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the building owner RAW novel - Chapter (728)
회귀해서 건물주-729화(729/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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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해서 건물주
“혹시 전임 회장님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래, 여기 아버지 이름이 보여서 말이야.”
신민기는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아버지가 현성과 친하게 지낸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언제 어떻게 어떤 이유로 친하게 되었는지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항상 궁금한 부분이었다. 어떻게 아버지가 그 시골에 있는 현성과 인연이 닿았는지.
“아버지가 어떻게 여기 시골까지 내려가셨던 거야?”
“TV를 보셨답니다.”
“TV?”
“네, 어느 날 TV를 보시다가 김 사장이 나왔는데 그걸 보시고 그 시골까지 가시게 되었답니다.”
신민기는 고개를 갸웃하며 바로 물었다.
“김 사장이 TV에 나왔다고?”
“네, 그렇습니다. 혹시 ‘전국 맛집 기행’이라는 프로그램을 아십니까?”
“글쎄, 내가 TV를 잘 안 봐서…….”
“아, 그러시군요. 그게 뭐냐 하면 저녁에 방송하는 프로그램인데 전국을 다니면서 맛집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그 말은 그 맛집 프로그램에 김 사장이 운영하는 라면 가게가 나왔다는 거지?”
“네, 맞습니다.”
신민기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분명히 맛집 기행 프로그램이라고 했다. 그런 프로그램에서 일반 음식점도 아니고 단지 라면을 파는 가게를 찾아갔다는 자체가 이해가 안 갔기 때문이다.
“윤 실장, 맛집 기행이라는 프로그램이 일반 식당도 아니고 라면 가게를 찾아간다는 게 좀 이상하지 않아?”
“저도 그게 좀 이상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방송국에서 김 사장의 라면 가게를 촬영했다는 겁니다.”
“하긴…….”
신민기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이유야 어찌 됐든 결정은 그쪽 방송국에서 하는 것이니 자신이 논할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회장님이 그 프로그램을 보시고 서울에서 그 시골까지 내려가셨다는 얘기야?”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게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유?”
“네, 김 사장은 그냥 씬라면을 판 게 아니라 씬라면을 이용해 해장라면을 만들어 팔았던 겁니다. 그 당시 그 해장라면을 먹기 위해서는 최소한 30분 정도는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고 합니다. 그 장면이 그대로 TV로 방송이 되었고요.”
“회장님은 그것을 보시고 내려가신 거고?”
“네, 그렇습니다. 아시다시피 전임 회장님께선 미식가이지 않으셨습니까?”
신민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사실이다. 아버지 같은 경우는 맛있는 음식을 위해서는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달려가셨던 분이니 말이다.
“그래, 그건 윤 실장 말이 맞아. 비록 라면이지만 거기에 꽂히면 충분히 내려가시고도 남을 분이지.”
“그게 맛도 맛이지만 씬라면 때문이었다고 하셨습니다.”
“씬라면?”
“네, 해장라면의 재료가 씬라면이다 보니 더욱 관심을 가지셨던 거죠.”
“음, 그럴 수도 있겠네.”
신민기는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맛집 프로그램에 나오는 음식이 다른 것도 아니고 당신이 직접 출시한 라면이 재료가 되었으니 더 관심이 가는 건 어쩌면 당연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 후로 김 사장과 친해진 건가?”
“그건 아닙니다. 회장님께서 김 사장과 친해진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그래? 그게 뭔가?”
신민기의 눈빛이 반짝였다. 당연히 라면을 드시러 가셨다가 친해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다른 이유가 있다고 하니 신민기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다.
“회장님께서는 라면을 드시고 며칠 후에 다시 시골로 내려가셨습니다.”
“다시 또? 왜?”
“그게 이상합니다.”
“이상하다고?”
“이상한 정도가 아니라 황당할 정도입니다.”
신민기의 표정이 이번엔 조금 전과는 또 다른 표정이었다.
“황당하다고?”
