, 알겠습니다. 앞으로는 잔머리 굴리지 않겠습니다.
“사람 참…… 그건 그렇고, 1호점이니 오 대표 이름으로 가게를 오픈하는 거지?”
-아닙니다. 혹시 형님께서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지만, 박상철이 이름으로 가게를 계약했습니다.
현성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이유는 실내 포장마차로서는 첫 가게인 만큼 당연히 대표인 오명환의 이름으로 계약을 했을 줄 알았다. 그런데 그는 지금 자신의 이름이 아닌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가게를 계약했다고 하지 않는가 말이다.
현성의 예상이 완전히 빗나가는 순간이었다.
“박상철? 그 친구 혹시 막내 아니야? 내 기억으로는 격투기 선수였다고 했던 거 같은데?”
-어? 기억하시는군요? 네, 맞습니다. 상철이가 우리 중에서는 최고 막내입니다.
의외였다.
당연히 대표인 오명환부터 순차적으로 가게를 얻을 줄 알았는데 그와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오고 말았다.
막내부터 챙긴다?
얼핏 생각해도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이었다.
현성은 바로 물었다.
“누구의 머리에서 나온 결정이야?”
-제가 그랬습니다.
“오 대표가 그런 결정을 했다고? 혹시 다른 사람들도 동의를 한 거야?”
-처음엔 모두 반대를 했었습니다. 첫 번째 가게인 만큼 제 이름으로 오픈을 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현성은 그 이유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다 무시하고 막내부터 가게를 오픈하게 했는지 말이다.
오명환은 잠시 생각을 하는 듯 말이 없었다.
그의 목소리가 다시 들린 건 십여 초의 시간이 지난 후였다.
-그러고 싶었습니다.
“그러니까 왜 그러고 싶었느냐고?”
-처음엔 저도 욕심이 났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그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왜?”
오명환은 이번에도 대답하는데 약간의 시간이 걸렸다. 아무래도 대답을 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을 하는 듯했다.
-……형님 때문입니다.
“나?”
현성의 목소리가 자신도 모르게 커지고 말았다. 그만큼 현성으로서도 오명환의 입에서 자신을 언급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현성은 바로 물었다.
“그게 무슨 소리야? 내가 왜?”
-형님은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형님을 뵐 때마다 형님은 저부터 챙겼습니다. 밥을 먹을 때도 그랬고, 술을 마실 때도 마찬가지고 말입니다.
많이 본 건 아니지만, 기회가 될 때마다 옆에 있던 오명환을 챙긴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런 이유로 이런 결정을 하리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
“그게 이유라고?”
-네, 그렇습니다. 저는 형님을 보면서 제 자신을 돌아봤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을 해도 저는 지금까지 형님처럼 행동을 한 적이 없다는 걸 알았습니다. 늘 동생들로부터 받기만 했던 거죠. 그동안 너무도 이기적이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오명환의 말이 바로 이어졌다.
-그래서 이번만큼은 다른 결정을 내렸던 겁니다. 지금까지와는 반대로 막내부터 챙기기로 한 겁니다. 그랬더니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아십니까?
“음…… 글쎄.”
-조직의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분위기가?”
-네, 그렇습니다. 지금까지는 조직이 서열순에 의해 운영되는 좀 강압적인 분위기였는데 그 결정을 하고 난 후부터는 어느 순간부터 강압적이 아닌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겁니다. 특히 서열이 낮았던 동생들의 분위기가 확 바뀌는 겁니다.
오명환의 얘기를 듣던 현성의 입가에 어느 순간 미소가 번지기 시작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뭐가 또 있어?”
-네, 밑에 동생들이 알아서 잘하니까 그 분위기가 위로 점점 번지는 겁니다. 누가 보면 친형제들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분위기가 좋아졌습니다.
“결국은 그 결정 하나로 조직이 완전히 바뀐 거네?”
-네, 맞습니다. 저도 이렇게까지 효과가 클 줄은 몰랐습니다. 어쨌거나 제가 결정을 하고도 그 효과에 정말 놀랐습니다. 이게 다 형님 덕분입니다.
“됐네, 이 사람아. 그건 아니야. 이건 누가 뭐라 해도 오 대표 작품이야. 어쨌든 축하해.”
현성은 진심으로 축하를 해주고 싶었다.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데 오명환은 그 일을 해낸 것이고.
“그럼, 이제 마지막인 50호점은 당연히 오 대표가 주인공이 되겠네?”
-네, 그럴 겁니다. 다른 동생들 먼저 다 오픈을 시켜준 다음에 제 가게는 맨 마지막에 오픈할 겁니다. 그게 지금으로선 저의 목표입니다.
“멋지다.”
-부끄럽습니다, 형님.
“오픈이 모레라고 그랬지?”
-네, 그렇습니다. 하지만 신경 쓰지 마십시오. 그냥 알고만 계시라고 연락을 드린 겁니다.
현성은 피식 웃은 후 말을 이었다.
“그래, 알았다. 어쨌든 축하하고 꼭 대박나라. 그리고 전화 끊자마자 문자로 모레 오픈할 포장마차 주소 보내라.”
-주소는 왜…….
“그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일단 주소나 보내.”
-네, 알겠습니다, 형님. 그럼 다음에 또 연락드리겠습니다.
뚝.
전화를 끊은 현성은 다시 한번 미소를 지었다.
잠시 후, 문자가 도착했고 현성은 꽃 배달 서비스에 바로 전화를 걸어 화환 열 개를 주문했다.
***
집으로 퇴근한 현성.
“무슨 좋은 일 있었어요?”
현성이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아내인 윤지수가 바로 물었다.
“왜요? 얼굴에 티 나요?”
“거울 한 번 봐요. 지금 현성 씨 표정이 어떤지.”
현성은 거울 앞에서 자신의 얼굴을 바라봤다. 자신의 모습을 확인한 현성은 씩 웃었다. 아닌 게 아니라 윤지수의 말처럼 거울 속의 자신의 얼굴은 활짝 웃고 있었다.
“무슨 일이에요?”
“이쪽으로 앉아 봐요.”
현성은 아내의 손을 잡고 소파로 향했다. 그리곤 조금 전에 오명환과 통화했던 내용을 설명했다.
현성의 설명이 끝나자 윤지수가 바로 입을 열었다.
“그런 일이 있었군요.”
“그래서 말인데요, 내일 강릉에 내려갑시다.”
“내일이요?”
“네, 오픈은 모레지만 미리 내려가서 장모님도 뵙고 그다음 날 개업식에도 참석한 후 올라오게요. 지수 씨 생각은 어때요?”
처음엔 강릉까지 내려갈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1호점을 오픈한다는 말이 마음에 걸렸다. 다른 것도 아니고 처음 시작이니 말이다.
그리고 분위기가 바뀐 조직의 모습도 보고 싶기도 하고.
윤지수는 잠시 생각을 하는 듯하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바로 말했다.
“네, 좋아요. 모처럼 바람도 쐬고 엄마도 보고 좋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