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the building owner RAW novel - Chapter (730)
회귀해서 건물주-731화(73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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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윽!
소파에서 쉬고 있던 현성은 고개를 돌려 시계를 바라봤다.
“음, 시간이 됐군.”
현성은 자리에서 일어나 가디건을 걸친 후 집을 나왔다.
2층을 막 내려왔을 때였다.
카페 문이 열리면서 아내 윤지수가 나왔다.
“지금 가는 거예요?”
“네, 지금 나가면 신 회장님이 도착하는 시간과 거의 맞을 거예요.”
“어디서 만나기로 했어요?”
“곱창집이요.”
“네? 곱창집이요?”
곱창집이라는 말에 윤지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자 현성이 바로 물었다.
“왜요? 곱창집이 이상해요?”
“아니, 이상한 건 아닌데 회장님이 혹시라도 곱창이 처음인 건 아닌지 싶어서요.”
“설마요?”
현성은 대답을 하며 씩 웃었다.
지금쯤이면 신민기 회장의 나이가 대충 50대 초반은 됐을 것이다. 그 정도 살았다면 곱창 정도는 충분히 먹어봤을 거라는 게 현성의 생각이었다.
“글쎄요, 곱창이 생각보다 기호식품이라…… 알았어요. 현성 씨가 알아서 하세요.”
“까짓거, 처음이면 오늘 먹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겁니다. 곱창이 얼마나 맛있는데, 혹시 올 때 곱창 포장해서 올까요?”
“음…….”
윤지수는 잠깐 생각을 하는 듯하더니 손으로 배를 만지며 말했다.
“우리 쌍둥이들 혹시 곱창 먹고 싶어요?”
“네~ 엄마, 곱창 먹고 시포요~”
윤지수가 아이들 목소리 흉내를 내며 대답했다. 그러자 그 모습을 바라보던 현성이 웃으며 바로 말했다.
“우리 쌍둥이들 곱창 많이 먹고 시포요~~?”
“네~ 아빠~.”
“알았어요~ 아빠가 올 때 곱창 사 올게요~~.”
“네~ 아빠, 빨리 오세요~~ 킥킥…….”
윤지수가 대답을 하다 말고 결국은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러자 현성 또한 바로 큰 소리로 웃고 말았다.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 보며 웃었다.
가끔 두 사람은 이러고 논다.
처음엔 쑥스러웠는데 몇 번 하다 보니 이 또한 쏠쏠한 재미가 있었다.
전생에서는 느껴보지 못했던 또 다른 행복이었다.
윤지수가 현성의 어깨를 가볍게 쓸며 말했다.
“다녀오세요.”
“네, 그래요. 빨리 올 테니까 이따 봐요.”
“네, 알았어요. 그나저나 회장님이 무엇 때문에 현성 씨를 보자고 했는지 궁금하네요.”
“그건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뭐 어쨌든 만나 보면 일겠죠. 자, 그럼 저는 이만 갑니다.”
현성은 손을 들어 인사를 하고 계단을 내려왔다.
10분 후.
현성은 어느 상가 앞에 도착했다.
[연탄 곱창구이]간판을 바라본 현성은 가게 안으로 바로 들어갔다.
“어서 오세요. 어? 사장님 오셨네요!”
가게 주인이 무심코 인사를 하다 현성을 알아보고 반갑게 맞았다. 한동네이기도 하지만 가게 주인과는 특별한 인연이 있었기 때문이다.
1년 전 가게 안에서 큰 싸움이 났었다.
그때 하필 현성 또한 가게 안에서 지인과 곱창을 먹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경찰이 출동을 했고 현성의 도움으로 가게 주인은 무혐의로 결정이 났었다.
그 후부터 두 사람은 친하게 지내게 되었다.
현성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잘 계셨습니까?”
“네, 저야 뭐 늘 그렇죠.”
가게 주인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말을 했지만, 그의 표정은 왠지 어두워 보였다.
그걸 알아본 현성이 바로 물었다.
“왜요? 혹시 무슨 일이 있습니까? 안색이 좀 안 좋으신데요.”
