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the building owner RAW novel - Chapter (723)
회귀해서 건물주-724화(724/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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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오후.
이수혁과 헤어진 후 병원 주차장에 도착한 현성은 바로 차에 올라탔다. 그리곤 바로 출발하려다 무슨 생각인지 핸드폰을 들었다.
“그래, 연락을 드리는 게…….”
고개를 끄덕인 현성은 어딘가로 바로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띠리릭, 띠리릭!
신호가 두 번 울리자 상대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회장님, 접니다.”
현성이 전화를 건 사람은 농씸의 전임 회장인 신춘오였다.
전화를 한 이유는 이수혁의 건강 상태에 대한 보고를 하기 위함이었다.
이수혁을 이곳 세브란스병원으로 데리고 올 수 있었던 것도 따지고 보면 신춘오 회장의 덕분이다.
만약 그가 도움을 주지 않았다면 지금의 최민영 박사를 만나지도 못했을 테고, 그랬다면 오늘과 같은 좋은 결과가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신춘오 회장이 반가운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어, 그래, 김 사장! 별일 없지?
“네, 저는 회장님 덕분에 별일 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회장님은 어떠십니까?”
-나도 김 사장 덕분에 아주 잘 지내고 있네.
두 사람은 그 후로도 일상적인 대화를 좀 더 나누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현성이 먼저 병원 얘기를 했다.
“회장님, 저 지금 세브란스 병원입니다.”
-세브란스? 거기는 왜?
“수혁이 때문에요. 오늘 신약을 투입한 후 첫 검사 결과가 나왔거든요.”
-어! 그래! 어떻게 됐는가?
조금 전 일상적인 대화를 할 때와는 다르게 급박한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만큼 신춘오 회장 또한 이수혁의 상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였다.
“다행히도 신약의 효과를 보고 있는 거 같습니다. 최 박사님 말씀에 의하면 이 정도면 앞으로 희망을 가져도 될 거 같다고 하셨습니다.”
-다행이네. 정말 다행이야. 그렇지 않아도 걱정만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기쁜 소식을 전해줘서 고맙네.
신춘오의 목소리에서 그가 얼마나 반가워하는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역시 전화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달 후에 2차로 신약을 한 번 더 투입한다고 했습니다. 그때쯤이면 보다 정확한 결과를 알 수 있다고 했습니다.”
-아, 그런가. 어쨌든 김 사장이 고생이 많네.
“아닙니다, 저야 친구니까 당연히…….”
-그건 아닐세!
현성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신춘호 회장이 단호한 목소리로 말을 끊었다. 그리곤 바로 다시 말을 이었다.
-어느 친구가 김 사장처럼 나서서 하겠는가? 친구라고 해서 당연히 그래야 할 의무도 없고 말이야.
“저한테는 특별한 녀석이거든요.”
-아무리 특별하다고 해도 그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 듣자 하니 거기 병원비도 김 사장이 다 책임을 지는 거 같던데 말이야. 그래서 김 사장이 대단하다는 걸세. 그게 보통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거든.
신춘오 회장이 잠시 숨을 쉰 다음 바로 다시 말을 이었다.
-솔직히 나도 오래 살았지만, 만약 그런 친구가 주변에 있다고 하더라도 쉽게 나서지는 못했을 걸세. 그게 돈이 있다고 해서 아무나 그렇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서 말이야. 하여간 김 사장을 보면 항상 느끼는 거지만 다른 사람들과는 달라. 그것도 많이.
“…….”
현성은 특별히 할 말이 없었다.
어쩌면 신춘오 회장의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만약에 현성 자신 또한 회귀한 삶이 아니었다면 이렇게까지 하지는 못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전생을 한 번 더 살아봤기에 무엇이 더 소중한지 잘 알기에 할 수 있는 행동이었다.
-그건 그렇고 다음 달 결혼식 준비는 잘 되고 있는가?
“네, 물론입니다.”
-쌍둥이도 잘 크고?
“네, 요즘은 제법 태동도 느낄 수 있습니다. 마냥 신기하기만 합니다.”
-허허, 그럴 걸세. 좋을 때니 마음껏 즐기게.
그 후로도 몇 마디를 더 나누고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은 현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역시나 전화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화를 하기 전에는 솔직히 혹시라도 괜히 전화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조금은 했었다.
그 이유는 신춘오 회장의 입장에서는 이수혁에 관해 별 관심이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통화를 하고 나니 그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
잠시 후.
“자, 그렇다면 이번엔…….”
현성이 이번엔 또 다른 전화번호를 찾아 전화를 하기 시작했다.
