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the building owner RAW novel - Chapter (708)
회귀해서 건물주-709화(709/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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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오후.
현성은 윤지수를 보며 물었다.
“지수 씨는 개업식에 안 갈 거예요?”
“저는 그냥 여기 식당에 있을게요. 굳이 제가 거기까지 가는 것도 좀 이상하고요.”
“이상할 건 없는데요.”
“아니에요. 저는 그냥 여기서 엄마랑 같이 있을래요. 현성 씨 혼자 다녀오세요.”
“네, 그래요. 그럼 갔다 올게요.”
현성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후 식당을 나와 주차장으로 향했다.
그 시각.
강릉 시내의 한 점포.
한 사내가 유독 긴장한 모습으로 가게 안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는 바로 오늘 실내 포장마차를 개업하는 박상철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가게 앞에 트럭 한 대가 섰다.
“꽃 배달 왔습니다.”
트럭에서 내린 중년의 남자가 가게 안을 향해 소리쳤다. 그러자 홀에 있던 박상철이 가게 밖으로 나갔다.
“꽃 배달이요?”
“네.”
중년의 남자는 대답과 함께 트럭에서 화환을 내리기 시작했다.
잠시 후.
가게 앞에는 열 개의 5단 화환이 일렬로 세워져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건 열 개의 화환이 하나같이 보낸 사람의 이름이 없었다.
보통은 리본 오른쪽에 축하 글귀를 적고 왼쪽에는 보낸 사람의 이름을 적는다.
그런데 배달된 화환에는 양쪽 다 축하 글귀가 적혀 있을 뿐이었다.
박상철은 어쩔 수 없이 화환 진열을 끝낸 중년의 남자한테 물었다.
“이 화환들을 누가 다 보낸 겁니까?”
“한 사람이 보냈는데요.”
“네? 한 사람이요?”
박상철은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열 개의 화환이 진열되기에 당연히 열 사람이 배달을 시킨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 한 사람이 보냈다고 하니 당연히 놀랄 수밖에 없었다.
한 사람? 도대체 그 사람은 누굴까?
박상철은 궁금한 마음에 바로 다시 물었다.
“그 한 사람이 누굽니까?”
“김현성이란 분입니다.”
“네? 누구요?”
박상철은 다시 한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물론, 김현성이란 사람을 모르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가 화환을 보낼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을 못 했었다.
그가 누구인가.
그는 자신과는 비교도 안 되는 사람이다.
홍천에 대한민국에서는 가장 큰 식당을 운영한다고 했다. 게다가 요즘은 인천에 주상복합 건물을 올린다는 얘기까지 들었다.
그것도 한 동도 아니고 일곱 동이나 말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그는 우리 조직을 완전히 바꾼 사람이다. 만약 그가 없었다면 우리 조직은 아직도 사채업이나 하면서 양아치 짓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포장마차 주식회사를 있게 한 장본인이 바로 그다.
하늘과 같은 존재, 바로 그 사람이 자신한테 화환을 보낸 것이다.
박상철은 순간적으로 눈시울이 뜨거워짐을 느낄 수 있었다.
바로 그때.
저 멀리서 한 무리가 가게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그들이 누구인지는 바로 알 수 있었다.
박상철은 그들 앞으로 뛰어갔다.
“형님들 오셨습니까!”
박상철은 최대한 큰 소리로 외치며 허리를 숙였다.
그들은 바로 ‘포장마차 주식회사’라는 회사의 동료들이었다.
물론, 1년 전만 해도 자신을 포함해 그들은 모두 사채업에 종사하던 이들이었다.
맨 앞에 있던 오명환이 박상철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우리 박 사장 개업 준비는 다 끝냈는가?”
“네, 형님. 모든 준비를 마쳤습니다. 이제 손님만 오면 됩니다.”“음, 그래. 어디 들어가 보자.”
오명환은 발걸음을 옮겼다.
그의 뒤로는 건장한 사내들이 뒤따르고 있었다. 그 숫자는 정확히 48명이었다.
포장마차 주식회사의 직원인 50명 중 오명환과 박상철 본인을 제외한 숫자였다.
결국, 한 명도 빠지지 않고 전 직원인 50명이 다 모인 것이다.
“누가 보낸 거냐?”
가게 앞에 도착한 오명환이 화환을 보며 박상철을 향해 물었다. 아마도 보낸 사람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면 굳이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화환에는 보낸 사람의 이름이 없다 보니 물을 수밖에 없었다.
박상철이 바로 대답했다.
“큰 형님이 보내셨습니다.”
박상철이 말한 큰 형님은 바로 현성을 말하는 것이다. 언젠가부터 현성은 이들의 큰 형님이 된 것이다.
“형님께서?”