“네, 그렇습니다. 회장님께서 다시 김 사장을 찾은 이유가…….”
윤승현은 말을 하다 말고 중간에서 신민기 회장을 바라봤다. 그러자 신민기가 바로 물었다.
“뭐야? 왜, 말을 하다가 말아?”
“그게…….”
윤승현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다시 또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자 이번엔 신민기가 얼굴에 인상까지 쓰며 말했다.
“어허, 이 사람이! 지금 뭐하는 겐가?”
“저, 그게…… 치료 목적이었답니다.”
윤승현이 힘들게 대답을 했다. 그러자 신민기가 바로 반응을 보였다.
“뭐? 치료?”
신민기는 자신의 귀를 의심할 정도였다.
치료라니?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이란 말인가.
신민기는 갑갑한 마음에 그 이유를 알기 위해 직접 보고서를 읽기 시작했다.
물론, 윤승현한테 질문을 해서 들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자신의 눈으로 그게 무슨 소린지 직접 확인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게 무슨 소리야?’
보고서를 읽던 신민기는 믿을 수 없는 사실을 알았다.
아버지가 다시 김 사장을 찾아간 이유가 암 치료를 위해서였다.
전혀 모르고 있었던 사실이다. 아버지가 암에 걸렸었다는 얘기는 지금까지도 전혀 모르고 있었던 일이다.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란 말인가.
신민기는 윤승현을 향해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회장님이 암에 걸리셨었다고? 혹시 이거 확인한 거야?”
“네, 제가 직접 병원에 가서 확인했습니다.”
“간암이 맞아?”
“네, 맞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암이 한 달 만에 치료가 된 겁니다.”
“그 치료를 김 사장이 했다는 거고?”
신민기는 자신의 입으로 말을 하면서도 믿을 수 없었다.
이건 말이 안 된다.
병원도 아니고 한 개인이 암을 치료한다?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이고.
이걸 과연 믿어야 하는가.
잠시 고민을 하던 신민기는 다시 윤승현을 향해 물었다.
“회장님의 병명이 간암이 틀림없이 맞아?”
“네, 제가 직접 의사 선생님을 만나 그때 사진을 보고 확인까지 했습니다. 틀림없는 사실이었습니다.”
“허허, 이거야 원…….”
신민기는 생각할수록 기가 막힐 뿐이었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는가 말이다.
이 일을 어찌 받아들여야 하는가.
“휴우…….”
길게 한숨을 쉰 신민기는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다가갔다. 그리곤 하늘을 바라봤다. 그렇게 한참을 서 있었다.
말도 안 되는 이 얘기를 믿기 위해서는 신민기로서도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창가에서 다시 자리로 돌아온 신민기는 윤승현을 향해 다시 물었다.
“일단은 믿기로 하고, 그래, 그다음은 어찌 되었는가?”
“보고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때 회장님께서 치료를 끝내시고 서울로 오시면서 10억을 김 사장한테 주었습니다.”
“10억?”
“네, 그렇습니다. 치료비라기보다는 생명의 은인에 대한 마음의 표시라고 했답니다.”
신민기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었다. 아니, 어쩌면 생명의 은인에 대한 보답치고는 보잘것없는 돈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치료비가 아니라 마음의 표시라고 했을 것이다.
“혹시 김 사장이 어떤 식으로 치료를 했는지 아는가?”
“그것까지는…… 죄송합니다.”
“아니야, 죄송할 거 까지는 없어. 그냥 궁금해서 물은 거니까. 그런데 아무리 생각을 해도 이해가 안 되는 건 그런 사실을 아버님은 나한테 왜 한마디도 없었는지 그게 좀…….”
말을 하던 신민기는 뭔가 갑자기 생각난 듯 다시 물었다.
“혹시 그 암을 처음에 발견한 사람이 누구야?”
“그것도 김 사장이랍니다.”
“어떻게?”