“아닙니다. 아무 일도 없습니다.”
“이거 왜 이러십니까? 얼굴에 딱 쓰여 있는데요.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혹시 모르니까 얘기라도 한번 들어보면 안 될까요?”
“저, 그게…….”
가게 주인은 바로 말을 하지 못하고 입만 달싹거렸다. 그러자 현성이 다시 말했다.
“무슨 일이신데요?”
“다른 게 아니라 여기 건물주가 월세를…….”
“혹시 월세를 올려달라고 합니까?”
현성의 질문에 가게 주인은 대답 대신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러자 현성이 바로 다시 물었다.
“얼마나요?”
“20만 원이요.”
“지금은 얼만데요?”
“50만 원이요.”“이런 미친…….”
현성의 입에서 바로 욕이 튀어나왔다.
물론, 월세라는 건 올릴 수는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 기준이 있어야 한다. 보통은 기존 월세의 5~10% 정도가 일반적이다.
그런데 지금 여기 건물주는 40%를 인상하겠다는 것이다.
중요한 건 이 시기에는 아직 임대차 보호법도 없다는 것이다. 상가 임대차 보호법이 제정되려면 아직도 2년이나 남았다는 것이다.
결국, 지금으로선 건물주가 요구하는 대로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상가를 비워줄 수밖에 없다.
가게 주인이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서 요즘 고민 중입니다. 이달 말까지 결정을 하라고 하더라고요.”
“그러셨군요. 그래서 얼굴에 근심이…….”
“솔직히 이건 너무 하지 않습니까! 어떻게 한 번에 20만 원을!”
가게 주인의 목소리가 갑자기 격해졌다. 다행히도 대낮이라 홀에 손님이 없기에 나올 수 있는 목소리였다.
바로 그때였다.
현성의 기억에서 뭔가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전생에서는 이 가게가 어느 날 갑자기 없어졌었다.
그때는 이유를 몰랐지만, 이제야 그 이유를 알았다.
결국, 가게 주인은 월세 인상분을 감당 못 하고 폐업을 결정한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건 그다음이다.
1년 뒤 이 건물이 헐린다는 것이다. 여기 건물뿐만이 아니라 이쪽 라인의 건물 모두가 도로로 편입된다는 것이다.
현성은 급하게 가게 주인을 불렀다.
“사장님!”
“네?”
현성이 갑자기 부르자 가게 주인이 놀라 현성을 바라봤다. 그러자 현성이 바로 말했다.
“20만 원 올려주세요.”
“네? 올려주라고요?”
“네, 그렇습니다. 1년만 지나면 올려준 월세의 몇 배를 더 받을 수 있을 테니 말입니다.”
현성이 노리는 건 영업보상이다. 어차피 도로로 편입되게 되면 영업보상이 나온다. 적게는 몇 백에서 몇 천까지도 나온다. 물론, 그 기준은 매출을 비롯한 여러 가지 요건이 있다.
중요한 건 영업보상이 무조건 나온다는 것이다.
인상된 월세가 20만 원이다. 1년이라고 하더라도 인상분을 다 합치면 총 240만 원이다.
하지만 영업보상은 최소한 그 금액의 두세 배는 기본적으로 나온다는 것이다.
현성이 월세를 올려주라고 한 이유였다.
하지만 현성과 달리 그 사실을 알 리 없는 가게 주인의 입장에서는 황당할 뿐이었다.
“사장님,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지금 몇 배를 더 받을 수 있다고 했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그러니 저를 믿고 아무 걱정하지 마시고 월세 올려주세요.”
“저는 그게 무슨 소린지…….”
가게 주인은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는 듯 어쩔 줄 모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현성이 다시 입을 열었다.
“여기 카드 받으시죠?”
“네, 물론입니다.”
“그렇다면 혹시 현금 매출도 월 매출로 잡으시나요? 세금 낼 때 말입니다.”
“그건 좀…….”
가게 주인은 바로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를 리 없는 현성이 바로 말했다.
“앞으로는 현금 매출도 무조건 다 잡으세요.”
“네? 그게 무슨…….”
