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the building owner RAW novel - Chapter (735)
회귀해서 건물주-736화(736/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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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아버지 얘깁니다.”
“아버지요? 회장님의 아버님이라면 혹시 전임 회장님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네, 맞습니다.”
신민기 회장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다른 것도 궁금하긴 했지만, 가장 궁금했던 건 아버지에 관한 것이었다.
아버지가 암에 걸렸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었다.
그런데 그걸 앞에 있는 현성이 고쳤다는 것이다. 그러니 자식 된 도리로서 어찌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는가 말이다. 그래서 바로 현성을 찾아왔던 것이다.
반면, 신민기 회장의 마음을 알 수 없는 현성으로선 의아할 뿐이었다.
신춘오 회장과는 예전 고등학교 2학년 때 첫 만남을 가졌었다.
TV를 보고 신춘오 회장이 자신을 찾아왔었다.
하지만 그와 친하게 된 계기는 그의 병 때문이었다.
그 당시엔 신춘오 회장 자신조차도 자신이 암에 걸렸다는 것을 모른 상태였다.
그런데 그걸 현성이 먼저 발견하면서 두 사람의 특별한 인연이 시작되었다.
현성의 치료 능력으로 신춘오 회장의 간암을 완벽하게 치료를 한 것이다.
그 후 신춘오 회장이 고맙다며 10억을 현성한테 줬었다. 물론, 현성은 그 돈으로 일어설 수 있는 발판이 됐었다.
그중에 반인 5억을 투자해서 500억을 벌었으니 말이다.
여기까지가 신춘오 회장과 현성의 지난 얘기다.
그런데 지금, 신민기 회장은 자신의 아버지인 신춘오 회장에 대해 확인할 것이 있다면서 서울서 인천까지 갑자기 자신을 찾아온 곳이다.
도대체 무엇이 궁금했기에…….
잠시 고민을 하던 현성은 신민기 회장을 바라보며 물었다.
“전임 회장님에 대해서 어떤 부분이 궁금하셨던 겁니까?”
“다른 건 그냥 다 넘어가더라도 아버지의 병에 대해서만큼은 제가 알아야 할 거 같아서 말입니다. 사실, 이번에 윤 실장으로부터 보고를 받기 전까지는 아버지가 병에 결렸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신민기 회장은 잠깐 생각을 하는 듯하더니 바로 다시 말을 이었다.
“이게 말이 됩니까? 자식이 자신의 아버지가 병에 결렸다는 것조차 몰랐다는 것이 말입니다.”
“아, 그 이유였군요.”
“네, 처음에 윤 실장으로부터 그 보고를 받고는 충격이 너무 커서 잠시 동안이지만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였습니다.”
“네,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현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충분히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자신의 아버지가 병에 결렸었다. 그것도 작은 병도 아니고 간암을.
그런 상황에서 자식인 본인이 모르고 있었다?
정상적인 생각을 가진 인간이라면 당연히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현성은 이제야 신민기 회장이 무엇 때문에 당장 만나자고 찾아왔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현성은 신민기 회장을 향해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래서 무엇이 궁금하신 겁니까?”
“가장 먼저 제가 알고 싶은 건 어떻게 그 암을 발견하셨는지, 그게 궁금합니다.”
“아, 그거요.”
어쩌면 당연한 얘기일 것이다.
의사도 아닌 일반인이 암을 발견한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상황이니 말이다.
이제 문제는 현성이었다.
어떤 방법으로 신춘오 회장의 암을 발견했는지를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건 현성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능력이다. 문제는 이 특별한 능력을 어떤 식으로 신민기 회장한테 설명을 할 것이냐 하는 것이다.
그냥 무턱대고 자신한테 특별한 능력이 있다고 하면 상대는 거부감부터 들것이다.
‘어쩐다?’
잠시 고민을 하던 현성은 신민기 회장을 향해 말했다.
“회장님, 잠시 손 좀 주시겠습니까?”