“그거까지는 저도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그건 회장님과 김 사장 두 사람만이 알고 있는 사실이라 저도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음…….”
신민기는 무슨 생각을 하는 듯 잠시 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그런 그가 다시 입을 연건 시간이 좀 지난 후였다.
“그건 그렇고, 그다음은 어찌 됐는가?”
“김 사장은 그 돈의 반인 5억으로 땅을 샀습니다.”
“땅? 어디에?”
“일산입니다.”
“일산? 지금의 신도시 일산?”
신민기는 ‘일산’이라는 말에 바로 생각난 것이 신도시였다.
“네, 맞습니다. 근데 그 일산에 산 땅이 대박이 터진 겁니다. 5억을 투자해서 3년 후 세금을 떼고도 500억을 벌었으니까요.”
“거기가 신도시로 개발됐기 때문이지?”
“네, 맞습니다. 김 사장이 그 땅을 사고 3년이 지난 후 그곳이 신도시로 지정이 되었거든요.”
“허허, 신의 한 수였네.”
신민기는 입이 떡 벌어졌다.
5억을 투자해 500억을 번다? 이건 신이 아니고서는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정말 신기합니다. 김 사장은 그 땅이 어떻게 신도시가 될지 알고 일산의 땅을 샀는지 말입니다.”
현성의 조사를 하면서 놀란 것 중에 가장 큰 사건이었다. 물론,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많았지만 3년 만에 100배의 수익을 낸다는 건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게, 이건 미리 정보를 알지 못하고는 할 수 없는 일인데 말이야. 그렇다고 김 사장이 그 정보를 미리 알고 있었을 수도 없었을 테고 말이야. 진짜 귀신이 곡할 노릇이군.”
신민기는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이해를 못 하겠다는 것이다. 그건 윤승현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두 사람은 같은 고민을 하며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
현성이 회귀한 사실을 알 리 없는 두 사람으로서는 죽었다 깨도 그 사실을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잠시 후.
신민기는 자리에 앉아 다시 보고서를 읽기 시작했다.
몇 장을 더 읽었을 때였다.
신민기의 눈에 다시 또 이해하기 힘든 내용이 들어왔다.
“이건 또 무슨 소리야? 한국대에 합격을 했는데 거기를 안 가고 강릉에 있는 강상대로 갔다는데, 이게 사실이야?”
“네, 맞습니다. 저도 조사를 하면서 황당했던 부분입니다. 남들은 한국대에 가지 못해서 난리인데 김 사장은 합격을 하고도 안 갔으니 말입니다.”
“혹시 그럴 만한 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거야?”
“그거까지는 저도 알 수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본인한테 확인할 수도 없는 문제이니 말입니다.”
“진짜 하나부터 열까지 알 수 없는 친구네.”
신민기는 보고서를 내려놓고 잠시 생각을 했다.
지금까지 보고를 받은 것 중에 이해가 되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처음 강릉에 놀러 갔다가 바로 돌아온 일, 산삼을 캔 일, 라면 가게를 차린 일, 아버지의 병을 치료한 일, 일산에 땅을 산 일, 그리고 조금 전에 읽은 대학 진학 문제까지.
어쩌면 이렇게 하나도 이해가 되는 게 없는지 신기할 뿐이었다.
“저도 조사를 하면서 많이 놀랐습니다.”
“이건 뭐 놀라는 정도가 아니라 신기하다는 표현이 맞는 거 같은데. 보통 사람들과는 전혀 다르게 살고 있으니 말이야.”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나저나 지금까지는 그렇다 치고, 혹시 대학생활도 이상한 건 아니지?”
씨익.
윤승현은 대답 대신 살짝 미소를 지었다. 자신도 모르게 순간적으로 나온 행동이었다.
그 모습을 본 신민기가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다.
“뭐야? 그 웃음의 의미는?”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그만 웃음이 나왔습니다. 사실은 대학에서도 말도 안 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뭐? 말도 안 되는 일? 그게 뭐야? 어디 이번엔 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들어나 보자.”