“세금을 많이 내면 많이 낼수록 사장님께 돌아오는 금액은 커질 겁니다. 영업보상에서 가장 중요한 게 바로 직전년도의 매출이거든요.”
“네? 영업보상이요?”
가게 주인은 여전히 잘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현성은 어쩔 수 없이 가게 주인의 귀에 대고 속삭이듯 말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현성의 얘기가 끝나자 가게 주인의 표정이 확 바뀌었다.
“그게 정말입니까?”
“그러니까 아무 걱정하지 마시고 월세 올려준 다음에 지금처럼 하던 대로 장사하시면 됩니다.”
“그거야 물론이죠. 저, 근데 그걸 어떻게 사장님께서……?”
가게 주인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이었다.
어쩌면 당연한 반응일 것이다. 몇 년 후도 아니고 당장 1년 후에 건물이 도로로 편입이 된다고 하니 쉽게 믿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현성으로서도 그 이상은 더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어차피 선택은 그의 몫이었다.
“믿고 안 믿고는 사장님의 마음입니다. 사장님께서 저를 믿으신다면 제 말대로 하시고, 그렇지 않으면 사장님이 생각하시는 대로 결정하시면 됩니다. 하지만 저는 분명히 말씀드렸다는 거 기억하십시오. 나중에 후회하셔도 소용없습니다. 그럼 저는 여기까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
가게 주인은 아무 소리도 못 하고 그냥 멍하니 서 있었다.
바로 그때였다.
딸랑!
가게 문이 열리면서 누군가 들어왔다.
현성은 그가 누구인지 바로 알 수 있었다. 어차피 TV를 통해서 많이 봤던 사람이기 때문이다.
“오셨습니까?”
현성은 먼저 인사를 건넸다. 하지만 신민기 회장의 입장에서는 현성을 본 적이 없기에 조심스럽게 물을 수밖에 없었다.
“혹시…… 김 사장님?”
“네, 제가 김현성입니다. 반갑습니다.”
“아, 네, 반갑습니다. 저는 신민기라고 합니다.”
신민기 회장이 자신의 이름을 밝히며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현성 또한 바로 그의 손을 잡았다.
바로 그 순간, 현성은 자신도 모르게 왼손으로 자신의 오른쪽 가슴을 만졌다.
‘뭐야?’
현성은 깜짝 놀랐다. 그의 손을 잡는 순간 자신의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바로 반응을 보일 수는 없었다.
현성은 최대한 자연스럽게 악수를 나눈 후 자리에 앉았다.
물론, 신민기는 현성의 그런 모습에서 이상한 점을 전혀 눈치챌 수가 없었다. 그 이유는 현성의 그런 모습이 오히려 예의를 갖춰 악수를 하는 것으로 비쳤기 때문이다.
신민기가 먼저 입을 열었다.
“혹시 제가 갑자기 뵙겠다고 해서 실례가 된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아닙니다. 어차피 오늘은 쉬는 날이라 집에서 쉬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더욱더 제가 실례를 한 건 아닌지…….”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그러니 그 부분은 더 이상 괘념치 않으셔도 됩니다. 저로서는 이렇게 회장님을 뵙게 되어 오히려 영광입니다.”
현성은 정중하게 말했다.
사실 처음 연락을 받았을 때는 좀 의외라는 생각은 들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쉬고 있는데 기분이 상하거나 불편하다는 생각이 든 것은 아니었다.
신민기가 바로 말했다.
“영광이라니요? 그건 가당치도 않은 말씀입니다. 어쨌든 말씀이라도 그렇게 해 주시니 제가 오히려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바로 그때, 가게 주인이 곱창을 쟁반에 들고 왔다.
현성이 바로 말했다.
“혹시, 곱창을 좋아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아, 그게…… 사실은 오늘이 처음입니다. 하하…….”
신민기는 멋쩍은 듯 어색하게 웃었다.
그 순간 현성은 조금 전에 집에서 나올 때 ‘회장님이 혹시라도 곱창이 처음인 건 아닌지 싶어서요.’라는 아내의 말이 생각났다.