현성이 선택한 방법은 직접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백 마디 말보다 직접 경험을 하게 하는 것이 입으로 아무리 얘기하는 것보다 이해하기에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사실은 곱창 가게에서 처음 그와 악수를 할 때 오른쪽 가슴 부위에서 통증을 느꼈었다.
그 말은 신민기 회장의 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많다는 얘기다.
현성은 지금 신민기 회장의 폐의 이상 유무를 진단하는 것으로 자신의 특별한 능력을 설명하겠다는 것이다.
그것만큼 자신의 특별한 능력을 설명하기에 확실한 방법은 없을 테니 말이다.
반면, 신민기 회장은 황당할 뿐이었다.
아버지의 암을 어떻게 알았는지 물었더니 그에 대한 대답은 안 하고 갑자기 자신의 손을 달라고 하니 말이다.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
신민기 회장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되물었다.
“지금 제 손을 달라고 하셨습니까?”
“네, 잠시 제가 확인할 게 있어서 말입니다.”
“확인이요? 뭐를 말입니까?”
“그런 게 있습니다. 회장님은 잠시 손만 주시면 됩니다.”
“험…….”
신민기 회장은 헛기침을 한 후 어쩔 수 없이 손을 내밀었다.
이 상황에서 손을 안 주고 그냥 버틴다는 것도 이상할 테니 말이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자신의 손을 잡은 현성이 지그시 눈을 감은 채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는 것이었다.
신민기 회장은 황당하긴 했지만 어쩔 수 없이 그대로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현성은 감았던 눈을 뜨며 잡고 있던 신민기 회장의 손을 놨다. 그리곤 가슴이 답답한 듯 자신의 가슴을 몇 번 두드린 후 입을 열었다.
“회장님, 폐가 많이 약하시군요.”
“네? 그걸 어떻게……?”
신민기 회장은 황당할 뿐이었다.
어려서부터 폐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었다.
선천적으로 폐 기능이 약하게 태어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교 다닐 때도 체육시간이면 친구들은 운동할 때 자신은 벤치에 앉아 항상 운동하는 친구들을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다.
‘뭐야?’
문제는 이걸 현성이 어떻게 아느냐 하는 것이다. 한의사도 아니고 평범한 일반인이 말이다.
신민기 회장은 현성을 바라보며 바로 물었다.
“이게 어떻게 된 겁니까? 사장님께선 어떻게 저의 폐가 약하다는 걸 아십니까? 사실은 그것 때문에 어려서부터 고생을 많이 했는데 말입니다.”
“저의 특별한 능력입니다. 물론, 모든 사람을 상대로 알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간혹 이렇게 특별하게 그 사람의 몸 상태를 알 수가 있습니다.”
“허허, 이게 말이 됩니까?”
신민기 회장은 믿을 수가 없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그는 조금 전 자신의 손을 만진 게 다다. 어떤 움직임도 없었다. 한의사처럼 진맥을 한 것도 아니고 그저 잡고 있었을 뿐이다.
그런데도 그는 지금 폐가 안 좋다는 것을 알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그리고 그는 지금 그것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능력이라고 하는 것이고.
그렇다면…….
“혹시 저의 아버지도 이와 같은 방법으로 간암을 발견한 겁니까?”
“네, 맞습니다. 회장님께서 처음에 시골에 있는 라면 가게로 내려오셔서 라면을 드시고 올라가시기 전에 저한테 악수를 청하셨었습니다. 그래서 저 또한 당연히 악수를 나눴고요. 그런데 그때 바로 간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느낀 겁니다.”
“그래서요?”
“회장님께서는 그럴 리가 없다고 하시면서 올라가셨습니다. 그런데 그다음 날 바로 다시 내려오신 겁니다. 물론, 그때는 병원에서 CT로 검사를 마친 상태였고요.”
신민기 회장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현성을 바라보다 다시 물었다.