신민기의 표정이 이제는 놀람보다는 즐기는 듯한 표정으로 변한 상태였다. 아무래도 그새 어느 정도 적응이 된 듯했다.
“1학년을 마치고 휴학계를 냈습니다.”
“그건 보통 있는 일이잖아? 군대를 가야 하니까 말이야.”
“물론, 보통은 그게 정상인데 김 사장은 달랐습니다. 휴학계를 내고 공인회계사 시험을 봤습니다. 그런데 그게 또…….”
“공인회계사? 설마…… 아니지?”
신민기의 표정이 묘하게 변했다. 믿고 싶지 않은 표정이었다.
하지만 그의 바람과는 다른 대답이 윤승현의 입에서 나오고 말았다.
“합격했습니다. 1, 2차를 동시에 패스한 겁니다.”
“허…….”
신민기는 어이가 없어 헛웃음밖에 안 나왔다.
공인회계사가 무슨 운전면허증도 아니고 이게 말이 되는가 말이다.
보통은 아무리 빨라도 4학년을 마치고 합격하는 게 일반적이다. 아니, 그것도 아주 드문 경우로 한두 명 나올까 말까 하지 않는가. 그런데 현성은 지금 1학년을 마치고 합격을 했다는 얘기고.
신민기는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중얼거리듯 말했다.
“이 친구 괴물이군.”
“네, 저도 그렇게밖에 결론이 안 납니다. 이건 도저히 정상적인 사람이라고 볼 수가 없습니다.”
윤승현 또한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결국, 두 사람이 내린 결론은 현성은 정상인이 아닌 괴물이라는 것이었다.
현성이 회귀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알 리 없는 두 사람으로서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잠시 후.
신민기가 다시 물었다.
“혹시 이 친구 군대에서도 무슨 일이 있었던 건 아니지?”
“다행히도 군대에서는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단…….”
“단? 뭐가 또 있어?”
“이등병 때부터 병장 저리 가라 할 정도로 군 생활을 잘했다는 겁니다. 사격이면 사격, 행군이면 행군, 뭐 하나 흠잡을 데가 없었다고 합니다. 누가 보면 군대 두 번 온 줄 알 정도로 말입니다.”
“허허…….”
신민기는 그저 웃고 말았다. 이제 그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신민기는 다시 보고서를 넘겼다.
몇 장을 넘겼을 때 믿을 수 없는 내용이 또 눈에 띄었다.
“이건 또 뭐야? 학교를 그만둬?”
“네, 제대를 한 후 학교에 복학을 한 것이 아니라 아예 학교를 그만뒀습니다.”
“왜?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런 짓을?”
신민기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복학을 안 하고 학교를 그만둔다는 얘기는 평생 대학 졸업장을 안 따겠다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김 사장의 생각은 달랐던 거 같습니다.”
“달라? 어떻게?”
“졸업장보다는 현실을 직시한 거 같습니다.”
“현실이라…….”
신민기는 잠시 생각을 하다 다시 물었다.
“그래서, 학교를 그만두고 뭘 한 거야?”
“식당을 짓기 시작했답니다. 지하 2층, 지상 5층으로 말입니다. 그때부터 김 사장이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게 된 겁니다. 그리고…….”
윤승현의 설명이 길어졌다.
그 후로 그의 설명은 두 시간이 넘도록 이어졌다. 설명의 끝은 현재 인천에 주상복합 아파트를 건설 중이라는 것으로 마무리를 했다.
그의 설명이 끝나자 신민기는 잠시 생각을 하는 듯하더니 천천히 윤승현을 불렀다.
“윤 실장.”
“네, 회장님.”
“연락해.”
“네? 누구한테 말입니까?”
“김 사장 말이야. 아무래도 내가 직접 만나야겠네. 만나서 직접 확인할 게 있어.”
현성과 신민기 회장, 전혀 접점이 없을 거 같던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