박상철의 입장에서는 현성이 큰 형님이겠지만, 오명환의 입장에서는 현성이 형님이었다. 물론, 오명환을 제외한 다른 모든 사람들은 현성을 큰 형님으로 부르는 것이 당연하고.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한 개도 아니고 열 개씩이나 보내주셨습니다.”
“허허, 역시 우리 형님이야.”
오명환은 화환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3단 화환도 아니고 5단 화환 열 개가 가게 앞을 빛내고 있었다.
엊그제 전화를 했을 때 주소를 가르쳐 달라고 하기에 어느 정도는 예상을 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열 개씩이나 축하 화환을 보낼 줄은 몰랐다.
미소를 짓던 오명환은 박상철을 향해 봉투 하나를 내밀었다.
“이거 받아. 우리 막내 상철이 개업 축하한다.”
“형님, 감사합니다.”
그게 시작이었다. 오명환의 뒤에 있던 건장한 사내들이 한 명씩 다가와 박상철을 향해 봉투를 내밀기 시작했다.
잠시 후.
박상철의 손에는 정확히 49개의 봉투가 들려 있었다.
“형님들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박상철은 큰 소리로 인사를 한 후, 허리를 90도로 숙였다.
한 달 전이었다.
포장마차 주식회사의 대표인 오명환이 자신을 사무실로 불렀다. 그리곤 이상한 말을 하는 것이었다.
실내 포장마차 1호점을 오픈하는데 그 명의를 자신의 이름으로 한다는 것이었다.
물론, 명의뿐만이 아니라 실질적인 운영이나 소유권까지 모두 자신의 것이라고 했다.
처음에는 믿을 수 없는 말이었다.
물론, 실내 포장마차를 오픈한다는 건 알고 있었다.
문제는 누가 1호점을 오픈하느냐 하는 것이었다.
당연히 대표인 오명환이 될 줄 알았다. 그건 자신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직원들이 그렇게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오명환은 정반대의 결정을 내렸다.
대표가 아닌 막내부터 오픈을 시키겠다는 것이었다.
감동 그 자체였다.
결국, 그날은 오명환 앞에서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박상철은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봤다. 모든 이들이 개업을 축하하기 위해 한 명도 빠지지 않고 자리를 빛내주고 있었다.
1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날이 올 줄은 꿈에도 몰랐었다.
박상철은 큰 소리로 외쳤다.
“형님들 안으로 드십시오, 점심 준비됐습니다.”
오명환이 먼저 가게 안으로 들어갔고, 그 뒤를 나머지 사람들이 뒤따라 들어갔다.
실내 포장마차이긴 하지만 그 규모가 꽤 크다 보니 그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가게 안에 앉을 수 있었다.
점심 메뉴는 이미 잔치국수로 정해져 있었다.
메뉴를 정한 건 대표인 오명환이었다.
간단히 점심을 먹으면서도 잔치 분위기를 내자는 의미였다.
그만큼 오늘 1호점 오픈이 이들에게는 잔치 같은 분위기였다.
게다가 어차피 여기 모인 사람들 모두가 잠시 후면 자신들이 영업하는 포장마차로 출근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대표인 오명환이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국수 나왔습니다.”
주방장이 큰 소리로 얘기를 하자 몇 사람이 일어나 국수를 나르기 시작했다.
잠시 후.
모든 테이블에는 국수와 김치, 돼지머리 편육, 떡 그리고 소주가 세팅이 완료됐다. 이 메뉴 또한 사전에 오명환의 지시에 의한 것이었다.
“자, 앞에 있는 잔들부터 채워.”
오명환의 말 한마디에 순식간에 잔이 채워졌다.
바로 그때였다.
누군가 외쳤다.
“큰 형님 오신다!”
그 말과 함께 모든 시선이 밖으로 향했다. 맨 안쪽에 앉아있던 오명환의 시선도 자연스럽게 가게 밖으로 향했다.
누군가 가게를 향해 당당하게 걸어오고 있었다.
그가 누구인지는 의심할 여지도 없었다.
그는 바로 현성이었다.
이들이 말하는 바로 그 큰 형님.
바로 그때였다.
가게 안에 앉아있던 모든 이들이 동시에 일어났다. 그리곤 밖으로 뛰어나갔다.
“허!”
가게 앞에 도착한 현성은 황당할 뿐이었다.
가게 앞에는 두 줄로 늘어선 건장한 사내들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형님!”
“큰 형님 오셨습니까!”
맨 앞에 있던 오명환이 현성을 반기자 두 줄로 서 있던 건장한 사내들이 동시에 큰 소리로 현성을 맞이했다.
“오 대표, 내가 언제부터 큰 형님이 된 거야?”
현성은 두 줄 사이로 걸으며 오명환을 향해 물었다. 그러자 오명환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몇 달 됐습니다. 이 녀석들이 언젠가부터 형님을 큰 형님이라고 부르더라고요. 그나저나 어떻게 된 겁니까? 엊그제 통화할 때만 해도 오신다는 얘기 없었지 않습니까?”