“그래서 그때부터 치료를 하신 겁니까?”
“네, 그렇습니다. 저도 처음엔 치료가 될지 의심스러웠습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치료가 되셨습니다.”
“허허, 어떻게 이런 일이…….”
신민기 회장은 여전히 믿지 못하겠다는 듯한 표정으로 현성을 바라봤다.
그러기를 잠시.
벌컥벌컥.
신민기 회장은 앞에 있는 물 컵을 단숨에 비웠다. 그리곤 현성의 손을 덥석 잡았다.
“김 사장님, 정말 고맙습니다. 물론, 저로서는 솔직히 아직도 믿을 수 없는 얘깁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저의 문제인 거고, 사장님께서 저의 아버지를 치료해주신 건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믿을 수가 없는 일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아버지는 현성 덕분에 틀림없이 간암이 나았다는 것이다. 병원에서도 이미 아버지의 기록을 확인한 상태이니 말이다.
신민기 회장은 잡은 손을 다시 한번 굳게 잡으며 다시 말을 이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이유야 어찌 됐든 사장님 덕분에 저의 아버지가 암에서 나을 수가 있었습니다. 이 은혜를 어떻게 다 갚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아닙니다. 그건 이미 회장님께서…….”
“물론, 저도 알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어찌 그 돈 10억으로 그 큰 은혜를 대신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말인데요, 제가 어떤 방법으로라도 그 은혜를 갚고 싶습니다만…….”
신민기 회장은 현성을 정면으로 바라봤다.
그런 그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도 반짝이고 있었다. 그건 그가 지금 하는 말이 진심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자고로 눈빛은 그 사람의 마음의 창이라고 했다.
현성 또한 산 세월이 적지 않았다. 신민기 회장의 그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건 당연했다.
현성은 신민기 회장과 잠시 눈을 마주한 다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회장님, 저는 그 어떤 것보다도 지금 회장님의 그 마음이면 충분합니다.”
“아닙니다, 그럴 수는 없습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저의 아버지를 살려주신 분인데 어떻게 그냥 말로만 때울 수가 있겠습니까? 그러지 마시고 무엇이든 좋으니 말씀만 하시면…….”
“회장님!”
현성은 중간에서 신민기 회장의 말을 끊었다. 그리곤 바로 다시 말을 이었다.
“사람의 진실한 마음보다 소중한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이만…….”
“김 사장님!”
이번엔 신민기 회장이 현성의 말을 끊었다. 그리곤 바로 말을 이었다.
“저는 도저히 그럴 수가 없습니다. 물론, 사람의 마음이 중요하다는 건 저도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일 때 하는 얘깁니다. 만약, 여기서 제가 그냥 입으로 때우고 지나간다면 저는 평생을 사장님께 죄지은 마음으로 살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러니 저를 생각해서라도 무엇이든 좋으니 말씀을 해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신민기 회장은 현성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그런데 그 모습이 꽤나 진지해 보였다. 결국, 그는 어떤 식으로든 현성한테 보상을 하겠다는 의미였다.
이제 난감한 건 현성이었다.
보상이라면 이미 예전에 신춘오 회장으로부터 10억을 받았다. 물론, 신춘오 회장은 그 돈을 보상이라는 말 대신 자신의 마음이라고 얘기를 했었다.
아무리 많은 돈으로도 목숨 값을 대신할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 말도 따지고 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어떤 경우에도 사람의 목숨보다 소중한 건 없을 테니 말이다.
어쨌거나 그건 그거고 문제는 지금 당장이다.
신민기 회장의 고집이 꺾일 거 같지 않다는 것이다.
그의 눈빛과 행동이 그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잠시 생각을 하던 현성은 신민기 회장을 보며 입을 열었다.
“도저히 안 되겠습니까?”
“다른 사람도 아니고 저의 아버지의 목숨이 달린 문제였습니다. 지금까지 몰랐을 때는 어쩔 수 없었지만, 이제 안 이상 제가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지 마시고 저 좀 살려주십시오. 평생 저를 죄인으로 만드실 겁니까?”