띠리릭!
이번엔 벨이 한 번 울리자 상대가 바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실장님, 저 김현성입니다.”
현성이 이번에 전화를 건 사람은 농씸 본사의 윤승현 비서실장이었다. 지난번 이수혁의 환자 이송을 도와줬던 바로 그다.
그때 윤승현이 나서지 않았다면 그렇게 신속하게 환자 이송을 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더군다나 그 새벽시간에 말이다.
지금 현성이 전화를 하는 이유다.
최소한 환자 상태는 알려주는 것이 예의라는 게 현성의 판단이었다.
-아, 김 사장님! 잘 계셨습니까?
“네, 잘 지내고 있습니다. 오늘 전화를 드린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현성은 조금 전 신춘오 회장한테 했듯이 윤승현 실장한테도 똑같이 이수혁의 현 상태를 설명했다.
현성의 설명이 끝나자 윤승현의 목소리가 바로 들렸다.
-정말 다행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어찌 됐는지 궁금했는데 말입니다.
그의 목소리에서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자고로 목소리는 그 사람의 마음을 대신한다.
그의 목소리만으로도 그가 형식적으로 전화를 받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역시 전화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은 전화를 하기 전에 잠깐 고민을 했었다. 그 이유는 괜히 쓸데없는 짓을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쪽에서는 전혀 마음도 없는데 일방적인 행동은 아닐까 하고 말이다.
그런데 다행히도 그건 아니었다.
현성은 진심으로 감사를 전했다.
“감사합니다! 수혁이를 걱정해주셔서!”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다른 사람도 아니고 제 손으로 직접 이송을 했는데 말입니다.
“그렇기는 하지만…….”
물론, 그가 직접 나서서 이수혁을 이송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원해서 한 것도 아니고 상부의 지시에 의한 것이었다.
그러기에 얼마든지 귀찮아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는 최소한 그러지는 않았다는 얘기다.
현성은 다시 한번 그의 됨됨이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럴 땐 그저 다른 말이 필요 없을 것이다.
현성은 바로 말했다.
“실장님,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별말씀을요. 저야 말로 이렇게 소식을 전해줘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지난번에 돈은 잘 받았습니다. 다시 연락을 드릴까 하다가 사장님의 뜻을 알기에 그냥 있었습니다.
지난번에 이수혁을 이송한 후 떠나는 유승현한테 봉투 하나를 줬었다. 처음에는 안 받으려 하기에 그냥 패밀리 레스토랑 식사권이라고 하면서 줬다.
그런데 사실은 그 봉투 안에 백만 원짜리 수표 두 장이 들어있었다.
그렇게라도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었다.
지금 윤승현이 말한 돈이 바로 그때의 그 돈을 얘기하는 것이다.
두 사람은 그 후로 몇 마디를 더 나눈 후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은 현성의 입가에는 어느새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역시나 조금 전 신춘오 회장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전화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후.
현성은 시간을 확인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만나고 가자.”
현성은 또다시 어딘가로 전화를 하기 시작했다.
***
전화를 끊은 윤승현 실장은 자신의 사무실을 나와 회장실로 향했다.
그냥 혼자만 알고 넘어갈 수도 있는 일이지만, 어쨌든 회장의 지시를 받고 움직인 일인 만큼 보고를 하는 게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무슨 일이야?”
윤승현 실장이 회장실에 들어가자마자 의자에 앉아있던 농씸의 회장인 신민기가 물었다.
“김현성 사장으로부터 방금 연락을 받았습니다.”
“인천의 그 김현성 사장?”
“네, 그렇습니다.”
“무슨 일로?”
“혹시 이수혁 씨를 기억하십니까?”
“음…….”
잠깐 생각을 하던 신민기가 기억이 났는지 바로 입을 열었다.
“그 친구라면 지난번 새벽에 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한 환자 아닌가?”
그를 기억하는 이유는 하나다. 바로 아버지 때문이다.
얼마 전 한밤중에 전화를 한통 받았다. 원주에 있는 환자를 서울로 이송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바로 비서실장한테 전화를 했었다.
그리고 일은 일사천리로 이루어졌다.
그다음 날 윤 실장으로부터 자세한 얘기는 보고를 받았고.
“네, 맞습니다. 바로 그 친구입니다.”
“그런데, 그 친구가 왜?”
“신약을 투입한 후 첫 결과가 나왔답니다. 그런데 그 결과가…….”
윤승현은 조금 전에 현성으로부터 들었던 얘기를 그대로 신민기 회장한테 전했다.
그의 설명이 끝나자 신민기 회장이 바로 입을 열었다.