그땐 설마 했었다.
아무리 곱창이 기호식품이라고 하지만 50년을 넘게 산 사람이 설마 곱창도 아직 안 먹어봤을까 싶었다.
그런데 설마 했던 일이 실제로 일어나고 말았다.
잠시 고민을 하던 현성은 바로 입을 열었다.
“그럼 다른 곳으로 갈까요?”
“아닙니다. 그냥 오늘 김 사장님 덕분에 곱창이란 걸 처음으로 먹어보려고 합니다. 사실은 그렇지 않아도 우리 윤 실장이 아까 먼저 물어봤었는데 그냥 제가 괜찮다고 했습니다.”
“아, 그러십니까?”
현성은 고개를 끄덕인 후 바로 다시 물었다.
“저, 그런데 윤 실장님은 안 들어오고 지금 어디 있습니까?”
“아, 네. 김 기사와 함께 차 안에 있을 겁니다.”
“네? 차 안이요?”
현성은 순간적으로 황당했다. 지금 김민기의 말에 의하면 같이 왔던 두 사람은 가게 안으로 안 들어오고 차 안에 있겠다는 얘기가 아닌가 말이다.
‘뭐야? 이 인간?’
현성은 순간적으로 ‘욱’하는 감정이 들었다. 아무리 회장이라고 하지만 그렇다고 같이 온 사람들을 차 안에서 대기시키는 게 말이 되는가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금 이 상황에서 그 두 사람을 자신이 불러올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런 인간이었어?’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신민기가 아랫사람을 평상시에 어떻게 생각하는지 확실히 알 수 있는 모습이었다.
현성의 표정은 당연히 조금 전과 다르게 변할 수밖에 없었다.
신민기가 눈치를 챈 걸까.
“왜 그러십니까? 표정이 갑자기 안 좋아지셨습니다.”
“아, 아닙니다. 그냥 잠깐 다른 생각을…….”
현성은 별일 아니라는 듯 불판에 있는 곱창을 뒤집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불편한 마음이 좋아질 리도 없었다.
현성은 아무 소리도 안 하고 곱창만 뒤집었다.
어차피 먼저 만나자고 한 사람도 신민기 회장인 만큼 현성으로선 아쉬울 게 없는 상황이었다.
반면, 신민기는 달랐다.
어차피 아쉬운 건 자신이다.
몇 가지 확인을 하기 위해 찾아왔다. 그런데 분위기가 영 이상해졌다.
조금 전까지도 밝은 모습으로 대하던 사람이 갑자기 표정이 변하더니 이젠 아무 소리도 안 하고 눈길조차 안 주고 있으니 갑갑할 뿐이었다.
‘뭐가 잘못된 거지?’
한참을 고민을 하던 신민기는 도저히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현성을 바라봤다. 그리곤 바로 물었다.
“김 사장님, 뭐가 문제인지 말씀을 해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제가 성격상 오래 참는 성격이 아니라서 이런 불편한 자리는 좀…….”
“별일 없습니다만.”
현성은 덤덤하게 말했다.
어차피 시간은 자신의 편이라는 걸 알고 있으니 말이다.
신민기가 바로 입을 열었다.
“제가 다른 건 몰라도 눈치 하나는 빠릅니다. 그러지 마시고 뭐가 문제인지 말씀을 해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이러다 처음 먹는 곱창 체할 것만 같습니다.”
“…….”
현성은 조용히 곱창을 뒤집을 뿐 아무 말이 없었다. 그러자 신민기가 더 이상 참지를 못하고 현성을 다시 불렀다.
“김 사장님!”
“그럼…… 제가 한 말씀만 드려도 되겠습니까?”
현성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뭐든 적당히 하라고 했다. 명색이 회장인데 이 정도에서 물러나는 것도 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네, 물론입니다. 뭐든 말씀만 하시면…….”
“다른 건 몰라도 먹는 것 앞에서만큼은 이건 아닌 것 같습니다. 누구는 입이고 누구는 주둥이는 아니지 않겠습니까?”
“아…… 네, 알겠습니다.”
잠깐 생각을 하던 신민기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