“죄인이요?”
“네, 그렇습니다. 이건 자식으로서 죄를 짓는 겁니다. 그러니 부디 제가 죄를 짓지 않도록 도와주십시오.”
“회장님도 참…….”
현성은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죄인이란다. 이렇게까지 얘기를 하는데 무슨 말을 더 하겠는가 말이다.
머리가 아픈 건 역시 현성 자신이었다.
‘음…… 어쩐다?’
가만히 있자니 신민기 회장을 죄인으로 만드는 것이고, 그렇다고 뭔가를 요구하는 것도 말이 안 되고.
현성의 고민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 순간.
현성은 앞에 앉아 있는 신민기 회장을 바라봤다. 그리곤 천천히 그를 불렀다.
“회장님!”
“네, 말씀만 하십시오. 무엇이든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 하겠습니다.”
“그 말씀 사실이죠?”
“물론입니다!”
신민기 회장의 눈빛이 또다시 반짝였다. 그가 지금 어떤 마음인지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는 아마도 현성이 지금 무엇을 요구하든 다 들어줄 표정이었다.
‘음…….’
현성은 잠시 고민을 더 한 다음 신민기 회장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럼, 말씀드리겠습니다.”
“네, 말씀만 하십시오. 제가 무엇이든…….”
“아버님께 한번 다녀오십시오.”
현성은 신민기 회장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자신의 말을 끝냈다. 그러자 잠시 침묵이 흘렀다.
“…….”
“…….”
신민기 회장은 아무 말이 없었고, 현성은 조용히 그의 답변을 기다렸다.
시간이 얼마니 지났을까.
침묵을 깬 건 신민기 회장이었다.
“지금 저한테 아버지한테 다녀오라고 하신 겁니까?”
“네, 맞습니다. 제가 바라는 건 그거 하나입니다.”
처음 신춘오 회장이 시골로 내려오면서 약속한 것이 하나 있었다.
그건 바로 시골에 씬라면 공장을 하나 짓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회사 측에서 타당성을 검토한 결과 부결되었다.
물론, 그 결정을 최종 결정한 건 지금의 회장인 신민기였다.
그 후로 두 사람의 관계는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현성은 더 늦기 전에 소원한 두 사람의 관계를 풀어주고 싶었던 것이다.
“하아!”
신민기 회장은 대답을 못 하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그가 갑자기 소주병을 들어 자신의 잔에 술을 따라 입으로 가져갔다.
하지만 그는 쉽게 술을 마지지 않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순간, 신민기 회장은 술잔을 조용히 테이블에 내려놓으며 현성을 향해 말했다.
“부끄럽습니다.”
“…….”
“저도 아버지에 관해서는 그동안 많이 괴로웠습니다. 하지만 용기가 나지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사장님께서…….”
신민기 회장은 잠시 말을 끊었다가 다시 이었다.
“솔직히 사장님이 그런 요구를 하실 줄은 몰랐습니다. 생각해 보니 정작 아버지와는 얽힌 관계도 풀지 못하면서 사장님 앞에서는 자식의 도리를 내세우며 큰 소리를 쳤던 거 같습니다. 진짜 자식의 도리가 뭔지도 모르면서 말입니다.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현성은 조용히 그의 말을 들을 뿐, 아무 말이 없었다.
“여기서 나가는 대로 강원도로 바로 내려가겠습니다. 제게 이렇게라도 용기를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현성은 조용히 자신의 잔에 술을 따랐다. 그리곤 잔을 신민기 회장을 향해 내밀었다.
“막잔 드시죠.”
“네, 그럽시다. 빨리 마시고 아버지를 뵈러 가야겠습니다.”
두 사람은 굳이 말이 필요 없다는 듯 잔을 부딪친 후 조용히 술잔을 비웠다.