오명환은 조금 전 현성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도 그럴 것이 엊그제 통화를 할 때만 하더라도 현성은 강릉에 온다는 말이 없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축하 화환까지 보냈으니 당연히 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을 했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막내가 오픈을 한다는데 와 봐야지.”
“아무튼 잘 오셨습니다. 안으로 드시죠.”
오명환은 현성을 가게 안으로 데리고 가 자신이 앉아있던 테이블에 앉을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했다.
바로 그때, 박상철이 다가왔다.
“큰 형님!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화환 잘 받았습니다.”
“어, 그래. 개업 축하한다. 그리고 이거.”
현성은 봉투 하나를 내밀었다.
“아니, 큰 형님. 무슨 봉투를 또 주십니까? 화환도 10개씩이나 받았는데 말입니다.”
“어서 받아. 그리고 나도 잔치국수 하나 얼른 말아 줘.”
박상철은 순간적으로 어쩔 줄 몰라 옆에 있는 오명환을 바라봤다. 그러자 오명환이 고개를 끄덕이며 바로 말을 이었다.
“형님이 주시는 거다. 어서 받고 국수 한 그릇 말아 와.”
“네, 형님.”
박상철은 그제야 현성이 내민 봉투를 받은 다음 주방으로 향했다.
현성이 오명환을 향해 물었다.
“뭐하던 중이었냐?”
“이제 막 건배를 하려던 중이었습니다. 잘됐습니다. 형님께서 멋지게 건배사 한번 읊어주십시오.”
“그건 아니고, 어서 하던 거 마저 해.”
“그래도 형님께서…….”
“아니, 그건 아니야. 국수 붇는다. 어서 하고 얘들 국수 먹여라.”
“네, 그럼…….”
오명환이 현성을 향해 고개를 숙인 후 자리에서 일어나 소주잔을 높이 들었다.
“자, 다들 잔을 들어라.”
오명환의 한마디에 모든 사람들이 소주잔을 머리 위로 올렸다. 현성 또한 그들과 함께 소주잔을 높이 들었다.
오명환의 말이 다시 이어졌다.
“오늘 막내가 1호점을 오픈하는 것으로 이제부터 시작이다. 앞으로 1년에 세 개씩 오픈하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할 것이다. 그리고 내가 미리 말했지만, 다시 말하자면 나는 너희들의 이름으로 오픈을 하고 난 다음, 마지막으로 오픈을 할 것이다. 그러니 다들 희망을 갖고 열심히 하자.”
오명환은 가게 안을 한 바퀴 둘러본 후 마지막으로 현성과 눈빛을 마주한 다음 다시 말을 이었다.
“자, 형제들이여! 우리들의 미래인 실내 포장마차의 발전을…… 위하여!”
“위하여!”
가게 안에 있던 모든 이들이 동시에 큰 소리로 외쳤다.
오명환이 현성을 향해 나직하게 말했다.
“형님, 멀리까지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 수고가 많다. 자, 마시자.”
두 사람은 잔을 부딪친 다음 소주잔을 비웠다.
오명환이 다시 주위를 둘러본 후 말을 이었다.
“오늘 이 잔치국수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이다. 바로 1호점 오픈이라는 우리들의 잔치를 하는 것이다. 국수는 얼마든지 있다. 그러니 먹고 더 먹어라!”
오명환의 마지막 목소리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그만큼 그의 의지를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잘 먹겠습니다!”
힘찬 목소리와 함께 건장한 사내들이 잔치국수를 먹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개업식에서는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현성은 국수를 먹는 이들을 슬쩍 바라봤다. 확실히 지난번에 봤을 때와는 또 다른 표정들이었다.
눈에는 빛이 나고 있었다.
아마도 몇 년 안에는 내 가게를 가질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일 것이다.
물론, 그 중심에는 오명환이 있을 테고.
현성은 옆에서 국수를 먹고 있는 오명환을 바라봤다. 그러자 국수를 먹던 오명환이 바로 물었다.
“왜 그러십니까? 혹시 제 얼굴에 뭐가 묻었습니까?”
“그래, 뭐가 묻었다. 그것도 많이.”
“네? 뭐가 말입니까?”
오명환은 손으로 얼굴을 닦은 후 확인했다. 하지만 손에는 아무것도 묻어나지 않았다.
“형님, 지금 저를 놀리신 거죠?”
“놀리긴 누가 놀려. 원래 사람의 매력은 안 묻어나는 거야.”
“네? 형님도 참…….”
오명환은 부끄럽다는 듯 피식 웃었다. 그러자 현성은 그런 그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은 후 엄지를 치켜세웠다.
후루룩!
현성은 그제야 잔치국수를 먹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