“다행이군. 신약의 효과를 봤다니 말이야.”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 신약이 비싸다고 하지 않았는가?”
“네, 맞습니다. 한 번 투입하는데 2억이라고 합니다. 그것도 한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최소한 다섯 번은…….”
“잠깐만!”
신민기 회장이 갑자기 손을 들어 윤승현의 말을 끊었다. 그리고 바로 다시 물었다.
“최소한 다섯 번이면 그 약값만 해도 10억이 아닌가?”
“네, 그렇습니다.”
“그게 감당이 된다고?”
신민기의 입장에서는 쉽게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었다.
약값만 해도 10억이다. 거기다 병원비까지 합치면 그 금액은 더 늘어난다. 그런데 그걸 일반인이 감당을 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말이다.
“당연히 감당이 안 될 겁니다. 하지만 이수혁 씨 뒤에는 김현성 사장이 있습니다.”
“그 말은……?”
“네, 김 사장이 모든 병원비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혹시나 싶어서 며칠 전에 알아봤더니 김 사장이 처음에 20억을 병원비로 예치했다고 합니다.”
“뭐? 20억을…… 허허.”
신민기는 헛웃음밖에 안 나왔다.
이게 말이 되는가 말이다. 세상에 어느 누가 남의 병원비를 한두 푼도 아니고 20억씩이나 책임을 진단 말인가.
신민기는 다시 물었다.
“그 이수혁이란 친구와 김 사장, 두 사람 관계는 어찌 되는가?”
“고등학교 친구입니다.”
“그게 다야?”
“네, 제가 알기로는 그게 다입니다. 물론, 고등학교 때 친했다고 합니다.”
“아니, 아무리 친했다고 하지만…….”
신민기는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아무리 생각을 해도 이건 말이 안 된다.
세상에 어느 누가 고등학교 때 아무리 친했다고 하지만 그렇게까지 할 수 있단 말인가.
잠시 생각을 하던 신민기는 윤승현을 보며 말했다.
“그 친구에 대해서 자세히 좀 알아봐.”
“김 사장 말입니까?”
“그래, 지금까지는 아버지와 가까이 지내기에 그냥 그런가 보다 했는데 아무래도 좀 더 알아봐야 할 거 같아서 말이야. 하나도 빼지 말고 그 친구에 관해서 모든 걸 알아보도록.”
“네, 알겠습니다.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보고 드리겠습니다.”
윤승현 실장은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 후 회장실을 나갔다.
혼자 남은 신민기 회장.
발걸음을 옮겨 창가로 걸어갔다. 그리곤 창밖을 바라봤다.
“김현성이라…….”
신민기 회장은 창밖을 바라보며 혼자 중얼거렸다.
***
마포의 공덕동에 위치한 한 빌라 앞에 지프가 섰다.
그리곤 잠시 후 한 사내가 내렸다.
그는 바로 30분 전에 세브란스 병원을 출발한 현성이었다.
“여긴가?”
현성은 빌라를 바라봤다.
[부흥빌라]빌라 이름을 확인한 현성은 빌라를 지나쳐 5분 거리에 있는 슈퍼로 향했다.
잠시 후, 슈퍼를 나온 현성의 손에는 두유 한 박스와 컵라면 한 박스가 들려 있었다.
다시 빌라로 돌아온 현성은 바로 1층으로 향했다.
띠디디딕!
현성은 자연스럽게 비밀번호를 눌렀다.
30분 전 세브란스 병원에서 출발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통화를 했던 사람이 바로 안영희였다.
안영희.
그는 바로 공덕시장의 영희네 족발 아들이다.
현성과는 나이가 동갑이라 얼마 전에 친구를 하기로 했었다.
30분 전에 전화를 해서 오늘 가도 되겠느냐고 물었더니 얼마든지 오라는 것이었다.
사실 오늘은 약속이 없었다.
원래 약속은 9월 셋째 주 수요일이었다. 그날 삼겹살을 먹기로 했었다.
하지만 오늘 서울 온 김에 얼굴이라도 잠깐 보기 위해 전화를 했던 것이다.
덜컹!
현성은 현관문을 열고 들어갔다.
“영희야!”
현성은 조심스럽게 안영희의 이름을 불렀다.
“…….”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현성은 다시 이름을 불렀다.
“영희야, 안영희!”
“…….”
이번에도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그때였다.
“으으…….”
어디선가 신음소리가 들렸다.
현성은 직감적으로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았다.
“영희야!”
덜컹!
현성은 신음소리가 나는 방문을 열었다.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